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무협물
축귀의 검
작가 : 후우우우니
작품등록일 : 2017.12.4

세조 10년 현덕왕후의 저주로 나병에 걸려 문둥이가 된 세조.
설상가상으로 왕에 오르며 저지른 짓들이 다시 세조와 조선에 앙갚음으로 돌아온다.
적의 무기는 위대한 세종대왕이 창제하신 한글을 주문으로 사용하여 고대의 악한 마법을 되살린

"언문주"

언문주로 조선과 조선의 7대 임금 세조의 정권을 붕괴시키려는 적들.
그들로부터 국가의 안정을 지키고 사악한 주법을 막기 위해 언문주를 사용할 줄 아는 새로운 국가기관을 창설하는 데

그 이름은 "축귀검" 이었다.

 
7. 회귀순리전 6. 회귀순리(허리)
작성일 : 17-12-28 20:33     조회 : 44     추천 : 0     분량 : 8060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번개치는 하늘아래

  하염없이 울부짖는

  홀로 된 들개처럼

  선지피가 흐르도록

  서러움이 달라붙다

  날카로운 칼바람에

  가루처럼 날리네

  사술극공참-----!”

 

 “동북방 지옥문을 지키는 범의 성난 울음

  괴로운 인생에 괴로워하는 산자들의 울음

  남겨진 원한에 격노하는 남은 자들의 울음

  불길에 몸을 태울 죄인들의 두려운 울음

  달님만이 위로하며 소리 없이 우노매라

  귀인참월격-----!”

 

  해명의 진공의 큰 칼이 항현을 향해 날자 항현은 사인검의 주력기를 이용하여 마찬가지의 음속 검을 만들어 막아냈다.

 

 “키이이이잉------!”

 

 두 음속 공기의 칼이 맞부딪히자 기괴한 파공성이 거대하게 울려 퍼졌다.

 보고 있던 신료들과 이유가 두 손으로 귀를 막으며 괴로워했다.

 해명이 곧 철극을 항현에게 향하며 가로로 회전시키며 던졌다.

 

 “북서쪽 해지면 금잔디 바래지다

  활줄이 파고든 가는 목이 밤내 운다

  주검위의 봉분은..........

 

  항현이 해명의 주법을 알아봤다.

 저 기술보다 기술에 하나 더 가술(加術:기술을 더함)하여 나오는 위맹강격은 항현의 힘으로 막는 것이 힘든 공격이었다.

 항현은 뒤에 사람이 없는 방향으로 몸을 빼어 위치를 바꿨다.

 

  ............산자의 의무거늘

  봉분조차 못 가진 어린왕의 설움을

  이빨 드러낸 용맹의 개가 분노에 겨워 짖노라

  선풍술연격-----!”

 

 해명의 철극이 빠르게 회전하며 홀로 서있는 항현을 향해 날아갔다.

 빠르게 좁아지는 간격!

 항현이 겨우 사인검으로 철극을 쳐내며 반걸음 물러났을 때 해명이 회전하며 돌아오는 사술극에 자신이 쥐고 있는 다른 쪽 사술극을 내밀었다.

  두 철극의 뒷 고리가 걸려 엮이는 순간! 해명은 머리위로 사술극을 돌려 일회전을 시켰다.

 그 힘, 그대로 항현에게 다시 날아 들어갔다.

 항현은 옆으로 구르며 날쌔게 해명의 위맹강기를 피했다.

 항현으로서는 이미 마주해본 경험이 있다보니 이번에는 막을지 피할지 갈등하지 않고 피하는 쪽으로 정하여 시원하게 몸을 날려 버렸다.

 

 “콰----깡-----!”

 

  통명전 앞마당 보도돌판에 해명의 칼자국이 길게 났다.

 병사들이 바닥 돌에 칼 자국을 길게 낸 해명의 솜씨를 뜨악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칼을 조금이라도 만지며 사는 사람의 눈에는 해명의 솜씨가 화경에 들었다는 것을 바로 알아보았다.

 땅을 구르는 항현이 구르는 반동으로 뛰어 일어나자 해명은 바로 진공의 대검을 날려 항현의 분해를 노렸다.

 

 “번개치는 하늘아래

  하염없이 울부짖는

  홀로 된 들개처럼

  선지피가 흐르도록

  서러움이 달라붙다

  날카로운 칼바람에

  가루처럼 날리네

  사술극공참-----!”

