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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너는 아름다워
작가 : 이지현
작품등록일 : 2019.8.27

사랑.. 대체 무엇인걸까? 두 남녀의 잘모르겠는 사랑얘기 들어볼래?

 
4
작성일 : 19-09-09 23:48     조회 : 217     추천 : 0     분량 : 6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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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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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사람은 함께있었던 시간을 곱씹어보며 설렘을 품에 안고 긴밤을 따뜻한 잠으로 보냈다. 그렇게 긴밤이 지나고 밤의 어두움이 서서히 강렬한 아침해에 녹아들어 새벽이되고 더 옅어져 햇살이 창문으로 스며드는 아침이 되었다. 비가 내린뒤 다음날 아침은 보통의 날보다 가볍고 시원한 바람이 분다. 장사를 하는사람들은 가게주변을 쓸기 바쁘고 경비아저씨들은 아침을 맞아 모여 믹스커피와 함께 잠깐의 담소를 가진다.

 평소 은서의 주말 아침은 없다. 아침은 그냥 넘기고 오후라고 말할 수 있는시간까지 자기때문에 은서에게 주말아침의 상쾌함은 생소함일 뿐이다. 하짐나 오늘은 어제의 충격때문인지 일찍일어나 안막커튼을 꼼꼼히 치지못해 들어오는 햇살을 투정없이 받아들이고 있었다. 햇살은 그녀의 얼굴에 가볍게 입맞춤했다. 은서는 어제 원하와의 입맞춤이 생각났는지 멍하니 그런 햇살을 받아들이기만 하고있었다. 사랑에 빠진 그녀는 아름다웠다.

 원하의 주말아침은 항상 운동이었다. 그런데 오늘 그는 아침이 찾아왔는데도 미동도 없이 이불을 꽁꽁싸메고 있었다. 그의 뺨은 붉었다. 어제 빗속에서 너무 긴장한탓인지 아무래도 몸살이 걸린것같았다. 그래도 일상을 지키기 위해 운동을 나가기로 하고 침대에서 박차고 일어섰다. 시계를 보니 아홉시였다. 은서에게 연락을 할까 했지만 그녀가 아직 잠에서 깨지 않았을 것같아 하지 않기로 하고 운동준비를 하고 서둘러 나갔다.

 나가보니 햇살과 기온이 피부온도에 딱 맞는 온도였다. 날씨만으로도 꽤 많은 사람들이 약간의 행복을 느낄 수 있겠다 싶었다. 그래서 오늘운동은 공원에서 조깅을 하기로 결심했다. 공원으로 가니 많은 사람들이 강아지 혹은 가족들과 함께 산책을 나온것같았다. 깡총깡총 짧은다리로 주인들을 끌고다니며 산책을 하는 생명체들을 보며 원하는 자신도 모르게 입꼬리와 광대가 올라가는 것을 느꼈다.

 한참을 달리고 있는데 익숙한 향이 원하의 코를 자극했다. 반사적으로 뒤를 돌아봤더니 은서가 서있었다.

 “으악! 깜짝이야! 은서씨?”

 은서가 머리를 트레이닝복을 입고 머리를 위로 질끈 묶은채 원하를 바라보며 싱그러운 미소를 지었다.

 “원하씨 잘잤어요? 주말아침에 운동도 하고 부지런하네요?”

 은서가 다시 살살 달리며 말했다.

 “은서씨도 부지런한데요? 어제 비맞았는데 몸은 괜찮아요?”

 원하도 은서의 뒤를 쫓아가며 말했다.

 “네, 너무 가뿐해요.”

 “다행이네요.”

 은서가 달리다말고 갑자기 멈춰섰다. 그러자 원하도 따라서 멈춰섰다.

 “왜그래요?”

 “왜이렇게 자연스러워요?”

 은서가 다소 불만있는 말투로 말했다.

 “뭐가..요..??”

 원하가 당황스러워하며 말끝을 늘렸다.

 “아니, 어제 사귀기로했고 오늘은 사귀기로한 이틀째 아침인데 운동하다가 만났어요. 그쵸?”

 “네.. 그렇죠?”

 “근데, 왜 20년 본 직장동료같죠?”

 “네?”

 원하가 헛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네? 20년본 직장동료요?”

 “아니.. 날 뜻밖에 이렇게 마주쳤으면 최소한 뭐 포옹이나 아니면 약간의 비명이라도 질러야하는거 아니에요? 뭔 반응이 이렇게 미적지근해요? 그렇다고 지금 안거나 비명지르지 말아요. 나그러면 엄청빨리 달려서 집으로 갈거에요.”

