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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저승에서 왔소이다
작가 : 앤시
작품등록일 : 2017.12.5

저승 최고의 가십지인 '저승일보'의 인간출신 파파라치 기자 이은라.
그리고 염라대왕이 수명에 얽힌 저승사자들의 비리를 척결하기 위해 이승으로 보낸 암행어사 박씨가문의 현도.
거기다 차기 염라대왕으로 낙점당해 언제 저승에 끌려갈지 모르는 비운의 인간 소년 강씨가문의 진성까지.
어찌된 일인지 자꾸 꼬이고 꼬이는 세 사람의 이야기!

 
2. 예기치 못한 만남
작성일 : 17-12-05 20:42     조회 : 255     추천 : 0     분량 : 6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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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예기치 못한 만남

  “하아.”

  여기는 아직도 저승이고 은라는 아직도 대기중이었다. 드디어 저승 공무원을 만나면서 이 기다림이 끝나나보다 했더니만 동명이인이 죽어야 할 걸 저승사자가 이름 똑같다고 잘못 데려온 탓에 또 다시 기다리게 됐다. 하지만 이건 걸려도 너무 오래 걸리는 것 같다.

  은라는 이제 아예 바닥에 주저앉아 버렸다. 은행마냥 곳곳에 책 진열대가 있고 거기엔 ‘월간 저승’, ‘다음 생에도 인간으로 환생하는 법’, ‘지옥일보’ 등 신문부터 두꺼운 잡지까지 책들이 골고루 있었다. 그 중 은라는 슬쩍 공무원들과 시시때때로 들락날락 거리는 저승사자들의 눈을 피해 가장 두꺼웠던 ‘월간 저승’ 잡지 하나를 꺼냈고 넘겨보는 척 하다가 잽싸게 깔고 앉았다. 덕분에 다리를 쭉 펴고 앉을 수 있었다.

  ‘아, 이제 살겠네.’

  죽을 때 입었던 옷을 그대로 입고 온 탓에 은라는 흰 반팔 티셔츠에다 회색 셔츠, 긴 청바지 차림이었는데 저승이라 그런건지 아니면 이승의 은행처럼 컨셉을 잡고 에어컨을 빵빵하게 트는 건지 이곳이 너무 춥게 느껴졌다. 다른 영혼들은 감각이 없는 건지 민소매에 핫팬츠 차림으로도 전혀 춥단 기색이 아니던데 이상하게도 은라는 이곳이 너무 추웠다. 그냥 주저 앉으면 바닥에서 올라오는 냉기 때문에 엉덩이가 축축하게 여겨질 정도여서 기왕지사 몰래 까는 거 제일 두꺼운 걸 깔자 하고 잡지를 골라 앉은 것이다. 덕분에 엉덩이를 동사 위기에서 건져낸 뒤 두 다리를 다름 쭉 뻗고 앉게 된 은라는 한층 여유를 가지고 순서를 기다릴 수 있었다. 하지만 문득문득 떠오르는 동명이인 ‘이은라’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원래는 아니었지만 이렇게 되면 나 때문에 그 태어난지 1년도 안 된 아기가 죽어야 된다는 거잖아. 심지어 그 엄마 아빠까지 일가족이 모두 다.’

  생각할수록 마음이 불편했다. 그 저승 공무원 말대로 이건 운명인데. 원래 그랬어야 하는 걸 올바르게 바로잡는 건데 은라는 자기가 꼭 나쁜 악당이 된 거 같았다. 어쩌지, 어쩌지, 다른 방법은 없을까? 하면서 전전근긍하다 보니 시간은 잘도 흘러갔다. 이 곳은 24시간 내내 쭉 운영했다. 직원들이 8시간마다 칼같이 바톤터치를 하고 교대근무를 하는데 보고 있노라면 이승보다 저승복지가 더 좋구나 싶었다. 하여튼, 은라는 죽어서 그런건지 걱정 때문에 그런 건지 잠도 안 와서 뜬눈으로 밤을 새고 있었다.

