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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무협물
축귀의 검
작가 : 후우우우니
작품등록일 : 2017.12.4

세조 10년 현덕왕후의 저주로 나병에 걸려 문둥이가 된 세조.
설상가상으로 왕에 오르며 저지른 짓들이 다시 세조와 조선에 앙갚음으로 돌아온다.
적의 무기는 위대한 세종대왕이 창제하신 한글을 주문으로 사용하여 고대의 악한 마법을 되살린

"언문주"

언문주로 조선과 조선의 7대 임금 세조의 정권을 붕괴시키려는 적들.
그들로부터 국가의 안정을 지키고 사악한 주법을 막기 위해 언문주를 사용할 줄 아는 새로운 국가기관을 창설하는 데

그 이름은 "축귀검" 이었다.

 
8. 북청반란전 6.북청방어전(허리)
작성일 : 18-01-03 17:13     조회 : 57     추천 : 0     분량 : 38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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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이가 둘의 대화에 질러 들어오자 이번에는 구성군 이준이 얼굴에 노여운 기색을 띠었다.

 

 ‘이 자식은 나이도 한 살 어린놈이 군 위계는 그보다도 한참 아래인 놈이 내 말을 함부로 끊고 들어온다. 나를 만만히 보고 하는 수작이렸다?!’

 

 구성군은 낯이 살짝 어두워졌지만 이내 빛깔을 회복했다.

 적이 코앞에 있는 최전방의 사령부에서 아무 득이 없는 오기싸움을 벌일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나이 많은 강순이 구성군의 노여운 신색을 눈치 챘고 또한, 반대쪽의 남이가 그걸 알면서도 짐짓 모른 체하며 자기만을 바라보고 이야기한다는 것을 알았다.

 

 ‘야단을 한 번 쳐야하나.......’

 

 늙은 강순은 사령부의 분위기를 생각하며 남이의 무례함을 꾸짖을 것인가, 말 것인가에 작은 고민을 하였다. 그러나 남이는 눈치 빠르게 논의를 다음 순서로 확확 밀어 붙여 시간을 주지 않았다.

 

 “유인이라 하더라도 북청을 내버려둘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유인의 냄새가 나는 데도 무조건 전 군이 좁은 성에 다 들어가 어려움을 기다리기만 할 수는 없지요. 결국 북청접수군과 나중에 어려움이 생기면 바깥에서 지원할 수 있는 지원군을 따로 편성하여 분산배치하는 것이 최선일 것 같습니다.”

 

 남이가 전술배치의 필요성에 대해 숨 한번 안 쉬고 뿜어내자 도총사 이준의 불쾌도 최고참 강순의 고민도 그대로 휩쓸려 넘어가 버렸다.

 

 “도총사 어른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 지요?”

 

 남이가 치나, 안치나 상관없는 물 한 숟갈, 국에 풀 듯, 총사의 의견을 물어보자 도총사 이준은 꾹 참으며 남이의 말에 찬성해 주었다.

 

 “사자위장의 안목이 지극히 높소! 또한 그 의견도 매우 적절하오. 따라서 그 의견을 따르리다!”

 

  실지로 남이의 말이 끼어든 타이밍이나 타인의 의견을 막는 속화(速話:빨리 말하기)의 무례를 논할 수는 있어도 말의 내용은 전술 배치 논리에서 벗어난 것이 아니었다.

 꾸지람의 타이밍을 놓친 강순도 찌푸린 눈으로 도총사인 이준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찬성을 표했다.

  이준은 남이의 의견을 따르겠노라 말한 직후 바로 이어서 인원의 배치까지 정해버렸다.

 이번에는 이준이 속화를 뿜어낸 것이다.

 

 “그러니 지금 본군 3만 5천에서 오위병의 보군, 1만을 떼어 따로 편성해 진북장군 강순의 지휘 하에 둔다! 또한 강순은 진북장군의 직책에 맞도록 편성된 1만을 준비되는 대로 이끌어 북청성을 점령하라!”

 

 강순이 자신을 지목하여 떨어진 명에 힘찬 군호로 대답했다.

 

 “옛-! 명령 받들겠나이다-!”

 

 이준은 강순의 답을 듣고 바로 이어서 자신의 위치를 다른 제장들에게 말해주었다.

 

 “오위병의 나머지 2만은 바로 이 곳! 신원에 본진을 두고 앞서 나간 북청 점령병을 지원한다! 본진에는 수장인 나 이준과 예하 제장들이 위치하게 될 것이다!”

 “예~!”

 “그리고......”

 

 이준의 다음 말에 장군막안에 지휘장교들의 귀가 모두 쏠렸다.

 

 “2천씩 유군(유격대)을 조직하여 북청성의 주변에 매복했을 지도 모를 적의 군을 위력수색한다. 이 일은 대장 남이와 대장 어유소가 전담한다!”

 “옛-!”

 “......”

 

 어유소는 크게 불만 없이 박력 있는 군호로 받았지만 남이는 대답을 못했다.

 자신의 전술안이지 않았던가?

 자신이 병의 분산을 제안했고 그렇게 되었다면 가장 큰 본진군은 도총사가 지휘하는 것이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그 두 번째인 북청 점령의 1만군은 자신의 차지가 되어야하지 않았겠는가?

 반군의 점령 성을 탈환하고 성벽 높은 곳에 자신의 수기(지휘 깃발)을 꽂는 역을 할 줄 알았는데 불과 2천의 유격대와 지저분한 위력수색임무라니.......

 

 “..... 물론입니다! 신명을 다해 명을 받들겠나이다-!”

 

 한 호흡 늦게 대답한 남이는 그것을 벌충하려는 듯 목청껏 대답했다.

