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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무협물
축귀의 검
작가 : 후우우우니
작품등록일 : 2017.12.4

세조 10년 현덕왕후의 저주로 나병에 걸려 문둥이가 된 세조.
설상가상으로 왕에 오르며 저지른 짓들이 다시 세조와 조선에 앙갚음으로 돌아온다.
적의 무기는 위대한 세종대왕이 창제하신 한글을 주문으로 사용하여 고대의 악한 마법을 되살린

"언문주"

언문주로 조선과 조선의 7대 임금 세조의 정권을 붕괴시키려는 적들.
그들로부터 국가의 안정을 지키고 사악한 주법을 막기 위해 언문주를 사용할 줄 아는 새로운 국가기관을 창설하는 데

그 이름은 "축귀검" 이었다.

 
8. 북청반란전 6.북청방어전(다리)
작성일 : 18-01-03 22:30     조회 : 49     추천 : 0     분량 : 3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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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북청에서 나와 이성까지 후퇴한 우리가 이젠 반격을 할 기회인가? 해명 도령?”

 

 이젠 그럴듯하게 투구와 갑주도 구해 걸친 이시애가 마상에서 해명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예~ 관군이 북청성으로 모두 들어오면 아예 가두어 버리는 겁니다. 북청성을 나모가비로 다 둘러싸다시피 공략하면 모든 군을 죽이든지 항복을 받을 수 있겠죠. 그러면......”

 

 이시애는 메마른 눈으로 웃음을 연기하는 해명의 얼굴에 소름이 와삭 끼쳤다.

 

 ‘이 아이는 웃질 않아...... 웃는 낯을 만들어 쓰는 거야...... 뭔가 아주 무시무시한 귀신이 사람탈만 쓰고 있는 것 같아보여......’

 

 이시애는 해명을 바라보며 자신의 휘하에 두고 쓰려고 했던 자신의 과거계획을 반성했다.

 이건 밑에 두고 쓸 수 있는 물건이 아니었다.

 아니 위에 두고 밑에 두는 것을 떠나 이건 어떤 본적이 있는 그런 물건조차 아니었다.

 이시애는 해명의 그런 위화감이 개성이나 특별함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그것이 분명한 이질적인 그 알 수 없는 “무엇”이라고, 가능한 한 피해야할 것이라고 판단을 내렸다.

 

 “장군님? 제 말씀을 들으십니까?”

 “아..... 그래...... 말씀하시게. 도령......”

 

 잠시 두려움의 상념에 빠져 있던 이시애를 해명은 독촉하여 실세상으로 돌아오게 했다.

 

 “배치된 병사들을 한 번에 지휘하시어 관적들을 평정하십시오.”

 “물론! 지금부터 대업을 시작할 것이다!”

 

 이시애는 짐짓 우렁차게 대답하고는 말을 몰아 자신의 군사가 있는 곳으로 떠났다. 그러나 지휘를 위해 간다기 보다는 범을 보고 도망치는 당나귀같이 급하고 떠는 기색이 역력했다.

 

 “나를 겁내는 군요.”

 

 해명이 혼잣말처럼 지껄이자 어둠 속에서 비합이 솟아나오듯 스르륵, 나타났다.

 

 “눈치를 챈 겁니다. 도련님의 야망을..... 그것을 위해 많은 것을 각오해야함을......”

 “......그리고 나란 사람이 인간의 선 밖에 몸을 두고 있다는 것을 저 자도 눈치 챈 것 같군요.”

 “인간의 선 밖이라뇨?”

 

 해명이 얼굴이 어두워지더니 시선이 자신의 발끝을 향하여 가며 말이 이어졌다.

 

 “요즘 든 생각입니다. 저는........ 뭔가 이상한 것이 되어가고 있어요.....”

 “도련님~”

 

 해명이 걱정이 뚝뚝 묻어나는 비합의 목소리를 듣고는 고개를 가볍게 흔들고는 다시 그 만든 미소를 얼굴에 뒤집어쓰고는 말을 끊었다.

 

 “하하하~ 신경쓰지 마세요. 전 약해지는 게 아닙니다.”

 “예~! 저도 그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약해지셔서는 안됩니다!”

 

  말은 걱정같았지만 비합의 표정과 말은 투자처의 도산을 걱정하는 투자자의 걱정이었다. 애정이나 친근함과는 근본적인 거리가 있었다.

 해명이 그 속이 보이는 걱정에 비합을 째려보며 말을 이어갔다.

 

 “전...... 약하지 않습니다. 약해지지도 않고요. 아시겠죠?”

 “예......”

 

 난 약해지지 않는다. 그러니 다른 마음은 품지 마라.

 걱정을 덜어주기 위한 감사가 아니라 경고가 섞인 꾸지람 같았다.

 나이 먹은 비합이 그런 해명의 속을 모를 리가 없었다. 그러나 굳이 비합은 자신의 속을 감추지 않았다.

 

 “저흰 이미 한 번 실패를 했습니다. 더는 실패하셔서는 안됩니다.”

 “......물론이에요...... 지금부터 저희 사람들도 각 요소에 배치를 하시어 공격을 준비하세요!”

 

 해명이 명령으로 대답하며 고개를 돌려 눈을 피했다.

