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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게임판타지
코어월드
작가 : 재시작
작품등록일 : 2017.12.8

“코어월드의 최강자가 되겠다. 하드코어 모드로!”

세계 최대 VRMMORPG 코어월드.
전업 게이머 나강일은 코어월드에서 레벨 99를 돌파한 초월마도사 ‘퀀텀 코어시커’다. 최강을 추구하는 그는 최강자인 코어마스터에게 도전했으나 압도적인 힘에 밀려 패배한다. 그리고 모든 것을 잃는다. 돈과 건강과 캐릭터까지.
좌절한 폐인이 된 나강일에게 새로운 기회가 찾아온다.
그것은 하드코어 모드. 더 어려운 대신 두 가지 보너스를 지급 받는 모드다. 단, 하드코어 모드로 게임하다가 죽으면 현실에서도 죽는다.
나강일은, 자의반타의반의 심정으로, 다시 한 번 모든 것을 걸고 코어월드에 재접속한다. 레벨 1의 하드코어 플레이어로서.

 
8화
작성일 : 17-12-12 11:51     조회 : 575     추천 : 1     분량 : 4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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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통하는 것 같은데……?”

 최명석이 최명후에게 속닥거렸다.

 “의외로 쉽게 끝나겠군.”

 최명후가 최명석에게 속닥거렸다.

 “쉿. 아직 모른다. 둘 다 조용히!”

 당현준이 낮게 소리쳤다.

 “……내 명령을 들어라!”

 나는 다시 한 번 소리쳤다.

 그 순간.

 “크오오오오오!”

 콰직!

 카네기우스는 오른손으로 자신의 가슴팍을 쥐어 뜯었다.

 으지지지지지직!

 비늘이 벗겨지고 살점이 찢어졌다.

 “쿠와아아아아!”

 카네기우스는 양손으로 자기 가슴을 벌렸다. 피가 튀었다. 근육이 뜯어졌다. 그리고.

 “후우, 퀀텀이여. 몹시 혼란스럽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내가, 내가……! 네놈을 죽이겠다는 것이다! 네놈이 이전의 네놈과 같은 존재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내 자유를 억압했고 또 억압하려는 네놈을 죽이기 위해, 확실히 네놈을 죽이기 위해 나는 그전에 먼저 죽는다!”

 푸확!

 카네기우스는 자신의 심장을 잡아 뜯었다.

 “어어, 예상 밖의 전개인데.”

 나는 멍청한 소리를 입에 담았다.

 쿠웅!

 카네기우스는 쓰러졌다. 하지만 아직 죽지 않았다.

 “[좀비화].”

 카네기우스는 흑마법 3단위 주문을 스스로에게 걸었다. 체력이 10 이하로 남은 생명체를 좀비로 만드는 주문은 흑마법사들이 다른 플레이어나 NPC 능욕을 위해 쓰는 주문이다. 좀비는 느리고 마법도 쓸 줄 모르기 때문에 크게 전력에 도움이 되진 않는다.

 하지만 카네기우스는…….

 “오, 망할. 좀비 드래곤이다.”

 나는 투덜거렸다.

 카네기우스였던 좀비 드래곤은 느릿느릿 일어났다.

 “크루르르르르르…….”

 원망 가득한 눈으로 나를 보기 시작했다.

 “여러분 플랜 B 준비.”

 나는 내 동료 비슷한 사람들에게 말했다.

 “플랜 A 였던 카네기우스 설득은 실패! 헬레나 구출을 최우선으로 하는 플랜 B로 갑니다! 내가 헬레나를 구할 테니, 여러분은 좀비 드래곤을 막아주세요!”

 나는 헬레나 방향으로 뛰었다.

 “쿠오오오오오!”

 좀비 드래곤은 나를 향해 달려 들었다.

 “제길! 나강일을 보호해!”

 당현준이 외치며 좀비 드래곤에게 무투기 [벽력장]을 날렸다.

 쾅!

 좀비 드래곤의 몸통에 강한 충격파가 꽂혔다.

 하지만.

 휘릭! 짜악!

 좀비 드래곤의 혓바닥은 당현준을 후려 쳤다.

 “크악?!”

 당현준은 방어를 취할 틈도 없이 맞아서 벽에 쳐박혔다. 카운터로 맞았으니, 볼 것도 없이 크리티컬 히트였다.

 “으윽.”

 당현준은 벽을 부수고 박힌 채 꼼짝도 하지 못했다.

 “실장님!”

 “제길!”

 최명석과 최명후는 좌우로 나뉘어 좀비 드래곤에게 달려 들었다.

 녀석들이 어떻게 싸우는지는 별 관심 없었다. 나는 그 틈에 뒤도 돌아보지 않고 헬레나에게 다가 갔다.

 ‘금발 미소녀.’

