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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무협물
축귀의 검
작가 : 후우우우니
작품등록일 : 2017.12.4

세조 10년 현덕왕후의 저주로 나병에 걸려 문둥이가 된 세조.
설상가상으로 왕에 오르며 저지른 짓들이 다시 세조와 조선에 앙갚음으로 돌아온다.
적의 무기는 위대한 세종대왕이 창제하신 한글을 주문으로 사용하여 고대의 악한 마법을 되살린

"언문주"

언문주로 조선과 조선의 7대 임금 세조의 정권을 붕괴시키려는 적들.
그들로부터 국가의 안정을 지키고 사악한 주법을 막기 위해 언문주를 사용할 줄 아는 새로운 국가기관을 창설하는 데

그 이름은 "축귀검" 이었다.

 
7. 회귀순리전 6. 회귀순리(머리)
작성일 : 17-12-28 19:58     조회 : 50     추천 : 0     분량 : 5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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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회귀순리

 

 “어찌 지금에야 온 것이냐?”

 

 조금 안면이 있다고 황창성은 겨우 방해를 뚫고 온 항현에게 역정부터 냈다.

 굳이 대꾸를 않는 항현을 보고 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듯, 해명이 도리어 미소를 지었다.

 

 “참나~, 이 자리에 결국은 끼셨군요?”

 “해명, 어서 저 요괴들을 거두고......”

 “......어쩌라고요? 여기 기관원이 주는 오라라도 받으라고요? 꽁꽁 묶여서 목이 잘리라고요?”

 

 해명이 항현의 말을 끊고 주도권을 가져오자 항현이 거칠게 대꾸를 받아쳤다.

 

 “그러기에 일을 어쩌자고 여기까지 끌고 와-! 이런 역천행을 어찌 벌려---!”

 “이미 천리순행은 이쪽입니다-! 지금 항현님 뒤에 있는 이유가 역천자지요!”

 “닥치지 못할까---!”

 

  해명이 뒤를 보며 해운을 손으로 가르켰다.

 해운이 흰자만으로 까뒤집은 눈으로 턱을 올리고 꼿꼿하게 서있었다. 그리고 그 입에서 깊은 동굴에서 울려 퍼지듯이 젊은 남자의 목소리가 나왔다.

 

 “관원이 수고가 많으시오. 그러나.......”

 “.....?”

 “.......그러나 나도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으니 잠시 물러나주시오......”

 “.....? 너는 누구냐.......?”

 

  항현이 해운의 상태를 보며 뭔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끼며 다른 어떤 것이 빙의되었다는 것을 알아보았다.

  그런 항현에게 해명이 대신 대답했다.

 

 “상왕전하십니다-! 우리 해운이가 오랫동안 저승을 찾아다니며 모셨지요! 이 분이야말로 정통 중에 정통, 적자중의 적자, 동녘 동자에 빛날 휘자를 쓰시는 상왕전하십니다!”

 “.......”

 

  항현이 어이없다는 눈빛으로 말없이 해명을 쳐다보았다. 그러나 해명은 그대로 항현 뿐만 아니라 모두가 듣도록 큰 소리로 외쳐댔다.

 

 “만조백관은 모두 나와 절을 하라-! 진정한 적통의 왕이시니라-! 저 곤룡포 밑으로 진물, 고름을 줄줄 흘리는 늙은이는 친조카를 죽인 패륜범이며 정통왕의 자리를 빼앗은 대역죄인이니라-! 어둠을 버리고 광명을 찾으라-! 진왕에게 예를 표하라-!”

 “쉬---잌---!”

 “채앵-!”

 

  항현이 앞으로 내달리며 해명의 머리를 노려 사인검을 발출했다.

 해명도 사술극을 뽑아 너끈히 항현의 사인검을 받았다.

 기실 항현도 해명을 죽이기 위해 공격했다기보다는 조용히 시키려는 의도가 더 강했다. 허나 해명은 그 공격에 반격을 이어가는 것으로 싸움을 시작했다.

 

 “그렇죠-! 이리 쉽게 옥좌를 차지할 수는 없겠죠-!”