 원하가 은서를 안으려는듯 그녀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고 어깨에 손을 올렸다. 그러자 은서는 손을 피하면서 그를 살짝 밀쳐내고 정말 빠르게 달렸다. 밀쳐진 원하는 그녀의 뒷모습을 조금 지켜보다 사랑스럽다는 듯이 웃었다. 그리고 바로 그녀를 향해 뛰었다. 그녀는 빠르게 뛴다고 뛰었지만 바로 그에게 따라잡혔다.

 “뭐야! 왜이렇게 빨라요?!!”

 은서는 원하의 인기척을 느끼고 깜짝놀라며 멈춰섰다.

 “운동한 경력이 있죠. 쫌 빠르죠? 그러니까 안아도 되요?”

 원하가 팔을 뻗자 은서는 그의 명치쪽에 손을 대고 오지 말라는 표시를 했다.

 “음, 안돼요. 타이밍 놓치면 허락받아야해요.!”

 “그러면 우리 밥먹으러 갈래요? 나 배고픈데..”

 원하가 인심좋은 아저씨처럼 허허웃으며 말했다.

 “그래요!”

 은서는 한껏 인심쓴것처럼 말했다. 그리고 그의 손을 잡았다. 그녀에게 손을 잡힌 그는 그녀의 손을 입으로 가져가 그날의 가벼운 햇살처럼 입을 맞췄다.

 “음.. 이번엔 타이밍 잘 맞췄네요?”

 은서는 당황한듯 싶었으나 그러지 않은척하려고 고개를 약간 숙였다. 그러자 그는 놀릴려는 듯 일부러 고개를 숙여 그녀의 눈을 바라봤다. 그녀의 눈, 코, 피부 모두 사랑스러웠다.

 “밥먹으러 가죠! 뭐먹을까요? 어제 저녁에 밀가루 섭취했으니깐 이제 쌀을 먹죠?”

 “그래요!”

 둘은 손을 잡고 흔들며 공원을 벗어났다.

 “나 사실 오늘 아침에 감기기운있었어요.”

 “응? 근데 왜 운동했어요?”

 은서가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바라봤다.

 “난 그말을 기대한게 아닌데?”

 “뭘기대했는데요?”

 은서가 입을 삐죽거렸다.

 “열나요? 하면서 내이마에 손얹어줄줄로 알았죠. 내이마는 항상 오픈이니까 얹어봐도 되요.”

 “싫어요. 손만져보니까 너무 정상체온이어서 안얹어봐도 알아요.”

 “치!”

 “아~ 날씨좋다~ 우리 오늘은 밥먹고 집에들어가서 각자 쉬어요.”

 “왜요?”

 “연애한다고 괜히 우리 생활리듬을 깰필요는 없을 것같은데.. 안그래요?”

 원하가 잡고 있던 은서의 손을 놓았다.

 “리듬을 깨는게 아니고 맞추는거죠. 연애는.”

 “깨지는것도 있잖아요. 나원래 이시간에 자고있어요.”

 원하가 어이없다는 듯 은서를 바라봤다.

 “근데 오늘은 왜일어났어요?”

 “그냥요. 자연스러웠어요. 일어나는게.”

 “하..”

 “응? 벌써 이틀차에 한숨?”

 “아니요. 날숨이에요.”

 “뭐야, 삐진거에요?”

 “아뇨, 나도 들어갈래요. 나원래 아침엔 집에있는 닭가슴살 먹거든요.”

 원하는 삐진듯 성큼성큼 걸어갔다.

 “그래요. 그럼.”

 은서는 별로 신경쓰이지 않는듯 걸었다. 둘은 그렇게 공원을 빠져나와 정말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다.

 원하는 집에 도착해 거칠게 현관문을 닫으며 궁시렁거렸다.

 “아니, 생활리듬 안깨려면 연애는 왜하는거지? 내 리듬이 깨져도 그사람을 맞춰주고 싶으니까 연애하는거 아닌가? 나는 저사람에게 그냥 심심풀이야 뭐야! 나참 어이가없네..”

 원하가 약간 화가난듯 손으로 앞머리를 뒤로 젖혀넘기며 말했다.

 “사귄지 만 하루만에 이게 말이되는거냐..”

