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식당에서 가깝기에 메라크와 부하들이 바래다주기로 했다.
“이러시지 않으셔도 되는데....”
“에이~섭섭해용~! 마침 가게 정리가 끝나가니까~같이 가용~!”
“네. 같이 가는 편이 좋다고 저도 생각해요. 이 시간 때는 여자들한테 위험하니까요.”
“그런가요...”
‘확실히 이 시간엔 좀 위험하긴 하지...이제 범죄자들이 거의 없어졌다 해도 아직 남은 2%가 존재 할지도 모르니까...’
언니는 동생이 ‘그 날’처럼 안 좋은 기억을 심고 싶지 않기에 메라크와 부하들의 말에 따라서 같이 가기로 했다.
-잠시 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누군가가 바래다준다는 것은 정말 안심되는 것 같기에 언니는 그들의 말을 따른 것이 정말 옳은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자신들이 사는 아파트로 도착하자마자 커다란 소리가 들려왔었다.
“어딘가 싸우고 있나?”
“그런 것 같....”
그 순간 창문이 깨지는 소리와 동시에 무언가가 언니의 위로 떨어지려 하자, 메라크는 온 몸을 던져서 언니를 안고 반대쪽으로 뛰어들었다. 그 덕분에 언니는 놀라서 동생이 괜찮은지 확인하기 바빴고, 루테아는 부하들이 지켜준 덕분에 무사했었지만 그녀도 언니가 걱정이 되어 언니에게 뛰어 가버렸다.
“형님! 무사하십니까?”
“어머! 이거 어떻게 해!”
“난 괜찮다! 그보다 언니 분은 괜찮으십니까?”
“네. 덕분에...”
“......”
동생이 걱정스러운 눈길로 보자, 언니는 괜찮다는 얼굴로 웃어주었다.
“언니는 괜찮아. 이것 봐. 상처 하나도 없잖아. 메라크씨 정말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당연한 일을...그 보다 뭐가 떨어진 것인지...?”
“형님! 이걸 보십시오. 소파가 떨어진 것 같습니다!”
부하가 소파를 가리켰고, 메라크는 소파를 보며 떨어진 위치를 확인했다.
8층에서 떨어진 것 같아보였다.
소파 주변으로는 깨진 유리 파편이 흩어져 있었고, 언니도 떨어진 위치를 알고서는 급히 달려가 버렸다. 메라크는 눈치 채고서는 그녀를 뒤 쫓았다. 언니는 8층에 있는 자신의 집에 도착하자마자 문을 다급히 열려 할 때였다.
“아, 진짜 그만 좀 하라고!!”
“왜 그만둬야하는데요!! 아직도 막내딸만 걱정 인가봐? 큰 딸도 같이 걱정해야하는 거 아닌가요? 당신이야 말로 편애하는 거네!”
“뭐가 어째!?”
‘아빠랑 아주머니의 목소리...!’
역시 소파는 자신들의 집에 있던 것으로 1인용 소파를 아빠에게 선물하기 위해 자신과 동생이 함께 골라서 사준 것이었다.
그것을 알고 싫어하셨던 아주머니가 결국 참지 못 하고, 떨어트린 것 같아보였다.
어떻게 들은 것인지, 모르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할 때가 아닌 것 같아서 언니는 문을 열고 들어왔다.
“아빠!”
“어머, 큰 딸 들어왔네?”
“지금 내 말 무시하지 말고! 엉!?”
“뭐!? 내가 옳은 말한 거잖아요! 정신병원에 보내는 게 뭐가 잘 못해서 그러는 건데!?”
“두 분 다 그만두세요!”
『타아앙---!!!』
일순간 울려 퍼지는 총 소리 덕분에 세 사람은 놀라서 소리 난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다.
언니의 옆에 어느새 온 메라크가 천장을 향해서 총을 쏜 것이었다.
다행히 공포탄인지, 실탄은 발사 되지 않은 것 같아보였다. 그 증거로 천장엔 구멍 난 흔적이 없었다.
그는 작은 가죽 지갑을 꺼내었고, 지갑 안에는 커다랗게 자신의 옷깃에 붙은 것과 같은 배지모양이 있었다. 그걸 보여주면서 그는 두 사람의 싸움을 말렸다.
“특수 변호사인 메라크입니다. 이 이상의 싸움은 중단하십시오! 계속 싸우시겠다면 현행범으로 긴급 체포하겠습니다!”
