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각견이 다시 입에서 뭔가 알 같은 것을 뱉어냈다.
항현과 수빈, 병졸들이 이미 본 바가 있다보니 뱉어낸 알에 경계의 시선을 보냈다.
“찌르르르.......”
풀벌레 소리같은 소리가 나더니 푸르게 불꽃같은 것이 보였다. 그리고!
“콰----쾅----!”
번개가 쳤다.
정확히 말해서 그 알이 하늘의 번개를 끌어들였다. 그리고 주변에 있던 항현과 수빈, 군졸들이 모두 감전되었다.
“어엌-!”
“으읔-!”
“아이고..... 아야.....”
항현측 전원이 마비가 되어 행동이 크게 둔화되었다.
“희한한 수를 쓰는 군! 저 짐승.....”
“캬하흥~! 캬릉~!”
감전되어 쭈뼛대는 항현들을 보며 마각견은 즐거운 듯 또 비웃는 듯한 괴상한 소리를 내었다.
“사조포란주-!”
수빈이 사조포란주의 주문을 하늘로 올려 쏘았다. 그리고 손목을 조금 까닥거리자 다시 하늘로 올라가던 주문의 새가 다시 땅으로 내려오며 항현과 수빈, 병졸들을 날개로 감쌌다.
“어....어..... 어떻게 된 거야....?”
“몸이 편해진다.....? 마비가 풀린다......?”
“.......”
수빈의 포란주의 능력을 익히 알고있는 항현이 수빈을 바라보며 짧게 미소를 지었다.
수빈도 항현의 미소를 받아 수줍은 미소를 보냈다.
항현이 회복된 몸을 들어 다시 주문을 외웠다.
항현은 전법을 바꿔 마각견의 뒤를 추적하고 앞도 가로막는 병행포위를 노렸다.
“흩어진 악을 쫓아 귀인의 범을 푸노라,
하나가 쫓아 잡아 악을 하나 찢었도다,
하나는 하나를 뿌리치지 못하니 얼마라도 찢기리라.
귀인천망격-!”
“어흥---!”
항현의 부름에 응하여 귀신 범이 소환되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병졸들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주문으로 호랑이를 만들어내다니!
병졸들은 깜짝 놀라 자신들이 농을 걸던 상대인 항현을 쳐다보고 있었고 항현은 그런 눈들을 아랑곳없이 그 호랑이를 지휘했다.
또한 마각견도 그 모습을 보고는 놀란 듯, 붉은 빛을 발하던 눈이 동그라졌다.
“쫓아라-!”
“어흥-!”
“애갱~~~~!”
범이 뒤를 쫓자 마각견이라해도 개에 불과한 지 애처로운 비명과 함께 바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해명의 다른 부름 주문인 네 마리의 개들은 항현의 귀신 범과 물러섬 없이 싸웠지만 마각견은 그리 강하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휘유우우우우~~~~~~”
아리랑이가 피어오르듯 마각견이 사라졌지만 귀신 범도 바로 그 공간으로 쫓아 들어갔다.
항현은 눈을 지긋이 감고 자신이 부름한 귀신범과 의식을 연결하고 있었다.
일부의 감각을 공유하며 계속 귀신범이 쫓는 마각견을 놓치지 않았다. 그러나 현실적인 문제가 있었다. 주변의 수풀에 불이 점점 번지기 시작한 것이다.
“아이쿠! 이대로 계속 있다보면 우린 다 불타 죽겠습니다! 나으리~!”
그러나 여전히 눈을 감고 있는 항현에 병졸들은 어쩔줄을 몰랐다.
그런 병졸들을 수빈이 제지시켰다.
“잠시만 인내심을 발휘하세요. 모두! 한 번에 하나씩 해결하도록 하지요.....”
“예......?”
“일단은 저 괴물을 처치한 후 불을 피하도록 하자고요!”
“동북방 지옥문을 지키는 범의 성난 울음
괴로운 인생에 괴로워하는 산자들의 울음 .......”
수빈의 말에 병졸들은 항현을 더 이상 자극하지 않았다.
주문을 외우는 항현은 몇 번의 기회가 있었다.
마각견이 다시 공간을 이지러트리며 뛰어 나오기를 여러 번 하였고 그때마다 항현은 칼이 움찔거리며 움직이려고 했다. 그러나 항현은 애써 자신을 억누르며 참았다.
‘확실하게 잡을 수 있을 때를 기다려야 해.......’
사인검을 쥐고 눈을 지긋이 감은 채 정확히 자신의 앞으로 개를 몰고 있었다.
“어흥~!”
“깨갱~ 깨갱~”
“.......남겨진 원한에 격노하는 남은 자들의 울음
불길에 몸을 태울 죄인들의 두려운 울음........”