 “해명! 이 철없는 것아-! 옥좌를 차지한다는 말 자체가 틀린 것인 줄 모르겠느냐-!”

 “그건 당신 뒤에 당신 주인에게 얘기하시지요-!”

 “이놈-!”

 

 해명의 쌍철극이 위와 아래로 어지러히 춤을 추었다.

 항현의 사인검도 쌍철극을 이리 비끼고 저리 쳐내며 빛을 내뿜으며 어우러졌다.

 

 “콰---릉---!”

 

  통명전 앞마당의 곁으로 벼락이 떨어져 둘의 싸움을 환하게 밝혔다.

 해명이 한양에 침투한 이틀째, 한 순간도 햇빛을 허락하지 않은 검은 구름에서 햇빛대신 던져준 빛줄기였다.

 벼락 빛을 배경으로 해명과 항현 사이에는 수많은 검광이 번뜩였다.

  항현이 해명과 말 그대로 불꽃을 튀기며 싸우고 있을 때 일부의 신료들이 현영휘를 설득했다.

 

 “주상전하를 통명전으로 옮깁시다. 이리 세워둘 필요가 없으십니다.”

 “그대들이 권하여 충성을 하시오. 내게 미룰 이유가 무어요. 주상전하께 통명전에 들어 비를 피하자 전하시오....... 흘흘흘......”

 

  현영휘는 알아서 하라는 듯 성의없이 대답하자 옆에 있던 황창성이 총대를 매고 이유에게 통명전 안으로 피신할 것을 권했다.

 

 “여기서 이리 비를 맞고 계실 이유가 없으십니다. 통명전이나 양화당으로 드시지요.”

 “나로 인해 이만한 싸움이 났거늘 나는 비 정도를 피해 비 안 맞는 따뜻한 방안에 들어앉으라는 것이냐? 비 맞는 것이 그리 중하더냐?”

 

  임금 이유도 신하들을 힐난하는 소리를 하자 더는 신하들도 비 피할 통명전으로 들어가자고 말을 못 꺼냈다.

 결국 약 반 정도 남은 내금위 군이 방패를 들고 임금과 조정신료들을 보호하는 것으로 나름의 절충을 보았다.

 반대쪽에 나모가비를 위시한 요괴부대를 보는 것만으로도 내금위장 윤손이는 가슴이 조마조마했다.

 그 괴물들이 미쳐서 신료들과 임금을 덮치기라도 하면 이까짓 방패쯤이야 단숨에 종이조각처럼 찢어지고 모두 시체로 변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윤손이는 그저 저 사용벼슬을 한다는 무관이 적을 쫓아주기만 바랄 뿐이었다.

 

 “계절잃은 하늘없는 메어마른 골짜기에

  하얀바위 날개벌려 삭바람을 맞서노라

  부모없이 서로기댄 들개들의 효후성은

  검은계곡 심골마다 피비린내 채우노라.

  사술소환령-----!”

 

 “흩어진 악을 쫓아 귀인의 범 떼를 푸노라,

  하나가 쫓아 잡아 악을 하나 찢었도다,

  하나가 쫓아 잡아 악을 둘 찢었도다,

  하나는 하나를 뿌리치지 못하니 얼마라도 찢기리라.

  귀인천망격-----!”

 

  해명이 사술극을 교차시키며 정령 개 네 마리를 소환하자 항현이 바로 맞받아 귀신 호랑이 두 마리를 소환하였다.

 소환 즉시 항현은 진전격적의 기세로 해명의 목어름에 사인검의 끝을 겨누고 전진했다.

 해명은 초퇴방적의 수법으로 왼손의 철극으로 사인검 끝을 비끼며 오른 손의 철극을 왼쪽 겨드랑이로 거두어 항현의 몸통을 노릴 준비를 취했다.

 

 “타---앗---!”

 “이엽-!”

 “채애앵---!”

 

 가로로 그은 해명의 오른 손 철극을 항현은 즉시 후일격의 자세로 쳐내며 해명의 간격 밖으로 피했다. 그리고 바로 다시 해명의 간격 안으로 뛰어 들어가 직부송서세로 밑에서 위로 그어 올렸다.

