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현이 기병 셋과 축귀검의 인원을 합쳐 구성한 정찰대를 거느리고 함흥으로 향하던 중 묘한 사기를 느꼈다.
수빈과 준모도 항현이 느낀 것과 다르지 않은 것을 느꼈다.
“나으리, 뭔가 있습니다.”
“예, 수빈 아가씨. 조심하세요.”
항현이 수빈의 말을 듣고는 대답을 해준 후에 바로 뒤의 난힘이 없는 자들에게도 주의를 주었다.
“이 주변에 뭔가 있다! 나무, 바위...... 풀 포기 하나라도 허투루 보지 마라! 내가 명을 내리면 바로 왔던 본진으로 도망쳐라!”
“.......에 엣...!?”
바로 도망치라는 명령은 군생활중에 받아 본적이 별로 없는 명령이라 기병들은 어리둥절했다.
그보다도 무엇을 보고 듣고 갑작스레 이런 부산을 떠는 건지 난힘이나 주법을 전혀 모르는 그들로서는 그럴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곧, 그들이 볼 수 있도록 물리력이 구사되었다.
항현이 주변을 말로 돌아보며 시선을 뿌리다가 한 나무에 눈이 멈췄다.
“.........”
두 세 호흡 쉬는 동안을 찬찬히 나무를 쳐다보던 항현이 재빠르게 사인검을 뽑았다.
“분명합니다!”
항현의 외침을 들은 것일까? 나무가 뿌리를 다리삼아 일어나기 시작했다!
“쿠워어어어어~~~~”
“히히히힝~~~~!!!!!!!!”
나무가 움직이는 초유의 사태에 타고 있던 말이 크게 놀랐다.
항현이 고삐를 감아쥐며 말머리에 얼굴을 대고 말을 진정시켰다.
“워어~ 워어~ 진정해라 이놈아~!”
말이 날뛰자 항현이 당황한 사이에 준모가 언월도, 사진멸악을 머리 위로 들며 말안장을 박차 올랐다.
“피에 젖어 한에 젖어
산마다 골마다 짐승뿐이네
맑은 하늘이 먹장구름불러
자신의 눈을 가리니
구름속 뇌룡의 번갯불이
더러운 악을 태워멸하노라------!”
우렁찬 준모의 주문영창이 빠르게 울려퍼졌다.
“악멸뇌룡참---!”
언월도의 시퍼런 날이 빛나는 가 싶더니 그대로 불과 번개가 결합된 둥근 벽공(璧攻:둥근 기운)이 나무로 날아갔다.
“콰쾅-----!”
“크워어어어어~~~~~~!!!!!!”
“쿠---쿵---!”
나모가비가 채 일어서지도 못하고 준모의 뇌룡참에 뒤로 주저앉으며 넘어졌다.
“크으으으.......”
땅에 내려앉은 준모를 나모가비가 쳐다보듯 고개를 들었다.
“귀문을 지키는 영수여!
이 세상을 떠도는
가지 않는,
가지 못하는,
가야만 하는,
가여운 넋을 인도하라!
귀인일진격----!”
“파캉----!!!!”
“크워어어어어-------!!!!!”
주문영창과 날카로운 파강음, 그리고 이 세상 것이 아닌 비명이 연이어 울려퍼졌다.
뒤에 있던 기병들은 벌써 사라져 보이지도 않았다.
“크어.....”
공격을 받던 나모가비와 맞은편에서 두 그루의 나무가 다시 움직이며 일어났다. 동시에 준모의 발목에 검은 나무뿌리가 휘감겨 붙잡았다.
“이런!”
행동의 제약을 받는 준모를 노리고 나모가비가 손을 뻗어 공격이 들어갔다.
준모가 사진도를 들어 방어태세를 취하는 순간!
“동북방 지옥문을 지키는 범의 성난 울음
괴로운 인생에 괴로워하는 산자들의 울음
남겨진 원한에 격노하는 남은 자들의 울음
불길에 몸을 태울 죄인들의 두려운 울음
달님만이 위로하며 소리 없이 우노매라
귀인참월격----!”
항현이 중간으로 치고 들어가 준모를 공격하는 나모가비의 한 팔을 잘랐다.
둥근 빛무리가 일어나며 굵은 나무의 가지줄기가 한 참에 잘려 땅으로 떨어졌다.
“쿠쿵----!”
“괜찮은가?”
“안 도와줘도 괜찮았을 걸요? 헤헤헤.....”
준모가 멋쩍게 웃으며 발목을 붙잡고 있는 나무뿌리를 한 칼에 잘라 버렸다.
나모가비들이 둘러싼 가운데에 있는 형국이라 항현과 준모는 밖으로 나오기 위해 한 방향으로 공격력을 집중시켰다.
“귀인일진격-----!”
“악룡뇌룡참-----!”
“파콰----------쾅--------!!!!!!!”
나모가비들은 그 둘을 가두기 위해 나오는 방향을 감쌌지만 항현과 준모의 합쳐진 힘 앞에 허무하게 그 앞을 내주었다.
둘은 손쉽게 밖으로 나왔지만 나모가비 세 그루는 땅으로 뿌리를 뻗어 둘은 동시에 노렸다.
“부수스스스스스........”
땅바닥의 흙이 일어나며 으스스한 소리가 항현과 준모를 향했다.
둘은 비공술로 몸을 솟구쳐 나모가비의 뿌리를 피했다.
“피해-!”
“이엽-!”
“새는 불붙은 땅위로 비구름을 데려 온단다.
불붙은 새는 악인의 땅위를 남기지 않고 태워버린단다.
밝은 눈의 새는 한울님의 심판에 공정한 증인이 된 단다.
구름 속에 밝은 눈의 불붙은 불새야. 지금 이리 오너라.
은조화격진-----!!!!!”
항현과 준모가 공중으로 솟구쳐 나모가비를 피한 순간, 수빈의 한 줄기 불꽃의 새가 나모가비들을 향해 날았다.
“쿠---쾅-----!”
“크와아아아아--------!!!!!!”“겨눳-----!”
불의 새에 둘러싸여 괴로워하는 나모가비와 항현들의 뒤에서 우렁찬 군호가 들렸다.
“?”
항현과 준모, 수빈이 뒤를 돌아보자 거기에는 승자총통을 실은 마차를 몰고 있는 한 무리의 군졸들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