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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무협물
축귀의 검
작가 : 후우우우니
작품등록일 : 2017.12.4

세조 10년 현덕왕후의 저주로 나병에 걸려 문둥이가 된 세조.
설상가상으로 왕에 오르며 저지른 짓들이 다시 세조와 조선에 앙갚음으로 돌아온다.
적의 무기는 위대한 세종대왕이 창제하신 한글을 주문으로 사용하여 고대의 악한 마법을 되살린

"언문주"

언문주로 조선과 조선의 7대 임금 세조의 정권을 붕괴시키려는 적들.
그들로부터 국가의 안정을 지키고 사악한 주법을 막기 위해 언문주를 사용할 줄 아는 새로운 국가기관을 창설하는 데

그 이름은 "축귀검" 이었다.

 
8. 북청반란전 8.본진피습(다리)
작성일 : 18-01-05 16:31     조회 : 117     추천 : 0     분량 : 3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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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현이 여섯 문이 있던 총통을 한 부대로 합쳤다.

 자신이 세문으로 나모가비를 일단 파괴한 남문의 상황이 호전되었으므로 다른 문들의 상황을 살피기 시작했다.

 동문으로도 나모가비가 체절인 가지를 뻗어 성벽에 비탈을 만들어 이시애군이 성벽을 오르고 있었다.

 

 “동문으로-!”

 

  성벽에 방어군은 항현에게, 성 밑의 예비 병력은 강순에게 같은 명령을 받고 동문으로 병력이 집중되었다.

 

 “우와아아아아----”

 “챙~! 채앵~!”

 

 함성, 고함, 칼과 칼이 부딪히는 소리가 성벽 위에 가득 찼다.

 

 “총통이 파손되지 않도록 잘 관리하라! 싸움이 나거든 피해있어-!”

 “예! 나으리~!”

 

  총통을 맡은 병사들이 뒤로 나오자 항현은 칼을 휘두르며 싸움으로 뛰어 들었다.

 검광이 항현을 회오리처럼 둘러싸며 커다란 피의 바람을 일으켰다.

 

 “아이쿠~! 칼귀신이 나왔구나~!”

 “히이이잌~! 이런 놈은 처음 본다~!”

 

 사인검을 정교하고 거세게 놀려 성벽 위에 올라온 이시애 군을 성 아래로 던지다시피 쫓아낸 후, 항현은 총통을 맡고 있는 인원을 손짓으로 불렀다.

 

 “이리로.......”

 

 순간, 항현은 말을 마저 맺지 못했다.

 흉맹한 기운이 위로 올라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등판이 넓고 큰 사내 하나가 군사들이 성 아래로 구르듯 쫓겨나는 흐름을 거슬러 천천히 박력있게 한발, 한발, 힘있게 딛으며 올라오고 있었다.

 

 “계절 잃은 고목에 화살처럼 꽂힌누나

  맑게 개인 하늘에 산들바람 부는도다

  피를 뿌린 흙바닥에 젖은 차돌 채이누나

  디딛는 걸음마다 망설임이 없나니......”

 

 항현이 뒤를 돌아본 순간, 어마어마한 압력의 권풍이 위에서 아래로 뿜어져 올라왔다.

 

 “사미쌍수돌-----!!!!”

 

  항현이 몸을 반회전시켜 한발 물러나며 가까스로 권풍을 피했다. 그러나 권풍을 따라 거대한 그림자가 바로 항현을 덮쳐왔다.

 

 “이야-------!!!!!!!”

 

 화강암석같은 주먹이 항현의 머리로 날아들었다.

 항현은 다시 뒤로 걸음을 옮기며 주먹의 사정권 밖으로 몸을 뺐다.

 머리가 우선적으로 뒤로 빠지며 상대적으로 배를 내민 자세가 되었는 데 상대로 그걸 노리고 머리를 노린 것이었다. 즉, 머리를 노린 것이 허, 그리고 복부 공격이 실이었다.

 연이어 들어간 속임수가 섞인 이중격의 실타가 항현의 몸통에 들어갔다.

 

 “휘잉~!”

 “푸웈~!”

 “컼-!”

 

  짧은 순간, 연달아 파열음이 울리더니 항현이 눈과 입을 열고 명치께를 움켜쥐고 빠르게 뒷걸음질로 날아갔다.

 

 “흐~읔----!”

 

  항현도 복부의 공격을 눈치채고 바로 칼자루를 내려 막았지만 그 힘을 흩지 못하고 명치에 대부분 허용했다.

 상대는 뒤로 빠지는 항현을 쫓아가며 얼굴에 다시 다음 장못질을 날렸다.

 

 “이놈~!”

 “이....잌....!”

 

  항현이 머리를 크게 한 바퀴 돌리며 등을 땅으로 향하며 주먹을 피했다.

 동시에 사인검을 그대로 베어 넣어 공격자의 머리를 노렸다.

 위에서 아래로 무지개와 같이 뿌려지는 항현의 검광이 상대의 주먹에 막혔다.

 

 “깡-!”

 

 권갑.

 주먹에 양의 머리 모양의 구리 권갑이 항현의 사인검을 막았다.

 이 권갑 한방에 시원하게 뻗어 본적도 있는 항현은 알고 있었다. 이 권갑의 주인을......

 사인참사검의 세찬 검초에 권갑의 임자가 뒤로 한발 물러났다.