 

  항현은 이번에는 자신의 검속으로 해명의 극공참에 대응했다.

 항현의 검속에 의해 초생달 모양의 검풍이 찢어지기는 했지만 그 진공대검의 조각들이 이리저리 바람으로 변하여 항현의 옷 자락을 여러 군데 베어 놓았다.

 치명상은 없었지만 항현으로서는 확실한 방어가 되질 않는 공격이라는 것에 당혹감을 느꼈다. 그 순간!

 

 “피이잉---!”

 

 가볍게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나더니 항현의 발목에 붉은 끈이 날아와 감겼다.

 

 “웃!”

 “관원! 이번에는 절대로 놓이지 않겠다.”

 “앗...... 저....... 비합거사님......”

 

 해명도 비합의 갑작스런 등장에 놀라 그 행동을 제지시키려고 했다. 그러나 더욱 강렬한 공격이 해명의 제지보다도 빨리 항현을 덮쳤다.

 

 “관원! 해명님의 대적! 이 일격도 받아 보거라-----!”

 

  종희의 사사비영모가 항현을 노리고 일직선으로 꽂혀 들어갔다.

 항현이 우내략으로 힘을 헤치며 칼 끝을 비껴냈다. 그리고는 그 창끝이 바로 수빈의 몸에 박혔던 그것이란 것을 알아봤다.

 아주 빨리 지나가며 당황하던 벽안의 얼굴도 언뜻 기억났다.

 끓어오르는 분노에 새로운 힘이 솟아났다.

 

 “수빈 아가씨를 해친 이 창이 당신 것인가---!?”

 “!”

 

  종희가 뜨끔하여 창을 비껴 피한 항현을 바라보자 이글이글 빛나는 눈빛에 가슴이 섬뜩할 정도였다.

  해명이 수빈얘기에 바로 기세가 수그러드는 것을 보고 종희와 항현의 사이에 나와 그 앞을 가렸다.

 

 “저랑 얘기하세요. 수빈님이 어떻게 되셨다고요?”

 

  해명이 끼어들어 항현의 눈빛을 막아내자 항현은 사인검을 진전세로 앞에 내밀어 대치를 끌고 갔다. 그러나 비합의 사자추가 항현의 다리를 잡아 끌었다.

  항현은 자세가 흐트러졌으나 사인검을 사방으로 휘저으며 종희에 대한 분노와 해명에 대한 투지를 발했다.

  사인검의 난무에 해명과 종희가 뒤로 빠진 틈을 타 항현은 자신의 다리를 붙잡고 있는 비합에게 일직선으로 뛰어 갔다.

 

 “이엽-----!......?!!!”

 “계절 잃은 고목에 화살처럼 꽂힌누나

  맑게 개인 하늘에 산들바람 부는도다

  피를 뿌린 흙바닥에 젖은 차돌 채이누나

  디딛는 걸음마다 망설임이 없나니

  사미쌍수돌-----!”

 

  비합의 머리를 반토막으로 쪼개버리려할 때 갑자기 건암이 나타났다. 그리고는 완만한 포물선을 그리며 비합에게로 날아가는 항현의 옆구리에 돌진하는 양의 형상의 권풍을 날렸다.

 항현의 발이 지면에서 떨어져 방향전환이 불가능했다.

 꼼짝없이 당하게된 그 때!

 

 “하늘을 덮는 큰 날개여

  흙을 날리는 큰 바람이여

  나무를 뽑고 바위를 날려

  꽃잎아래 나비를 지켜라!

  취조구축진-----!”

 “파----캉-----!”

 

  독수리의 형상이 날아가 항현에게 커다란 방어막이 되어주었다. 그리고 철이 부딪히는 소리가 나더니 돌진양의 형상이 독수리의 형상의 날개에 부딪혀 서로 흩어져 사라졌다.

 

 “수빈씨! 괜찮으세요?”

 

 종희가 놀랍고 반가워 수빈의 안부를 큰 소리로 물었다. 그리고 그 뒤에서 해명이 미소를 지으며 수빈을 쳐다보았다.

 

 ‘절대 빠지지 않으시는 군......하핫-!’

 

 속으로 웃는 해명의 옆에 비합이 항현에게 묶었던 줄을 풀고는 와서 섰다.

 

 “도련님, 저지하려 하였으나 결국 막지 못하였습니다. 죄송합니다.”

 “아니오. 아니오. 저 쪽도 필사적이었을 텐데요. 끝까지 막으리라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수고하셨어요. 종희누나도요.”

