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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무협물
축귀의 검
작가 : 후우우우니
작품등록일 : 2017.12.4

세조 10년 현덕왕후의 저주로 나병에 걸려 문둥이가 된 세조.
설상가상으로 왕에 오르며 저지른 짓들이 다시 세조와 조선에 앙갚음으로 돌아온다.
적의 무기는 위대한 세종대왕이 창제하신 한글을 주문으로 사용하여 고대의 악한 마법을 되살린

"언문주"

언문주로 조선과 조선의 7대 임금 세조의 정권을 붕괴시키려는 적들.
그들로부터 국가의 안정을 지키고 사악한 주법을 막기 위해 언문주를 사용할 줄 아는 새로운 국가기관을 창설하는 데

그 이름은 "축귀검" 이었다.

 
8. 북청반란전 5.북청공방전(다리)
작성일 : 18-01-02 18:10     조회 : 44     추천 : 0     분량 : 4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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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쾌자와 벙거지의 군졸들 사이로 철릭과 전립을 쓴 지휘관이 계속 총통의 발사순서를 준비하고 있었다.

 

 “화약채워-!”

 “탄환 삽입--!”

 “심불(심짓불) 대기---!”

 “사자위장 나으리~!”

 

 수빈이 뒤를 향해 외치자 사자위장 남이가 수빈과 눈을 마주치고는 다시 되외쳤다.

 

 “피하시오---! 쏠 거요~!”

 “일단 피하세~!”

 “......옙~!”

 

 수빈이 남이의 말에 피하고 항현과 준모가 뒤이어 사격선상에서 피하자 남이는 망설이지 않았다.

 

 “방포하라~!”

 “콰~앙----!”

 

  불꽃, 굉음, 그리고 나모가비들이 썩은 장작개비처럼 부서져 땅으로 흩어졌다.

 

 “으어어어.........”

 “다시~! 화약채워---!”

 

 땅에 흩어진 나모가비들이 다시 땅에서 자라나며 부서져 흩어진 부분을 회복하고 있었다.

 

 “빨리해라-!화약---!”

 

 나모가비들이 눈에 띠도록 빠르게 회복하자 총통 운용병들이 겁을 먹고는 훈련된 동작마저 허둥거리기 시작했다.

 남이가 안타깝기도 하고 당장 닥칠 나모가비의 반격을 염려해 병졸들을 독촉했다.

 그런 독촉은 도리어 병졸들의 행동을 더욱 악화시켰다.

 

 “어서~! 재장전하라~! 어서~!”

 “크어어어~~~~!!!!”

 “어.... 어이구......”

 

  포의 재장전 속도보다 나모가비의 회복이 더욱 빠른 것이 눈에 보이자 장전하던 겁먹은 병졸 하나가 뒷걸음질 쳤다.

 

 “뭐하는 게야~! 어딜 도망을 치는 게냐~!”

 “귀인일진격-----!”

 

  항현이 그 시간차를 메우기 위해 다시 사격선상을 끼어들었다.

 발출된 검기가 회복된 나모가비의 가지를 도려내며 뒤로 밀어냈다.

 심리적 안정, 중간에 괴물을 막아주는 존재가 나서자 병졸들의 손놀림이 다시 침착해졌다.

 

 “장전 완료~!”

 “항현 나으리~! 피하세요~!”

 

 항현이 수빈의 외침과 장전수들의 완료보고를 듣고는 다시 사격선의 밖으로 몸을 피했다.

 

 “발포-!”

 “콰-쾅---!”

 

  승자총통이 두 번째 불을 뿜자 나모가비들이 다시 짓이겨지듯 부서져 그 파편을 땅바닥에 흩날렸다.

 

 “크어어어~!!!!!”

 “사는 목숨 모두는 하늘에서 오는 것,

  죽는 목숨 모두는 하늘로 돌아가는 것,

  왔던 곳과 갈 곳은 새들만이 안다네.

  청안군행진---!”

 

 수빈의 손놀림에 푸른 빛의 기러기 떼가 날아가 나모가비들의 여러 곳을 패어냈다.