  ‘죽으니까 이건 좋네. 밤새도 안 피곤하단 거.’

  이승에서 은라는 절대 밤을 못 새는 타입이었다. 신데렐라마냥 12시가 땡 하는 순간 졸려서는 목을 못 가누고 비틀거렸다. 그래서 시험기간에도 심지어 수능을 준비하던 고3 때에도 밤을 새가며 공부해본 적이 없었다. 하루 8시간은 무조건 자줘야 하는 타입. 그랬던 은라는 지금 졸지 않고 있는 자신이 너무 신기했다. 꼭 초능력을 가지게 된 거 같았다. 하긴, 죽을 때 살해를 당한 것도 아니고 정말 어라? 하고 교통사고가 나던 순간 위험하다 라고 인식한 순간 정신을 잃었더니 어느새 자기의 영혼은 몸 밖으로 나와 있었다. 어안이 벙벙해서는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하다가 영혼의 본능인지 다시 자기 몸으로 들어가려던 찰나 낚싯대에 걸린 물고기처럼 그대로 저승사자가 던진 오랏줄에 묶여 여기까지 끌려오게 됐다. 너무나 가벼운 몸, 인간으로서 당연히 있어야 할 수면욕과 식욕 등 모든 걸 망각해 버린 듯한 자신의 상태가 은라는 너무나 신기했다. 그럴 때마다 실감이 났다. 아, 내가 정말 죽었구나- 라고 말이다.

  ‘배도 안 고프고 잠도 안 오게 될거면 시간 감각도 못 느끼게 하지. 아, 지루해.’

  그렇게 은라가 허공을 바라보며 멍때리다가, 본인이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님에도 이제 운명대로 죽어야 할 일가족의 운명에 죄책감을 느끼다가, 하루에 1명은 꼭 등장하는 행패부리는 영혼들을 구경하다가, 또 멍 때리다가-를 반복하던 와중이었다. 갑자기 은라는 자기 앞의 시야가 까맣게 변한 걸 느꼈다. 그림자가 지거나 조명이 어두워진 수준이 아니라 꼭 암막 커튼을 친 것처럼 앞이 꽉 까맣게 막혀 버린 것이었다.

  “어?”

  그 까만 게 칼주름이 잡힌 반듯한 까만 정장 바지고, 까맣게 윤이 나는 구두라는 걸 알아차리고서 은라가 어랍쇼- 하는 표정으로 얼굴을 들어올리자, 그 위에는 제법 훈훈하게 생긴 남자가 입가에 미소를 달고서 은라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이은라씨, 맞으시죠?”

  “네, 네에.”

  “사망 이유가 동명이인 때문이었던 그 이은라씨죠?”

  “네, 맞는데요.”

  드디어 올 게 왔구나! 라는 생각에 은라는 주섬주섬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이고, 너무 오래 앉아 있었던지 무릎이 굳어서 생각보다 잘 일어나지지가 않았다. 벽을 짚고 허리를 두드려가며 근육통이 있는 사람처럼 힘겹게 몸을 일으켜 섰다. 일어서고 보니 이야, 자기 앞에 있는 저승사자나 혹은 저승 공무원일게 분명한 이 남자가 상당한 장신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160 중반인 자신의 키도 평균은 되는데, 이 남자의 어깨 정도에 겨우 닿을까 말까 하고 있는 수준이었으니 말이다. 구두굽이 그리 두꺼워보이지도 않던데, 키 진짜 크네, 라고 은라가 생각하고 있는데 남자가 말했다.

  “오래 기다리셨죠? 이은라씨는 좀 많이 특수한 상황이라서, 절차가 좀 오래 걸렸습니다.”

  “네. 생각보다 좀 오래 걸리긴 하더라구요. 하루가 지났으니.”

