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착한 놈은 없다
신은 죽었다
니체도 죽었다
그리고
신을 다시 만들었다
< 태초에 말씀이 있었다 - 요한복음 1장 1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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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Code
신세계 프로젝트 part 3
Cognitive Dissonance
(분류: Top Secret)
*/
#include
int main(void)
{
……
……
……
return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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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테스트가 끝나고 찾아온 가까운 미래
*** < 현실 > 강남, Xen 클럽 ***
“50, 51.”
한 사내가 클럽 근처 건물에 등을 기대고 삐딱하게 서 있다. 그 사내의 이름은 태조. 남부럽지 않은 외모에 깔끔한 옷차림을 한 사내였다.
그는 클럽 입구를 바라보며 왼손에서 타들어가고 있던 담배를 입으로 가져갔다. 그러고는 담배를 깊게 한 모금 들이마셨다. 민트향이 목구멍을 타고 폐 깊숙이 퍼져나갔다.
“52, 53, 54.”
“그만 좀 세지?”
태조가 하얀 연기를 훅 뿜어낸 뒤 말했다.
“내 나름의 애도를 표하는 것이다. 애꿎게 죽어갈 사람들에게. 불만 있나 태조?”
태조의 어깨에 앉아 있는 바알이 답했다. 바알은 참새 크기만한 몸집에 박쥐의 날개, 이마에는 두 개의 뿔이 나있는 전형적인 악마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다만 외모가 아기자기해 무섭다기보다 귀엽게 생겼다.
“어. 거슬려.”
태조가 담배를 다시 입으로 가져갔다.
“......, 60, 61, 62, ......”
바알은 태조의 말을 귓등으로 흘려들으며 클럽 안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의 수를 계속 셌다. 태조도 두 번 말하고 싶지 않아 담배만 태웠다.
“67, 68, 69. 머릿수는 다 채웠고. 이제 목표물만 오면 딱이군.”
어느덧 태조가 담배 한 개비를 다 태웠을 무렵, 주황색 스포츠카 한 대가 클럽 앞에 멈춰 섰다. 수십억을 호가하는 스포츠카인지라 사람들의 시선이 스포츠카에 쏠렸다. 태조의 시선도 그 스포츠카에 머물렀다.
“......, 76, 77. 목표물도 왔군.”
바알이 말했다. 태조는 스포츠카에서 내릴 그놈을 기다렸다. 곧 스포츠카에서 한 남자가 내렸다. 30대 초반의 그 남자는 스포츠카를 자율주행모드로 바꾼 후, 신나게 클럽 안으로 뛰어갔다. 앞으로 닥칠 재앙은 꿈에도 생각지 못한 채.
“태조, 우리도 이제 신나는 파티를 시작해야지? 부비부비도 좀 하고. 흐흐흐.”
태조가 담배를 바닥에 무심히 버리더니 발로 비벼 껐다. 바알은 태조의 냉담한 모습에 음흉한 표정을 지었다.
“처음 봤을 때와는 완전 다른 사람이 됐군.”
“처음이라...”
태조가 심호흡을 한 번 한 후 허리춤에 숨기고 있던 사시미를 꺼냈다.
“그땐 내가 어리숙했지.”
“흐흐흐.”
“그리고 그땐 이 세상이 진짜인줄 알았거든.”
이 말을 끝으로 태조가 클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태조의 오른손에는 사시미가 들려 있었다. 그의 왼손 약지에는 붉은 보석이 박혀 있는 화려한 반지가 반짝이고 있었다.
“가끔 태조의 옛 모습이 그립더군. 순수하던 그때가.”
“닥쳐.”
“흐흐흐.”
태조는 섬뜩한 눈빛으로 목표물을 향해 나아갔다. 퀘스트를 제한시간 안에 완료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