 “......”

 

  어느새 종희가 옆에 와 서자 해명이 수고를 치하했다. 그러나 종희는 수빈을 보느라 해명의 치하를 건성으로 들었다.

 건암은 그들의 곁으로 오지 않고 항현을 직각으로 잡는 위치에서 계속 머무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 건암을 직각으로 잡고 있는 위치에 수빈과 준모가 머물고 있었다.

 

 “누나! 형님에게 가 보살펴드려요!”

 

 준모가 건암을 살피며 수빈을 항현의 곁으로 가도록하자 건암이 순순히 보내주질 않으려 했다.

 

 “누구 마음대로! 그리 쉽게는 못 뭉친다!”

 “남녀가 좋아서 만나겠다는 데 어딜 제 삼자가 끼어들어------!”

 “준모씨---! 나 참!”

 

 건암이 사미권을 앞세우고 수빈을 막기 위해 뛰어 나가자 준모가 바로 그 앞을 막으며 남들은 못 알아들을 이유를 외쳤다. 알아들은 수빈은 얼굴이 다시 빨개져 타박 한 마디 던지고 항현에게 뛰어 갔다.

 

 “한울님의 눈이 땅의 그늘을 굽어보노라!

  굴음님의 숨이 악의 어둠을 살펴보노라!

  천룡님의 뜻이 마의 비겁함을 노려보노라!

  벼락을 부른 이곳에 밝음만이 깃들어 어둔 그늘 없노라!

 집전파사멸악도-----!”

 “콰----쾅------!!!!”

 

  검은 하늘에 하얀 번개줄기가 준모의 사진멸악도로 빨려들 듯 내려 꽂혔다.

 준모의 사진멸악도가 푸른 광전을 튀기며 하얗게 빛났다.

 그 빛나는 사진도로 건암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웃---!”

 

 후끈한 열기와 몸을 찌르르 관통하는 전기, 그리고 눈 앞을 어지럽히는 하얀 도광에 건암은 뒤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종희가 건암의 수세를 감지하고 바로 지원하기 위해 뛰었다.

 그런 종희의 귀에 공기를 가르는 파공성이 들려왔다.

 곧바로 한 길, 긴 창을 검은 용이 꼬리를 휘젓듯 휘둘러 소리를 일으킨 화살을 쳐 땅에 떨어뜨렸다.

  화살의 경로 끝에는 검지가 반동력으로 시위가 떨리는 활을 들고 종희를 쳐다보았다.

 검지의 양옆으로 사축구와 사후곤을 든 엄지, 사묘각을 찬 광조가 뛰어오는 것이 보였다.

 싸움의 인원이 점점 늘어나는 상황에서 한치 앞을 바라볼 수 없는 난전으로 발전됐다.

 그 사이 수빈이 항현에게 다가가 항현을 부축했다.

 

 “나으리-----!”

 “아가씨-----!”

 

  서로 아무 말 없이 바라보는 두 사람의 측면에서 해명이 부림의 주를 시전했다.

 이미 전 에 부림으로 소환한 네 마리와 두 마리는 서로를 찌르고 사라진 지 오래였다.

 

 “계절잃은 하늘없는 메어마른 골짜기에

  하얀바위 날개벌려 삭바람을 맞서노라

  부모없이 서로기댄 들개들의 효후성은

  검은계곡 심골마다 피비린내 채우노라.

  사술소환령-----!”

 

  해명이 네 마리의 정령 개를 다시 소환하였다.

 주력이라면 이미 어느 정도 달통했다고 생각했던 해명도 이제는 눈 밑이 검게 그늘을 만들며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계속 이렇게 싸우실 겁니까?”

 

 해명이 투덜거리듯이 말은 했지만 아직까지는 얼굴에 미소가 그치지 않았다.

 

 “흩어진 악을 쫓아 귀인의 범 떼를 푸노라,

  하나가 쫓아 잡아 악을 하나 찢었도다,

  하나가 쫓아 잡아 악을 둘 찢었도다,

  하나가 쫓아 잡아 악을 셋 찢었도다,

  하나가 쫓아 잡아 악을 넷 찢었도다,

  하나는 하나를 뿌리치지 못하니 얼마라도 찢기리라.

  귀인천망격-----!”

 

  항현도 이번에는 네 마리의 귀신호랑이를 부림의 주로 소환하고 퀭한 눈으로 해명에게 대꾸했다.

