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백화점.
거대하게 건물을 세우고 자리 잡은 지, 10년이 지난 지금도 인기가 있는 곳.
그런 곳에 지성과 정상적인 옷을 입은 루테아가 그곳을 방문했다. 이유는 다름 아닌, 데이트가 목적이었기 때문이었다.
『루.....루테아!!!』
『어....?』
『나....나랑 영화....보...볼 겸....데....데이트를 하지 않겠니....!?』
『아...!?』
그때 당시의 루테아의 눈은 커졌고, 심지어 놀란 얼굴이었다. 지성도 역시나 데이트 신청을 한다는 것에 대한 부끄러움으로 인해서 말을 꽤나 더듬은 것도 모자라서 소리가 갑작스럽게 커지고 말았다.
덕분에 침대에서 회복중인 알카이드와 그런 알카이드를 간병 중인 두베가 다 들을 정도였다.
『거실에서 얘기한 소리가 여기까지 다 들리네요...』
『후후후훗...말하는 게 어려운 일이었나 봐요.』
『듣는 사람들이 다 부끄러워지겠네요.』
『그러게요.』
루테아는 조용히 끄덕였고, 지성은 기쁨으로 넘치면서 커다란 상자를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그 광경을 2층에서 조용히 구경 중이던 메라크와 알리오스, 미자르는 헛웃음을 지으면서 좀 더 구경하기로 했다.
『보....보러 갈 때....이거 입었으면 하는데...아....안 될까? 내가 널 위해 특별히 마...만든 건데...』
루테아는 상자를 열었다.
거기에 들은 것은 아스포델 꽃을 연상케 하는 하얀색의 원피스로 치마 주름에 갈색 줄이 잘 잡혀져 있었다. 거기에 하얗고, 얇고, 크기도 짧은 가디건까지 준비되어 있었고, 그걸 보며 그녀는 만족스러운 얼굴이었다.
다행이라고 생각한 지성은 데이트 당일 날. 정말 기뻤다.
‘다...다행이야....루테아는 백화점이나 옷가게에 파는 일반적인 옷은 안 입고, 내가 만든 옷만 입어서 걱정이 되었다고...’
그것대로 기쁘지만, 자신이 만든 특이한 옷을 입었다간 시선이 자신들에게로 향할 것이 두려웠기도 했었다.
그는 시간을 확인 후, 아직 영화 상영까지 남은 시간이 3시간뿐이었기에 다른 곳부터 구경하기로 했다.
“루테아, 어디부터 구경 갈까? 아직 3시간 남았으니까. 조금만 구경하다 보러가자.”
“..........”
사람이 많은 곳이기에 그녀는 말을 못 한다. 하지만 노트에 적어서 보여주거나, 수화를 통해서 의사소통이 가능했었다.
조용히 그녀는 어딘가를 가리켰고, 지성은 그 방향이 향하는 곳을 바라봤다.
-하늘을 더더욱 가까이 볼 수 있는 곳!!
하늘 전망대로 어서 오세요!-
‘아하...루테아는 여태까지 저런 경험하지 않았지...’
“그럼 가볼까? 루테아?”
“............”
루테아는 끄덕였고, 지성은 그녀의 손을 잡고 갔다.
그런 그들의 뒤로 숨어서 지켜보는 자. 메라크와 알리오스, 미자르. 세 사람이었다. 그들은 조용히 수화로 대화를 하고 있었다.
『이렇게까지 숨어서 지켜야합니까? 그런데 왜 수화를...?』
『흐음....이전에 알리오스는 안 와서 모르겠지만....몰래 따라갈 때 얘기했던 것이 금세 들켰거든요. 그만큼 사장님께선 귀가 잘 들리신 가봅니다. 늙은 저보다 청력이 좋다니, 부럽군요.』
『뭐, 일단 저기 한 놈 있네요. 잡죠.』
메라크가 가리킨 곳.
거기엔 파파라치가 사진을 찍고 있었다. 그것도 지성과 루테아를....