 더는 대화를 않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비합도 조용히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홀로 남은 해명이 밤하늘을 바라보며 조그맣게 읊조렸다.

 

 “....... 위에서 보고 계시다면 대답 좀 해주세요....... 전 잘하고 있는 거죠.......? ...... 예? .......엄마.......아버지.......”

 

 대답이 있을 리 없는 질문에 밤은 계속해서 깊어만 갔다.

 

 -----------------------------------------------------------------

 

  작전회의가 있었던 그날 밤, 강순의 1만 보병대의 북청 접수군은 편성된 직후, 그 밤으로 출진했다.

 남이와 어유소의 유격조는 밤부터 움직일 이유가 없었지만 비어있는 북청의 접수는 한시라도 빠른 것이 좋다는 전략적 요구를 강순이 수용한 결과였다.

 

 “어차피 대응할 적이 없는 주인없는 빈 산(무주공산), 뛰어가기만 하면 되는 것이니 밤이라해도 별일은 없을 것입니다.”

 

 강순은 총사인 구성군 이준에게 조분히 말하고는 기다리다, 1만 명의 편성을 마치고 출진 대기한다는 보고를 듣고는 바로 그들을 이끌었다.

 

 “출진한다-!”

 “뿌우~~~~!!!”

 

 강순의 명에 따라 호각소리가 밤하늘의 정적을 부수고 높이 울렸다.

 산과 숲에 동물들도 잠이 들었을 깊은 밤에 신원 땅에 본진을 친 반란진압군에서 1만명의 무리가 진문을 열고 북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항현 나으리, 몸조심하세요!”

 

 정찰 중 전투에서 즉결심판을 목격하고 한동안 말도 없이 심통을 부린 것이 마음에 걸려서 수빈이 북청으로 향하는 항현에게 눈물을 그렁거리며 인사를 건넸다.

 한 참을 말없이 눈물만 짓던 수빈이 출진할 때야 비로소 인사해주니 항현도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

 

 “수빈아가씨도 조심하세요. 적의 공격이 어디로 올질 모릅니다!”

 

  둘은 지나쳐가며 오래오래 서로 눈빛을 나누었다.

 유격조가 아침에 출발하는 관계로 아직 같이 있는 준모가 아직도 항현의 뒷모습에 눈을 못 떼는 수빈에게 농담을 툭 던졌다.

 

 “내일 나 떠날 때도 그렇게 오래 보고 있어줘야 돼요. 누나.....?”

 “....... 준모씨, 실없는 소릴해...... 훌쩍~”

 “히히히......”

 

 수빈으로서는 그렇게 모두가 말리지도 않고 받아들이는 살해를 수시로 접하는 단체에 항현이 있다고 생각하니 다른 형태로 겁이 났다.

 적, 해명이 아니라도 죽을 수가 있다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되자 괜한 한기가 들었다.

 

 “항현 형이야...... 어디 내놔도 무사히 살아 돌아오잖아요? 흑암지옥에 떨어져도 지하수맥에 빠져도......”

 “그건 그렇지만......”

 

 수빈은 여태까지 지나치게 쉽게 일이 풀리는 것에 일말의 불안감이 있었다.

 한양까지 쳐들어가 궁궐을 쳐들어갔던 해명아닌가?

 이렇게 쉽게 일이 풀리고 있는 것은 결코 성공이 아니라 해명이 파놓은 함정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수빈의 생각은 적중한다.

 

 ----------------------------------------------------------------

 

 강순의 1만 군은 그대로 북청까지 걸어 들어갔다.

 성은 성문도 열려있었고 문루에는 깃발도 걸려 있지 않아 음산한 기분까지 들었다.

 그 지역 주민들이 성안에 일부 있었지만 대부분 반란군을 따라 갈 수 없는 노인이나 몸이 불편한 사람들뿐이었다.

 강순은 그들에게 따로 죄를 묻진 않았다.

 강순은 북청 내부의 관사를 접수하고 관사의 병기고에 있는 무기들을 성벽으로 옮기고 녹각거(칼, 창이 꽂혀있는 수레)를 모두 꺼내어 성벽 주변에 둘러 배치했다.

 성벽에 1만 병력의 3분의 1을 배치하고 나머지는 밤 세워 걸어온 행군을 감안하여 쉴 수 있도록 했다.

 성문을 닫고 배치가 끝나자 먼동이 트기 시작했다.

 강순이 항현을 불러 주변의 사악한 기운이 없는 지 물어보았다.

 

 “어떠한가? 자네같은 난힘자의 의견이 필요하네. 적의 기이묘사는 없겠는가?”

 “제가 느끼기에 아직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적이 이리 도망만을 거듭하는 이유가 뭐라 생각하시는가?”

 

 뜬금없이 항현에게 그런 것을 묻는 강순에게 항현은 생각하는 대로 말해주었다.

 

 “보통 뒤로 후퇴하며 전력을 보존한다는 것은 적의 보급선을 길게 만들어 한 번의 승부를 보겠다는 계책인 줄 아옵니다.”

 “흠흠...... 아주 당연하고 평범한 의견이군....... 후후후.......”

 

  강순이 고개를 끄덕거리며 혼잣말처럼 대꾸했다.

 태양이 문루에 걸린 진북장군 강순이라고 적힌 깃발를 비추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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