보이지 않는 두 짐승의 쫓고 쫓기는 소리가 주변을 빙빙 돌고 있었고 그 와중에 불길은 점점 번져갔다. 그러나 항현은 여전히 눈을 감고 최적의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윽고 때가 왔다.
“휘르르르르.........”
“......달님만이 위로하며 소리 없이 우노매라......”
공간이 열리는 소리, 영창이 끝난 주문, 그리고 항현은 눈을 떴다.
눈을 뜬 항현이 한 발짝, 앞으로 나오더니 전방을 노려보았다.
그 순간 공간이 이지러지며 마각견이 향현의 정면으로 뛰어 나왔다.
“깨갱~ 캬르르릉~!”
현 공간으로 뛰어나온 순간, 자신의 정면에 항현이 있는 것을 보고는 놀라 울부짖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항현의 기합!
“귀인참월격-----!”
“깽-!”
둥근 빛무리가 항현의 발끝에서 머리위로 감아올려졌다. 그리고 빛이 마각견을 덮친 순간, 그대로 마각견은 단말마의 비명을 남기고 빛에 묻혀 사라져갔다.
“어..... 어...... 사라진다.....”
“저 아기씨......, 저희 나으리가 이긴 것입니까요?”
“네?..... 아!..... 예.....”
병졸들은 무작위의 방향으로 불을 내뿜던 알과 하늘 번개를 끌어들이던 알이 빛을 잃는 것을 보고 어렴풋이 승리를 알았다. 그러나 이런 종류의 싸움이 익숙하지 않았던 보통사람인 병졸들은 그 승리를 묻지 않고는 확신할 수가 없었다.
병졸들이 승리를 보다 더 깨닫게 된 것은 항현의 당당한 지시에 의해서였다.
“이젠 숲을 빠져 나간다! 후퇴는 없다! 전진하여 빠져 나간다!”
“.....예....옛!.....”
항현이 확실히 가야할 방향을 알려주자 병졸들이 이제야 승리하여 적을 없앴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적은 없지만 만만치 않은 어려운 상황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도 새삼 깨달았다.
항현이 부름한 귀신범을 다시 돌려보냈다.
귀신범은 아쉬운 얼굴로 조용히 빛으로 변화하여 하늘로 날아갔다. 그리고 항현은 바로 병졸들에게 지시했다.
“말들이 놀라지 않도록 잘 이끌어라! 고삐를 단단히 잡아라!”
“예! 나으리!”
병졸들은 말 두 마리의 고삐를 단단히 쥐고 불티같은 것에 말이 놀라지 않게 계속 쓰다듬어 주었다.
수빈도 말을 달래며 불덩이가 되어 있는 숲을 지나기 위해 걸음을 재촉했다.
항현이 일행의 뒤를 받히며 가장 끝을 따라가고 있었다.
바로 그때!
“어흥----!”
앞가슴의 근육을 잘렸던 창귀호가 뒷발만으로 땅을 박차고 뛰어 올랐다.
앞발이 움직이지 않자 다른 방법을 생각해 낸 것이다.
항현이 고개를 돌렸을 때는 이미 창귀호의 이빨이 눈앞에 다가와있었다.
‘아차-!’
수빈도 뒤를 돌아 봤을 때 이미 항현의 얼굴이 창귀호에게 물어뜯기기 직전이었다.
수빈이 다급하게 항현의 이름을 불렀지만 너무 늦은 때였다.
“항현나으리-!”
“집전파사격-----!”
“콰르릉----!”
길 앞 쪽에서 기합 일성과 함께 푸른 번개가 떨어지는 가 싶더니 떨어진 자리에서 바로 벼락이 창귀호를 향해서 날아가 그 콧잔등을 맞췄다.
“파지지지-------짘!”
“크아아아앙~~~~!”
항현의 목덜미를 자기 사정권에 넣었던 창귀호는 마지막 한 입을 물어뜯질 못하고 벼락에 새카맣게 타 뒤로 떨어졌다.
수빈이 모든 상황을 보았다.
항현이 무사한 것에 안도의 눈물을 한방울 떨궜다. 그리고 생각했다.
이 주문.
집전,(輯電)하늘의 번개를 자신의 칼에 불러들여,
파사격,(破邪擊)그것을 일정한 방향으로 뿜어내는 절기!
수빈이 알기로 이 기술을 쓰는 자는 하나뿐이었다.
원래가 명나라의 유학생이었고 지난 해명의 한양진공을 마무리한 후에 다시 명나라로 유학을 떠났다.
조정의 신의없음에 욕을 바가지로 퍼부으며......
“형님! 누나! 여기서 만나네요! 하하하하......”
사진멸악도(四辰滅惡刀)의 소유자, 준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