 

 “그거야 네가 어디를 선택하느냐의 문제지! 나도 절대로 주상전하를 네게 허용할 수 없다!”

 

  입가에 미소와는 다르게 해명의 눈빛이 사나운 기색을 띄었다.

 좌우 손에 철극을 하나 씩 쥐고서 항현을 쳐다보자 항현도 물러섬 없이 사인검을 앞으로 들어 해명을 겨누었다.

  해명이 항현의 분명한 전의에 잠시 고개를 떨구고 쓴 웃음을 짓더니 고개를 다시 들었다. 그리고 뒤로 고개를 돌려 흰자위 뿐인 눈의 해운을 바라보았다.

 수빈이 해운을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며 항현에게 번갈아 눈을 돌려 바라보았다.

 

 “문 밖 나서며 아이인 왕에게

  마음 달이며 눈물을 떨구는 또 다른 아이야

  하늘 향해 날아가는 비둘기 떼 쳐다보며

  파란하늘로 잠겨가는 아이의 마음으로

  세상의 어지러운 이목구비에 바른 꼴을 보인다......”

 “으.....으으으으......읔.....!”

 

  해운이 해명의 주문에 갑자기 괴로운 낯빛을 보이며 그 작은 몸을 이리저리 뒤틀었다.

 수빈이 걱정하던 일이 나타나자 해명에게 고함을 쳤다.

 

 “해명! 무슨 짓을 하려는 거에요! 해운이 괴로워해요! 그만해요!”

 “이건 해운이 괴로운 것이 아니에요.”

 

 항현이 퍼뜩 짚이는 것이 있어 해명에게 말했다.

 

 “그럼, 동하군이.......”

 “이런 쪽으로는 눈치 빠르시네요.”

 

 해명의 대답과 동시에 해운의 위로 갑자기 하얀 연기 같은 것이 뿜어져 올라오며 한 소년의 형상이 되었다.

 

 “으어어어어어~~~~~~~~~~”

 

  두 길(한 길= 1.8m 두 길= 3.6m)쯤은 되어 보이는 소년의 커다란 형상은 분명히 황룡포를 입고 있었다.

 머리는 산발이 되어 흐트러져 있었고 입가에는 붉은 피가 흘러내린 자국이 검게 변색되어 있었다.

 눈에는 검은 자가 없었고 무엇보다 시위가 풀린 활의 활 시위에 목이 칭칭 감겨 있었다.

 시위 줄이 감겨있는 목에는 여지없이 긴 피 길이 나, 목에서 흐른 피가 황룡포 앞을 벌겋게 수놓고 있었다.

 나이 어린 소년이 앞섶을 피로 범벅이 된 모습에 항현을 비롯한 싸우는 자들도 놀랐고 뒤에서 싸움의 승패를 보고 있던 이유와, 현영휘, 황창성과 나머지 신료들도 그 처참한 모습에 크게 놀라 뒤로 엉덩방아를 찧고 주저앉는 사람까지 있었다.

 

 “.......나는 조선의 왕이었다....... 나는 조선의 왕이었다....... 일찍이 세종대왕의 손자로, 문종대왕의 적자로, 태어나 원손이며, 세손이었으며, 세자이고, 왕이었다....... 어릴 적부터 제왕의 도리와 그 윤리를 배우고 나라를 짓는 큰 덕을 머리에 넣고 백성을 보살피는 자애를 가슴에 가득 품었다........ 열 두 살 어릴 때, 선대의 왕인 아비를 여의고 늙은 고명대신들의 손에 이끌려 옥좌에 앉은 지 5년 만에 내 친아버지의 동생, 친숙부의 손에 죽었다........ 열일곱, 마음속에 풀리지 않은 한이 가득하고 색을 잃은 눈동자에 눈물만이 가득하다.......... 나의 한과 슬픔이 천리에 어긋난다면 지옥의 동북방 문을 지키는 호랑이야........ 나를 잡아 먹거라~ 천리에 어긋나는 슬픔이라면 내가 값을 치루마....... 천리에 순응하는 한이라면 네가 물러나거라........”

 

  소년 왕 이동휘의 절절한 한의 토로에 갑자기 항현이 소환한 귀신 호랑이들의 꼴이 엷어지기 시작했다.

 귀인들의 증발에 항현이 당혹했다.

 

 “아니.......!!!!!”

