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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돌연변이의 보물섬
작가 : 소지
작품등록일 : 2018.11.29

부산에서 한 일본인에 의해서 감염병이 퍼지게된다. 정부에서는 빠른 시일에 막히겠거니 하고 초기 대처 미흡으로 인해 전국으로 퍼지게 되는데......
그때 시혁과 아연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였고 달달했던 일상이 일순간에 무너져버리게 된다. 정부는 무책임하고 살기는 해야되는 그 둘은 과연 어떤 방식으로 살아남아서 어떤 방식으로 상처를 회복할 것인가?

만일 당신이라면 도망가겠는가? 지키겠는가?

 
그들이 오기 전 성당에서는(1)
작성일 : 18-12-08 18:36     조회 : 264     추천 : 0     분량 : 5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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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당에 시혁과 아연이 오기 5일 전의 일이었다.

 

 “……감염자들이 절대로 퍼지지 않게 대처하려고 했지만 부산시를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습니다. 그렇기에 국민 여러분들께서는 시급히 서울로 대피하시거나 아니면 이 사태가 종결될 때까지 잘 숨어계십시오. 부디 명심하십시오. 정부가 현재 줄 수 있는 도움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는 그곳에서 끝을 맺었다. 방에서 신부와 같이 TV를 보던 부제는 개개인이 살아남을 것을 당부하는 정부에 말에 기가 찼다.

 

 “신부님, 정말 말이 안 되는 거 아닙니까? 한 나라의 수장이라는 사람이 저런 무책임한 모습이라니, 이 나라는 이미 망조가 든 것 같습니다.”

 

 “그만 두게 마태오, 정부가 다소 모순되긴 했으나 일단은 믿어보게. 분명 뭔가가 있을 게야. 그리고 그때까지 우리는 신자들을 이 넓은 공간에서 보호하면 되는 거네.”

 

 신부는 단호하게 말했다. 부제는 표정을 찌푸렸다.

 

 “출범한지 고작 2개월 밖에 안 된 신생 정부입니다. 과연 나이도 젊은 저 사람이 난생 처음 직면하는 이 사태를 무사히 처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까? 적어도 국민의 태반은 목숨을 잃을 것 입니…….”

 

 거기까지 말했을 때 누군가의 굵은 비명이 성당 내에 울려퍼졌다. 아마도 젊은 나이의 남성일 것이리라. 신부와 부제는 언쟁을 멈추고 서둘러 소리의 근원지로 달려갔다.

 

 성당 마당에서 세 명의 사람들이 한 사람을 물어뜯고 있었다. 검은색 아스팔트의 바닥은 점점 붉게 물들어가고 있었다. 창자는 바닥을 나뒹굴고 있었다. 모두들 입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다. 이성이 남아있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배고파서 미친 것 같이 굴었다.

 

 그 광경에 신부와 부제는 발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신부님, 뭔가 저들을 말릴 수 없습니까?”

 

 부제는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없네, 일단은 방에 들어가세. 저 자는 구하지 못할 것 같네.”

 

 신부는 발걸음을 옮겨서 방 안으로 돌아갔다. 부제는 잠시 멍하니 그들을 지켜보다가 그 뒤를 따랐다.

 

 “마태오, 일단 난 공소에 가보겠네.”

 

 “네? 위험합니다. 아무리 걱정돼도 일단은 신부님의 안위를 먼저…….”

 

 “성직자란 본래 자기 자신을 희생하는 직업이라네. 그러니 내가 성당 봉고차를 몰고 가서 그곳에 있는 사람들을 모두 구하고 오겠네. 마태오, 그때까지 부디 이곳에 당도한 사람들을 모두 받아주도록 하게. 허나 타락한 자는 제외하게나.”

 

 “타락한 자요?”

 

 “저들은 배고픔에 미쳐서 같이 받는 건 위험하네, 하지만 모두 백신이 개발되면 회생할 수 있지 않나? 그러니 감염자라는 확률이 걸려있는 이름보단 정화할 수 있는 이름으로 부르게나.”

 

 그렇게 말하고는 신부는 서둘러서 가방을 하나 가져왔다. 그리고 그곳에 약품 꾸러미와 성수를 넣었고, 물까지 넣은 후에 성전으로 갔다.

 

 신부는 제대 앞에 무릎을 꿇고 성호를 그었다.

 

 “하느님 아버지, 부디 저에게 축복을 내리시어 공소에 있는 갸륵한 영혼들을 구할 수 있게 하소서. 또한 이 성당에도 축복을 내리시어 이곳으로 오는 모든 이에게 안식과 평화를 내려주시길 비나이다, 아맨.”

 

 신부는 일어서서 다시 성호를 그었다. 그 바로 옆에는 부제가 서있었고, 그것보다 더 옆에는 큰 수녀와 작은 수녀가 서있었다.

