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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아스포델(Asphodel)
작가 : 월매화
작품등록일 : 2018.12.25

『누군가의 꿈을 이루게 해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 말 한 마디와 함께 또 다른 계기로 안지성은 비록 자신의 나이보다 12살 아래이지만 첫 눈에 반한 여성, 아스포델리네 루테아. 자신이 지어준 예명을 가지고 있는 그녀를 위해 한 번 무너졌던 회사를 앞으로 사랑하는 이를 지켜줄 7명의 사람들과 함께 일으켜 세운다.
그 이후, 그녀의 꿈을 지키고자 지성은 The Dream Word라는 지원 센터를 설립한다. 다른 이를 대신하여 글을 써주고, 책이란 이름을 가진 꿈의 형태를 이루게 해준다.
그것이 그녀의 꿈에 더더욱 다가갈 수 있는 길.
루테아가 의뢰인과 자신을 지켜주는 이들과 함께 겪은 이야기가 펼쳐진다.

 
20話
작성일 : 18-12-31 16:58     조회 : 140     추천 : 0     분량 : 5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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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한 번 더 위스키를 따르며, 그는 만족한 얼굴이었다.

 

 “그 이야기 속에 아들을 빼돌린 사람이 바로 나야. 그 아이는 우리 조직의 일원으로 딱 적성이 맞았거든.”

 

 루테아는 가만히 듣기만 했다.

 

 “아...그 녀석이 아가씨에겐 과거 일을 숨긴 모양이야? 확실히 그렇겠지! 그런 과거를 쉽게 말할 수 있겠나!”

 

 크게 웃은 그는 부하 중 한 명이 부르자 그쪽을 쳐다보고서는 아쉬운 얼굴이었다.

 

 “아, 일 때문에 자리를 비워야겠군. 다음 이야기는 내일로 미루자고? 아가씨.”

 

 다시 키스할 것 같은 기세로 얼굴이 가까이 오자, 루테아는 겁먹은 상태로 노트북을 이용하면서까지 입을 가리자 그는 뒤로 물러나면서 크게 웃었다.

 

 “이런 이별의 키스는 해줘야 하는 거 아니야? 뭐 나중에 결혼까지 하면 있는 실컷 할 테니, 내가 참아야지. 그럼 이만 실례하겠네. 아가씨.”

 

 새장 밖으로 나간 그는 저 멀리 부하를 따라서 가버렸다. 루테아는 가만히 이야기를 쓴 걸 보며, 눈물을 흘리다가 그만둔 채로 다시 침대에 누워버렸다.

 꿈에서 깨어나길 바라면서...

 알카이드는 잠시나마 잠든 상태에서 악몽을 꾸고 말았다. 어렸을 적의 일들을 꿈으로 꾸다가 이내 힘들게 깨면서, 공복을 채울 생각으로 밖으로 나갔다.

 그 뒤로 늑대도 같이 따라오자 그는 물끄러미 바라봤다.

 

 “같이 먹을래?”

 “끄응?”

 “하아...왠지 친해져버린 것 같고....앞으로 위험하니까, 따라오지 말라고 해도 계속 따라올 것 같고...음...”

 

 그는 늑대의 하얀 털을 부드럽게 만져주었다.

 그러자 늑대는 기분 좋은 듯이 눈을 감으면서 그의 손길을 가만히 느꼈다. 알카이드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이내 늑대에게 이름을 붙여주었다.

 

 “너의 이름은 이제부터 룩스. 잘 부탁해?”

 “커엉!”

 

 늑대가 안기면서 비비적거리자. 그만두라는 말을 하면서도 그는 어딘가 기쁜 얼굴이었다.

 먹을 것을 구한 후, 늑대와 같이 먹은 다음에 그가 할 일은 옷을 갈아입는 것이었다.

 

 “놀이동산으로 들어가기 전에 예비 옷을 집어 넣어둔 가방을 숨기길 잘했단 말이지...”

 

 만약 숨기지 않았다면 예비 옷들마저 잃어버렸을 것이리라. 한숨을 쉬면서도 그는 옷을 갈아입었다.

