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온이의 옆집 친구인 채아가 아빠에게 물었어요.
"아빠, 아기는 어떻게 생겨요?"
채아의 아빠는 "크면 다 알게 돼. 정 궁금하면 엄마에게 여쭤보렴." 하고 답했어요.
"아빠가 지금 말해줄 수는 없는 거예요?"
"아빠는 지금 좀 바쁘거든."
채아의 아빠는 그렇게 말하고는 외출을 해버렸어요.
심온이의 앞집 친구인 상현이가 엄마에게 물었어요.
"엄마, 아기는 어떻게 생겨요?"
상현이의 엄마는 "음... 다리 밑에서 주워왔지~!" 하며 장난스럽게 답하고는 볼일을 보러 가버렸어요.
심온이가 엄마에게 물었어요.
"엄마, 아기는 어떻게 생겨요?"
엄마는 하던 일을 멈추고, 심온이의 눈을 바라보며 천천히 답해주었어요.
"심온이가 아기가 어떻게 생기는지 궁금하구나. 아기는 엄마와 아빠의 사랑으로 생기는 거예요."
"사랑이요?"
"그렇단다. 엄마와 아빠가 서로 사랑해서 심온이가 만들어진 거고, 그래서 엄마, 아빠는 심온이를 너무너무 사랑하는 거지~"
"그럼 나도 엄마, 아빠 사랑하니까, 나랑도 애기가 생길 수 있는 거예요?"
"그렇진 않아요. 애기는 그 애기의 아빠와 엄마, 두 사람의 사랑으로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심온이의 아기는 나중에 심온이 아기의 엄마가 될 사람과의 사랑 안에서 생길 수 있는 거란다."
"그럼 나 채아 좋아하니까, 채아하고 아기 만들 수 있는 거예요?"
"그건 나중에 심온이랑 채아가 아빠, 엄마 같은 어른이 되어서도 지금의 좋아하는 마음이 변하지 않고, 서로가 함께 괜찮다고 한다면, 엄마, 아빠처럼 결혼을 하고 나서 애기를 만들 수 있단다."
"왜 꼭 어른이 되어야만 해요?"
"어른이 되어야, 아기를 돌볼 수 있기 때문이에요."
"저는 지금도 아기를 잘 돌볼 수 있어요. 동생 루희와 잘 놀아준다고 엄마, 아빠가 칭찬도 해주셨잖아요."
"단순히 함께 놀아만 주는 것이 아니야. 밥도 해주어야 하고, 돈도 벌어올 수 있어야 한단다. 그리고 병원에서도 무서워하지 않을 수 있어야 해요. 그렇게 할 수 있게 되려면, 어른이 될 만큼 오랜 시간 동안, 많은 걸 배워야 하기 때문이에요."
"그렇구나."
"그리고 심온이 수박 좋아하지?"
"네!"
"수박에는 씨가 있고, 그 씨를 밭에 심으면 수박이 열려닌 거라고 엄마가 알려줬죠?"
"네!"
"그런 수박처럼 아빠도 몸속에 씨를 품고 있단다. 그리고 엄마는 몸속에 그 씨가 심겨질수 있는 밭이 있는데, 그 씨와 밭도 어른이 되면서 천천히 생기게 되거든."
"우와~우리 몸에도 씨와 밭이 있구나."
"그래. 그렇기 때문에 아기는 사랑으로 생기는 것이지만, 그래고 어른이 되어가면서 그 순서에 맞춰 차근차근 생기게 되는 거예요. 알겠지?"
심온이는 "그렇게 오랫동안, 이렇게 복잡한데도 나를 태어나게 해 줘서 정말 고마워요. 엄마, 사랑해요."라며 엄마를 꼬옥 안아주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