“히히힛....아주 좋은 한 건이다! 쫓아야...”
그 순간 조용히 미자르가 그의 입을 막고 끌고 간 사이. 두 사람은 전망대로 갈 수 있는 입장료를 구매해두었다.
“지금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면 될 것 같네. 가자. 루테아.”
“......”
끄덕이며, 루테아는 지성의 손을 놓지 않았다.
아마도 그녀의 시선에서 지성이 사라질까봐서 두려운 것일지도 모른다. 지성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엘리베이터를 탔다.
올라가는 사이에 엘리베이터 안이 형형색색으로 변하자, 그녀는 신기해하면서 구경하기 바빴다. 그러다 옆 사람과 부딪치고 말았고, 부딪친 사람은 여성으로 불만을 말했다.
“야! 어린 애처럼 돌아다니지 말아줄래? 그리고 부딪쳤으면 사과를 해야 할 거 아니야!”
“.........”
지성이 나서서 그녀를 감싸주었다.
“죄송합니다. 그녀가 놀러온 것에 대해서 기분이 좋은 모양입니다. 부디 용서해주시겠습니까?”
“뭐야? 저 여자가 사과를 해야지, 왜 당신이 해? 안 그래? 자기야?”
그녀는 옆에 있는 남자친구에게 말을 걸며, 불만을 털어놓았다.
“그러게 말이야. 부딪친 사람이 사과를 해야지?”
“저기, 이렇게 사과까지 하는데...”
“앙? 뭐가, 불만이야? 엉!?”
주변에 2~4명 정도 같이 탑승한 사람들이 소곤거리는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가 도착했고, 울 것 같았던 루테아는 문이 열리기 무섭게 달려 가버렸다.
당황한 지성이 그녀를 쫓아갔고, 가까스로 루테아를 잡은 지성은 안아주며 달래주기 바빴다.
“괜찮아. 내가 어떻게든 사과해줄 테니까. 응? 울지 마.”
“........”
루테아는 지성의 품 안에 안긴 채로 눈물이 멈출 때까지 가만히 있었다. 그러는 사이에 아까 전 커플이 지성과 루테아를 찾아냈다.
“아, 저기 있다!”
“이번엔 꼭 제대로 사과 받게 해...”
남자친구가 조용해지자, 여성은 뒤돌아보았다.
그러다가 메라크의 입막음에 당황했다. 두 사람을 쫓아 온 세 사람은 상황파악 한 듯이 커플을 잡은 것이었다.
메라크는 조심히 자신의 신분을 밟히면서 커플을 끌고 가버렸다.
그 커플이 이상하게 안 오는 것을 알게 된 지성은 의아했지만, 루테아가 땅이 보이는 유리바닥에서 신나있었기에 그들을 잊어버리기로 했다.
‘아....오늘도 루테아는 귀엽고, 예쁘구나....카메라로 얼른 다 담아버려야지.....’
그는 계속 가지고 온 디지털 카메라로 루테아의 모습을 찍어대기 시작했다.
“루테아, 너무 벽에 가까이 가지 마. 위험 할 테니까.”
“.......”
즐거운 얼굴로 뒤돌아보며 지성에게 손을 흔들자, 그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고 자연스럽게 셔터를 눌렀다.
‘아....일찍 오길 잘 했어...그 동안의 피로가 날라 가는 것 같아...’
카페에 온 두 사람은 각자 마시고 싶은 것과 먹고 싶은 디저트를 시켜둔 뒤, 기다리다가 나오자마자 지성이 가져와서 테이블에 내려놓아주었다.
“루테아, 네가 좋아하는 타르트들이야. 그리고 이건 오렌지 주스.”
지성은 카푸치노를 자신의 자리 쪽에 놓으면서 앉았다. 루테아가 무엇부터 먹을지, 아니면 마시고 먹을지를 고민하는 얼굴을 보고 그는 웃으면서 또 다시 사진을 찍었다.
‘이렇게나 행복한 고민을 하다니, 뭐....요새 알카이드가 아파서 이렇게 맛있는 걸 먹지 못 하니까...고민하는 것이겠지...’
