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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무협물
축귀의 검
작가 : 후우우우니
작품등록일 : 2017.12.4

세조 10년 현덕왕후의 저주로 나병에 걸려 문둥이가 된 세조.
설상가상으로 왕에 오르며 저지른 짓들이 다시 세조와 조선에 앙갚음으로 돌아온다.
적의 무기는 위대한 세종대왕이 창제하신 한글을 주문으로 사용하여 고대의 악한 마법을 되살린

"언문주"

언문주로 조선과 조선의 7대 임금 세조의 정권을 붕괴시키려는 적들.
그들로부터 국가의 안정을 지키고 사악한 주법을 막기 위해 언문주를 사용할 줄 아는 새로운 국가기관을 창설하는 데

그 이름은 "축귀검" 이었다.

 
7. 회귀순리전 4. 창경궁 결전(머리)
작성일 : 17-12-27 19:49     조회 : 52     추천 : 0     분량 : 5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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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창경궁 결전

 

 “해명은 어디있나? 나서라-!”

 

 항현이 일단 해명의 소재를 물으며 앞으로 나서자 비합이 음침하게 웃으며 대꾸해주었다.

 

 “후후후후...... 너희는 우리로도 충분하다. 사양하지 않는 우리의 온전한 힘을 유감 없이 보여주마-! 자원-! 윤원-! 나와라-!”

 “!”

 

  두 명의 대도를 가진 사람이 하늘에서 떨어지듯 나타나며 거리가 떠르르 울리도록 고함을 쳤다.

 

 “어리신 임금을 유린하는 잔혹을 용서치 않는다-!”

 “세상의 잔혹은 정의의 엄정을 넘어선 안된다-!”

 

  두 사람이 큰 소리를 지르며 칼을 들었는데 하나는 평대도였고, 하나는 준모의 사진도와 비슷한 마상대도였다.

 둘이 소리치는 것이 분명한 자기주장이라기보다는 늑대가 보름달을 보고 포효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항현이 비합에게 외쳤다.

 

 “얼귀갱시인가?!”

 

 비합이 항현의 질문에 피실피실 비웃으며 대답했다.

 

 “관원, 이제 안목이 좀 생기셨다고 칭찬을 해 드려야 되나......? 흐흐흐흐......”

 “역시......, 누구냐! 니들이 죽인 자들은?!”

 “무슨 소리! 우리는 우리에게 덤비지 않은 자들을 함부로 죽이지 않는다. 지금 한양의 희생은 전쟁 중, 피치 못할 일인 것, 우리는 절대로 살인을 즐기는 자들이 아니다!”

 “자기 주장이 있으니 그 규칙에 따라 죽이면 조금은 나은 죽음이라 이건가?”

 “어차피 민초란 바람이 부는 대로 누워야 하는 법, 거센 바람이 불어 조금 뽑혀 흩날리는 것을 어떡하겠나?”

 “저 얼귀갱시들도 그런 민초 중 하나인건가?”

 

 비합이 실망스럽다는 듯이 눈을 찡그리더니 항현에게 말했다.

 

 “참나~! 너무 못 알아 채는 구만! 이보시게, 좀 보고 알아차리라고! 저 평대도가 안보이나?”

 “뭐.....?”

 

 항현이 불길한 느낌에 비합을 다시 노려보았다.

 비합이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정답을 얘기해 주었다.

 

 “저들은 이징옥 장군의 아들들이다. 이 장군이 참살 될 때 같이 목이 베였지. 내가 백두산 한빙곡에 보관하였다가 이징옥과 같이 살려 냈다.”

 

 잠시 멍하게 있던 항현이 이내 바짝 성을 내며 비합에게 격노성을 토했다.

 

 “이 나쁜 자식! 도륙이 난 남의 집안의 부자를 모두 다 네놈의 흉한 장난질에 이용했단 말이냐? 삶과 죽음의 선을 넘나드는 흉측한 장난질에-!”

 

 항현이 정말 화가 나 비합을 비난했지만 비합은 당당하기만 했다.

