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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신의 선택
작가 : 한쟁이
작품등록일 : 2017.11.30

세상이 질투해도 꿋꿋이 살아가는 주인공 진서!
모든걸 다 뺏겨도 목숨만은 안뺏기고 복수를 위해 살아가는 중
신이 되면 모든 걸 할 수 있는 가상세계 '가일드'의 소식을 접한다.

그 후 가일드에 접속을 하게 되지만, 진서가 도착한 곳은 이세계?
세상이 목숨을 뺏지 못해, 다른 세상으로 내쫓아버렸다!

그러나 우리의 진서는 끝까지 살아남아 신이 되기로 마음 먹었는데!
뜻대로 되는 일이 없는 진서가 살아가는 복수극 이세계 판타지.

 
용사의 시험 - 7
작성일 : 17-12-17 02:54     조회 : 283     추천 : 0     분량 : 8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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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캉! 카앙!! 캉!!

 

  양 팔이 용의 손과 같은 용인족이 진서를 몰아세웠다. 강력한 양 팔은 날카로운 손톱이 달려, 진서를 매섭게 노렸다. 진서는 오쓰를 이용해 쳐내며 거리를 벌렸지만, 끈덕지게 달라 붙은 용인족은 쉽사리 진서를 놓아 주지 않았다.

 

  진서가 오쓰를 휘두르다 말고 땅에 박아 넣었다. 용인족은 갑작스런 돌발행동에 당황했지만, 이미 진서가 선보였던 기술이라 미리 알아 채고 허공으로 뛰어 올랐다.

 

  그 순간 용인족이 있던 자리에서 땅 줄기가 솟구쳤다. 솟구친 땅 줄기는 허공으로 뛴 용인족을 붙잡으려 쫓아갔지만, 아쉽게 놓치고 말았다. 용인족은 진서가 오쓰를 뽑기 전에, 양 팔을 벌려 낙하했다.

 

  빠르게 떨어진 용인족은 땅이 흔들릴 정도로 큰 충격파를 내며 착지했다. 그러나 착지한 자리엔 진서는 없고 오쓰만 박혀있었다. 충격파로 인해 먼지가 사방에 흩뿌려져 시야가 흐릿해, 진서가 눈에 잡히지 않았다.

 

  용인족은 팔에 힘을 주고 허공을 치니, 강력한 힘에 발생한 파공음과 함께 먼지가 날아갔다. 하지만 탁 트인 시야에도 진서가 보이지 않았다. 주변을 빠르게 돌아보던 용인족은, 땅에서 솟아난 손아귀에 발목이 붙잡혔다.

 

  깜짝 놀란 용인족은 손아귀를 뿌리치려 허공으로 뛰어올랐지만, 손아귀의 힘에 무산되어 균형을 잃고 땅에 고꾸라졌다. 그 순간 땅에서 진서가 튀어나와 박혀있던 오쓰를 잡고 용인족에게 휘둘렀다. 날카로운 오쓰는 쓰러진 용인족에게 쇄도하다 목덜미 부근에서 우뚝 멈췄다.

 

  "끝났지?"

  "예, 배움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전술이었습니다."

 

  진서는 쓰러진 용인족을 일으켜주며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보통이라면 실력 향상을 위해 끝까지 유린하며 농락했을텐데, 훈훈한 연출은 진서에겐 조금 생소했다.

 

  다만, 용인족이 감사함을 표하며 미스릴 광석을 꺼내니, 게 눈 감추듯 진서의 주머니로 들어가는 장면은, 용인족에게 재밌는 구경거리였다. 어쨌든 진서는 족히 반년이 걸려서 용인족에게 시험을 받았다.

 

  용인족은 모두 신체를 이용해 싸움을 걸었는데, 모든 동작이 과하고 부자연스러웠다. 어딘가 각이 살아 있지 않았고 체계적인 기본동작이 없었다. 그러나 그런 움직임들은 강인한 힘이 바탕인 짐승과도 같아서, 오히려 위협이 됐다.

 

  그래도 용인족들에게 시험을 받을 때 마다 진서는 빠르게 강해졌다. 다양한 방식의 싸움과, 현저하게 차이나는 힘의 차이를 극복하려고 전략을 짜는 기술도 늘었다. 용인족에게 패배하는 날도 많았지만, 용인족들은 그럴 때마다 자신의 기술을 가르쳐줬다. 그래봤자 자신들에게나 맞는 기술이라 진서에겐 적용이 어려웠다.