 해명이 지조염익, 양 손의 칼을 반대쪽 겨드랑이 밑으로 넣어 허리 회전으로 항현의 칼을 쳐냈다. 그리고 바로 장검수광세, 칼을 하나씩 교대로 뻗어 좌로 우로 반복하여 칼을 그었다.

 철극과 함께 회전하는 톱 마냥 연속해서 들어오는 해명의 공격을 항현은 내략의 방법을 연속하여 겨우 받아쳤다.

  주인들의 싸움만큼 부림의 주로 소환된 귀신, 정령들의 싸움도 치열했다.

 

 “아흥-----! 으왕------!”

 “컹-! 컹-! 컹-! 컹-!”

 

  네 마리와 두 마리, 한 사람과 사람이 서로 뒤섞이며 거대한 포효성과 소란스런 개 울음소리. 기합과 기합이 뒤섞이며 기묘한 짐승의 소리에 통명전 앞마당이 가득 찼다.

 

 ----------------------------------------------------------

 

 건암의 사미벽천권에 주력을 집중시키기 시작했다.

 주력을 쓰지 않는 광조는 건암의 주먹의 방향을 집중하여 살폈다.

 

 “계절 잃은 고목에 화살처럼 꽂힌누나

  맑게 개인 하늘에 산들바람 부는도다

  피를 뿌린 흙바닥에 젖은 차돌 채이누나

  디딛는 걸음마다 망설임이 없나니

  사미쌍수돌-----!”

 

 “내세우는 걸음없이 산을 보고 우노매라

  떨림없는 마음은 앞가슴의 바위되니

  물웅덩이 달빛마저 얼어붙어 멈췄으니

  황야우에 바람만이 질러달려 나니노라

  사축방어영!”

 

 쉬던 엄지가 어느 만큼 체력이 돌아오자 다시 광조에게 조력을 해주었다. 건암의 쌍수돌 권풍이 엄지의 투구의 방어막을 만나자 눈녹듯 사라졌다.

 

 “발재간둥이-! 이거 반칙 아니야-!”

 

 건암이 빈정거리듯 툴툴대자 광조가 수긍하며 엄지를 제지했다.

 

 “저...... 어르신......제가 감당할 수 있습니다. 잠시 제게 맡겨 주시지요!”

 “저도 그리 생각했습니다만, 지금 저 궐 안에 사악한 기운이 심상치 않습니다! 저자와의 단백병전을 즐기실 때가 아닌 듯합니다! 관원 나으리!”

 

 엄지의 지적을 광조보다 맞싸우는 건암이 먼저 받아들였다.

 

 ‘응.....? 그러고보니....... 저 안에 들어가신 해명 도련님은.....?!’

 

  건암이 담 너머의 보이지 않는 궐 안을 바라보자 광조도 뭔가 느껴지는 듯 궁궐 쪽을 바라보았다.

 건암이 광조와의 격투와 궐 안의 지원 사이에서 고민하기 시작했다. 번갈아 광조와 궐쪽을 바라보며 결심을 못했다.

 그때 일군의 나모가비와 귀갱시들이 건암의 뒤에서 몰려들었다. 그리고 광조와 엄지의 뒤에서 비합과 종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에서 해명 도련님이 드디어 이유 놈을 잡은 것 같으이! 어서 거들러 가세나!”

 

  팔에 붕대를 감은 비합이 다시 호드기를 입에 물자 나모가비가 궁궐 벽에 쓰러지듯 비스듬히 기대었다.

 

 “웃기지마라! 나랏님 계신 궁궐에 그리 쉽게 침범할 구 있을 성 싶으냐!”

 

 광조가 다급하여 뒤를 붙잡으려고 거친 말까지 외쳐댔지만 비합이 뒤에서 수법을 걸었다.

 

 “정북방 북극성의 신수여......

  세상이 너를 중심으로 돈단다.

  정북방 모든 것의 죽음이여, 물이여......