 

 “저 집안의 도륙을 낸 자의 명을 받아 움직이는 자네 관원이 그들을 살린 나를 비난하는가? 잊지마라! 저들과 저들의 아비를 죽인 것은 이유라는 것을! 네가 모시는 임금이 죽였다는 것을!”

 “죽었다면 평안을 빌어 줄 일이지. 그 시신을 거두어 이런 악랄한 장난을 한다는 말인가? 천벌이 반드시 네게 있을 것이다!”

 “모를 일이지! 저 집 부자들은 살려서 이유를 죽이는 일에 써준 것을 고마워할지도 모르지 않느냐? 싸워 보거라! 싸우면 알 일이지! 칼질에 사정을 봐준다면 네 말이 맞는 것이고 관원, 자네를 대하는 칼에 주저함이 없다면 내말이 맞는 것이겠지! 쳐라-! 자원-! 윤원-!”

 

 비합이 말을 끝내자마자 두 얼귀갱시 자원, 윤원이 큰 칼을 휘두르며 앞으로 뛰어 나왔다.

 

 “어린 왕의 옥좌를 지키리라----!”

 “크아아아아아아-!”

 

  마치 주문처럼 같은 소리, 비슷한 내용의 얘기를 외치며, 또는 짐승처럼 울부짖으며 두 귀갱시들은 항현을 공격하며 나섰다.

 항현을 돕기 위해 준모가 사진도를 앞세우며 항현과 나란히 서서 맞섰다.

 자연스럽게 둘은 하나씩 상대하게 되었다.

 칼을 주고받으며 항현이 뒤의 광조에세 소릴 쳤다.

 

 “광조-! 자네는 뒤에 나타난 건암을 맡아주게-!”

 “오래된 짝이죠.~ 알겠습니다-!”

 “엄지님, 검지님, 뒤를 도와줘요!”

 

  항현의 요구에 광조는 기꺼이 응했다. 또한 엄지와 검지도 항현의 요구에 응해 뒤로 돌아 건암과 마주했다.

 수빈이 아이들을 데리고 곧 전쟁터가 될 창경군 정문, 홍화문 앞 대로를 벗어나도록 이끌었다.

 혁춘도 수빈과 아이들과 함께 비를 피할 수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아저씨는 안 싸워요?”

 “아저씨 무기는 총이라 비가 오면 쏘질 못하거든......”

 “피이~”

 

  실망한 아이에게 싱긋 겸연쩍은 미소를 보여주고는 넓은 처마 한쪽에 비를 피하며 화약이 젖지 않도록 화약 쌈지를 열었다.

 화약은 비가 젖으면 반드시 불발이 나니 비가 올때는 장약구에 마른 화약을 솜씨좋게 채우는 요령이 필요했다.

 조심조심 혁춘은 자신의 화승총을 손질하였다.

 

 “날 죽인 놈들...... 죽일 것이다...... 이 원한을 반드시 풀겠다---!”

 “쉬이이잌----!!!!”

 

 평대도와 마상대도가 가로, 세로로 공간을 메우듯이 날아들었다.

 

 “항현형님----!”

 “준모! 조심하게----!”

 

 사인검과 사진도가 그 검로를 막아서며 어둔 밤을 밝히는 불꽃을 허공에 피웠다.

 힘이 지하에서 겨루었던 이징옥보다 덜하지 않았다.

 더구나 살아 생전, 형제였던 것이 표가 나도록 둘은 연격이 아주 뛰어났는데 하나가 공격을 하면 하나가 그 주위의 공격을 확실하게 막아서며 검벽을 쌓았고 하나가 방어로 돌아서면 하나는 반드시 방어의 사이사이에 먹이를 노리는 뱀의 머리처럼 큰 칼이 살짝살짝 항현과 준모의 숨통을 노렸다.

 그만한 연합행동이 나오지 않는 항현과 준모는 당연히 고전을 면치 못했다.

 

 반대쪽 건암과 광조는 서로를 바라보며 섰다.

 이미 두 번째 만남이어서 얼굴도 알아보고 있었다.

 

 “우리가 전생에 엮길 팔자였긴 했나보군~! 이리 다시 겨루게 되다니......”