 남이가 실망을 하긴 했지만 다시 잘 생각해보니 강순의 나이는 자신의 세배에 육박했고 군경력은 여섯 배도 넘었다.

  가장 중요 임무에 경험이 많은 지휘관을 배치하는 것이 상식이 아니라고 할 수도 없었다. 또한, 유군의 임무도 더럽고 피곤하다 하여 함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 그것으로도 총사를 타박하기도 옳은 일이 아니었다.

 

 ‘치이~ 요 한 살 위의 녀석이 네게 몽니를 부리는 구나..... 그러나 이치에 맞으니 하는 수 없군......’

 

 남이로서는 얼마든지 자신에게 줄 수도 있는 일을 굳이 가장 연장자인 노인에게 던져준 이준을 괘씸하게 여겼지만 더는 어쩔 수가 없었다.

 

 “그럼 병력은 이리 배치한다고 하고..... 적의 기이묘사는 어찌 대처하실 겝니까? 총사?”

 

 강순이 이준에게 말하자 이준이 항현을 돌아보았다.

 

 “아직 내가 그대들이 파악이 되질 않아서 말인데...... 그대들은 어찌해야 한다고 보는가? 그대들의 배치를......”

 “말씀의 속뜻을 짚어내지 못하겠나이다.....?”

 

 이준이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말을 이었다.

 

 “난 아직 그대들의 능력과 그 원리를 이해하지 못 하겠다. 그러니 그대들이 결정해보시게. 나는 그대들을 어떻게 배치해야 이 원정의 목적에 가장 잘 부합하겠나?”

 “......”

 

  항현도 위, 아래가 확실한 무인의 생활을 살다보니 본의 아니게 집단의 흘러가는 공기나 사람들의 작은 행동에서 상대의 의중을 알아채는 눈치같은 것이 제법 발달한 사내였다.

  항현은 이 집단의 처음부터 있었던 사람은 아니었던 관계로 세세한 부분까지는 아니었지만 지금 처음 자기가 속한 집단의 수뇌들의 알력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는 의구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무조건적으로 어느 한쪽을 믿어도 되는 건가?’

 

  남이의 뭔가 무례하면서도 당당하지 못한 처신도 이준의 능글맞게 받아넘기며 교묘히 남이의 신경을 긁는 전술배치도 항현에게는 내 쪽에 서라는 무언의 압력으로 느껴졌다.

 그런 상황에서 이준이 말하는 것이었다.

 

 “그대들의 배치를 그대들이......”

 

  오랜 관료생활의 타성일까?

 항현이 어느 귀신과 만난 것보다도 쩔쩔매고 있는 때에 의외의 원군이 도와주었다.

 

 “전 돌아다니는 것이 성격에 맞습니다! 성에 들어가 있는 것도, 맨땅에 천막치고 적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것도 성에 안차요. 제가 유군에 따라 가겠습니다!”

 “!”

 

  항현이 뒤를 돌아 준모를 바라보자 준모가 한 쪽 입꼬리를 올리며 피식 웃었다. 그러나 남이가 이준에게 다른 청을 넣었다.

 

 “도총사 어른!”

 “? 왜 그러시오. 사자위장?”

 

 남이가 이준에게 항현이 놀라 눈이 튀어나올만한 부탁을 올렸다.

 

 “수빈이란 아가씨를 저의 유격부대에 넣어 주십시오!”

 “!”

 “!”

 

  항현과 수빈이 눈이 동그랗게 되어 남이를 쳐다보았다.

 뭔가 그럴듯한 이유라도 댄다면 수빈은 그냥 유격대로 끌려 갈 판이었다.

 남이가 진짜 뭔가 이유를 대려고 할 때 이번에도 준모가 뛰어 나왔다.

 

 

 “안돼요~! 안돼~ 남의 집 감나무를......”

 

 꼬리를 흐릿하게 지우며 말하여 다른 이들은 잘못 들었지만 수빈과 항현은 알아듣고 얼굴을 확 붉혔다.

 

 “수빈 누님은 본진 이곳에서 대기하시고 저는 유군으로 주변을 좀 돌아다니고 항현 형님이 성 방어로 같이 성에 들어가시면 딱 좋은 배치라고 생각합니다! 형님 생각은 어떠세요?”

 ‘지할 소리 다 해버리고 의견을 묻긴 왜 물어?’

 

  준모가 남이의 속화를 능가하도록 너무도 빨리 의견을 풀어버리자 듣고 있던 항현이 더욱 난처해졌다.

 항현이 속으로 욕을 하는 데 듣고 있던 이준이 그런 북새통을 단숨에 정리해 버렸다.

 

 “음~ 난힘자들중 하나이니 어떤 복안이 있으리라~! 그렇게 하시오! 우물쭈물하느니 하겠다는 의견이 있는 대로 하는 것이 낫겠소!”

 “.....!......”

 

 항현도, 수빈도, 남이까지 갑자기 튀어나와 장군막을 휘저은 준모에게 휩쓸려 갔다.

 결국 논의는 구성군 이준이 말한 대로 끝났다.

 

 1.본진군 도총사 이준의 신원, 본진 2만명+ 수빈

 

 2.북청점령군 대장 강순의 1만 보병+ 항현

 

 3.유군, 북청 주변의 위력수색군 대장 남이, 대장 어유소 + 준모, 일단 남이를 따라감.

 

  남이가 입맛을 다시며 수빈을 놓친 것을 아쉬워했고 준모가 항현에게 미소를 보내며 의기양양했으며 수빈은 자신을 지켜주는 것에 크게 나서지 않은 항현을 못 마땅하게 째려봤고 항현은 도총사 이준, 사자위장 남이, 양쪽의 호기심어린 눈에 곤혹스러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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