 원하는 은서와의 연애가 순탄하지는 않겠다는 생각에 걱정이 쌓여갔다.

 은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집에 들어와 샤워를 했다. 그녀가 그에게 했던말은 진심이었다. 괜히 서로에게 모든걸 쏟지는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본인도 그렇고 인간이란 쏟아부은 만큼 받길 바라는 존재이기때문에 아무리 사랑하는 관계라도 서로에게 선을 그어야한다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사실 그녀는 그를 제대로 좋아하는 것일까 확신이 들지 않았고 설령 좋아한다고 해도 자신이 그를 너무 좋아하게 될까봐 아니, 사랑하게 될까 무서웠다. 누군가를 좋아하게 된다면 아픈거 좋은거 다 꺼내게 될것이고 그가 그녀의 어떤모습을 보고 떠날지는 모르는 일이었기 때문에 그녀는 두려웠다.

 '차라리 날 모르는 상태로 떠나는게 좋은거 아닌가..?’

 그녀는 생각했다. 왜 좋아만해도 모자를 연애초반 그것도 둘째날에 불안감이 이렇게 밀려드는지 그녀도 알 수 없었다. 그는 진짜 삐진건지 연락이 오지 않았다. 그의 마음을 이해하긴 하기때문에 먼저 전화해보기로했다.

 **

 '띠리리링, 띠리리링'

 원하의 핸드폰이 울렸다. 그녀의 전화였다. 너무 반가웠지만 한편으로는 밉기도했다. 그래도 받기로 했다.

 “여보세요?”

 “원하씨, 닭가슴살 먹었어요?”

 은서의 목소리에는 장난기가 섞여있었다.

 “나 진짜 삐졌는데…”

 “알아요. 미안, 내가 미안해요. 서운했어요?”

 “아뇨, 이것도 그냥 성격차이인것 뿐인거겠죠 뭐. 이견차이정도는 맞춰줄 수 있나요?”

 “음.. 당연하죠! 우선 오늘은 잘쉬어요. 내일 출근도 해야하는데 몸살나면 큰일이니깐요. 알겠죠? 내가 많이 좋아해요!”

 이번에도 어김없이 원하가 말할 틈도 주지않고 은서는 전화를 끊었다. 원하는 한숨과 함께 핸드폰을 침대로 던지며 자신의 일요일일상을 찾으려 기억을 더듬어봤다. 일요일에는 그저 티비를보고 멍을 때리는 일이 대부분이었어서 토요일의 화려함이 너무 컸기때문에 오늘은 왠지 더 공허함이 더 크게 느껴지는것 같았다.

 **

 은서는 원하와 전화를 끊고 아까 청소를하다 발견하게 된 목걸이를 꺼내 한참을 바라봤다. 원하를 말도안되게 공원에서 만난것은 정말 우연이었다. 목걸이를 바라보다 자신의 우울한 어린시절이 생각나 생각을 떨쳐버리고 싶어서 불행이라는 두려움이 다시밀려오는 것같아 하루종일 누워있어야 할 일요일아침에 나간것이었는데 원하가 자신의 앞에 뛰는사람이라고 상상도 못하고 있다가 발견했을 때는 그저 바라보기만했다. 눈이 마주쳤을 때는 그의 청순함에 자신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두려움을 밀려나게 해주는 그였다. 그와 장난을 섞으며 대화를 하다가 문득 두려워졌다. 이사람이 내 상처, 행복, 우울을 다 알게된다면 떠날것만 같았다. 그래서 선을 지키자고 했다. 지금은 선을 지키자는 말이 약간의 상처이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는 상처가 아니라 더큰 무언가로 돌아올 것같아서 그랬다. 은서는 다시한번 본인의 이기적임에 놀랐다.

 그렇다면 그녀가 한참을 바라보고있던 목걸이의 정체는 무엇일까.

 그녀는 말한다.