 “우우우우우우~~~~~~~~”

 

  우는 듯, 아파서 비명을 지르는 듯, 조용하고 무거운 귀곡성이 통명전 앞마당을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이윽고 귀신 호랑이들이 완전히 사라졌다.

 그와 함께 사인검에 서린 영기까지 사라졌다.

 항현이 경악했다.

 

 “이럴수가----!”

 “아하하하하하하------!!!!!”

 

  해명이 파안대소가 항현의 귓전을 때렸다.

 항현은 사인검을 쥔 손이 벌벌 떨렸다. 그리고 그 손떨림을 해명도 보았다.

 해명의 승전선언이 이어졌다.

 

 “항현님도 아시겠죠? 지금 귀신 호랑이들이 왜 물러갔는지.......? 왜 항현님의 사인참사검이 영험한 기운이 사라졌는지...... 아시죠? 그죠?”

 “.......”

 

  항현이 입술을 잘근잘근 씹으며 손을 떨고 있을 때 해명이 깐족거리며 항현을 놀리듯이 되물었다.

 

 “천리는 이쪽에 있어요! 항현님의 신수들도 이 사실을 알고 물러난 것입니다. 여기 상왕전하가 천리에 순행하는 자요, 그쪽의 문둥이는 천리역행자, 역적입니다! 하하하하~~~~~!!!!”

 “........”

 

  항현이 분명 겉으로 드러나 눈으로 확인한 사실에 반박을 못했다.

 이미 영험지기를 잃고 그저 쇠막대가 되어버린 사인검을 쥔 손을 떨며 입을 열지 못했다.

 그런 항현을 같이 있는 수빈이 항현의 어깨를 잡아주었다.

 어깨를 잡아주는 수빈을 돌아보며 항현은 속삭였다.

 

 “우리가....... 우리에게 천리가 없어요. 수빈 아가씨........ 이 일을 어쩌지요....... 우리가 역천자라...... 하늘이 얘기하네요....... 어떡하지요.......”

 

  수빈은 항현에게서 이런 낭패한 얼굴을 처음 보았다.

 아무리 어려워도 언제나 오기로라도 버티며 반드시 활로를 찾아내던 위인이었다.

 흑암지옥에서도, 지하수맥에 빠져서도 결국은 살아 수빈에게로 돌아왔던 강인한 사내였다.

 그런 항현이 지금, 입술을 떨고 눈에 정말 공포가 가득했다.

 단순히 사인검에 깃든 난힘이 사라진 것만으로 그런 것이 아니었다.

 항현의 강인함의 근저에는 자신이 가는 길이 정도라는 자존심이 있었던 것이다.

 자신이 가는 길이 정도고 바른 길이니 남에게 힘으로 뒤떨어지고 모자람이 있어도 자신의 인생 그 자체만으로도 악착같이 버틸 수 있었던 것이었다.

 

 "옳바르다면 겁날 것이 없다! 옳지 못하다면 겁낼 이유가 없다!"

 

 그런 항현의 강인함의 근저가 한 방에 무너졌다.

 그의 자존심을 하늘이 부정한 것이다.

 해명이 대소성이 클수록 항현은 손의 떨림이 온 몸으로 전이되어 울기 직전의 어린아이같이 되었다.

 

 “아시겠지요? 귀순 하세요! 순리로 돌아오세요! 상왕전하에게 충성하세요. 하하하하하~~~~ 이유를 지킬 필요 없습니다! 이유를 나오라고 하세요. 역천자 이유! 당장 상왕전하깨 나오너라~! 아하하하하하~~~~~~~!!!!!!”

 “크르르르.......”

 

 해명의 기세에 호응하여 네 마리의 정령 개가 으르렁, 효후성을 내며 항현에게 천천히 다가섰다.

 수빈이 항현의 팔을 끌어 몸이라도 피하게 하려 했다.

 

 “나으리....... 어서........ 잠깐 숨을 돌리세요.”

 “천리에 벗어나 어디에서 숨을 쉰단 말입니까?........ 인생을 모두 부정 당했습니다. 전 옳은 자가 아니었어요........”

 

 항현이 고개를 떨구며 못이 박힌 듯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을 때, 항현과 수빈의 뒤에서 상냥한 호령이 나왔다.

 

 “이보게~! 온사용이라 했던가?”

 

  팍삭 쉬어 썩어가는 듯한 탁성이 항현을 불렀다.

