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어릴적부터 인간의 존재가 궁금했다.
인간의 존재란 한계에 직면할 것같지만 그렇지 않았고 담배와 술, 미세먼지, 정크푸드등 건강을 위협하는 물질을 먹어도 눈하나 깜빡하지 않고 고통을 느끼지 않는 그들이 신기했다.
또한, 자신들보다 몇백배 똑똑한 존재도 만들어낸다. 만들어놓고서 그것과 싸운다. 대체 뭐하는 짓일까.
만들었으면 편리하게 쓸일이지 감정도없고 자신들이 입력해놓은 명령어만 수행하는 물체와 왜 경쟁하는 것일까.
사랑을 하면 사랑만 할것이지 왜 싸우고 이별할까? 아니지, 대체, 사랑이란 무엇인걸까.
손에 잡히지도 않고 보이지도않고 들리지도 않는 사랑이라는 것을 왜 다들 열광하는 것일까.
사랑노래, 영화, 드라마등등 사랑을 주제로 한 콘텐츠는 굉장히 많이 소비되고 있다.
대체 무엇일까.
내가 이렇게 말하면 분명 이렇게 트집잡는 사람들이 있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당신은 사랑을 해보지 않았나요?'
'당신이 아직 세상의 진리를 몰라서 사랑이라는 것을 모르는 것이에요.'
이렇게 말이다.
그럼 나는 이렇게 대답하겠지.
'저도 사랑해봤어요.'
그럼 나에게 질문을 사람들은 또 반박을 하겠지.
'잡히지도 않고 보이지도 않는다면서 본인이 사랑했다는걸 어떻게 알죠?’
'지금 나랑 장난하나요?’
등등 이렇게..
저렇게 나온다면 난 이렇게 대답할것이다.
'그러니까 인간은 이해할 수 없는 존재라고 내가 말했잖아요. 나도 날 이해할 수 없어요. 나도 사람이기 때문에.. 저는 사랑 을 아직 잘 모르긴 하지만 제가 느낀 사랑을 증명해낼 수 는 있어요.’
이렇게 말하면 말이 안통한다며 됬다며 떠나가는 사람도 있을것같다.
궁금하지 않은가? 인간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사람의 사랑이야기.
궁금하다면 내얘기를 잘들어보기를 바란다.
그 날이 몇년도 몇월 며칠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날의 날씨는 정확히 안다. 늦여름이었다.
덥긴했지만 뜨거운 공기가 피부와 호흡기를 압박해 불쾌함을 일으킬 정도의 뜨거움은 아니어서 많은 사람들이 이정도의 여름이면 견딜만하겠다고 허세를 떨 수 있던 그정도의 날씨었다.
날씨를 즐기며 각자의 일상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유독 날씨를 즐기지 못하고 땀을 흘리며얼굴이 붉어진 두남녀가 있었다.
먼저 여자부터 소개를 해보자면 여자의 이름은 박은서이다. 나이는 25세로 나이는 꽃의 절정이라고 불리우는 나이다. 실제로 그녀의 외모는 꽃보다 많은 아름다움을 가진 외모이다. 이렇게 말하면 너무 추상적일수도 있으니 그녀의 외모를 설명해야겠다.
우선 얼굴형은 미인의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달걀형이었다. 이마의 비율과 얼굴의 비율이 일대이로 정확히 나누어졌고 눈은 너무 큰 쌍꺼풀은 아니었지만 약간의 쌍꺼풀이 자리잡고 있어두툼한 애굣살과 조화가 잘 어우러져 자꾸 바라보게 만들었다. 코는 높지 않았지만 직선으로 곧았고 입은 적당히 컸지만 입술은 두툼하지 않았다. 이 모든 이목구비가 잘어우러진 탓에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빛을 의도치 않게 거두어가는 것이 은서의 일상이었다.
외형적으로 완벽한 이여자의 단점은 그걸 너무 잘안다는 것이다. 너무 잘알았다.
그래서인지 눈이 너무나도 높았다. 예를 들어 이상형이 강동원이라고 치면 강동원닮은 사람이나 성격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 배우강동원을 원했다.
그래서일까 그녀는 연애한번 못해봤다.
다음은 남자. 남자를 소개해보겠다. 이름은 구원하이다. 나이는 28세로 꽃보다는 씨앗에 중점을 둘 시점이다.
외모는 그냥 평범하다. 나쁘지도 않고 그렇다고 엄청나게 수려한 편은 은서가 중세유럽의 튤립이라면 원하는 세잎클로버 둘러쌓여있는 토끼풀이다.
토끼풀도 아름답기는 하지만 중세유럽에서 튤립 옆 토끼풀의 존재는 알기 힘들 것이다.