  은라의 말에 남자의 표정이 미묘하게 변한다. 어떻게 그걸 알지? 라는 듯한 얼굴. 은라는 죽어서 영혼됐다고 사람을 바보 취급하나? 라느 생각에 발끈해선 말했다.

  “교대근무하는 공무원들이 벌써 몇 번이나 바뀌었잖아요. 시계 없어도 그거 보면 하루는 족히 지났다는 거 알 수 있거든요?”

  “아하. 관찰력이 참 좋으시네요. 시간감각도.”

  자신을 모자란 사람 취급하는 듯한 느낌에 은라가 한마디 더 덧붙인다.

  “당연한 거 아녜요? 없는 게 이상한 거죠.”

  “아뇨. 여기선 뭐든지 있는 게 이상한 겁니다.”

  “네? 뭐라고요?”

  뒤따라붙는 남자의 말에 발끈한 은라가 다시 물었지만 남자는 신경쓰지 말라는 듯, 별 말 아니라는 듯 싱긋 웃어보인다. 은라가 이승에서 못 봤던 꽃미소에 잠시 정신이 팔려선 자기 얼굴만 보고 있자 남자가 그 꽃미소를 그대로 얼굴에 띄우고서 말한다.

  “일단, 짐이나 챙기시죠.”

  “아, 네.”

  민망하다. 은라는 딱히 짐이랄 것도 없지만- 이라고 생각하면서 두꺼워진 서류 봉투를 품에 안았다. 그리고선 가려고 하는데 남자가 계속 어딘가를 보고 있다. 다 챙겼는데? 라는 생각에 남자의 시선을 따라간 은라는 힉, 하고 소리를 내고 말았다. 은라가 깔고 앉았던 잡지가 잔뜩 눌려선 누가 봐도 ‘누가 한참 깔고 앉아 있었음. 어쩌면 냄새도 날지 모름.’ 같은 꼬질꼬질해 보이는 자국이 복숭아 모양으로- 엉덩이에 꽉 눌린 모양으로 놓여 있었던 것이다. 누가 봐도 잡지를 그렇게 만든 게 누군지는 명백한 상황.

  “...... .”

  “...... .”

  주춤주춤. 은라는 차마 그걸 다른 영혼들 보라고 책꽂이에 도로 꽂아놓을 순 없어서 후다닥 무릎을 굽힌 채 손을 뻗어선 그 잡지를 서류 봉투 뒤에 숨기며 품에 안아 들었다.

  ‘으아. 쪽팔려.’

  “짐..... , 다 챙겼는데요.”

  “......가시죠.”

  남자를 따라 은라는 걸었다. 들어오는 영혼과 나가는 영혼들로 시끌벅적했던 그 곳을 지나 남자는 한쪽 구석의 문으로 향했다. 남자를 따라 그 문으로 나간 순간 은라는 깜짝 놀랐다. 문 밖은 끝도 없어 보이는 긴 복도였다. 바닥은 잘 다져진 흙이었고 벽은 나무기둥에 흙을 덧대며 쌓은 듯 했다. 일정 거리마다 전등구실을 하는 건지 등잔불이 걸려 있었는데 금방이라도 바람이 불면 꺼질 것처럼 아슬아슬해 보였다. 거대한 한옥 저택의 복도를 걷는 듯한 느낌이 은라는 참 신기했다. 여태까지 콘크리트, 시멘트, 전깃불, 컴퓨터, 자동문 등 너무나 이승스러운 것들뿐이었는데 별안간 조선시대로 시간이동을 한 것 같았다. 잘 따라오나 싶었던지 잠깐 뒤를 돌아보던 남자는 별다른 것도 없는 흙벽과 나무기둥을 와아-하며 구경하고 있는 은라를 보곤 말했다.