 항현이 뒤를 돌아보자 주홍 곤룡포를 입은 이유가 항현에게로 다가오고 있었다.

 임금 이유였다.

 

 “내가 천리를 역행하여 자네의 젊고 맑은 인생을 더럽혔구만........”

 “아...... 아니옵니다....... 전하........”

 

 자존심의 근저를 단숨에 박탈당한 공허함, 그리고 최고 지존에 대한 예의로 정신을 못차리는 항현에게 이유는 차분한 어조로 얘기했다.

 

 “이만 뒤로 물러서시게. 욕봤네그려.......”

 

  이유가 방패로 가려주던 내금위의 병사들조차 물리고 비를 맞으며 항현의 앞에 나섰다.

 아무도 그런 이유를 말리지 못하고 그저 바라만 볼 뿐이었다.

 이유는 고개를 올려 앞 섶이 피 범벅이 된 황룡포를 입은 이동휘와 눈을 맞대고 섰다.

 강산도 변한다는 십 년이란 세월을 지나 문둥병에 곰보가 된, 죽인 숙부가 활 줄을 목에 감고 죽은 조카의 얼굴이 서로를 가만히 응시하게 되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180 8. 북청반란전 18. 종전(다리) 2018 / 4 / 24 473 0 15861   
179 8. 북청반란전 18. 종전(허리) 2018 / 4 / 17 522 0 6172   
178 8. 북청반란전 18. 종전(머리) 2018 / 4 / 10 479 0 7880   
177 8. 북청반란전 17. 회전(다리) 2018 / 4 / 3 472 0 5350   
176 8. 북청반란전 17. 회전(허리) 2018 / 3 / 27 496 0 5896   
175 8. 북청반란전 17. 회전(머리) 2018 / 3 / 20 464 0 3253   
174 8. 북청반란전 16. 언문주 대 언문주(다리) 2018 / 3 / 13 483 0 6654   
173 8. 북청반란전 16. 언문주 대 언문주(허리) 2018 / 3 / 6 490 0 4650   
172 8. 북청반란전 16. 언문주 대 언문주(머리) 2018 / 2 / 27 464 0 5536   
171 8. 북청반란전 15. 제2차 북청공방전(다리) 2018 / 2 / 20 449 0 4218   
170 8. 북청반란전 15. 제2차 북청공방전(허리) 2018 / 2 / 13 481 0 5566   
169 8. 북청반란전 15. 제2차 북청공방전(머리) 2018 / 2 / 6 477 0 5618   
168 8. 북청반란전 14.결전의지(다리) 2018 / 1 / 30 493 0 4298   
167 8. 북청반란전 14.결전의지(허리) 2018 / 1 / 23 471 0 5037   
166 8. 북청반란전 14.결전의지(머리) 2018 / 1 / 16 502 0 4264   
165 8. 북청반란전 13.부활한 범(다리) 2018 / 1 / 11 478 0 5661   
164 8. 북청반란전 13.부활한 범(허리) 2018 / 1 / 10 503 0 3691   
163 8. 북청반란전 13.부활한 범(머리) 2018 / 1 / 10 479 0 4589   
162 8. 북청반란전 12.사후좌담(다리) 2018 / 1 / 9 485 0 5384   
161 8. 북청반란전 12.사후좌담(허리) 2018 / 1 / 9 491 0 4627   
160 8. 북청반란전 12.사후좌담(머리) 2018 / 1 / 9 465 0 4219   
159 8. 북청반란전 11. 수빈 전력(全力) (다리) 2018 / 1 / 8 490 0 7385   
158 8. 북청반란전 11. 수빈 전력(全力) (허리) 2018 / 1 / 8 476 0 5753   
157 8. 북청반란전 11. 수빈 전력(全力)(머리) 2018 / 1 / 8 469 0 3780   
156 8. 북청반란전 10. 회산봉 (다리) 2018 / 1 / 7 487 0 5622   
155 8. 북청반란전 10. 회산봉 (허리) 2018 / 1 / 7 460 0 5953   
154 8. 북청반란전 10. 회산봉 (머리) 2018 / 1 / 7 525 0 5786   
153 8. 북청반란전 9.포로(다리) 2018 / 1 / 6 513 0 5815   
152 8. 북청반란전 9.포로(허리) 2018 / 1 / 6 447 0 5411   
151 8. 북청반란전 9.포로(머리) 2018 / 1 / 6 475 0 3609   
 1  2  3  4  5  6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