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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오솔길
작가 : 엔보이
작품등록일 : 2019.9.2

오늘날까지 우리 인간이 걸어온 길.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갈등과 폭력의 역사.
태초의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그러한 갈등과 폭력 속에서도 희망을 품고 살아간 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그려보고자 합니다.

 
단원 2. 저주.(4)
작성일 : 19-09-11 22:56     조회 : 272     추천 : 0     분량 : 6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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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 사람들 도와주랴, 훈련장 정비하랴, 그날은 정말 많은 고생을 하였지만 그렇게 고생한 것이 무색하게도 다음날 아침 훈련장에는 겨우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인원이 훈련에 참석하였다. 그것도 약간의 훈련비나마 지급되니 이 정도나마 온 것이지, 아마 그조차도 없었다면 우리는 오늘 비어있는 훈련장과 마주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폭설이 내린 상황에서 지붕이 무너져 내린 집도 있고, 애써 심어놓은 작물이 모두 못쓰게 되어버린 집도 있으니 아무리 훈련이 중요하다고 한들 당장 그들의 생계보다 더 중요할 수는 없음을 나도 어느 정도는 받아들여야 했다.

  그럼에도 비어있는 자리를 볼 때마다 내 마음이 조급해지는 것은 곧 다가올 시간이 우리의 사정 따위를 헤아려 줄 리가 없다는 것을 나는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기대와는 달리 마을 사내들이 훈련을 소화하는 속도 또한 무척이나 더뎠다. 아직 기본제식조차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 사내들을 볼 때마다 나는 그들이 나보다 한참 연장자임에도 불구하고 욕지기가 나오는 것을 가까스로 참아야 했다.

  아무튼 절반의 인원정도가 참석한 훈련장에서 나는 그들의 훈련을 동무들에게 맡기고 자리를 떠났다. 여태까지 마을 사내들을 교육하는데 단 한 번도 빠진 적이 없지만 오늘은 꼭 만나봐야 하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내가 모든 훈련을 동무들에게 일임하고 향한 곳은 다름 아닌 구서 할머니 댁이다. 그분에 대해서는 나 역시 아는 바가 많지 않지만 그가 어디 살고 있는지는 나 역시 잘 알고 있었다.

  아이들 사이에서는 귀신의 집이라고도 불리는 그곳이 보리울에서는 제법 이름난 명소이기 때문이다. 그분의 집을 단 한번이라도 본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왜 이곳 아이들이 그곳을 귀신의 집이라 부르는지 자연스럽게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그만큼 그곳은 한눈에 보기에도 괴상하고 음침한 구석이 있었다. 나도 오며가며 그의 집을 몇 번 본 적이 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집 안은 물론 밖에까지 가득 들어차 있는 온갖 잡동사니들이다.

  허름하고 낡은 집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웬 잡동사니들이 그렇게 한가득 집 안팎으로 쌓여 있는지 발 디딜 틈 없이 늘어져 있는 잡동사니들을 보고 있노라면 그 안에서 사람이 산다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그런데도 구서 씨는 하루가 멀다 하고 온갖 잡동사니들을 계속 주워 모은다고 하니 보리울에서 이름난 괴짜인 그에 대한 이야기는 보리울 너머 다른 마을에까지 꽤나 알려진 이야기였다.

  그런데 최근 들어 알게 된 재미있는 사실은 그가 그렇게 물건에 집착하는 것이 바로 이 마을의 유래와도 관계가 있다는 사실이다. 나는 그에 대한 이야기를 요 며칠 내 고민을 상담해주고 있는 촌장님으로부터 들을 수 있었는데 사실 이곳에 보리울이란 마을이 생기기 이전에는 이 근방이 값나가는 유물들이 많이 발견되던 유적지였다고 하였다. 그것을 처음 발견한 사람이 과거 영상(영빈령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보부상) 행수로 있던 보마니라는 사람으로, 그는 우연히 이곳을 지나다 땅에 묻혀있는 옛 선인들의 유물을 발견하게 되었다고 한다.

  본래 유물에 관심이 많던 그는 최초 유물이 발견된 이 근방 지리를 자세히 탐색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이곳에 값나가는 유물들이 많이 묻혀있다는 사실을 가장 먼저 알게 되었다. 그 후 아랫사람들을 동원하여 최대한 소문이 나지 않게 조심조심 유물을 채취하는 작업에 들어갔는데 작업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결국 소문이 날 수밖에 없었고, 그 결과 여러 상인과 도굴꾼들이 현재 보리울이 있는 이곳으로 몰려들게 되었다고 하였다.

