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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작가 : 가론느
작품등록일 : 2019.4.6
조회 : 352    글자 : 2642    선호작 : 00   

레더아머로 무장한 그녀에게 말을 타고 온 그가 검을 들이밀었다.
그녀는 단말마를 내지르며 쓰려졌다. 그녀의 팔 한쪽을 파고든 칼날이 붉은 피를 묻힌 채 그의 손에 있었다.
"넌 누구냐?"
그가 그녀의 투구로 칼날을 움직였다.
그녀는 두려움에 떨며 눈을 감았다.
그가 한 손으로 검을 들고, 다른 손으로 그녀가 쓴 투구를 벗겨냈다.
"아, 레이첼! 당신이 왜 여기에..."
그는 검을 내던지고 한 팔로 그녀를 안았다. 그녀는 수치심으로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제발 나를 못 본 척 하고 가던 길을 가세요."
그녀는 눈을 가늘게 뜨며 신음하듯 말을 내뱉었다.
그가 자신의 옷을 찢어 레이첼의 팔을 감쌌다. 그녀의 팔을 감싼 헝겊은 붉게 물들었다.
"이대론 안 되겠소."
그는 레이첼을 안고 말 위에 오를 준비를 했다. 하지만 그녀의 몸을 두껍게 감싸고 갑옷 때문에 그는 고군분투 하는 중이었다.
"미안하오. 정말 이럴 마음은 없지만, 이 갑옷은 벗고 가야할 것 같소."
그는 그녀의 몸을 감싸고 있는 갑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난 한 손으로 충분히 말을 탈 수 있어요."
그녀는 수치심 때문에 미간을 좁히며 낮게 신음했다.
"물론 그럴 거요. 레이첼 당신이라면 충분히..."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녀는 정신을 잃었다.
그가 말을 타고 채찍질을 하기 시작했을 때, 그녀에 대한 걱정 때문에 그는 거의 정신을 잃을 뻔했다. 그녀가 흘린 피가 그의 몸을 적셨다. 그의 애마까지 피로 흥건해진 다음에야 그는 자신의 성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녀가 눈을 떴을 때, 각종 갑옷과 검이 즐비하게 늘어져 있는 한쪽 벽면 아래로 벽난로가 보였다. 벽난로 아래 흔들의자에 앉아 졸고 있는 고슬링을 보며 그녀는 눈을 가늘게 떴다. 그녀가 일어나려고 했을 때 자기도 모르게 단말마가 내뱉어졌다.
"아, 왜 이렇게 아픈 거야!"
그녀가 혼잣말을 하자, 고슬링이 눈을 떴다.
"날 탓하지는 마오,"
그는 간신히 마음을 추스린 채 태연하게 말했다.
'레이첼을 내 손으로 찌르다니!'
사실 그는 레이첼을 찔렀던 제 손을 잘라버리고 싶었다. 그는 당장 레이첼 앞에 앞에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고 싶었지만, 막상 레이첼을 얼굴을 보는 순간 그의 목소리는 차가워졌다. 레이첼이 깨어나기 전에 들끓는 열정과 사랑으로 뜨거워졌던 몸과 달리,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는 레이첼을 보는 순간 그는 언제나처럼 냉정해졌다.
"아버지였나요? 날 죽이라고 한 사람이 누구였죠?"
레이첼은 원망이 뒤섞인 눈빛이었다.
"내게 명령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소.그 누구도 이 성의 주인인 나에게 함부로 명령할 수는 없소. 내가 당신을 내 아내로 삼겠다고 결정했다고 해서, 아직 당신 아버지가 내 장인이 되었다고는 할 수 없으니까..."
고슬링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레이첼은 웃기 시작했다. 과장된 웃음소리...그녀는 꺄르륵 꺄르륵 웃다가는 못 견디겠다는 듯이 얼굴을 뒤로 젖혔는데, 그 바람에 새빨간 목젖이 훤히 드러났다. 그는 레이철의 입 안을 보며 침을 삼켰다. 가슴 깊은 곳에서 용암처럼 끓어오르는 것이 있었다.
"장인라니! 내 아버지는 당신에게 내 남편이 되길 승낙했을지 몰라도, 난 아니에요. 난 애인이 있다구요!"
레이첼에게 다른 남자가 있다는 건 그도 이미 알고 있었다. 레이첼의 연애는 성 안의 모든 사람들이 다 알고 있으니까. 신분을 넘어선 사랑, 그녀가 사랑하는 사람은 거리 연예인이었다. 음유시인이었는데, 궁정에도 출입할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 하지만 레이첼과 고슬링이 태어나던 그 순간부터 집안끼리 결혼을 약속한 사이라, 음유시인과 레이첼의 사랑은 공공연한 이야깃거리였다.
"야밤에 레이첼과 음유시인이 키스를 하다 순찰을 돌던 길드에게 걸려 망신을 당했다는구만!""
"아뱜에 레이첼과 음유시인이 사랑을 나누다 순찰을 돌던 길드에게 걸려 망신을 당했다는구만!"
"레이첼이 곧 음유시인의 아이를 낳을지도 몰라. 음유시인의 아이를 낳으려고 고슬링장군님과 결혼을 서두른다고 하네!"
고슬링은 이따금 약초인으로 위장해 성을 나서곤 했는데, 그 때 우연찮게 레이첼의 소식을 들었다. 그리고는 곧 사실을 파악하기 위해 레이첼의 아버지에게 서신을 보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답장을 받게 되었다. 딸이 괴상한 소문에 휩싸이고 있으나, 절대 사실은 아니라는 내용이었다. 딸은 고슬링과의 결혼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으며, 하루하루 신부수업을 정성스레 받고 있다는 것이었다. 물론 답장을 받을 즈음, 이미 고슬링은 레이첼에 대한 모든 소문의 허와 실을 명백하게 구분해내기에 이르렀다. 레이첼은 그가 아닌 음유시인과 이미 사랑에 빠져 있었고, 그녀의 아버지가 영주로 있는 성을 빠져나오기 위한 계략을 짜고 있는 중이었다. 레이첼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이었고, 고슬링에게도 가장 중요한 것은 레이첼이었다. 수년 전에 고슬링의 아버지가 적의 침략에 맞서 싸우다 죽게 되었는데, 레이첼과 결혼을 서두르라는 말이 유언인 셈이었다. 그의 누나들이 이미 출가한 뒤였고, 그의 생모가 그를 낳다가 죽은 이래로 그는 늘 혼자였던 것이다. 고슬링의 아버지는 죽으면서도 혼자 남게 될 아들을 걱정했다.
"당신은 나를 곧 사랑하게 될 거요."
하지만 그는 꼭 그렇게 될 거라는 확신이 없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레이첼과 결혼을 해야 하는 것이 자신의 운명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어릴 때부터 레이첼을 보아왔던 고슬링은 그녀가 꼭 여동생처럼 애잔하게 여겨지기도 했고, 배신한 연인을 대하듯이 분노와 원망으로 생각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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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애인 있어요. 2019 / 4 / 6 352 1 2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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