“읏...”
“트...특수 변호사!?”
그때서야 두 사람은 싸움을 중단했고, 아주머니는 기분이 상했는지 곧바로 집 밖으로 가버렸다. 그런 아주머니의 등을 보며, 아빠는 소리쳤다.
“두 번 다시 우리 집에 오지 마!! 알겠어!?”
아주머니는 아빠를 노려보더니, 이윽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버렸다.
언니는 신발을 벗어던지고 아빠에게로 간 순간 거실의 풍경을 보고 깜짝 놀랐다. 엉망진창으로 변한 자신의 집을 보며, 어떻게 할지 모른 채로 바라보기만 했다.
“미안하다. 아주머니가 이것저것 던지며 부셔뜨리는 걸 막지 못 했어. 내가 왔을 땐 이미...말리려 하니까 너희들이 사준 소파마저 던져버렸어...”
“아빠...”
집 안이 얼마나 심한지, 보기 위해 메라크도 들어와서 확인했었다. 너무 처참해서 그도 보기 힘들 정도였다.
“이건 정말 심하군요...”
“하아...몇 번이고 비밀번호를 바꿨는데...어떻게 알고 들어온 것인지....”
“아빠.....”
“일단은 저희 쪽에서 집 정리를 도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아버님께서는 다치지 않으셨는지요.”
“네. 다치진 않았습니다...아무래도 거실 정리는 나중으로 미뤄야 할 것 같네요...이 시간에 정리하면 시끄럽다고 주민들이 더 불만을 말할 테니...”
“그러는 편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아, 여기 제 명함입니다. 내일 정리하는 것을 도와드리러 다시 오도록 하죠.”
“감사합니다...”
그러면서 메라크가 나오려고 할 때.
집에 안 들어 온채로 시무룩한 얼굴을 하고 있는 루테아와 부하들이 조마조마한 얼굴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배웅하던 아빠도 자신의 딸을 보고서는 아무런 말도 못 했다.
루테아는 그대로 계단으로 빠르게 내려가 버렸다. 메라크는 어쩔 수 없나 싶었다.
“그럼 저희들은 이만. 문단속 잘 하십시오.”
“네...”
문을 닫으려는 찰나 아빠는 그에게 마지막 한마디를 했다.
“제....딸을 부탁드립니다....”
“알겠습니다. 걱정 마십시오.”
그 말을 끝으로 그는 문을 닫아버렸다. 닫은 것을 확인 한 메라크는 키가 큰 부하에게 말을 걸었다.
“잠시 너의 등 좀 타자, 저 위에 달린 소방 기계가 의심스러우니까.”
“알겠습니다. 형님. 제 등에 타십시오!”
메라크는 그의 등을 타고 소방 기계를 확인하고서는 자신의 코트 주머니에 있던 휴대용 칼을 꺼내어 소방 기계를 능숙하게 해부시켰다. 그러자 안쪽에서 소형 카메라가 나왔다.
“역시 이걸 보고 비번을 안 건가...이건 증거로 입수하도록 할까...너희들 여기 말고, 이 주변에 다른 카메라가 추가로 있는지 확인 바란다.”
“넵!”
“그런 다음에 내려오도록 나는 아가씨를 따라가도록 하지. 그런데 밑에 누구 있나?”
“다행히 부하 한 명이 대기 중입니다.”
“그래, 다행이군.”
그는 안심하며 계단을 통해 내려갔고, 부하들은 주변을 둘러보며 또 다른 카메라를 찾기 시작했다.
메라크가 내려가자마자 보인 것은 루테아가 계속 소파를 만지고 있는 모습. 떨어진 충격으로 망가지고, 유리 파편으로 찢어진 상태였었다.
“누님....그러다 손 다쳐요...”
“.........”
“아가씨...괜찮....”
괜찮다며 그녀를 다독이려고 메라크가 다가가는 순간.
루테아는 비틀거리며 의식을 잃고 쓰러져버렸다. 메라크는 깜짝 놀라서 재빠르게 그녀를 자신의 팔로 받쳤다.
“아이고! 누님!!”
“아가씨!! 아가씨!!”
그가 뺨을 살짝 때려보았지만 의식이 돌아오질 못 하는 것 같기에 그는 부하에게 자신의 차 키를 넘겨주며, 명령했다.
“내 차를 여기까지 몰고 오도록! 어서!”