 

 좌우로 창귀호를 늘어 세우고 건암이 광조에게 한마디 건네자 광조가 바로 맞받아 쳤다.

 

 “다음 생에는 나 피해서 조심조심 사세요. 죗값을 확실히 치르도록 아프게 패 죽일테니....!”

 “......”

 

 건암이 패배의 기억으로 얼굴이 무표정해지더니 호드기를 불어 창귀호들을 전진시켰다.

 

 “네놈 피를 보아 주마-! 건방진 꼬맹이-!”

 

  분함에 씹듯이 내뱉은 노성을 광조는 아무 말 없이 들었다. 긴장했기 때문이었다.

 건암과의 일대 일이라면 큰 무리는 없었지만 아무래도 창귀호가 일곱이나 된다는 것에 광조는 제법 긴장했다.

 

 ‘젠장~! 짐승을 많이도 끌고 다니는 군.’

 

 긴장한 광조의 곁에 엄지가 사축구를 쓰고 사후곤을 건암쪽으로 향하며 옆에 섰다.

 

 “좀 돕겠습니다.”

 

 엄지의 예의바른 어조의 말에 광조가 작은 소리로 고마움을 표했다.

 

 “감사합니다. 짐승이 좀 많다 싶었거든요.”

 

  엄지는 미소를 지으며 곁에 나란히 섰고 창귀호들은 그 둘을 둘러싸는 형태로 서서히 움직였다.

  건암도 상대의 조력자가 출현하자 동작이 한층 조심스러워 졌다.

 들고 있는, 그리고 머리에 쓴 장비가 분명히 사각신령구로 보여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건암은 멀리 있는 다른 조력자도 눈에 넣고 있었다.

 검지가 항현쪽과 이쪽의 중앙의 담장 위에서 살기를 뿜고 있었다.

 

 ‘저 활도 조심해야해, 상당한 주술 병기였어.’

 

 건암이 호드기를 다시 입에 물자 양 끝의 창귀호가 조금 빠르게 걸어 나갔다. 그리고 그 다음 끝이, 그리고 그 다음 끝, 반포위를 만드는 요(凹)자 진형으로 전진해 나갔다.

 광조와 엄지가 자신들의 정면에 나선 창귀호들을 하나씩 맡아 사후곤과 사묘각으로 치고 들어갔다.

 

 “꿔어어오오----!”

 “쒸----잉-!”

 

 엄지의 뒤에서 닭의 울음소리를 내는 화살이 아침 햇빛같은 색으로 날아와 엄지의 옆의 창귀호를 맞췄다.

 검지가 아무래도 피붙이 오빠를 걱정해서 쏜 것이었다.

 피격된 창귀호가 불편한 듯, 주저 앉아 행동을 빠르게 하지 못했다.

 검지의 사유궁 제 2격이 엄지에게 접근하는 다른 창귀호로 날아갔다. 그러나 이번에는 건암이 날아올랐다.

 

 “허업--!”

 “쨍컹--!”

 

 창귀호 하나의 머리를 노리고 날아간 화살을 건암이 짧은 기합을 뿜으며 주먹으로 쳐냈다.

 그와 동시에 방어를 받은 창귀호가 바로 엄지의 머리를 노리고 달려 들었다.

 

 “어-흥-!”

 “퉁기울 뜨거움도 내놔올 차가움도

  질갱이풀 입새마다 떨어지는 빗물처럼

  늙은 고마 숨결같은 젊은 버마 울음같은

  동녘바라 뻗어나온 도목처럼 질으리라-!

  사신폭렬곤-----!”

 

 단 한번 내질렀는데도 엄지의 사후곤이 갑자기 대여섯 개의 끝으로 보이도록 연이어 내질러졌다.

 더구나 길이도 찌를 때마다 길어지며 창귀호에게 더욱 강한 타격을 주었다.

 창귀호가 불편한 비명을 지르며 석장(1장=3m, 석장= 9m) 너머로 날아가 떨어졌다.

 창귀호가 날아가자 그 창귀호를 사유궁으로부터 방어해준 건암이 엄지와 가깝게 맞대섰다.

 

 “이얍-!”