 

  그러나 진서는 그런 기술들을 최대한 카피 하고 신체를 극한까지 끌어올렸다. 매일 마력의 순환을 폭주시켜 신체에 부담을 줬다. 용인족에게 이기기 위해 어쩔 수 없던 선택이었지만, 오히려 신체가 비약적으로 강해지는 이유가 되었다.

 

  그렇게 반년에 걸쳐 시험을 치루지 못한 용인족들 모두와 시험을 끝냈고 드디어 엉클의 시험만 남았다. 엉클의 시험이 끝나면, 드디어 지긋지긋한 이 곳을 떠나 밖으로 나갈 수 있다. 밖으로 나간다면 얼른 인영을 구하리라.

 

  애초에 자신 외에 관심이 없던 진서였기 때문에, 인영을 구하는 것에 조금은 느긋한 감이 있었다. 갑작스레 에덴으로 왔지만, 강해질 수 있는 기회가 널리고 널렸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인영을 구하는 일이 조금 늦춰졌다. 일단 자신의 문제부터 해결 해야 했기에.

 

  그래도 진서는 보통사람이라면 터무니 없을 속도로, 빠르게 강해져 용인족에게 인정받았다. 몇 년이 걸려도 모자랄텐데, 반년만에 해치운 것이다. 진서는 미스릴 광석을 인벤토리 창에 털어 넣고 엉클의 집으로 향했다.

 

  엉클의 집엔 어느샌가 므레이와 판이 자리를 지켰다. 판과 진서는 마력이 연결 되어 있어 서로의 위치를 알 수 있었다. 므레이의 손길을 부드럽게 느끼며 비비적대던 판이, 진서가 다가오는 것을 알아차리고 반갑게 맞이했다.

 

  "진쪄! 왔쪄!"

  "응, 드디어 끝났어."

 

  므레이와 시간을 보내던 판은 말을 배우기 시작했는데, 아직은 서툴렀지만 꽤 의사 소통이 가능해졌다. 그리고 처음 소환 했을 때에 비해 몸이 조금 커졌다. 판도 성장 하고 있었다.

 

  진서는 판에게 짧게 대답 하고 므레이에게 엉클의 위치를 물어봤다. 엉클은 언제나 점심부터 저녁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는데, 오쓰가 뽑히고 난 후부터 지금까지 계속 되었다. 즉, 용사의 탄생으로 인한 예언이 시작 되었다며, 매일매일 어딘가 다녀왔다.

 

  므레이는 아직 돌아 오지 않았다고 대답하며 판을 보고 입맛을 다셨다. 계속 쓰다듬고 싶은가 보다. 진서는 판을 쓰다듬으며 므레이를 향해 도발했다. 므레이는 부들거리며 손을 튕겼다.

 

  그러자 투명한 공간이 진서와 므레이 사이로 생겨났다. 순수한 마력 결투인 인형놀이를 하자는 것이었다. 진서는 므레이와 박빙의 승부를 낼 정도로 성장했지만, 아직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그런데 지금 이 공간을 만들었다는 것은, 자신의 부들거림을 진서에게 분풀이하겠다는 뜻이다.

 

  물론, 이전에도 이렇게 므레이가 분풀이를 했다. 합법적(?)인 방법으로 진서를 깨부수니, 결국 진서가 분통터져했지만.

 

  그러나 진서는 자기전에 몰래 특훈을 했다. 마력을 폭팔시키며 분출하고 그 마력을 최대한 압축시키는, 이른바 마력폭탄을 만들려고 시도했다. 그리고 어제 마력폭탄을 만드는데 성공했고, 므레이를 깨부수는 일만 남았다.

 

  진서는 호기롭게 마력인형을 만들었는데 일련의 동작이 훨씬 부드러웠다. 하지만 므레이는 별 것 아니라는 듯이 진서보다 빠르게 인형을 만들어 넣었다. 진서는 인형을 공간으로 넣을 때 추가로 손을 더 튕겼다. 그러자 진서의 몸에서 마력이 흘러나와 투명한 공간에 막 하나가 더 생겼다.

 

  이때까지 투명한 공간을 만드는 것은 므레이가 전담했는데, 이는 자신이 좀 더 위라는 것을 증명했다. 그러나 오늘은 진서가 공간에 막을 더 추가함으로써 동등한 위치라는 것을 드러냈다. 므레이는 그런 진서를 보며 실력은 어떨지 두고 보자는 눈빛이었다.

 

  진서는 그 눈빛을 즐겼다. 매 번 업신여기는 눈빛을 깨부수는 상상만 하며, 오늘을 기다렸으니까. 마력인형이 서로 마주 보며 있을 때, 판이 소리 쳤다.