  당시 이름난 상인들은 수십 명이나 되는 떠돌이 유민들을 고용해서 유물들을 찾게 하였고 매번 그들의 거취 문제로 인근 마을에서 어려움을 겪는 바, 아예 이곳에 집을 지어 유민들을 상주시켰다고 한다. 그렇게 몇 달 동안 이곳은 여러 상인과 도굴꾼들의 성지가 되었고, 더 이상 쓸 만한 유물들이 발견되지 않을 때쯤 해서 일확천금을 바라고 모여든 사람들도 하나 둘 떠나갔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떠나가는 와중에도 남아있는 사람들이 있었으니 그들이 바로 여러 상인들에 의해 고용되었던 떠돌이 유민들이다. 다름 아닌 그 유민들이 보리울의 일 세대 개척민이자 자신들의 조상이 되는 것이라고 촌장님은 내게 설명해 주었다. 구서 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자연스레 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것이다.

 

  “오래전 일이지. 무척 오래전 일이야. 유적 발굴을 위해 모여든 사람들이 모두 떠나간 후로도 이곳에 남은 유민들은 혹시나 하는 기대를 가지고 산과 들을 헤집고 다녔어. 실제로 그렇게 몇몇은 제법 돈이 될 만한 물건을 주어 팔자를 고친 사람도 있었네. 그러다보니 내 아버지가 살아 계실 때만 해도 이 땅 어딘가를 헤집고 다니는 사람들이 제법 있었지. 하지만 앞서 이야기 했던 것처럼 정말 오래전 일일 뿐이야. 지금 남아있는 것들이야 고작해야 깨진 질그릇이나 볼품없는 세간 정도로 이미 앞서간 자들이 가치가 없다 판단하고 버리고 간 것들이지. 그런 것들을 아직까지 주워 모으는 것은 미쳤다고밖에 할 말이 없어.”

 

  구서 씨를 찾아가기 전에 나는 촌장님께 그라는 사람에 대해 많은 것을 물어보았다. 이곳에 정착하여 산지는 꽤 되었다고 들었는데 왜 그는 가족이 없는 것인지, 또 마을 아낙들이 그에게 신기가 있다고 떠드는 이야기가 있던데 그것이 사실인지에 대해서도....... 촌장님은 그가 내게 악담을 퍼붓고 간 이후로 내가 그에 대해 많이 신경 쓰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에 최대한 아는 만큼 답을 해주셨다.

 

  “혼인이야 했었지. 그것도 두 번이나. 지금이야 나이가 많이 들어 예전 고왔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지만, 사실 구서 씨가 젊었을 적에는 상당한 미인이었다네. 그런 그를 당시 마을 청년들이 가만히 내버려 두었을 리가 있는가? 음푼 씨라고 지금 감나무 댁 사는 바리니 씨에게 큰아버지가 되시던 분이었나? 아무튼 그 분이 구서 씨와 처음 혼인을 하였을 게야. 당시 나도 그 혼인식에 참석했었네. 구서 씨 손을 잡고 해맑게 웃던 그분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 그런데 혼인한지 일 년도 되지 않아 이상한 병에 걸렸는지 시름시름 앓다가 죽고 말았네. 번리며 수유리며 군현에 있는 의원이란 의원을 모두 찾아가 보았지만 누구도 원인을 밝혀내지 못했어. 그래도 구서 씨 입장에서는 불행 중 다행인 것이 자식이 없었단 말이지. 자식이 있으면 어느 누가 제자식도 아닌 남의 자식까지 책임지려 하겠나? 제자식도 먹여 살리기 힘든 세상에....... 아무튼 자식이라도 없었으니 구서 씨 정도의 인물에 새 출발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었네. 이 마을 사는 가이(여인)들 치고 당시 그분만한 인물이 없었거든. 그런데 그게 또 묘한 것이 두 번째로 그와 혼인한 사내도 똑같이 한 해를 넘기지 못하고 죽어버렸지. 그쯤 되니 사람들 사이에서도 뒷얘기가 돌지 않을 수 없던 게야. 왜 소위 그런 팔자란 것이 있지 않은가. 사내 잡아먹는 팔자라고....... 아무튼 그렇게 소문이 난 뒤로는 접근하는 사내들 본인이야 어떨지 몰라도 집안에서 극구 반대하니 교제까지는 몰라도 혼인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웠을 게야. 장난삼아 접근하는 사내들 때문에 구서 씨도 상처를 많이 받았을 것이고....... 더욱이 두 번째 남편을 잃고 머지않아 하나뿐인 어머니까지 돌아가셨으니 당시 구서 씨가 받은 충격이 무척 컸을 것이네. 아비 없는 가정이 다 그렇겠지만 그들 사이에 얼마나 많이 의지하고 살았겠는가? 아마 구서 씨가 이상한 행동을 보이기 시작한 것도 바로 그때쯤부터일 거야. 그의 어머니가 그랬던 것처럼 이 마을 구석구석을 뒤지고 다니기 시작한 것이 말이야. 대체 왜 그런 짓을 하냐고 물어봐도 답을 해주지 않으니 정확한 이유야 알 수 없는 노릇이지만 사람들은 그가 어린 시절 어머니를 따라다니며 잡동사니들을 주워 모은 기억을 잊지 못해 그러는 것이라고 추측할 뿐이지. 그래도 그때가 그에게는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을 거라고 말이야.”