 뭐랄까, 그 이상으로 표현할 말도 없었고 더 좋게 표현할 말도 없었다. 나는 [극한 가속]을 발동한 상태로 왼손에는 포션을, 오른손에는 늑대 이빨 단검을 들었다. 그리고 왼손에 든 포션을 헬레나의 입 안에 흘려보내고, 오른손은 헬레나의 팔다리에 묶인 밧줄을 끊었다.

 “우움?”

 “아, 정신 차렸습니까?”

 “다, 당신은?”

 “구출대입니다. 데이나 님께 고용되어 당현준 실장과 함께 왔습니다.”

 “아…… 그래? 뭐, 늦었네. 왜 이렇게 늦게 구하러 온 거야?”

 헬레나는 짜증 가득한 얼굴로 일어났다.

 ‘뭐야, 이 여자. 모처럼 구출하러 왔는데 엄청 거만하네.’

 아마 내가 자기 언니의 부하인 걸로 착각했겠지. 그렇게 믿자.

 “쿠오오오오오!”

 “크악!”

 콰앙!

 좀비 드래곤의 혓바닥 공격에 최명석인지 최명후인지가 동굴 천장으로 튕겨 나갔다. 천장의 깨진 파편과 함께 우리 옆에 최명석인지 최명후인지가 쿠당! 쓰러졌다.

 “괜찮습니까, 최명석 님?”

 내가 물었다.

 “나는 최명후요, 멍청이. 구분도 못하나. 쿨럭!”

 “어서 일어나십쇼. 빨리 튀어야죠!”

 “잠깐!”

 헬레나가 말했다.

 “이대로 도망치긴 싫어. 최명후 씨. 그리고 이름 모를 당신. 저 좀비 드래곤을 쓰러뜨려!”

 최명후는 어처구니없다는 눈으로 헬레나를 보았다. 나도 같은 표정이었겠지. 지금 이 와중에도 최명석은 좀비 드래곤을 유인하고 있었다. 당현준은 힐링 포션을 마시고 최명석을 도와 다시 달려들고 있었다.

 “저 징그러운 파충류한테 붙잡혀서 의식 불명인 채 잡혀 있었다니! 짜증나! 저 파충류를 죽이고 가죽을 벗겨내야겠어! 협조해!”

 헬레나는 활을 장비하며 말했다.

 “헬레나 님. 헬레나 님은 하드코어 플레이 중이십니다. 위험합니다. 최대한 빨리 로그아웃하셔야 합니다.”

 최명후는 나에게 말할 때와는 다르게 공손한 어조로 말했다.

 “안 해! 저 파충류를 죽이기 전까지는 안해! 죽어도 복수하겠어!”

 헬레나는 고집을 부렸다. 전형적인 부잣집 아가씨의 고집이지만, 하필 목숨이 걸린 상황에서 이러다니!

 콰쾅!

 “크악!”

 당현준과 최명석이 다시 한 번 좀비 드래곤의 공격에 튕겨 나갔다. 사실 좀비 드래곤이 된 카네기우스는 전성기의 카네기우스보다 약하다. 변종 드래곤이었던 카네기우스는 그래도 마법이나 은신술을 쓸 줄 알았는데, 지금의 좀비 드래곤은 무식하게 근접 공격만 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총합레벨 50대인 4인조 파티라면 지금의 좀비 드래곤은 무리 없이 토벌 가능할 텐데.

 “하는 수 없지. 최명석 님. 여기 모인 다섯 명이 힘을 합쳐 싸웁시다.”

 내가 말했다.

 “미친! 그게 가능할 것 같소? 헬레나 님은 구출대상이오!”

 “아니, 나도 싸우고 싶어!”

 헬레나가 소리쳤다.

 “총합 레벨 50쯤 되는 마법사-무투가가 세 사람 있고, 나는 궁술사 레벨 12 정도. 그리고 이 사람은……?”

 “저는 니크나메 퀀텀입니다. 총합 레벨은 7입니다.”

 내가 대답하자 헬레나는 벌레 보는 표정으로 나를 봤다. 아니, 레벨 12나 7이나 거기서 거기구만!

 “뭐, 당신은 도움이 안 되겠지만 무작정 도망치는 것보다 저 파충류를 죽이고 도망치는 게 더 나을 거라는 판단에 동의해.”

 “도움이 안 되긴 뭐가 안된다는 겁니까?”

 나는 짜증스럽게 말했다.

 “최명후 님. 플랜 C로 갑시다.”

 “플랜 C?”

 “그래요. 자폭 공격.”

 나는 최명후에게 귓속말로 속닥거렸다. 최명후는 정말 싫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나는 그가 반박하기 전에 얼른 한 마디 더 했다.

 “헬레나 님을 살리려면 당신이 죽어야 합니다. 내 지시에 따르십시오.”

 “제기랄! 나는 당신이 처음부터 싫었어.”

 “시간 없습니다. 당현준 비서실장과 최명석 님은 오래 못 버텨요.”

 “후우, 하는 수 없군.”

 최명후는 인벤토리에서 조립 폭탄을 꺼냈다.