 

  "시짝!"

 

  판이 소리침과 동시에 므레이 인형이, 다섯 개의 마력구체를 소환해 진서 인형에게 날렸다. 진서 인형은 가속하더니 자리를 피했다. 므레이의 장점인 빠른 속도에도 진서를 추격 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펑!! 퍼버벙!! 펑!

 

  속전속결로 당해버리는 진서 인형은 온 데 간 데 없고, 빠르게 날아다니는 진서 인형은 므레이의 요격하는 속도를 앞섰다. 진서 인형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한 채, 허공에서 터지는 마력구체들을 피해, 진서 인형은 므레이 인형을 향해 날아갔다.

 

  진서 인형은 마력을 발산해 무언가 만들어 냈는데, 마력을 응용한 신체강화의 원리를 바탕으로 만든 마법 검이었다. 자신에게 날아오는 진서 인형을 향해 더욱 많은 마력구체를 소환해 진서를 요격했다. 푸른 빛이 번쩍이며 진서 인형을 향해 날아갔지만, 진서 인형의 형태를 건들이지 못하고 빗나가거나, 마법 검에 베여 사라졌다.

 

  요격 하던 마력구체가 다 사라지니, 므레이 인형은 조금씩 변화 하기 시작했다. 처음 변화 된 모습을 봤을 때는 진서가 놀이 밸런스가 안 맞다고 투덜댔지만, 애초에 므레이와 진서는 마력의 양도, 질도 달랐다.

 

  므레이 인형은 푸른빛이 맴돌더니 조금씩 부피가 커졌다. 므레이를 닮았던 인형은, 꼬리가 자라나고 날개가 돋아나면서 용의 모습을 닮아갔다.

 

  변신할 때 때리지 않는 불변의 법칙을 깨고, 진서 인형은 마법 검을 휘둘러 날카로운 마력 파장을 날려 보냈다. 그러나 므레이 인형이 얼른 날개를 퍼덕이며, 날아온 마력 파장을 가볍게 피하고, 진서 인형을 향해 입을 벌리며 날아왔다.

 

  잠시 파이썬의 다리에서 만났던 와이번이 생각났다. 다리가 떨려 움직이지도 못했던 그때와 지금의 진서는 달랐다. 진서 인형은 마법 검을 높이 들어 자연 마법을 이용해 불로 감쌌다. 빨갛게 물든 마법검을 커다랗게 벌린 므레이 인형의 입속으로 집어 던졌다.

 

  므레이 인형은 마법 검과 함께 진서 인형을 통째로 씹어 먹으려 했지만, 진서 인형이 던진 마법 검이 므레이 인형의 속에서 커다란 폭팔을 일으켰다.

 

  쾅!!!!!

 

  인형놀이를 하던 투명한 공간이, 커다란 폭팔로 인해 생긴 구름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회심의 일격을 먹인 진서가 구름이 걷히길 기다리며,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므레이를 쳐다 보았다.

 

  하지만, 므레이의 입꼬리가 늘어지게 올라갔다. 진서는 그 표정을 보며 전신에 닭살이 돋았다.

  '설마.'

  이윽고 구름이 걷히고 투명한 공간이 드러났다. 그 공간엔 날개 한 짝이 사라진 므레이 인형이 진서의 인형을 질겅질겅 씹어 먹고 있었다.

 

  "안돼!!!!!!!"

  "이번에도, 역시네."

 

  므레이가 진서를 향해 호호 웃고 있지만, 사실 조금 당황하긴 했다. 그러나 결국 므레이가 이긴 사실엔 변함이 없었다. 진서는 땅을 치며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번에도 용사님이 졌는가? 헐헐헐!"

 

  타이밍 좋게 엉클이 나타나, 므레이와 함께 진서를 놀렸다. 그 할아버지에 그 손녀다. 진서는 엉클에게 짜증을 내며 용인족에게 인정받았다고 보고했다.

 

  "그럼, 저와 함께 갈 곳이 있습니다."

  "어딜?"

  "가보시면 알게 됩니다. 헐헐헐!"

 

  엉클은 진서를 데리고 집에서 나와 에덴을 벗어났다. 에덴을 벗어난 적은 멘티스 동굴 말고는 없었는데, 느낌이 새로웠다.

 

  "마물을 잡는 것 보단, 나와 상대 해줘야하지 않을까?"

  "헐헐헐, 먼저 이야기의 끝을 들으셔야 합니다."