 

 선수필승, 엄지가 강렬한 기합과 함께 사후곤을 겨누어 중평세로 연이어 찔러갔다.

 건암이 머리로 들어오는 곤봉을 머리를 돌려가며 이리저리 피했다.

 건암은 빠른 공격을 머리의 움직임 만으로 피하며 뒤로 물러나 간격 밖으로 피격없이 물러났다.

 간격 밖에서 물러난 만큼을 보충할 요량으로 건암은 주문을 읊조리기 시작했다.

 

 “계절 잃은 고목에 화살처럼 꽂힌누나

  맑게 개인 하늘에 산들바람 부는도다

  피를 뿌린 흙바닥에 젖은 차돌 채이누나

  디딛는 걸음마다 망설임이 없나니

  사미쌍수돌-!”

 

 주문을 마친 건암의 양 주먹이 엄지를 향해 뻗었다.

 주먹에서 뿔을 앞세운 양의 형상으로 강렬한 힘의 권풍이 뻗어나갔다.

 

 “내세우는 걸음없이 산을 보고 우노매라

  떨림없는 마음은 앞가슴의 바위되니

  물웅덩이 달빛마저 얼어붙어 멈췄으니

  황야우에 바람만이 질러달려 나니노라

  사축방어영!”

 

 엄지가 투구를 쓴 머리를 내밀며 주문을 외자 투구에서 거대한 원형의 주술이 벽이 나타났다.

 건암의 날린 돌진하는 양의 형상의 맹렬한 기운이 주술의 원반을 만나자 가벼운 바람이 되어 흩어졌다.

 건암은 자신의 주술이 깨어진 것에 크게 놀랐다.

 

 “아니-! 이럴 수가-!”

 “내 투구에는 주술의 힘을 강제로 무효화하는 힘이 있소. 간격 안으로 들어와 직접 공격하지 않는다면 내게 해를 입히지 못할 것이오!”

 

 건암이 그 말에 눈을 사납게 부릅뜨며 고함을 질렀다.

 

 “내가 못 들어갈 것 같으냐!?”

 

 광조에게 이미 진 경험때문인지 건암은 약간 흥분된 상황이었다.

 거기에 엄지의 “주먹이 아니면 못 이길 것”이란 소리를 듣자 흥분하여 언성을 높이며 달려들었다. 그러나 엄지는 차분하게 곤을 써 얼굴 어름과 앞 가슴을 찔러 대자 건암은 손쉽게 안으로 파고 들 질 못했다.

 더구나 다른 창귀호들이 광조를 덮쳤지만 광조의 발재간은 이미 경지에 이른 데다가 검지의 사유궁의 엄호가 있다 보니 창귀호들이 쉽게 해치지를 못했다.

 건암이 사유궁을 맡아줘야 창귀호들이 운신을 하는 데 건암이 흥분하여 엄지와 맞붙자 다른 창귀호들은 사유궁을 의식하며 피해가면서 광조의 매서운 발차기를 상대하느라 애를 먹었다.

 

 ‘제길, 상대를 잘못 잡았어....... 공연히 흥분을 해서는.......’

 

 비합이 항현들과 건암을 비롯한 아군들이 싸우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 좀 불리한가?.......”

 

 비합이 혼잣말처럼 내뱉자 종희가 대꾸를 쳤다.

 

 “제가 들어갈까요?”

 

 비합은 상황을 보며 고개를 가로로 저었다.

 

 “일단 우리는 시간을 오래 끌기만 하면 되니까...... 아직은 우리 수하들과 계속 어우러지게 놔두자고...... 승리는 저 궁궐 안에서 거두는 거지, 우리가 거두는 것이 아니니까...... ”

 “모쪼록 아기씨와 도련님이 무사하셔야 할 텐데......”

 

 비합이 궐 안 얘기는 종희의 눈이 궁궐을 먼 눈으로 바라보게 만들었다.

 방금 전까지 눈 앞의 싸움에 우열을 말하던 사나운 눈매와는 아예 딴판인 걱정을 가득 채운 눈망울이었다.

 종희가 해명을 흠모하고 해운을 자애하는 것을 아는 비합은 그 모습을 그저 웃어 넘길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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