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조는 편지를 다 읽고 광해 숙부에게 서찰을 썼습니다.
'숙부.
그간 편안히 잘 계셨습니까?
전 숙부 말씀대로 편하지 않았습니다.
소신도 숙부처럼 대신들이 아니되옵니다. 할때마다 어떻게 해야 할까? 많이 망설입니다.
소신의 장인어른이 거의 저의 일을 다하고 있습니다. 마치 자신이 왕인양 말입니다.
숙부 뵙고 싶습니다. 다시 왕으로 뫼실 수는 없는 일인지. 답답합니다.'
거의 속마음까지 다 적었습니다.
"상선은 들라."
상선이 들어왔습니다.
"숙부의 서찰을 가지고 온 자를 들라하라."
"네. 전하."
상선은 뒷걸음으로 나가서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김서방을 불렀습니다.
"김서방 전하께서 들라하시네. 속히 들어가시게."
"예. 상선영감."
왕의 앞으로 가니 너무 떨렸습니다.
"부르셨사옵니까? 전하."
"이 서찰을 아무도 모르게 가지고나가 숙부께 전해주시게."
"예. 전하."
김서방은 대궐을 빠져나와 말의 고삐를 잡고 열심히 달렸습니다.
너무 열심히 달렸는지 3일만에 강화도에 당도했습니다.
"마마 소인 김서방 다녀왔습니다."
"들어오시게. 반가운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네."
김서방은 설마하는 생각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가족들이 다 모여있었습니다. 하지만 서찰이 먼저였습니다.
"마마 전하께서 보내신 서찰입니다."
광해는 얼른 받아들고 나가라는 손짓을 했습니다.
모두 나가고 광해만이 방에 남았습니다.
서찰을 꺼내 읽으면서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그사이 김서방은 가족과 상봉하고 지난날을 이야기했습니다.
얼마나 지났을까요? 광해군마마방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나서 김서방이 문을 두드렸습니다.
"마마, 괜찮사옵니까?"
"괜찮네. 문방사우를 가져오게."
김서방은 문방사우를 가지고 왔습니다.
광해는 김서방이 들고 온 문방사우를 꺼내 놓고 서찰을 적기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