 수빈은 그 많은 기러기 떼를 조정하여 세 나모가비의 주력의 핵이 되는 인골편을 찾아내었다.

 

 “항현 나으리~! 준모씨~!”

 

 수빈이 둘의 이름을 부르자 둘은 수빈이 무엇을 말하는 지 단숨에 알아내었다.

 

 “하앗~!”

 

 항현이 검은 나무껍질이 패여 벗겨진 안쪽에 하얀 뼈의 조각을 향해 사인검을 놀렸다.

 간단하게 뼈의 조각이 항현의 손바닥위로 떨어졌다.

 

 “이야~~~~~!!!”

 

  준모도 사진도를 휘둘러 나모가비의 중간을 잘라 거기에 하얀 빛을 들어내 인골편을 손으로 끄집어냈다.

 

 “새는 불붙은 땅위로 비구름을 데려 온단다.

  불붙은 새는 악인의 땅위를 남기지 않고 태워버린단다.

  밝은 눈의 새는 한울님의 심판에 공정한 증인이 된 단다.

  구름 속에 밝은 눈의 불붙은 불새야. 지금 이리 오너라.

  은조화격진-----!”

 “쿠---쿵---!!!”

 “크어어어어~~~!!!!”

 

  수빈도 청안격으로 찾아낸 인골편에 은조화격의 주법을 날려 나모가비를 넘어 뜨려 잠시 움직이지 않도록 해 놓고 자신이 뛰어 올라 인골편을 거두었다.

 수빈의 조치까지 본 항현이 뒤의 포대에 손을 흔들어 상황이 끝났음을 알리자 남이는 더 이상의 포의 장전을 멈추고 병졸들을 정리했다.

 

 -----------------------------------------------------------

 

 “살려 주십시오~! 나으리~!”

 “너는 적을 눈앞에 두고도 전우를 버리고 뒤로 혼자 도망한 놈이다. 무슨 변명을 하겠느냐!”

 

 나모가비에 겁을 먹고 혼자 뒷걸음질친 병사를 남이가 말을 몰아가 잡아 왔다.

 전투 중 도망치다 잡혀온 병사의 처분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하나뿐이었다.

 남이는 자신의 어깨에 맨 환도를 뽑아 들고 병졸을 무릎 꿇어 앉게 했다.

 

 “장군님~ 살려주십시오~ 아까는 소생이 넋이 빠져 그만..... 어어엉~ 살려주십쇼~”

 

 포를 운용하던 병사들은 아무 표정도 없이 덤덤하게 남이와 끌려온 병졸을 쳐다 보았다.

 

 “마지막으로 남길 말은 없느냐?”

 

 남이또한 아무 표정없이 뽑은 칼을 들고 병졸에게 나지막히 물어보았다.

 수빈이 당황한 표정으로 남이에게 구원을 빌었다.

 

 “나으리, 비록 이 사람이 전투중 도망쳤다고는 하나, 우리는 이겼고 또한 나모가비라는 괴물은 보통사람은 한 번도 보지 못한 기이묘사입니다. 한 번의 실수를 용서하시어 다음의 공을 세울 기회를 주셔요~!”

 “예.... 에예~ 제가 다음 싸움에서는 반드시 남보다 열심히 싸워 공을 이루겠습니다요~ 장군님~ 어엉~ 어엉~”

 

  남이는 눈을 돌려 수빈의 눈을 바라보았다.

 수빈의 눈에 눈물이 그렁거리고 있었다.

 이름도 모르는 병졸의 목숨을 구하려 구걸하듯 비는 수빈을 보는 남이를 보자 무릎꿇은 병사는 더욱 울며 용서를 빌었다.

 

 “자.....장군님, 제가 원래 이리 겁이 많은 놈이 아닙니다요..... 여진족이랑 싸울 때, 왜적들과 싸울 때 남보다 더 잘 싸우면 잘 싸웠지 내빼는 놈이 아니었습니다요. 너무 황망한 괴물이어서..... 장군님 살려 주십시오~ 장군님~ 어흐흐흐흐~~~~~”

 “후~우~”

 

 남이가 크게 한숨을 쉬었다. 그러자 수빈도 한숨을 돌렸다.