 다 갈아입은 그는 이다음을 어디로 가야 할지 지도를 살펴보고 있었다. 딜러에게서 얻은 종잇조각에는 악기 그림이 표시 된 한 곳이 있었다. 그걸 파악하며, 그는 다음 위치를 알아보았다.

 

 “보스는 어째서 노나누스들을 게임 말로 쓴 건지 알 것 같군....”

 “끄응?”

 

 그들을 전부 버리고, 자신을 죽일 생각이 분명했다. 희생양인 셈이었고, 그들이 전원 체포되면 새로운 노나누스들을 만들 생각일 것이었다.

 그렇게 되면 또 다시 많은 희생자들이 생기는 것은 당연했다.

 

 “다음은....여기 인가...”

 

 그곳은 공원으로 커다란 공연장이었다. 알카이드는 그곳으로 가기로 했다.

 

 “아마도 다음 상대는 음유시인. 으음, 그런고로 내 말대로 해줘야 해? 룩스.”

 “꾸웅?”

 “너의 귀는 많이 예민하니까. 되도록이면, 가방을 가지고 멀리 떨어지도록 해. 알겠지?”

 “커엉!”

 

 마치 알겠다는 듯이 늑대는 짖었다.

 그러자 그는 미소를 띠우며, 다음 장소를 향해서 갔다.

 그 시각.

 수민을 제외한 3명의 특수 변호사들과 그들의 부하들이 모여서 병원에서 빌린 임시 회의소에서 작전 회의를 하고 있었다.

 

 “정신 차린 딜러에게 얻은 정보는?”

 “아무런 수확이 없습니다...”

 “이런...”

 “하지만 그들을 미끼로 알카이드에게 무언가를 하는 것이 분명하다고 판단하는 바입니다.”

 

 메라크의 말에 국장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자신이 직접 알카이드를 죽이러 올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루테아 아가씨를 납치, 노나누스들 끼리 싸우게 하는 것, 일주일의 시간, 사라진 알카이드의 행방. 이 모든 게 무언가가 있어.”

 “그 무언가가 뭔지 안다면 좋을 텐데....그걸 모르니, 무서운 거죠. 아~정말 무섭다~~”

 

 몸서리치며, 유빈은 온 몸을 손으로 비벼댔다.

 회의 도중에 현이 회의소 안으로 들어오자 국장은 당황해하며, 그녀가 들어오는 것에 대해서 화를 냈다.

 

 “현! 왜 여기 들어온 것이더냐! 외국에 갈 준비를...”

 “싫습니다! 제 의지로 여기에 남을 것입니다!”

 “현!”

 “구...국장님...”

 

 현은 아무렇지 않게 회의에 참가하면서 무언가를 건네주었다.

 

 “현씨, 이건?”

 “딜러가 던진 카드에 희미하게나마 묻은 피를 조사한 것입니다. 알카이드씨의 피로 추측되긴 하지만...조금 이상해서 병원의 협조를 부탁했어요.”

 “이상하다니? 그게 무슨 소리죠?”

 

 현은 증거품인 카드를 메라크에게 주었다.

 

 “자세히 보세요. 피가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그 말에 메라크는 자세하게 카드에 묻은 피를 살펴봤다. 일부분이 은색으로 변한 것도 있었지만 붉은 부분에 이상하게도 은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이건!?”

 “아마도 알카이드씨...그 자의 몸에 무언가 이변이 일어나는 것이 분명합니다.”

 “자...잠깐만! 상황 정리하자면 그 녀석들 목적은...”

 “설마 라고 말하고 싶습니다만, 알카이드씨의 몸에 일어나는 이변과 국장님이 의심하는 부분들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요?”

 

 국장은 신음소리내면서도 거기까지 추리한 현이 대단하다고 느껴졌었다. 메라크는 현에게 물었다.

 

 “그래서 피 검사는?”

 “아직 이긴 합니다만...하지만 내일이면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내일이면 알 수 있다 이건가...”

 ‘알카이드...무리하지 않았으면 하는데...’