“네!!!”
부하는 다급히 식당 쪽에 있는 메라크의 차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고, 메라크는 핸드폰을 꺼내어 연락을 취하려 했지만 두베는 알카이드를 간병하는 상태여서 움직이지 못 했었다. 그렇기에....
‘그렇다면...그 사람을 부를 수밖에...’
그는 다급히 연락처에서 누군가를 찾고 연락을 했다.
신호음이 계속 울리는 가 싶더니, 이내 누군가가 받는 소리가 들려왔다.
“네 녀석이 웬일이냐? 먼저 연락을 다하고? 서쪽에서 해가 뜨려나?”
“지금 농담할 때가 아닙니다! 아가씨가 갑자기 쓰러졌기에 도와줄 사람이 필요해서 연락을 드린 겁니다!”
“뭐!? 그걸 왜 빨리 말을 안 해!!”
“전화를 받자마자 먼저 말한 사람이 누군데요!! 아무튼 아가씨를 저희 집으로 모시고 갈 테니, 이따 1시간 후에 와주세요! 부탁드립니다!”
“알았네! 얼른 준비하고 가도록 하지!”
연락을 끊은 그는 루테아를 안아서 들어 올린 후, 부하를 기다렸다가 뒤돌아서 소파를 보았다. 자신의 기억으로는 작년에 그녀가 소파를 고르는 걸 도와달라고 다른 이들과 함께 물어보았던 기억이 있었다.
‘그 소파 같은데...’
때 마침 부하들이 내려와서 상황 파악하고서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누님!”
“괜찮으신 거죠?”
“그래. 마침 저기 차가 오는군. 너희들은 이 소파를 가지고 날 따라서 오도록. 나는 먼저 가도록 하지.”
“네! 내친김에 유리 파편도 치우겠습니다!”
마침 부하 한 명이 메라크의 차를 가져 왔고, 그들은 뒷정리를 하면서 소파를 트럭의 짐칸에 실어 두고 있었다.
메라크도 다급하게 안에 루테아를 태우고서는 부하들보다 먼저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
메라크는 집이 따로 있었다. 그렇기에 지성의 집에서 지내지 않고, 여기서 따로 지내고 있는 상태였다. 서울의 한옥 마을에 있는 커다란 한옥 집으로 지성의 집 크기만 했다.
집에 도착한 그는 루테아를 데리고, 나무로 된 현관문을 연 순간 『끼익---!』소리가 났었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들리는 소리는...
“어서 오....”
30명 정도의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메라크가 오자마자 인사하려다가 등 뒤에 업혀있는 루테아를 발견하고서는 당황하면서 서로 자기 자신의 입을 막거나, 입을 때리기 바빴다.
아무래도 자신들이 크게 소리친 것 때문에 깰 것이 걱정 되서 그런 행동을 보인 것 같아보였다.
“하아...너희들...그럴 시간이 있으면 손님방에 이불 자리나 준비해!”
메라크가 소곤거리듯이 소리치자 다들 허겁지겁 달려가서 집 문을 열고 들어가 버렸다. 나중에 온 부하들이 조심히 소파를 가져왔고, 뒤따르던 다른 이들은 눈치를 보면서 그에게 질문을 했다.
“저...형님...이건...어쩔까요?”
“그건...아무래도 아가씨가 소중히 생각하는 것 같으니까....고쳐놓도록.”
“넵. 깔끔하게 고치도록 부하들 중에 고치는 것이 전문인 녀석에게 부탁하겠습니다.”
“그래, 난 손님방으로 들어가지. 몇 명은 남아서 의사 선생님을 기다리다가 손님방으로 모셔오도록.”
“넵!”
그 말을 끝으로 그는 집 문을 열고서는 신발을 벗은 뒤에 손님방으로 갔다. 손님방은 정원이 잘 보이는 곳으로 복도의 끝에 있었다.
복도 끝에 도달하자 부하들이 서로 절을 하면서 바닥에 머리를 붙이고 있었다. 방 안에도 마찬가지. 그는 신경 쓰지 않고, 부하들이 깔아 놓은 이불 자리에 루테아를 눕혀주었다. 그런 뒤 루테아의 신발을 벗겨 준 후, 부하에게 건네주었다.
“신발장에 잘 넣어놓도록.”
“넵!”