어쨌든 이 두 남녀가 날씨를 즐기지 못하고 당황하며 서있는 이유는 여자가 주말아침을 맞아 상쾌한하루를 시작하려고 카페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사고 들고 집에 가려는 순간에 어떤 팔뚝 굵은 아저씨의 팔에 부딛혀 손에들고 있던 커피를 떨어뜨리게 되었다.
하필 커피가 떨어진 지점이 어떤남자의 배였다.
아저씨는 이상황의 원인이었지만 슬쩍쳐다보고는 남의 일인듯이 자기길을 가기 바빴고 남자의 배에 부딛힌 커피라는 갈색액체는 흰티를 적시다못해 배의 피부를 타고 내려가 흰바지를 갈색으로 방울방울 물들이고 있었다.
“어머! 어떡해!!.... 괜찮으세요? 아니지.. 당연히 안괜찮겠죠?.. 죄송해요.. 어쩌죠? 제가 어떡할까요?”
아저씨의 잘못이 컸지만 아저씨가 그냥가는 바람에 이상황의 가해자는 커피주인인 여자가 독박을 쓰고 말았다.
여자는 당황함과 미안함과 약간의 화가 섞여 얼굴이 붉게 물들었고 남자에게 미안한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하나 고민하고 있었다.
“하필 오늘 제옷이 흰색이네요. 이런걸 머피의 법칙이라고 하나요? “
반면에 남자는 당황한 기색없이 옷이 커피에 젖지 않은사람처럼 아무렇지 않다못해 여유로운 미소를 띄며 말했다.
“죄송해요. 죄송해요.”
여자는 남자가 여유롭든지 말던지 당황속에서 허우적대고 있었다.
“진짜괜찮은데..”
남자도 서서히 여자의 당황스러움에 물들어가는 듯했다.
“제가 세탁비드릴게요! 죄송합니다!”
“음.. 그럼 그냥 지금 카페가서 커피같이 마시면 안되요? 그쪽도 어차피 커피없어졌으니까 나하나 사주고 그쪽도 하나 사면 되겠네요. 어때요? 괜찮으세요?”
“아뇨. 커피가 드시고 싶으시다면 커피를 사드릴게요. 같이 마시는건…..음..”
“제가 낯선사람이라 조금 그런가요?”
“네. 조금 그렇네요. 선택해주시겠어요? 커피를 드실건지 세탁비를 받으실건지?”
“뭐.. 그쪽이랑 밥을 먹거나 커피를 마시는 행위를 핑계로 대화를 하면서 친해지고 싶다는 의미였는데 부담스러우시면 어쩔수없죠. 뭐.. 세탁비나 커피값은 필요없어요. 그정도 돈은 있으니까 괜찮아요. 미안함도 다 전해졌어요.”
남자는 다소 굳어진 얼굴로 말했다.
“저랑 왜친해지고 싶은데요? 예뻐서?”
여자는 장난기하나없는 말투로 물었다.
“네? 예뻐서요? 예쁜건맞는데.. 되게 당당하시네요?”
“저도 알아서 어쩔수가 없어요. 부담스러우셨어요? 저도 아까 부담스러웠으니까 쌤쌤하죠?”
“하하, 그래요. 그쪽 이쁜데 그것보다는 제가 이동네에 이사온지 얼마 되지 않아서 동네 친구가 없거든요. 근데 그쪽은 여기 사시는 것같아서 우연을 가장해서 친구좀 사귀어 보려고 했죠. 그쪽은 다른의미로 받아들였나봐요?”
여자의 얼굴이 다시 한번 붉어졌다.
“아니! 남녀관계에 친구가 어딨나요?! 그래서 그런거죠 뭐.. 솔직하지 못하다 생각했어요.”
“에이, 그런말 하면 안되죠. 요즘은 동성결혼도 합법적으로 인정되는 세상인데 그쪽 논리에 따르면 친구라는 단어자체가 없어져야해요. 요즘 세상은 남자랑 남자가 친구란법도 없는데..
여자는 자기앞에서 커피에 쫄딱젖어 맞는 말만 따박따박 내뱉는 낯선남자를 째려봤다.
그러고서는 다소 새침한 말투로 말했다.
“그래요. 해요 친구. 나도 동네 친구없었는데 잘됬네요. 뭐....”
“음.. 그럼 친구된 기념으로 오늘 같이놀래요?”
남자의 목소리는 이미 들떠있었다.
“오늘요?”
“아.. 제가 또 부담스럽게 했나요? 이거 데이트신청아닌데..?”
“그래요. 그전에 그쪽 옷부터 갈아입는게 어때요?”
“아.. 맞다. 그런데 그전에 할게 있어요.”
“뭐요?
여자가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고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이름이 뭐에요?”
“아..박은서요.”
여자는 치켜들어올렸던 눈썹을 내리고 약간의 미소를 드러내며 말했다.
“나이는 스물다섯이구요. 그쪽은요?”