 

  진서는 또 새로운 마물의 동굴로 데려가는 줄 알았지만, 그게 아니었나 보다. 대신 연극의 종장인 마지막 이야기를 들려 주려 했다. 이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이 지긋지긋한 연극이 끝날 것 같았다.

 

  엉클은 담담하게 진서를 안내하며, 진지하게 말문을 열었다. 앞을 보며 걸었기 때문에 엉클의 등판이 보였는데, 새삼 듬직하다는 걸 느꼈다. 어쨌든 엉클은 마지막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저희는 검과 세상을 지키는 후예들입니다……"

 

  용인족의 사명은 용사의 후예였기 때문에, 용사의 의지가 깃들어 있었다. 새로운 용사가 태어날 그 때를 대비하여 힘을 기르고, 세상에 위협이 되는 악마들을 처단하지만, 세상에 드러내지 않는다. 세상이 필요로 할 때만 드러나는 용처럼, 그것은 용인족의 사명이자 운명이었다.

 

  그렇게 몇 백년동안 용인족의 사명은 잘 지켜지는 듯 했으나, 한 명의 용인족이 사명을 져버리고, 자신의 힘을 세상이 아닌 자신을 위해 사용했다. 욕망으로 타락한 마음은 악마의 좋은 제물이 되었고, 지금은 악마를 도와주고 있다는 것이다.

 

  "그 용인족은 제 아들이었습니다."

 

  엉클의 아들이자 므레이의 아비. 래고니아. 용인족 중에 가장 강한 힘을 가진 자였지만, 그 재능이 독이 되어 래고니아를 악의 길로 이끌었다. 엉클은 그제서야 진서를 돌아 보며 부탁을 전했다.

 

  "제 아들 래고니아를 보신다면, 더 늦기 전에 용님의 품으로 돌려 보내 주십시오."

 

  용인족은 죽음을 맞이하면 세상을 지켰던, 용님이 지내는 낙원으로 간다고 믿었다. 래고니아를 용의 품으로 돌려 보낸 다는 것은, 죽여달라는 뜻이었다. 용인족의 사명은 그렇게도 중요한 것일까.

 

  "저희의 힘은 용님에게 받은 힘이자, 용사님에게 물려받은 힘, 그리고 부모님에게 받은 힘입니다. 결코 저희의 힘이 아닙니다. 그러니 그 힘을 세상을 지키는 것에 사용해야 마땅합니다."

 

  진서는 엉클의 말이 의아했다. 받은 힘이라지만, 받은 건 받은 것이고 힘을 가꾼건 본인들이 아니었나? 진서는 오히려 래고니아가 이해 됐다. 힘은 쓰라고 있는 것이다.

 

  대답이 없던 진서를 엉클이 똑바로 바라 보며 이야기를 이었다.

 

  "용사님은 그 힘을 세상을 위해 사용하실 겁니까?"

  "……예."

 

  진서는 조금 고민하다 대답했다. 세상을 위해서 힘을 사용한다. 맞는 말이다. 세상을 (멸망 시키기)위해서. 나는 힘을 사용할 것이다. 다만 진서가 있는 이곳은 아니었다. 아직까지는.

 

  그런 진서의 생각은 꿈에도 모른채 엉클은 흡족한 대답을 들어 웃음으로 화답했다. 용사의 책임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가 끝날 무렵 엉클이 안내한 공간에 도착했다. 드래곤 레어만큼은 아니지만 꽤 넓은 공간의 땅에, 이상한 문양들이 빼곡하게 새겨져 있었다.

 

  "순간이동 마법입니다. 완성시키는 데에 시간이 좀 걸렸죠."

  "그럼 설마?"

  "예, 시험은 이미 끝났습니다. 용인족에게 인정 받기는 어렵습니다. 그들은 몸이 아니라 마음으로 인정하거든요."

 

  지금까지 실컷 치고 박았으면서, 무슨 게임 접속하려다가 이세계로 오는 소리를 하고 있다. 그건 그렇다 쳐도 용인족에게 인정 받긴 했으나 아직, 한 명이 남았다.

 

  "무슨 소리야? 난 아직 할아범이 남았어."

  "헐헐헐, 다 늙은 노인네를 어찌 이기려 하십니까."

 

  엉클은 말을 그렇게 했지만, 자세는 이미 싸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 역시 가장 강한 사람이 용인족을 이끈다는 것부터가, 단순한 종족이라는 것을 증명 하고 있다.

 

  "말은 그렇게 하지만 몸은 정직하군 후후후"

 

  어디에선 위험한 발언으로 들릴 진서의 말에 엉클은 은근슬쩍 넘어갔다.