 

 “그럼 난 이만 공소로 가보겠네. 지금이 5시니 빨리 가면 오늘 내로 돌아올 수 있을게야.”

 

 “신부님! 저도 따라가겠습니다.”

 

 작은 수녀는 신부를 불러 세우며 결의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신부는 일순 당황했지만 인자하게 웃으며 고맙다고 말했다. 그리고 성전을 나섰다. 아까 봤던 타락한 자들은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그저 아스팔트 바닥에 처참한 흔적을 남기고 떠났다.

 

 “마태오, 비아 수녀와 함께 저걸 치워줄 수 있겠나? 나중에라도 대피해온 사람들이 이곳이 전혀 정리되어 있지 않으면 비어있다 생각하고 위험천만하게 다른 곳으로 떠날 수도 있으니.”

 

 “알겠습니다, 신부님.”

 

 “네, 신부님.”

 

 부제와 수녀는 동시에 대답했다. 이윽고 신부는 봉고차에 타서 시동을 걸었다. 조수석에는 작은 수녀가 타있었다.

 

 “늦게 돌아올 것 같으면 연락하겠네.”

 

 신부는 그 말을 남기고 시동을 걸고 출발하셨다. 성당의 비탈진 언덕으로 내려가 점차 모습이 안 보이게 되자 부제는 빗자루와 포대를 들고 와서 창자를 쓸어담았다. 내내 표정을 찡그리고 있었다. 수녀는 그 후 호스를 가져와서 물을 틀고 핏자국을 지웠다.

 

 “이쯤하면 되겠죠?”

 

 “네, 괜찮네요. 전 이제 1교리실로 가서 신자 분들께 전화를 걸 예정인데 부제님은 뭘 하실 겁니까?”

 

 “타락한 자가 흉포하게 굴어서 다른 사람을 해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목격한다고 한들 보호할 무기가 하나도 없습니다. 그러니 전 산에 올라가서 오동나무를 깎아서 창을 몇 개 만들까 합니다.”

 

 “그러면 2시간 후에 서로 성과를 보고하기로 하죠.”

 

 수녀는 물을 끄고 호스를 가져다놓고 성당 안으로 들어갔다. 부제는 목장갑을 챙겨서 톱까지 챙기고 지개를 지고 산으로 올라갔다.

 

 대나무 숲을 지나서 조금 올라다가 보면 각양각색의 나무들이 널려있었다. 그 중 오동나무만을 골라서 잘라내고 있었다.

 

 대강 지개가 무거워지자 부제는 얼굴에 송골송골 맺힌 땀을 닦으면서 근처 바위에 앉았다. 그리고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토해냈다. 앙상한 가지들, 바닥을 가득 매운 가랑잎들, 모든 것이 예년과 다를 것 없는 평화로운 풍경이었지만 자신이 이곳에 온 까닭을 깨닫자 암울해지기 시작했다.

 

 잠시 휴식을 마치고 지개를 지고 톱을 나무 사이에 꽂아놓은 채 산 비탈길을 걸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이미 해는 산 너머로 사라져버려서 새벽녘처럼 푸르고 어두운 색깔이 공존하고 있었다. 부제는 대나무 숲을 지나서 재빨리 성당으로 왔다.

 

 마당에는 어떤 한 사람이 보였다. 그리고 수녀는 난처한 듯 그를 상대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산에서 막 내려온 부제를 발견했다.

 

 “마태오! 어서 와서 이 사람을 부축해 주세요. 몹시 큰 부상을 당했습니다.”

 

 수녀는 긴박한 목소리로 부제를 불렀다. 부제는 지개를 성전으로 향하는 바깥 계단에 세워놓고, 그 사람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참혹하기 그지없었다.

 

 팔은 다 뜯겨서 뼈가 거의 보이고 있었고, 온 몸엔 피가 묻어있었으며 상반신이 드러나서 창자들이 쏟아져 나오려고 하고 있었다. 대략 세 명 이상에게 당한 것 같았다.

 

 부제는 살짝 꺼려하면서도 서둘러 그를 마리아홀에 데려다놓았다. 그리고 모포를 바닥에 깔아서 그곳에 그를 눕혀주었다.

 

 상처 부분을 붕대로 감아서 지혈하면서 부제는 그에게 물었다.

 

 “어디서 이런 참상을 당했습니까?”

 

 “평소처럼…… 미사를 드리려고…… 성당에 오고 있었는데…… 갑자기 입에서 피를 흘리는 사람이… 네 명쯤 달려와선…… 절 물어뜯었습니다.”

 

 그는 거친 숨을 토해내며 겨우 말을 했다. 상처 부위에서 피가 흘러나와서 붕대가 점점 젖어가고 있었다.

 

 몇 시간 후 그는 구사일생했다. 피는 겨우 멎었으며 붕대는 대 여섯 개쯤 소비되었다. 지금은 잠에 들었으며 부제와 수녀는 그가 아마도 타락했으리라고 짐작하고 있었다.