“오! 동생이네. 전 구원하라고 하구요. 나이는 스물여덟이에요. 그럼 이름이랑 나이 알았으니까 저는 옷 얼른 갈아입고 올게요.
그쪽.. 아니 은서씨는 여기서 기다리실 건가요?”
“아.. 저도 옷갈아입고 올게요. 이게 외출복은 아니어서.”
“그러세요.”
원하가 말하고 집으로 뛰어가려고 하는 순간 은서가 원하의 손목을 붙잡았다. 원하는 은서가 자신을 붙잡은 방향으로 돌아보며 그녀의 손을 보게 되었는데 그녀는 손톱을 물어뜯는 습관이 있는지 손톱이 종잇장같았지만 손피부는 뽀송하게 하얀색이었고 손가락을 길었다.
머리는 대충 묶은것 같았다. 머리고무줄 사이로 삐져나온 잔머리는 바람과 함께 잔잔하게 춤을 추었고 햇빛에 반사되어 갈색으로 반짝이는 그녀의 눈, 직선으로 곧은코, 두툼하진 않지만 여러가지 감정을 일으키는 입술을 보며 생각했다.
'이사람 너무 아름답다.’
때마침 바람이 불었는데 원하는 심장이 너무 빠르게 뛰는 탓에 바람이 자신의 마음을 간질여서 심장이 이렇게 뛰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마음을 진정시켰다.
“구원하씨? 방금 제가 한 말 들었어요?”
은서가 또다시 한쪽눈썹을 들어올리며며 원하에게 질문했다. 원하는 그제서야 정신이 들었다.
“아.. 아뇨. 재채기생각을 하느라요.”
원하는 말도안되는 핑계를 댄것같아 자책을 했다.
“재채기요?”
다시한번 은서의 한쪽눈썹이 올라갔다. 믿었나보다. 원하는 안심했다.
“어.. 그러니까.. 제가 재채기를 할 타이밍이었는데 은서씨 얼굴이 제앞에 있는바람에 이걸해야하나 말아야하난 그생각하고 있었어요. 웃기죠?”
은서가 피식하고 웃었다.
“조금요?”
“그래서 무슨얘기 하셨어요?”
“아, 전화번호 교환하자구요. 무작정 서로를 기다릴수는 없잖아요.”
“아! 그렇죠! 그럼 제꺼드릴테니까 전화해줘요.”
은서와 원하는 서로 번호교환을 하고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 은서는 집에 돌아가며 원하의 얼굴을 자꾸 떠올렸다.
전화번호를 물어본다고 원하의 손목을 붙잡고 자신의 방향으로 얼굴을 돌렸을 때 원하의 곱슬거리는 머리는 바람에 자연스럽게 흩날렸고 자신을 아래로 내려다 보는 눈은 꽤나 깊었다. 그리고 입술은 많은 생각을 불러 일으켰다.
그녀는 생각했다.
'말도 안돼.!!! 설마..’
자신에게 말도 안되는 일이 생겨났다고 생각했지만 정신차려보니 자신은 집에 도착해 원피스로 갈아입은 상태였고 손은 화장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러다 거울속 자신을 발견했는데 너무 예뻤다. 남자에게 쉽게 반하기엔 너무 수려한 외모였다.
'에이, 내가.. 이렇게 이쁜내가 그렇게 평범한 사람한테 반한다고? 에이…..’
화장하다말고 어이가없어 한참을 웃었다. 그러던 중 원하에게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네 여보세요. 은서씨?”
핸드폰을 넘어 들려오는 이 남자의 목소리는 아까의 그목소리가 맞나싶을정도로 좋았다.
“네?”
“아 준비 다 되셨나 해서요.”
“아아! 네 다 된것같아요. 나오셨어요?’
“네. 저는 아까 커피자리에 서있어요.”
“커피자리요?”
“네. 아까 커피쏟은 곳이요.”
“아..하하.. 알겠어요. 지금 나갈게요. 끊어요.”
이건 말도 안되는 일이었다. 아침에 어슬렁거리며 커피를 사고 나오다 운없게도 어떤 아저씨와 부딛혀 커피를 쏟았는데 하필 사람에게 쏟았다. 그런데 그사람과 갑자기 친구를 먹기로 하고 몇마디도 안했는데 그짧은시간에 반해버리기까지 한다고? 내가?!!!!?!!!!!!!!!!!!
그녀는 말도 안된다는 말만 열번이상 되풀이하며 아까 커피를 쏟았던 장소로 나갔다. 그는 아까는 흰트레이닝복차림이어서 그냥 편안한 느낌이었지만 이번엔 느낌이 달랐다. 불편하다고 해야하나.. 그에게 다가갈수록 퍼지는 그의 향수냄새가 점점 더 그녀의 마음을 간질였다.
그녀는 생각했다.
'강동원만큼 멋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