 “뭔데? 뭘 하려는 거야?”

 헬레나가 물었다.

 “물러서십시오. 자, 최명후 님. 지금입니다!”

 “우오오오오! 실장님! 최명석! 좌우로 흩어져!”

 최명후는 폭탄을 럭비공 끌어안듯이 한 채로 좀비 드래곤에게 달려들었다.

 “오오!”

 당현준과 최명석은, 최명후에게 무슨 계획이 있는 줄 알고 좌우로 흩어졌다. 좀비 드래곤은 뒷발로만 서서 앞발을 좌우로 펼친 채 멈춰 섰다. 좌우로 흩어진 당현준과 최명석 중 누굴 먼저 처리할지 망설이는 것이었다.

 “우오오오오!”

 최명후는 좀비 드래곤의 가슴팍으로 달려들었다. 좀비 드래곤의 가슴팍 큰 상처가 있었다. 카네기우스였을 때 마지막으로 자신의 심장을 직접 뽑을 때 생긴 아주 크고 넓은 상처였다.

 “으랴아!”

 최명후는 럭비공처럼 끌어안고 있던 조립 폭탄을 좀비 드래곤의 가슴팍 상처에 쑤셔 넣었다. 심장을 꺼낼 정도로 큰 상처였기에 무리없이 들어갔다.

 푸욱!

 “지금이다!”

 최명후의 유언이었다.

 나는 [극한 가속]을 발동. 초정밀, 초고속으로 [파이어 볼트] 주문을 쏘았다.

 푸슈욱! 화륵!

 [파이어 볼트]가 좀비 드래곤의 가슴팍에 박힌 폭탄에 적중. 조립식 폭탄은 가연성 기름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1단위 화염 주문인 [파이어 볼트]의 약한 위력으로도 충분히 폭발했다.

 콰콰콰콰콰콰콰콰쾅!

 대폭발.

 좀비 드래곤의 상반신이 통째로 날아가다시피 터져버렸다. 물론 기쁘게도 최명후의 상반신도 박살났다.

 “쿠에에에에에에엑!”

 “크아아악!”

 좀비 드래곤과 최명후는 죽었다.

 파편이 후두두둑, 떨어지는 소리만 남았다.

 그리고.

 

 시스템 : 니크나메 퀀텀은 경험치 650000을 얻었습니다.

 

 “레벨 50짜리 플레이어와 좀비 드래곤을 죽여서 그런가. 제법 많이 주는군.”

 나는 중얼거렸다.

 “나강일! 너 이 자식!”

 당현준과 최명석이 내게 달려들었다.

 “처음부터 이럴 생각으로 우리에게 폭탄을 맡긴 거였나!”

 몹시 화가 난 기색이었다.

 나는 얼른 [극한 가속]을 발동. 놈들이 내게 쇄도하기 전에 레벨업을 끝낼 생각이었다. 나는 스테이터스 창을 열었다.

 테번에서 레벨을 올렸을 때의 스테이터스는 다음과 같다.

 

 <니크나메 퀀텀의 스테이터스>

 이름 : 니크나메 퀀텀

 전사 레벨 : 3

 마법사 레벨 : 2

 도적 레벨 : 2

 

 칭호 : 없음.

 힘 : 8

 민첩 : 7

 체력 : 6

 마력 : 7

 

 그리고 지금의 나는 65만이라는 큰 경험치를 빠르게 분배해야 했다. [극한 가속] 지속 시간이 길지 않으니 막 하자.

 

 전사를 레벨 3에서 레벨 10까지 만드는 데 경험치는 159000 필요.

 마법사를 레벨 2에서 레벨 13까지 만드는 데 경험치 441000 필요.

 도적을 레벨 2에서 레벨 7까지 만드는 데 경험치 46000 필요.

 총 646000 경험치가 필요하다.

 이번에 획득한 총 650000 경험치에서 이상의 필요 경험치 더한 것을 빼면? 4000 남는다.

 

 ‘경험치 분배 완료!’

 그렇게 나는 총합 레벨 30이 되었다. 전사 레벨 10. 마법사 레벨 13. 도적 레벨 7. 전사 레벨과 마법사 레벨에 조금 더 비중을 두고 도적 레벨은 상대적으로 덜 올렸다. 전사 레벨을 올린 건 생존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고, 마법사 레벨은 12 이상이어야 ‘스크롤’ 사용이 가능해지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도적 레벨은 일단 6 이상이기만 하면 도적 길드에 가서 돈을 주고 비술을 배울 수 있기 때문에 적당히 7로 맞춰뒀다. 사실, 도적 레벨은 훗날 ‘그 계획’을 실행할 때까지만 높여두면 된다.

 ‘24시간 안에 레벨 30 만들기는 성공이군. 문제는 화난 녀석들 설득인데.’

 당현준과 최명석은 화난 얼굴로 내게 달려들고 있었다. 나는 한숨을 내쉬며 [극한 가속]을 해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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