루테아는 하나 씩 맛보며, 즐거워했다. 그는 카푸치노를 마시면서 사진을 계속 찍었다. 그러다가 카메라를 내려놓은 그는 루테아에게 사과를 했다.
“루테아.”
“??”
“이전엔 내가 좀 더 주의했으면 네가 그런 무서운 일을 겪지 않았을 텐데...미안해. 네가 책을 좋아하기에 시작한 일지만 내가 너무 경솔했어. 다음엔 조금 더 조심할게...”
그의 서글픈 얼굴을 본 그녀는 조용히 포크를 내려놓고, 지성을 안아주었다. 그런 뒤 수화로 대화를 이어 했다.
『괜찮아요. 놀랐긴 했지만 그래도 알카이드도 무사하고, 무사히 범인도 잡았고, 별 일 없던 것처럼 되었으니까. 난 정말 괜찮은걸요. 다음엔 좀 더 좋은 손님을 만나서 그 손님의 꿈을 이루게 하고 싶어. 그것 뿐 인걸.』
“루테아...”
그는 웃으며, 그녀의 머리를 만져주었다. 루테아는 만족한 얼굴로 다시 앉아서 타르트들 중 하나를 포크로 찍으며 먹기 시작했다.
그 모습마저도 보면서 지성은 계속 찍었다. 그 광경을 세 사람은 묵묵히 시켜온 음료를 마시며, 보고 있었다.
『정....정말 대단하다니깐...사장님은...』
『저렇게 사진을 찍으시니, 앨범이 부족하다고 하시다고 언제나 늘 말씀을 하시죠.』
『허허헛....사장님의 취미를 누군가가 바꿔버릴 수 없을걸요....』
『그...그건 지당한 말씀입니다. 미자르 할아버지...』
그렇게 카페에서 1시간이나 시간을 보낸 지성과 루테아는 기념품 샵에 왔었다.
“다양한 걸 파네...”
“.........”
다양한 물건을 루테아는 즐겁다는 듯이 구경했다. 그녀가 좋아하는 인형이 있지만, 싫은 것인지 다른 물품만 보고 있었다.
‘내가 만든 인형을 더 좋아하니까...특히나 그 『토끼 인형』을 좋아하지...의미가 있는 물건이니까.’
루테아는 지성에게 와서 수화로 물어보았다.
『좀 있으면, 페크다 생일인데...메그레즈의 생일도 이전 일 때문에 못 챙겨줬고...두 사람의 선물을 사가면 안 될까요?』
“확실히....메그레즈는 아무거나 줘도 좋아할 테고...페크다는 이 밑에 있는 다른 기념품 샵에 가서 사주면 어때?”
『다른?』
“여기랑 다를 바 없는 샵도 있지만, 이 지하에 아쿠아리움이 있다고 하던데. 어때? 거기도 구경하고 거기에 있는 기념품 샵에 가서 선물 고르는 것도?”
지성이 놀라버릴 정도로 그녀의 눈빛이 빛났다. 아무래도 물고기를 볼 수 있다는 것에 대한 기대감의 눈빛. 지성은 이해하고서는 그녀를 다독였다.
“그럼 얼른 고르고, 내려가서 거기도 구경하자.”
루테아는 기쁘다는 듯이 기념품 샵의 물건을 하나 씩 구경하며, 고르기 시작했다.
‘이렇게 까지 기뻐할 줄이야...다음에도 데려올 까나?’
잠시 후, 지하로 내려온 두 사람은 그대로 아쿠아리움 안으로 들어갔다. 신비한 물고기들이 가득한 장소로 사람들이 북적이고 있었다. 루테아는 아까보다 더 신나서 물고기 구경하기 바빴다.
“루테아, 아까처럼 사람들에게 민폐 끼치면 안 돼!”
그녀가 신난 채로 물고기 구경에 정신을 뺏겨서 듣는 것인지, 아닌지 모르는 지성은 그저 한숨만 낼 뿐이었다.