 

  "헐헐헐! 역시, 용사님의 눈을 속일 순 없군요. 좋습니다. 용인족의 마지막 시험입니다. 부디, 통과하시기를."

 

  엉클은 말을 마치며 곧바로 진서에게 뛰어들었다. 일련의 준비동작 없이 굉장한 속도로 진서의 안면을 강타했다. 강한 충격에 뒤로 날아간 진서가 가까스로 무게중심을 잡아 땅을 딛었다.

 

  "아주 몸이 근질근질 하셨구만?"

  "헐헐헐, 적적해서 말이지요."

 

  용인족의 촌장은 가장 강한 사람이 된다. 그 말은 아직까지도 촌장을 맡고 있는 엉클이 용인족 중에 가장 강하다는 뜻이 된다. 그 말을 몸으로 직접 느끼는 중이었다.

 

  "헐헐헐! 그래도 많이 튼튼해지셨습니다. 꽤 제대로 주먹을 날렸는데 말이죠."

 

  엉클은 그렇게 말하며, 또 한 번 빠르게 진서에게 뛰어 들었다. 이번엔 진서가 대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또 몸이 허공으로 붕 떴다. 어느새 엉클이 진서를 날려버렸다. 그러나 그것에 그치지 않고 같이 허공으로 뛰어 엉클이 진서를 내려 찍었다.

 

  콰앙!!!!!

 

  빠른 속도로 추락한 진서는 땅을 울리며 박혔다. 그런 진서가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엉클은 한 번 더 땅을 향해 낙하했다.

 

  쾅!!!!

 

  지축을 흔드는 엉클의 공격을 진서가 옆으로 굴러, 아슬아슬하게 회피했다. 엉클의 공격은 쉴 세 없이 가해지며 회피 하는 진서를 매섭게 추격했다. 진서가 회피 하다 말고 오쓰를 꺼내 엉클의 공격을 쳐냈지만, 오히려 강력한 힘에 멀리 밀려났다.

 

  "강해져야 합니다. 세상을 위협하는 모든 것보다!"

 

  엉클이 진서에게 용사의 가르침을 전달하며 매서운 공격을 이어갔다. 진서는 공격을 피하느라 정신없었지만.

 

  그러다 진서가 피하려던 곳으로 엉클이 불쑥 나타나 진서의 복부를 걷어찼다.

 

  "우욱!"

  "상대방의 흐름을 읽어야합니다. 악마들은 교활해서 몇 수를 앞서서 생각하죠."

 

  진서는 짧은 신음으로 복부에 가해진 충격을 버티며 오쓰를 고쳐잡았다. 자신도 몇 수는 앞서 생각하고 있었는데, 엉클은 그정돈 가소로운 듯 진서를 가르쳤다. 현격한 힘의 차이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마법을 이용하면, "마법에 너무 의지하면 안됩니다." 라며 걷어 차였고, 하다 못 해 살을 주고 뼈를 취하는, 극단의 방법조차 엉클에게 간파당해, "자신의 몸을 최대한 아끼셔야합니다. 이런 방법은 안쓰느니 못 합니다." 라며 쓴소리를 들었다. 계속된 싸움에 진서는 극한까지 몸을 사용했다. .

 

  "허억, 허억……"

 

  아침부터 용인족과 싸우고, 므레이와 인형놀이를 하고, 마지막으로 엉클과 싸웠다지만, 만약 온전한 체력을 가지고 싸웠더라도 엉클을 이기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 생각이 격하게 숨을 토해내며 들었다.

 

  "이제 에덴에서 떠날 때가 되었습니다. 더 많이 못 가르쳐 드린 것이 한이군요."

  "그게, 허억, 무슨 소리야, 헉…"

 

  엉클은 마법진을 발동시켰다. 문양들이 하나 둘 씩 빛이 나면서 이윽고 전체가 빛이 났다. 그 때 어디선가 열심히 파닥거리며, 마력으로 이어진 진서를 찾아 판이 날아왔다.

 

  "진쪄! 가티 가!"

  "이렇게, 허억, 갑자기?"

  "헐헐헐, 부디 아름다운 세상을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문양들의 빛은 더욱 거세지고 빛나면서 진서를 집어 삼키려 했다. 그토록 에덴을 떠나고 싶었지만, 문득 '떠나고 싶지 않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기분인지 모를 처음 느껴 보는 감정이었으나, 제대로 느낄 새도 없이, 문양에서 나온 빛무리는 진서와 판을 감싸고 사라졌다.

 

  "헐헐헐, 용님의 가호가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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