 병졸도 울며 양손을 모아 싹싹 빌며 계속 흐느끼고 있었다.

 남이가 병졸을 일으켜 서쪽으로 넘어가는 해에 구름이 걸친 것을 보고 말했다.

 

 “...... 저기 해가 걸린 구름이 보이느냐?......”

 “.....예.....”

 “아름답지 않으냐?”

 “예...에.... 참말로....”

 “사~붘~!”

 

 병졸은 선채로 목이 잘렸다.

 수빈이 놀라 손으로 입을 가렸다.

 병졸의 목없는 몸은 허물어지듯 쓰러졌고 목은 마치 나무에서 과일이 떨어지듯 땅으로 떨어져 데굴데굴 굴렀다.

 

 “흐.....흨~ 흐흨~”

 

  수빈이 말도 못하고 눈물을 흘리는 데 항현이 눈을 가려주고 뒤로 물러나게 했다.

 남이는 피가 아직도 흘러내리는 자신의 환도를 수건으로 닦았다.

 

 “수습하거라~!”

 “예~”

 

 남이의 말에 다른 병졸들이 밧줄을 끌러 안장에 시신을 묶을 준비를 했다.

 사실 도망친 병졸이 살아날 것이라는 생각은 죽는 당사자인 병졸과 수빈만이 한 것이었다.

 다른 병졸들과 이미 장교의 소양교육을 받은 항현과 준모는 그럴 리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흐흨~ 흐흐흨~.....”

 

 수빈이 흐느끼는 소리에 남이는 애써 외면했다.

 항현이 수빈에게 위로겸 설명을 해주었다.

 

 “군율이라는 것이 그리 만만하지가 않습니다. 아가씨. 전투중 적전도주라는 것은 절대 용서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저 사람이 다시 적의 앞에서 도망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만, 저 사람이 전투중 적전도주를 용서받는 것을 본 다른 사람은 도망치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겠습니까? 지휘라는 것은 그런 불안함을 안고는 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저 자를 율에 따라 처벌하는 것이 다른 이들을 지휘하여 더 많은 사람을 살리는 데 가장 나은 차선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물론 최선은 저 사람이 도망치지 않았다면이 되겠지요.”

 “흨~.......”

 

  수빈이 머리로는 항현의 설명을 알아들을 수가 있었다. 그러나 산목숨을 저리 쉽게 죽이는 것을 수빈은 도저히 가슴으로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자~ 혼자 편해진 놈은 편하게 해주고 우리도 자리를 정리하세......”

 “예~!”

 

  병졸중 가장 연장자인 듯한 사람이 다른 이들을 이끌자 다른 사람들이 추임을 넣었다.

 먼저 목 없는 시체에서 전대를 끌러 내었다.

  미숫가루와 엿을 나머지 사람들의 전대에 나눠 담고 한줌 정도만을 남겨 잘려진 목을 주워 왔다.

 연장자가 마지막으로 구름에 걸쳐진 아름다운 해를 봤을 두 눈을 감기고 그 입에 남긴 미숫가루 한 줌을 넣고 엿 한 조각을 넣어 물렸다.

  전대를 싼 보자기를 넓게 펴 입에 곡을 물고 눈을 감은 머리를 놓고 보자기를 쌌다.

 시신을 안장에 묶고 그위에 머리를 다시 여며 떨어지지 않게 조치를 하고는 보고했다.

 

 “나으리, 갈 준비를 다 마쳤사옵니다.”

 “....그래......”

 

 남이도 환도를 칼집에 넣고 일어났다.

 항현과 준모도 우는 수빈을 부축하여 일어났다.

 남이가 울고 있는 수빈을 보고는 고개를 돌려 눈을 피했다.

 수빈도 눈물로 젖은 눈을 남이에게 향하지 않고 항현의 가슴에 묻었다.

 그렇게 모든 사람들이 싸움의 자리를 정리했다.

 마음의 자리는 그렇게 간단히 정리되지 않았겠지만........ 그 시점에서는 그것이 최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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