  “여기부턴 느낌이 확 다르죠? 아까 들르셨던 곳처럼 저승으로 오는 영혼들의 상벌을 판가름하는 관문이나, 활동성을 위한 저승사자들의 간편한 복장 개선 등을 제외하곤 거의 대부분 저승은 아직도 옛것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 편입니다.”

  “아, 그렇군요. 신기하네요. 전통을 지킨다니 좋아보여요. 전 저기가 너무 제가 살던 곳이랑 비슷해서 저승이나 이승이나 다 똑같나 싶었거든요.”

  “특히 저 곳에 신경을 썼죠. 가장 빠르게, 효율적으로 일하기 위해서요. 아직 죽은 게 낯선 영혼들에겐 살던 곳과 비슷하다는 것만으로도 안정감을 줄 수 있고 그러면 업무도 한결 간결해지니까요.”

  “그렇군요. 누가 했는지 몰라도 참 잘하셨네요.”

  “이번대 염라대왕님이 하신 저승개혁 중 하나였죠. 이따 만나뵈면 그 말씀 꼭 하시길 바래요. 실제 저승에 오는 영혼들이 어떤 반응인지 늘 궁금해하셨거든요.”

  “아, 염라대왕님이 만드셨구나.”

  에? 그런데 잠깐만...... . 염라대왕? 내가 아는 그 염라대왕인가? 은라의 머릿속에 어린 시절 할머니가 들려줬던 이야기가 스르륵 펼쳐진다.

  ‘이승에 왕이 있고 대통령이 있듯 저승에도 저승을 다스리는 왕이 있으시단다. 그 분을 염라대왕이라고 하지. 염라대왕은 생전에 그 사람이 어떤 나쁜 짓을 했고 어떤 착한 짓을 했는지 다 알아볼 수 있단다. 그러니 착하게 떳떳하게 살렴. 그래야 나중에 저승에 가서 염라대왕님을 만나도 떳떳하고, 그 상으로 나중에 또 사람으로 태어날 수 있지.’

  “에에? 저 지금 염라대왕, 아님 염라대왕님 만나러 가요?!”

  “네. 이건 하급 공무원들 선에서 처리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서요. 그 명을 내리고 거두는 것이 염라대왕님의 소관이니, 그 정해진 길을 어긋나게 된 영혼인 만큼 대왕님께서 직접 처리하겠다고 하셨습니다.”

  “히익.”

  “괜찮습니다. 이은라씨는 보아하니 딱히 죄지은 것도 없고, 그리 겁먹을 필요는 없겠던데요.”

  “그 말 장담할 수 있어요? 댁 목숨걸고?”

  “.....목숨을 걸 것 까지야. 일단 가시죠.”

  아니 이 양반아. 겁먹지 말라며. 그럼 확신을 줘야할 거 아냐? 차마 밖으론 투덜대지 못하고 남자를 따라 쭉 걷기만 한지 한참. 도대체 이 길이 언제 끝나나 싶던 중에 저 멀리서 누군가 터벅터벅 걸어오는 발자국이 들려왔다. 그와 함께 청사초롱의 빨갛고 파란 불빛이 희미하게 비쳐 보였다. 그 소리를 듣고 은라가 멈칫하자 남자가 말했다.

  “귀가 밝으시네요. 저흴 안내해주실 분이십니다.”

  “아아, 네.”

  이윽고 남자와 은라, 그리고 마주편에서 오던 정체불명의 누군가가 딱 마주쳤다. 그 사람은 조선시대 벼슬아치 복장을 갖춰입고 있어서 순간 은라는 내시를 떠올렸다. 다만 다른 게 있다면 그의 관복은 밤처럼 까맣고 얼굴은 정말 시체처럼 하얗다는 것이었다. 새삼스럽게 여기는 온통 죽은 사람들 투성이라는 걸 상기하며 은라는 왜 이 남자는 이렇게 혈색이 돌까 생각했다. 혹시 화장이라도 한 건가? 라는 생각을 하는 사이 남자와 맞은 편의 관리는 허리를 숙이며 서로 인사를 했다.