 항현이 왼쪽 어깨로 뒹구르며 무릎으로 앉는 자세로 일어났다.

 

 “관원! 너 이 자식-! 너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아느냐?”

 “기다릴 이유가 뭐가 있나? 서로 한 대 맞고 한 대 때리며 빚잔치는 깨끗이 끝난 걸로 아는데.....?”

 

 건암.

 양의 해, 양의 달, 양의 날, 양의 시에 만들어낸 신물 사미벽천권의 소유자.

 그가 이 곳에 있었다.

 항현으로서는 별로 반갑지 않은 투사를 안 좋게 만나 셈이었다.

 구리 권갑을 깡깡 두드리며 으름장을 놓는 건암을 항현은 빈정거리며 받아쳐주었다. 그러자 건암의 목소리에 분노가 서렸다.

 

 “너희 관원 놈들이 저지른 죄를 생각하자면 한 대씩 주고받은 걸로는 셈이 되질 않는다-!”

 

  분노에 찬 건암의 주먹이 공기를 가르며 다가왔다.

 항현도 가만히 주저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아직 명치의 충격에 숨이 제대로 쉬어지지 않았지만 무릎에 힘을 주어 일어났다.

 교차되는 장못질과 세찬 발질이 어지러이 난무했다.

 항현이 칼과 몸놀림으로 피하고 막으며 가까스로 버티는 동안 건암이 피를 토하듯 고함을 질렀다.

 

 “입으로는 덕과 도를 외치면서 실제로는 잔과 악으로 사람을 찍어 누르기만 하는 너희 성리학한다는 선비 놈들, 역겹다! 반드시 모두 쳐 죽이리라!”

 

  건암의 악받침을 들은 항현은 이야기의 맥락으로 건암의 일이 대충은 짐작되었다.

 

 “곡절이 있는 게로군~!”

 “곡절? 곡절! 절절하게 있지-! 세상의 이치를 잘 깨달으려면 그래도 불도를 닦아야 한다는 아버지의 말에 따라 사찰수행을 1년 하고 하산하였더니 집구석이 개판이 되었더군~!”

 “......”

 

  항현이 계속 건암의 권갑을 칼로 막으면서 대꾸는 안했다.

 분에 못 이겨 마구 튀어 나오는 고함에 기름을 부을 필요는 없다는 생각에서 였다.

 

 “성리학의 선비였던 아버지가 불교에 호의적이었던 것이 못마땅했던 아버지의 붕우라는 것들이 되는 소리, 안 되는 소리, 만들어 우리 아버지가 난신적자라, 역적이라 그 씨족까지 다 말려 죽여야 한다고 부르짖었다. 내게 아저씨니 조카니 하던 것들이 우리 가문의 재산을 노리고 그저 세상의 진리를 추구하고자 불도에도 관심을 기울인 것뿐인 우리 아버지를 사문난적으로 몬 짐승 놈들이 바로 유학자, 선비 놈들이었다!”

 

 권갑의 노란 동광(銅光)이 어지럽게 항현 앞에 흩뿌려졌다.

 항현의 칼이 닿는 곳마다 불꽃이 널브러져 주변에서 보는 눈들이 어지러워했다.

 항현은 칼에 힘을 다시 모아 주법으로 싸움을 다른 국면으로 열려했다.

 

 “흩어진 악을 쫓아 귀인의 범 떼를 푸노라,

  하나가 쫓아 잡아 악을 하나 찢었도다,

 나와라-! 저승의 문지기 귀신호랑이야-!

 귀인천망격-!”

 “어흥-!”

 

 건암이 부름의 술법으로 내려온 귀신 호랑이에게 자신의 술법을 시전했다.

 

 “계절 잃은 고목에 화살처럼 꽂히누나

  맑게 개인 하늘에 산들바람 부는도다

  피를 뿌린 흙바닥에 젖은 차돌 채이누나

  디딛는 걸음마다 망설임이 없나니~

  사미독수돌-!”

 

  귀신 범이 건암의 왼 주먹 권풍을 뛰어 넘어 피하고는 건암을 향해 돌진한 순간, 뒤에서 탄환같은 쇠뭉치가 날아들었다.

 범의 머리를 뚫은 쇠뭉치가 그대로 항현을 향해 날아갔다.

 

 “푸-엌-!”

 “으읔---!”

 

  항현이 어깨에 파고드는 쇠뭉치에 섬찟한 통증을 느끼며 그것의 반대쪽 끝에 누가 있는 지도 알게 되었다.

 

 “이건......”

 “흐흐흐....... 방심한 건가? 관원 항현....”

 “비합거사-!”

 

  음습한 전음이 항현의 머리속을 울렸다.

 항현이 안간 힘을 쓰며 일어났지만 이미 피격을 당한 후의 충격으로 비틀거리고 있었다.

 

 “사미독수돌-!”

 

  건암의 여유있는 오른 쪽 권풍이 이번에는 그대로 항현의 몸통에 적중했다.

 그대로 항현은 성벽 밑으로 떨어졌다.

 

 “나으리~!”

 

  뒤에 서 있던 병사들의 비통한 부름이 상황의 끝을 알렸다. 그리고 멀리서 한 사내가 원통경을 한 눈에 대고 그 상황을 모두 지켜보고 있었다.

 

 “잡았다~! 순조롭군..... 후후후후......”

 

 해명이 만족스런 미소를 지으며 원통경을 접어 품속에 집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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