 저는 여자입니다. 나이는 스물다섯이구요. 사회적지위는 사회초년생입니다. 사랑도 밥먹는것도 비가와서 습기를 해결하는것조차 힘들죠. 그래도 숨은 쉬고살아요. 그런데 가끔 숨을 못쉬겠을만큼 가슴이 아파올때가 있어요. 바로 제 지인들 때문이죠. 망할놈의 욕심이 문제에요. 욕심은 꿈이라는 아름다운 말로 불려지고 있죠. 아, 비참하다라는 말 해본적있어요? 저는 해본적은 없지만 들어본적은 있어요. 두명한테 들어봤어요. 그둘은 제가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죠. 한명은 꿈이라고 불리우는 욕심때문에 비참하다고 했고 한명은 애인과 현실때문에 비참하다고 했죠. 그 둘이 누군지 알겠어요? 나의 엄마와 제가 제일 사랑하는 친구에요. 비참하다.. 비참하다.. 비참하다.. 비참하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어때요? 이 두 단어 중 마음깊이 와닿는 것이 있나요? 저는 비참하다가 더 와닿았어요. 두가지 다 마음깊이 이해하기 어려운 정말 심오한 단어이지만 공감력은 비참하다가 더 와닿았죠. 우선 제가 할 수있는일은 기도를 하는일이에요. 사랑하는 그들이 두려움에 떨지않도록, 추위에 떨지않도록, 더위에 떨지않도록, 욕심에 떨지 않도록. 음.. 원하씨를 많이 사랑하고 싶지는 않아요. 어제는 분위기가 너무좋아 빗속에서 제가 먼저 입맞춤을 제안했지만 그이상은 더 가고 싶지 않아요. 잠을 잔다고 표현하지만 사실 서로의 옷을 벗기고 하는그거 말이에요. 그게 서로에대해 깊이 교감하는 행위라고는 하지만 저는 아직 잘모르겠어요. 사실 두렵네요. 저도 제가 사랑하는 친구처럼 비참하다라는 말을 내뱉게 될까봐요. 원하씨 정말 좋은 사람이지만 아직 저에게는 입맞춤이 끝인 사람 뿐이에요. 사랑까지도 아니고 정말 말그대로 좋아하는 사람이죠. 남자로써. 저의 어릴적 이야기.. 서서히 드러날거에요.. 기다려봐요. 아, 목걸이는 별거아니에요. 진짜 괜히 쓸데없이 감정잡아서 미안해요. 하하..

 그는 말한다.

 저는 남자입니다. 나이는 스물여덟이구요. 사회적지위로는 지금 되게 애매해요. 제나이때가 되면 가진게 많아지는 친구들이 꽤 많이 등장하죠. 어느나이때나 그렇지만 유독 지금이 조금 그런시기인것같아요. 뭐, 저도 순탄하게 잘풀린편이기는 해요. 인서울대학을 졸업하고 취직을했죠. 팀분위기도 상당히 좋구요. 저희 부모님도 지금 저의 행보에대해 꽤 만족하고 계시죠. 다만 슬슬 애인여부에 대해 걱정하고계세요. 결혼말이에요. 저도 하고 싶어요. 음.. 은서씨랑 결혼생각은 없어요. 그렇다고 막 그 즐기려고 사귀는건 아니구요. 그냥 우리 연애시작하긴 했는데 되게 어려울것같아요. 그래서 일단 연애만이라도 성공하고 그다음에 결혼을 생각하고 싶네요.

 (혹시 비참하다는 말 들어보거나 해본적 있나요?)

 네, 있어요. 제가 고등학교 때부터 친했던 친구하나가 있는데 그친구가 고삼때 원서를 넣었었는데 다떨어지고 전문대에 입학을 하게 되었었어요. 그학교 입학식에 다녀오고나서 만났었는데 인서울 4년제에 다니는 절보며 말했죠. 비참해. 나 노력했는데, 노력의 성적이 터무니가 없는것 같아 비참해. 다행히 그친구는 그런생각 떨쳐버리고 열심히 노력에 노력을 더해서 취직도 잘하고 살고있어요. 종교활동도 꽤나 열심히 하고 있구요. 아, 사이비종교는 아니구요. 기독교에요. 제가 여러모로 존경하는 친구죠. 음.. 얘기하다보니 속이 조금 풀리는 기분이네요. 수다 좀 더 떨어도 될까요? 저는 사실 쌍둥이에요. 여동생이 하나있죠. 그친구이름은 구원영. 사이는 적당해요. 우리는 관심이없어요. 이게 우리를 더 돈독하게 만들어줬죠. 엄마아빠는 아쉬워하지만. 다행히 동생은 엄마를 닮아 미인이에요. 전 아빠를 닮아 평범하죠. 감사한건 키가 그나마 조금 크다는 사실? 하하 오랜만에 부모님한테 전화좀 드려야겠어요. 마지막으로 제가 하고싶은 말은 은서씨! 은서씨를 앞으로 더많이 알고 사랑하고 좋아하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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