 

  구서 씨에 대한 촌장님의 이야기가 계속 이어질수록 나는 그의 기구한 사연에 절로 기분이 숙연해지는 것을 느꼈다. 세상에 지나가는 어느 사람 붙잡고 물어보아도 사연 없는 사람 없다지만, 그의 사연은 지나치게 가혹한 측면이 있었다. 한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불행의 무게가 대체 어디까지인지는 몰라도 내 생각엔 구서 씨가 저리 이상해진 것도 아마 그 한계를 넘어서가 아닐까 싶었다.

  그 사연을 들은 이후 나는 지난 일로 그에게 적대적인 감정을 품고 있던 것마저 왠지 죄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새 나는 그의 집 앞에 다다라 있었다. 늘 기괴하고 꺼림칙하게 느껴지던 그의 집이 오늘은 조금 다르게 보였다. 저 집 마당을 가득 채우고 있는 것들이 모르는 사람에게야 쓰레기로 보일 수 있겠지만 그에게만큼은 자식을 건사하기 위해 애쓰던 어머니의 마음으로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 때문이다. 만약 정말 그런 것이라면 그에게 있어 저 집은 쓰레기가 가득한 집이 아니라 어머니의 사랑 가득한 집일 수도 있을 테니까....... 발 들여놓기 무서운 그의 집 앞에 서서 나는 큰 목소리로 그의 이름을 불러보았다.

 

  “계십니까!? 구서 할머니! 저 반디입니다! 드릴 말씀이 있어 찾아왔습니다!”

 

  자고 있나? 아니면 집을 비운 것일까?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마당은 물론 집안까지 잡동사니가 가득 쌓여 있기에 밖에서는 안에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두서없이 쌓인 잡동사니를 파헤쳐 안에까지 들어가 보면야 확실히 확인이 가능할 테지만 그것만은 정말 사양하고 싶었다. 몇 번 더 불러보고 정 기척이 없다 싶으면 내일 다시 와야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안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그것은 분명 사람의 인기척이었다. 어디가 문인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 공간에서 잡동사니를 헤치며 기어 나오는 구서 씨의 모습은 이미 충분히 짐작하고 있었음에도 기괴한 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

 

  “네가 여긴 와 왔는교?”

 

  무척 신경질적인 말투였다. 괜히 찾아왔나 싶을 정도로....... 하지만 나는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마음 속 풀기를 억누르며 차분하게 말했다.

 

  “일전에 하신 말씀이 아무래도 신경이 쓰여 와봤습니다.”

  “......?”

  “왜 영느리를 죽여 재앙을 받게 될 거라고, 그런 이상한 소리를 하고 가시지 않았습니까.”

  “네놈 꼬락서니를 보아카니 이제야 그 무서움을 알았나 보구나.”

  “.......”

  “필시 동티가 났을 테지. 그래서 날 찾아온 것일 테고.......”

  “동티라니,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지신을 화나게 하여 받는 재앙 말이다.”