 

 걱정이 커지며, 메라크는 마저 회의를 했다.

 저녁 시간이 다 되어서야 알카이드는 공원에 도착했었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다행히도 공원에는 산책하러 온 사람들이 없었다.

 미세하게나마 연주음이 들려왔었다.

 그와 동시에 환하게 빛나기 시작하며, 어둠을 걷어버리자 눈을 찌푸리던 알카이드가 공연장을 자세히 봤다.

 공연장에 설치한 전등이 켜진 것으로 거대한 스피커들 사이로 한 남자가 나타났다.

 

 “정말 오랜만이네. 이전보다 키가 더 커졌을까나?”

 “음유시인...”

 “소식은 들었어. 역시나 바보는 쉽게 당하고, 퇴장하는군.”

 “그러는 당신도 금방 체포될 텐데요?”

 “내가? 웃기는 소리. 난 절대 안 잡혀, 내 음을 산 자에게 들려주기 전까지는.”

 

 그는 가지고 있던 우쿨렐레를 연주하자 커다란 소리가 스피커를 통해서 들려왔었다. 그와 동시에 알카이드의 귀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윽!?”

 “내 음(音)은 죽음을 향하는 음. 그런 의미로. 내가 직접 작사한 악보를 특별히 연주를 해주도록 하지. 죽음의 선물로 잘 받도록. 제목은 파멸(破滅)”

 

 우쿨렐레의 연주가 시작되었다.

 하지만 보통 우쿨렐레가 아닌지, 스피커에서 크게 들려오는 음은 고막을 찢고, 뇌에까지 영향 갈 정도로 심각했다.

 앞으로 가려해도 스피커에서 나온 파동(波動) 때문에 갈 수가 없었다. 귀에서 점점 피가 계속 흐르고, 머리가 깨질듯한 고통에 알카이드는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승리의 미소를 지으며, 더더욱 연주를 깊게 하는 음유시인.

 그 순간....

 

 “뭐야!?”

 

 스피커에서 소리가 멈췄다.

 당황하면서도 연주를 멈추지 않았던 그였지만 이내 무언가가 나타나서 우쿨렐레를 뺏어버렸다.

 뺏어간 자는 다름 아닌, 룩스였다.

 

 “룩스!?”

 “크르릉...”

 “느...늑대 놈이 감히 내 악기를! 내놔!”

 

 그 말도 잠시 음유시인이 오기 전에 재빠르게 룩스에게서 우쿨렐레를 가져간 알카이드는 두 조각으로 만들어버렸다.

 

 “아....아아아!! 안 돼!!!!”

 

 알카이드는 두 조각이 된 우쿨렐레를 바닥에 내동댕이쳤고, 음유시인은 우쿨렐레를 보면서 울부짖기 바빴다.

 

 “당신의 약점은 우쿨렐레였죠. 당신이 최초로 죽인 사람의 뼈로 만든 것이니까. 그 뼈의 주인이 누구인지는 알고 있지만...이걸로 그 주인도 성불은 할 수 있겠죠.”

 “안 돼...안 돼! 여보!!”

 

 그가 최초로 죽인 사람.

 바로 아내였다. 자신의 아내 뼈로 악기를 만든 남자. 최악의 사람이기도 했었다. 알카이드는 묵묵히 그의 목을 강하게 쳐서 기절시켰다.

 그러나 잠깐 들었던 걸로 고막 상태가 안 좋았다.

 

 “역시...무리하게 앞으로 나선 건 좀 아니었네요...쉬운 상대가 아니었는데도 불구하고, 쉽게 상대할 수 있었던 건 룩스 덕분이려나?”

 “끄응...”

 “하아...룩스. 멀리 도망치라고 했잖아...뭐...스피커 선을 뽑고, 우쿨렐레를 뺏어가는 건 칭찬할 만하지만...”

 

 의외로 똑똑한 늑대가 아닌가 싶었다.

 스피커의 뒤를 자세히 본 그는 그렇게 생각했다. 스피커와 연결되었던 선이 정성스럽게 뽑혀 있는 것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허탈하게 웃으면서 알카이드는 음유시인의 소지품을 확인했다.

