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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당신과 나의 시간
작가 : 이로공
작품등록일 : 2018.12.10

「평행세계라고…, 들어보셨나요?」

내가 긍정의 의미로 고개를 끄덕이자 그녀는 말을 이어갔다.

「음……, 평행세계와는 조금 다를 수도 있는데…
간단하게 하나의 세상에 두 개의 시간이 흐른다고 생각하시는 게 더 편하실 수 있어요.」

세상은 하나의 시간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어떤 '사건'을 계기로 하나의 시간은
A시간대의 세상과 B시간대의 세상, 둘로 나뉘게 된다.

 
-3-
작성일 : 18-12-13 02:05     조회 : 365     추천 : 1     분량 : 3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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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다시 눈을 떴을 때,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어두운 흑색으로 가득했다.

 몸은 내일 학교를 가는 것엔 지장이 없을 정도로 완벽했지만

 오늘 밤에 잠을 잘 수 있을까…라는 시시콜콜한 생각을 하며 거실로 나오자

 동생은 TV프로그램을 보면서 깔깔거리며 웃고 있었고

 동생 품에 안긴 고양이는 답답한지 몸을 꼬아가며 어떻게든 동생의 품을 나오려 하고 있었다.

 

 「허약달님! 이제 괜찮아?」

 

 「오빠라고 불러야지.」

 

 「그런 건 우유를 먹으면 나을 거야, 냉장고에 있는데…….」

 

 동생은 나를 보자 고양이를 내려놓고 내게 달려오며 나름의 걱정을 해줬고

 타이밍 좋게 저녁 준비가 끝나 따뜻한 엄마표 영양죽을 먹을 수 있었다.

 

 저녁을 먹고 난 후 방으로 돌아와 오늘 하루, 나를 괴롭힌 작은 목걸이를 꺼내기 위해

 주머니를 찾아 봤지만 손에 잡히는 건 중학교 졸업 때 선물 받은 가죽지갑뿐이었고

 나는 빠르게 방에서 나와 동생에게 사탕을 주겠다고 매수한 뒤 집 안을 찾아봤지만 목걸이는 찾을 수 없었다.

 혹시 아까 아파트 단지에 있는 의자에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급하게 옷을 입고

 학교에서 주최하는 단거리 달리기 시합 때보다도 빠르게 달려 아파트 단지 의자에 도착해,

 의자 주변과 의자 아래쪽을 찾아봤지만 목걸이는 보이지 않았다.

 

 분명 그 목걸이는 내 잃어버린 9년 전 이전의 기억과 큰 연관성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내 기억과 연관이 없다 하더라도 분명 정은비, 정은하와 나 사이를 이을수 있는 연결고리쯤은 될 것이다,

 내가 목걸이를 보며 느꼈던 이상한 기시감과 어제 정은하를 만나 느낀 기시감은 분명 공통점이 있기 때문.

 이건 내 착각에 불과할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 목걸이는 평범하게 멋을 위해 착용하는 목걸이는 아니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에 나는 누구보다 열심히 목걸이를 찾아 해맸다.

 누군가가 목걸이를 주워 갔다면 찾을 수 있을 확률은 기하급수적으로 내려갈 것이고,

 어느 것 하나 확신이 없었지만 그 목걸이를 정은비나 정은하에게 가져다줬다면,

 앞을 볼 수 없는 내 기억에 조금은 다가갈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에 따른 허탈감 역시 상당히 크게 다가왔다.

 

 「안녕?」

 

 결국 찾는 것을 포기하고 의자에 앉자,

 아파트 단지 마다 존재하는, 마치 뱀과 같이 구불구불하게 이어진 길 끝에서

 누군가가 걸어오는 게 보였고 가로등 불빛에 의해 어두웠던 전신이 나타났는데

 상당히 익숙한 인상착의의 자신을 이슬비라고 소개했던 여자가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묘한 미소를 지으며 내게 걸어왔다.

 

 「또 만났네, 이번에는 무슨 일로?」

 

 「여기서 목걸이를 잃어버려서…, 혹시 행방을 알고 있다면 알려줬으면 좋겠는데….」

 

 「목걸이? 흐응~ 글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목걸이의 행방을 물어봤지만 애매모호한 답변이 돌아왔고

 답답함에 한숨을 내쉬자 그녀는 약 올리듯 비웃음을 흘리며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 들었다.

 

 

 「좀 더 성의 있게 얘기해보는 건 어때?

 혹시나 복덩이가 굴러들어올지…, 모르잖아?」

 

 이슬비의 손에 쥐어져있는 물건은 내가 찾아 헤매던 목걸이였고

 이슬비는 목걸이를 내 눈앞에서 양옆으로 흔들었고

 무의식중에 손을 뻗자 이슬비는 잽싸게 손을 뒤로 당겨 목걸이를 사수했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고 했나?」

 

 「…….」

 

 차갑다 못해 시릴 정도의 이슬비의 미소는 어렸을 적 봤던 애니메이션의 악당 그 자체였다

 

 「…돌려줬으면 좋겠는데,

 그 목걸이 주인은 내가 아니라서.」

 

 이슬비에겐 좋은 감정 따윈 존재하지 않았지만 나름대로 언어를 순화해서 부탁을 했고

 이슬비는 나름 만족했다는 표정으로,

 

 「걱정하지 마 돌려줄게,

 내 질문에만 순순히 대답한다면.」

 

 나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혹시, 이 목걸이가 뭔지 알고 있어?」

 

 「……?」

 

 내가 쉽사리 대답을 하지 못하자 이슬비는 잠시 생각을 하는듯하더니

 

 「아니, 질문을 바꿀게 이 목걸이 오늘 말고 본적 있어?」

 

 「전혀, 오늘 처음 본 물건인데.」

 

 「이걸 보고 뭔가 떠오르거나 생각나는 건?」

 

 이슬비의 질문에 정은비와 정은하가 잠시 생각났지만

 굳이 얘기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 채 ‘없다’라고 대답했고

 대답을 들은 이슬비의 표정이 미세하게 변했다.