  “구서 씨. 나는 솔직히 구서 씨가 하는 말을 하나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나와 동무들에게 최근 정말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기는 합니다. 솔직히 말하겠습니다. 바로 그젯밤 나와 동무들이 이상한 악몽을 꾸었는데, 신기하게도 우리들 모두가 같은 꿈을 꾸었습니다. 혹시 그것이 당신께서 말한 재앙과 관련이 있는 겁니까?”

  “악몽을?”

 

  그는 나를 반가워하지는 않았지만 악몽을 꿨다는 내 이야기에는 크게 관심을 보였다. 해서 그에게 내가 겪은 악몽에 대해 자세히 들려주었는데, 모든 이야기를 들은 그는 갑자기 쌍욕을 해대며 나를 비난하기 시작했다.

 

  “이런 미친 놈! 씨부랄 놈!”

  “!?”

  “큰일 났군! 큰일 났어! 동티가 나도 아주 제대로 났어! 이제 어쩔 겨, 이놈아! 네 놈 때문에 여 있는 사람들 죄 죽게 생기지 않았는교!?”

  “아니, 그건 또 무슨 뚱딴지같은 소립니까?”

  “꿈이란 것은 삶과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라! 네놈이 꾼 꿈이 곧 이 마을에도 현실이 되어 나타나지 않겠는교!”

 

  나는 그의 말에 어처구니가 없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섬뜩했다. 그의 말을 믿는 것은 아니지만 그 말이 가진 의미가 워낙에 끔찍했기 때문이다. 다름 아닌 마을 사람들 모두가 학살당하는 꿈이었다. 그런데 그 끔찍한 꿈이 이 마을에 현실이 되어 나타날 거라니, 그런 막말이 또 어디 있을까?

 

  “아니, 지금 그걸 말이라고......”

  “이놈아! 그러니 어쩌자고 뫼신 님을 죽인교!?”

  “제가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그냥 그 멧담불인지 뭐시기가 내가 쳐놓은 덫에 찾아와 지 혼자 빠져 죽은 것이지! 아니 무슨 영느리라는 짐승이 그까짓 덫 하나 피하지 못하고 빠져 죽는단 말입니까?”

  “그래도 이놈이!? 뭘 잘했다고 큰 소린교? 죽였으면 곱게 묻어주기라도 할 것이지, 육시를 해서 잔치를 벌일 건 또 뭐여!? 그러니 온 동리에 재앙이 퍼지게 된 것 아녀!?”

  “.......”

  “이제 이건 너만의 일이 아닌기라. 이 마을 전체의 운명이 걸린기라. 그러니 당장 네 동무들을 찾아 데리고 오너라.”

  “제 동무들은 왜요?”

  “당장 용한 무자를 찾아가서 굿을 해야 할 것 아닌교!?”

  “굿이라니?”

  “해야지! 굿! 지노귀굿을 해야제! 분노한 뫼신님의 넋을 달래드려야 할 것 아닌교?”

  “그만 좀 악 쓰시오! 나 참, 시끄러워 살 수가 있나.”

  “뭐여!? 이런 싹퉁머리 없는 놈이!”

 

  나는 내 옷가지를 잡고 흔드는 그의 손길을 세차게 뿌리치며 말했다.

 

  “듣자듣자 하니 정말 너무하지 않습니까. 요즘 세상에 짐승 한 마리 죽였다고 마을 사람 전체가 씨몰살을 당할 거라니, 그런 황당무계한 말이 또 어디 있습니까? 그게 사실이라면 이 세상에 사람들이 남아나겠습니까?”

  “이놈아! 내 말 들어라! 너만 죽는 것이 아니란 말인교! 당장 굿을 해야 한다니까!?”

  “아무튼 그건 좀 더 생각해 보겠습니다. 오늘은 이만 가볼게요.”

  “아이고, 이놈아! 시간이 없다! 시간이 없어!”

 

  끝까지 악을 써대는 구서 씨를 외면하고 나는 도망치듯 그의 집을 벗어났다. 괜히 찾아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왠지 모르게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어 혹시나 하고 찾아와 본 것인데 역시나 기분만 잡치고 말았다. 그의 사연을 듣고 잠시 측은한 마음이 일었던 것도 사실이나 역시 상종 못 할 인간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저리 재수가 없으니 팔자 또한 그토록 기구한 것일 테지. 나는 오늘 그가 한 말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지금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저런 헛소리를 믿으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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