  “오셨습니까.”

  “예. 오랜만입니다.”

  “그 쪽이....., 이은라씨 입니까?”

  “네, 맞아요.”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얼른 가시지요. 대왕님께서 빨리 데려오라 하셨습니다.”

  안내인은 청사초롱을 든 채 몸을 뒤로 틀고 걷기 시작했다. 남자와 은라도 그 뒤를 따라갔다. 의외로 몇 발자국 가지 않았는데 안개가 개인 것처럼 갑자기 거대한 문이 나타났다. 별안간 나타난 문에 호기심이 생긴 은라가 물었다.

  “대체 이 문은 어디에 있다 나타난 거에요?”

  “이 곳은 염라대왕님이 계신 곳입니다. 아무나 올 수 없고, 아무나 찾을 수도 없죠. 그래서 염라대왕님께서 주신 청사초롱을 지닌, 이 길을 잘 아는 안내인 없이는 저승사자도 감히 못 가는 곳이 여기입니다.”

  “우와. 영광이네요.”

  감탄하는 은라의 말에 남자가 피식 웃으면서 대답했다.

  “맞아요. 덕분에 저도 감히 저승사자 신분에 이 곳 문턱을 넘는 진귀한 경험을 하게 됐죠. 아마 일반 영혼들 중에 여길 와보는 건 제가 알기론 정말 몇 없었습니다.”

  “이야. 구경 잘 하고 가야겠네요.”

  “그러시죠.”

  뒤에서 은라와 남자가 떠들거나 말거나, 안내인은 문 앞으로 다가갔다. 그러자 힘주어 열지도 않았는데 문이 저절로 양옆으로 열렸다. 안내인이 들어가자 은라와 남자도 바짝 붙어 따라갔다. 저승에 온 것도, 거기다 저승의 대왕이라는 염라대왕까지 만나게 되다니. 은라는 호기심이 발동했다. 우락부락하고 갑옷을 입고서 칼을 든 무시무시한 외모일까? 아니면 저 안내인처럼 늙은 할아버지일까? 어쩌면 자신과 함께 왔던 남자처럼 현대적인 외모일까? 발걸음은 안내인을 따라 바삐 걸으면서도 은라는 사방팔방을 구경하면서 혹시 밖에 있을지 모를 염라대왕을 찾느라 번뜩였다. 그러던 중 은라의 눈에 딱 들어오는 사람이 있었다.

  ‘어머나.’

  염라대왕에 대한 궁금증에 자칫 그냥 지나칠 뻔했던 단아하고 아름답게 꾸며진 정원. 그 한가운데 혼자 서서 생각에 잠긴 듯한 한 미남자. 언젠가 텔레비전 사극 속에서 왕이 저런 옷을 입었던 것 같다-라고 생각했다. 언뜻 보면 무척 젊어 보였지만 자세히 보니 연륜이 느껴지는 게 중년의 나이로 보였다. 머리에는 화려한 관을 썼고 왕의 곤룡포처럼 생긴 소매가 넓고 긴 옷을 입고 있었다. 그 옷은 까만데도 은은한 광택이 나서 그 남자의 주위만 유독 환해 보였다. 은라는 짙은 눈썹과 선명한 눈, 높은 코, 다물린 입술까지. 다부지고 신뢰감을 주는 온화한 얼굴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곳곳에 피어있는 이름모를 꽃들의 향기와 넓직한 연못 위의 정자, 곳곳을 지키고 서있는 정장 차림의 경호원들, 한복을 입고서 바삐 오가는 직원들까지. 이승과 다른 정취가 가득한 그 곳에서 그 남다른 분위기를 풍기는 중년의 미남자를 홀린 듯 보고 있었다.

  “염라대왕님.”

  이라고 하며 안내인이 방향을 틀어 그 쪽으로 향하기 전까지만 해도 말이다.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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