 

 “찾았다.”

 

 지도 조각을 찾고서는 곧바로 연결 시켜서 확인했다.

 이번에 얻은 지도 조각에는 새 빨간 물방울 그림이 지도에 표시되어 있었고, 공원에서 그렇게 멀지 않는 곳에 위치해있었다.

 

 “학교...만약 여자애들만 다니는 학교라면 아침이 되기 전에 가야해...”

 

 아마도 그가 다음에 상대할 것은 피의 백작 부인이 분명했었다. 그렇기에 목표는 확실히 정해진 셈이었다.

 

 “우선 메라크씨에게 또 연락을...어차피 그는 묶지 않아도 우쿨렐레 때문에 못 움직일 테니까...그나저나 메라크씨...화가 잔득 나신 건 아니겠지....?”

 “크응?”

 “룩스...아무것도 아니야...”

 

 그는 허탈하게 웃으면서 룩스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난 이후에 그 자리를 떠났다. 역시나 연락을 받고 급하게 온 메라크는 알카이드를 걱정하면서 찾아보았지만 소용없었다.

 

 “또 타이밍이...잠깐?”

 

 그는 알카이드가 보낸 문자를 확인하고, 예측을 했었다. 근처에 사는 여자 학생들을 대피시켜달라는 말이 적혀져 있었다.

 

 “그렇다는 것은 알카이드가 다음으로 가는 곳이...!”

 

 추측을 다 한 메라크는 급하게 부하들에게 지시를 하며, 정리해두기 시작했다.

 

 한참을 자다가 인기척에 루테아는 깨어났다.

 렉토르가 식사를 가져온 것이었다. 쟁반 위에는 따뜻하게 준비 된 스테이크와 딸기가 얹어진 케이크였다.

 

 “잘 잔 것 같더군? 공주님?”

 “..........”

 “자, 식사다. 영양 섭취는 해야 하지 않겠어?”

 

 묵묵히 루테아는 그에게서 식사를 받아두었다.

 

 “말을 잘 들어서 너무 좋군...”

 “......”

 “걱정 마. 사람을 가지고 요리하거나, 누군가를 죽여서 가져온 요리는 아니니까.”

 

 루테아는 가만히 새장의 구석에 마련 된 식탁과 의자가 있는 곳으로 가서 앉은 후, 먹기 시작했다.

 그런 그녀를 지켜보기 위해 렉토르는 건너편에 있던 의자에 앉아서 루테아를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

 

 “먹는 모습이 정말 아름답네. 녀석이 좋아할 만해.”

 “.......”

 “말을 못해서 갑갑하긴 하군. 메모해둘 걸 찾아둬야겠어.”

 

 묵묵히 식사를 마친 그녀는 렉토르를 바라봤다.

 

 “다 먹었나? 잘 먹어서 다행이야.”

 

 노트북을 꺼낸 루테아는 그에게 자신이 쓴 글을 보여주었다.

 

 『당신들의 목적은 뭐죠?』

 “오, 그 방법도 있었나? 우리들 목적? 당연하잖아. 잭 더 리퍼를 죽이는 것.”

 『하지만 마치 시간을 끌고 싶어 하는 것 같아보였어요. 빠르게 죽이고 싶다면 당장이라도 했었을 터인데. 왜 그런 거죠?』

 

 그는 크게 웃어댔다.

 

 “눈치 빠른 아가씨라서 정말 좋아! 하지만 쉽게 알려 줄 수는 없지. 앞으로 쓸 글 내용으로 전부 이야기 해줄 터이니, 걱정 말라고?”

 

 그는 쟁반을 들고서는 그녀가 먹은 것을 치우면서 나가버렸다. 루테아는 그 자리에서 가만히 밤하늘이 보이는 유일한 창가 하나를 바라보았다.

 창가에 맞춰진 것처럼 달이 바로 보였고, 달은 어두운 공간을 비춰주고 있었다.

 그녀는 모두를 그리워하며, 슬슬한 밤을 보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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