부하 한 명은 루테아의 신발을 가지고 아까 전 메라크가 신발을 벗은 곳으로 가버렸다. 이불을 덮어주고 난 뒤에야 어느 정도 안심한 그는 부하들을 둘러보았다.
“이만 가서 쉬도록. 아까 전의 녀석에게도 전하고.”
“넵!”
말끝나기 무섭게 다들 발소리가 안 나도록 조심히 방 밖의 너머로 가면서 마지막 부하가 방문을 조용히 닫으며, 가버렸다.
그는 그걸 본 이후에 전화를 하려다가 말았다. 지성에게 알리면 다른 이들에게 알릴 것 같았다.
특히 그걸 듣고 알리오스가 분명 루테아를 태우고 왔지만, 이런 상황으로 번져버려서 결국 그녀가 쓰러진 걸 알면 끝까지 책임안지고 먼저 그냥 가버린 자신을 원망할 것이 분명했기에 어떻게 연락할지 고민했다.
‘역시 사장님만 알리는 게 나으려나....? 하지만 알카이드의 일로 걱정도 심하실 텐데...’
메라크는 고민 끝에 지성에게 문자를 날리기로 했었다.
『늦은 시간에 죄송합니다. 사실은 아가씨께서 쓰러지셨습니다. 무슨 상황인지는 저희 집으로 오시면 알려드리겠습니다. 다만 다른 이들이 알면 큰일일 것 같으니, 알리지 마시고 오셨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안 그래도 알카이드의 일로 걱정일 텐데...아가씨가 쓰러지셨다는 것을 알면 더더욱 걱정할 것이 분명합니다. 지금 두베가 아닌 병원 원장님을 부르셨으니, 걱정 마시고 오시길 바랍니다.』
그렇게 긴 문자를 날린 이후, 그는 쓰러진 그녀를 보면서 옛 생각에 잠겨 있었다.
‘하필 지금 아가씨를 처음 만났을 때의 일이 생각나다니....하지만 그때 아가씨를 못 만났다면 지금의 난...’
그때 현관에서 기다리던 부하가 조심히 문을 열고 들어왔다.
“의사 선생님께서 오셨습니다. 형님.”
“그래. 안으로 모시도록 하고...또 손님이 올 것 같으니까, 미안하지만 현관에서 한 번 더 기다렸다가 이쪽으로 안내해줄 수 있나? 그런 다음에 너희들도 푹 쉬도록. 밤이 깊어졌으니까.”
“네. 알겠습니다.”
그러면서 그들은 가버렸고, 이내 모습을 들어 낸 거한의 인물이 방 안으로 들어오면서 문을 닫고선 루테아를 바라보았다.
“에구구...이렇게 안색이 안 좋아서야...”
“어떻습니까?”
“내가 딱 봐도 알겠는디...아무래도 정신 적 충격이 심해서 기절한 것 같구만...안 그래도 정신 적인 충격을 받으면 안되는디. 심하게 받아버렸으니, 몸이 못 버티고 기절 한 거지...일단 영양제라도 투여해야겠구먼. 링거액을 걸을 만한 곳 있나?”
“네. 있습니다. 옷걸이라도 괜찮습니까?”
“그려, 그거라도 갔다 줘. 난 주사 놓고 있을테니께.”
그러면서 그는 가방을 열고, 안의 내용물을 하나 둘씩 꺼내들었다. 그 사이에 그는 자신의 방에 있는 옷걸이에 걸린 옷들을 전부 옷장에 넣어두고서는 옷걸이 들고 손님방으로 돌아왔다.
그가 옷걸이를 가져오기 무섭게 거한의 인물은 거기에 링거액을 걸어 놓았다.
“이대로 내일까지 푹 자면 될 걸세.”
“감사합니다.”
“그런 고로 나도 다른 곳에서 자야겠구만. 누구 부른 사람 있나?”
“네. 사장님을 부르셨으니, 곧 오실 겁니다.”
“그래, 얼른 오셔야 할텐데...흠. 뭐, 일단은 다른 손님방에서 술 마시면서 쉴까나~”
“의사가 무슨 술을...”
“뭐, 어때. 술 마시는 건 딱 한잔이믄 되~”
‘그러면서 5병이나 마시면서 말이시지...내일 부인한테 잔소리 들으시겠네...어휴...’
그는 고개를 좌, 우로 절레절레 흔들면서 원장님을 다른 손님방으로 안내해주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