 여전히 차갑고 공격적인 표정이었지만

 무언가 안도하는 듯, 이전보다는 조금은 눈매가 가라앉았다.

 

 「주인에게 잘 돌려주도록 해.」

 

 이슬비는 내게 목걸이를 던졌고 더 이상은 용건이 없다는 듯

 자신이 걸어온 길을 다시 되돌아 걷기 시작했다.

 

 「잠깐만.」

 

 목걸이를 확보하자 갑자기 궁금증이 밀려와 이슬비를 멈춰 새우자, 이슬비는 뒤를 돌아봤고

 그녀의 표정에는 귀찮음과 짜증이 공존하고 있었다.

 

 「이 목걸이의 적혀져 있는 상형문자는 뭐지?」

 

 「…모르겠는데? 목걸이를 열어 본거야?

 남의 물건은 함부로 건드리면 안 되는 거 모르나?

 아니, 그보다 왜 자연스럽게 질문을 하는 건데?」

 

 「이 목걸이가 열리는 거라고는 말 안했는데.」

 

 순간 이슬비의 눈썹이 미세하게 꿈틀거렸다

 

 「……그래서? 내부가 열리는 목걸이는 한 두 개가 아니야.」

 

 「적어도 이건 평범한 물건은 아닌 것 같은데…,

 그쪽은 어떻게 생각하지?」

 

 「하…, 어떤 기준으로?」

 

 「그냥 내 감이야 이건.」

 

 이슬비는 무엇엔가 짜증이 난 듯 발로 돌멩이를 건드리며

 어깨를 으쓱하고 내게 물었다.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건지…, 내게 어떤 대답을 바라는지 모르겠는데

 대답을 해야 할 이유조차 못 느끼겠어.」

 

 그러고는 이슬비는 다시 뒤를 돌아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고

 목걸이에 대한 건 내일 정은비와 정은하에게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한 뒤

 집으로 발걸음을 돌리려는 찰나,

 갑작스럽게 또 하나의 의문이 생겼다.

 

 

 「잠깐만….」

 

 「대단하네…, 아직도 할 말이 남아있나?」

 

 이슬비를 다시 불러봤지만, 이슬비는 더 이상은 나와는 볼일 없다는 듯

 고개만 슬쩍 돌려 발걸음을 멈추지도 않은 채 대답을 하며 걸어갔다.

 

 「이 목걸이의 주인은 정은비와 정은하, 둘 중 누구지?」

 

 이번에는 질문에 대답할 생각이 들었는지 이슬비는 발걸음을 멈추고 몸을 돌렸다

 무엇엔가 짜증이 나 있던 얼굴은 평소처럼 차갑고 여유로운 미소가 만개했다.

 

 「글쎄…, 네가 말한 감에 의지라도 해보는 건 어때?

 혹시 모르잖아? 올바른 주인을 찾을지.」

 

 이 말을 끝으로 기분 나쁜 웃음소리를 흘리며 이슬비는

 가로등 빛을 지나 어둠속으로 사라졌고

 여전히 이슬비의 태도는 맘에 들지 않았지만 그래도 목걸이는 찾았으니 그것에 만족하고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목걸이를 다시 열어보자 알아볼 수 없는 상형문자는 밤이 되어 어두워지자

 미세하게 푸른빛을 발하고 있었고

 그 광경을 보고 있자니 또 다시 머릿속은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이슬비의 존재.

 정은비와 정은하는 이슬비를 알고 있는가?

 그 여자는 나와 정은비,정은하와의 관계에 연관성이 있어보였고

 오히려 관계를 끊으려는 모습에서 수상함도 느낄 수 있었으며,

 이해할 수 없는 얘기들을 늘여 놓는 것을 보아 정체를 알 수 없는 여자라는 건 분명했다

 

 이슬비의 말대로 아무것도 모르면 모르는 채로 살아가는 게 어찌 보면 이득일수도 있겠지만

 나는 순순히 이슬비의 말을 들을 생각이 없다, 오히려 이용할 생각이 더 큰 편이라고 생각한다.

 정은비와 정은하에게 접근하길 바라지 않는 그녀에게

 가장 신경이 쓰이는 일은 내가 정은비와 정은하에게 접근하는 것.

 어쩔 수 없이 그녀가 다시 내게 왔을 때, 다시 한 번더 나와 그녀들의 사이를 물어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차라리 나를 정은비와 정은하의 스토커쯤으로 생각 하고 있다면 웃어넘길 수 있겠지만

 아쉽게도 그런 헤프닝 정도로 끝날 사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무의식중에 하늘을 바라보니 까만 밤하늘에 별들이 사방으로 박혀 빛나고 있었고

 그 모습을 보자니 문득 우스꽝스러운 생각이 들어 나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 나왔다.

 손으로 잡으면 닿을 것 같은 저 수많은 별들은 절대로 닿지 않고,

 아침이 오면 별들은 빛이 바래 모두 종적을 감추지만 그것들은 시야에서 사라질 뿐이지

 수많은 별들은 어디가지 않고 그 자리를 고수한 채

 다시 밤이 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나타날 것이다.

 마치 머릿속에 정신없이 이어져 있는 내 고민들처럼.

 

 

 
작가의 말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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