  네가 끝날 때 모든 하루가 끝난다.

  나와 너의 적에게 모든 끝을 지우라.

  암천자연무-----!”

 “음-!”

 “카---앙-!”

 

  비합의 사자쾌속추가 광조의 등어름으로 날았다.

 광조는 번개처럼 뒤로 돌아 사자추를 발로 차 올렸지만 사자추가 나선으로 허공에 오르며 끈적끈적한 사악한 기운을 땅으로 쏟아내렸다.

 밑에 있던 광조와 엄지는 자연히 그 사기에 파묻혀버렸다.

 

 “내세우는 걸음없이 산을 보고 우노매라

  떨림없는 마음은 앞가슴의 바위되니

  물웅덩이 달빛마저 얼어붙어 멈췄으니

  황야우에 바람만이 질러달려 나니노라

  사축방어영!”

 

 잠시 후, 바로 엄지의 투구로 주력을 투사하여 사기를 날려버리고 광조와 엄지가 나왔다.

 그 옆에는 검지와 혁춘이 와있었다.

 

 “그 들은?”

 

 엄지가 검지에게 짧게 묻자 검지가 바로 대답했다.

 

 “오빠들 여기 가두고는 뒤도 안보고 바로 담 너머로 뛰었수...... 지금 저 높은 담 안에 있을 거요......”

 “이런.......”

 

 광조가 담을 올려보자 혁춘이 광조를 불렀다.

 

 “담을 넘기에는 높네. 문으로 빨리 돌아가자고!”

 “예!”

 

 광조는 달리 반대할 이유가 없는 간단한 제안이었다.

 광조는 홍화문으로 가 완전히 파괴된 홍화문의 참상을 그때 처음으로 보았다. 그리고 퍼뜩 걱정부터 들었다.

 

 ‘이리 다 박살나도록 들이 쳤다면 주상전하는 멀쩡하시겠나? 만일 금상이 벌써 해를 입었다면.......’

 

 광조는 걱정을 늘어뜨리며 나모가비나 귀갱시들의 자취를 따라 창경궁의 깊숙한 곳, 통명전까지 뛰어 들어갔다.

 

 -----------------------------------------------------------------------

 

 “누나, 굉장하네요. 이 물건...... 상처에 뿌렸더니 상처가 벌써 보이질 않아요.”

 “단전에서도 뭔가 힘이 용솟음치는 게 느껴져요....... 근데.......”

 

 궁의 비어있는 전각 하나에서 쉬며 준모가 주향선표를 쳐다보며 말했다.

 수빈이 자신의 몸 상태를 말하며 말 끝에 접속사를 하나 달자 준모가 수빈의 눈을 보며 짓궂게 웃었다.

 

 “근데...... 뭐요?”

 “내가 그렇게 위험한 상황이었어요?”

 “기억 안나요?”

 “놀란 종희씨 얼굴까지 가물가물 기억이 나는 데 그 이후로는 모르겠어요......”

 

 준모가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말했다.

 

 “정말 누나 죽는 줄 알았어요. 숨도 없고 등에서는 피가 쏟아지고....... 이 표주박에 물은 삼키지도 못하고........”

 “.......그래서....... 입에다.......”

 

 수빈이 혼잣말처럼 내뱉고는 얼굴이 발그레 상기되었다.

 나름 연심이 있던 준모는 상기된 수빈의 얼굴에 마음이 복잡해졌다.

 준모로서는 한 쪽은 존경할 수 있는 형이고 한쪽도 행복하길 바라는 사람이다보니 물러나야 한다는 사실을 이성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다만 눈물 한방울 그렁거리는 것 까지 어쩔 수는 없었지만.......

  수빈이 빨간 얼굴을 갑자기 잡도리를 하고는 준모를 보고 말했다.

 

 “지금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에요! 저 안에서 뭔가 이상한 기운이 느껴져요!”

 “예!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들어가요!”

 “옙!”

 

  서로 알면서 서로 모른 척 해준 두 사람은 공통의 전우의 싸움을 돕기 위해 궐 안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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