 

 그에게서 조금 떨어진 위치에서 부제는 수녀에게 말했다.

 

 “만일 저 자가 타락해서 저희를 위협한다면 안타깝지만 그를 물리적으로 정화해야합니다.”

 

 “마태오! 그것은 너무 이른 판단입니다. 아직 저 자가 타락했으리라고 확신이 없잖습니까?”

 

 “확실히 비아 수녀님의 말이 맞기도 합니다. 허나 만일 저 자가 진짜로 타락하였고, 이 상황에 다른 사람까지 이곳에 와서 저 자에게 물린다면 우리는 한 사람이라도 살릴 수 있었음에 통탄하고 후회할 것입니다! 차라리 용단을 내리시여 더 큰 일이 일어나지 않게 미연에라도 방지하시는 건 어떻습니까.”

 

 수녀는 모포 위에서 자고 있는 그를 힐끔 쳐다보고 눈을 질끈 감았다. 뭔가를 고민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윽고 눈을 뜨고 체념했다는 듯 말했다.

 

 “알겠습니다. 저 자가 타락했으니 정화하자는 의견에 전적으로 찬성합니다.”

 

 부제는 다행이라는 듯 한숨을 쉬었다. 수녀는 다시금 말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마태오, 지금 바로 물리적 정화는 시기상조입니다. 그러니 일단 창부터 만드시고 저 자는 저기 무대 왼편에 있는 5교리실에 가둬두고 상태를 지켜봅시다.”

 

 부제는 눈이 휘둥그레 해지며 놀랐다.

 

 “저곳은 지금은 사용하지 않아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럼 저 자를 차디찬 바닥에서 비도덕적인 감금을 하자는 겁니까?”

 

 “마태오, 전 그렇게 잔혹하지 않습니다. 최소한의 인간적인 생활은 보장한 채 저곳에 가둬서 상태를 지켜보자는 소리였습니다. 그러니 저 분이 주무시고 계신 지금, 바로 옮겨놓읍시다.”

 

 부제는 고새를 끄떡였다. 그리고 5교리실에 가서 바닥에 모포를 깔아서 침대처럼 만들어놓았다.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완전히 편한 상태가 되었다.

 

 침대 같은 모포들을 방구석에 가져다놓고 난로를 가져와서 침대 옆에 놓고, 테이블을 가져와서 심심풀이용 책 몇 권과 십자말풀이, 스도쿠를 가져다놓았다.

 

 대강 꾸며진 방에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은 부제는 마리아홀 중앙에서 서늘한 공기를 덮고 자고 있는 그를 5교리실 침대 위에 올려두었다. 그가 원래 누워있던 피가 잔뜩 묻은 도포는 바깥에 가져다놓았다.

 

 수녀는 아까 일을 다 못했는지 마리아홀에 전화기와 전화번호부를 가져다놓고 못 다한 전화를 하고 있었다. 부제는 아까 가져온 나무를 칼로 깎아서 갓 깎은 연필심처럼 날카롭게 만들었다. 그리고 몸통은 정제된 나무처럼 매끈매끈하게 사포로 문질렀다. 그런 과정을 15번 쯤 반복했을 때 수녀는 침체된 표정을 지으며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수녀님, 전화는 다 끝나셨나요?”

 

 “네, 다 끝나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마음에 걸리네요.”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

 

 수녀는 그 질문에 한 번 한숨을 깊게 쉬더니 우울한 목소리로 말했다.

 

 “총 6000명의 신자 중 냉담자를 제외하고 4500명에게 우선으로 전화해본 결과, 받은 사람은 1000명 남짓이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이 이곳으로 오기 어려운 상황이지요. 지금이 오후 8시 무렵이니 나머지 1500명에겐 내일 점심부터 전화해볼 생각입니다. 마태오, 성과가 어떻습니까?”

 

 “지금 보시다시피 15개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지개에 남은 것까지 합하면 아마도 30개 쯤이 되겠죠. 상당히 적은 숫자라서 난처합니다.”

 

 부제는 쓴웃음을 지었다. 수녀는 전화번호가 적힌 종이 뭉치 중 몇 장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뒤집어놓았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마태오, 오늘은 늦었으니 일단은 돌아가도록 하죠. 내일은 특히나 바쁘게 움직일 예정이니 일찍 주무세요.”

 

 “네, 알겠습니다.”

 

 부제는 기지개를 펴며 일어섰다. 걸어서 마리아홀의 통유리문을 열고 나가려는 그때 5교리실에서 두 손으로 세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마치 그것은 큰 북을 무자비하게 치는 것 같은 다급한 소리였다. 부제와 수녀는 그 자리에서 그대로 멈춰버렸다.

 
작가의 말
 

 안녕하세요. 소지입니다.

 

 선혈이 두 개였습니다. 하지만 하나는 도통 보이질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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