구경하던 루테아가 갑자기 지성의 손을 잡고 어딘가로 끌고 갔다. 거기엔 사람들이 모여서 무언가 찍기 바빴다. 안내원은 조심히 사람들에게 주의를 주며 설명 중이었기에 지성과 루테아는 가까이 다가갔다.
“안녕 하세요~! 여기 펭귄 친구들과 함께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 5분 남았으니, 얼른 같이 찍으면서 추억을 만들어요!”
‘펭귄 때문인가...’
루테아는 펭귄을 만지려다가 옆 사람이 강하게 쳐서 그대로 넘어지고 말았다.
“뭐야? 어디서 새치기야? 엉?”
“저기 손님...”
지성이 나서서 그녀를 감싸면서 직원에게 대충 설명해주었다. 그러면서 루테아를 일으켜 세웠고, 직원은 설명을 듣고 이해하며 밀쳤던 사람에게 말했다.
“잠시만 기다려주시겠습니까? 이쪽 손님부터 해드리고 찍....”
“우리 아이부터 찍어야지! 왜 이상한 여자가 찍게 내버려두는 건데?”
그 사람은 아이를 둔 아주머니로 그녀는 다짜고짜 펭귄의 팔을 잡아 댕겼고, 펭귄은 아픈지 소리 질렀다.
당황한 직원이 말리려고 나섰다.
“그만두세요! 펭귄에게 이러면 안 됩니다!”
“뭐가? 얘네 들은 우리들 구경거리잖아? 이래도 상관없었던 거 아냐? 얘들 어떻게 하든 우리들 맘이라고!”
그 태도에 마음이 안 드는지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고, 펭귄은 결국 아주머니의 행동에 화가 나서 부리로 손을 찍었다.
그 덕분에 강한 통증으로 손을 뿌리치자 펭귄은 재빠르게 루테아의 뒤로 숨어버렸다. 그런 펭귄을 루테아는 아픈 곳이 없는지 확인하려고 만지면서 다독이기 시작했다. 지성은 아주머니의 태도가 마음에 안 들어서 화를 어쩔 수 없이 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생명을 이렇게 함부로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아이들은 구경거리로 내놓은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고 자연의 삶을 느끼게 하기 위하여 잠시 나온 것뿐입니다!”
“그래, 맞는 말이다! 동물 학대자!”
“애한테 창피하지도 않냐!”
“애 교육도 못 하겠네!”
아주머니는 기죽은 채로 자신의 아이를 데리고 가버렸다. 그 순간 아무도 모르게 아주머니를 자신 쪽으로 데려온 메라크는 자신의 신원을 공개하며, 지성이 소리를 듣지 않게 구석에서 말했다.
“당신을 동물 학대 현행범 대상으로 체포하겠습니다.”
“내...내가 뭘 잘못했다고...!”
“도구로 생각하고, 생명의 가치도 못 느낀 자의 최후가 어떨 지는...석 달 후에 알게 될 겁니다. 데려가라. 얘들아.”
두 명의 부하들이 나타나서 아주머니와 아이를 데려갔고, 그들은 마저 경호하기로 했다.
『꼭 저런 사람이 있다니까...』
『흐음...학대 처벌은...?』
『강도에 따라서 처벌됩니다. 아까 전 것은 감옥에 안 가는 대신 시스템만 왔다, 갔다 하면서 받을 뿐이고...동물을 학대하다가 죽이는 경우는 영구 적으로 감옥에서 시스템 받으면서 살게 되죠.』
『그...그건 그것대로 무섭네요...』
『뭐...일단 제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기를....』
『괘...괜찮을 겁니다. 메라크씨.』
펭귄 사건이후로 풀이 죽은 루테아를 데리고 지성은 좀 더 다양한 바다 속 생물을 구경시켜주었다. 더더욱 기분이 좋아진 그녀의 미소에 그는 안심해 하며, 만족했었다.
‘흠...동물이라도 집에서 키워야 하나...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동물 관련 알레르기가 있는 건 아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