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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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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 한쟁이
작품등록일 : 2017.11.30

세상이 질투해도 꿋꿋이 살아가는 주인공 진서!
모든걸 다 뺏겨도 목숨만은 안뺏기고 복수를 위해 살아가는 중
신이 되면 모든 걸 할 수 있는 가상세계 '가일드'의 소식을 접한다.

그 후 가일드에 접속을 하게 되지만, 진서가 도착한 곳은 이세계?
세상이 목숨을 뺏지 못해, 다른 세상으로 내쫓아버렸다!

그러나 우리의 진서는 끝까지 살아남아 신이 되기로 마음 먹었는데!
뜻대로 되는 일이 없는 진서가 살아가는 복수극 이세계 판타지.

 
에덴의 운명 - 3
작성일 : 17-12-17 02:50     조회 : 277     추천 : 0     분량 : 4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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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늙어보이긴 하지만 다부진 체격에, 처음엔 와이번인 줄 알았지만, 용의 피를 이어받은 용인족.

  그 용인족이 팔과 다리를 열심히 움직이며 1인 5역의 연기를 소화해낸다. 중요인물의 감정묘사를 표현하기 위해 움직이는 주름의 향연은, 필시 한 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었다. 나이를 추정하기 어려우나 오랫동안 이 짓을 해온 게 분명하다.

 

  잘짜여진 연극을 본 듯 하지만, 사실, 옛날에 어떻게 됐든 진서에겐 상관 없었다. 얼른 이세상을 벗어나기만 하면 되니, 역사까지 알아야하나 싶었다.

 

  "그럼 이제 그만…"

  "그 만 하면 대단한 업적이시죠. 그렇게 디아블로는 봉인이 되었습니다만. 저희의 선조는 죽음을 기다려야 하는 신세였습니다. 결국……"

 

  진서가 딴죽을 걸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연스럽게 엉클의 감정묘사가 시작됐다. 어디에서 굴러가든 서울로 굴러갈 탁월한 어휘력에 빨려 들며, 이야기를 끝까지 들었다. 어짜피 출구가 어딘지 들어야 하니.

  그렇게 시작 된 엉클의 연극은 제 2막이 열렸다.

 

  디아블로의 공격을 직격으로 맞은 용사는 저주를 고스란히 품어야 했다. 사제들이 축복으로 해결하려 했지만, 사제들의 힘만으로는 부족했고 성물의 힘은 디아블로를 봉인하느라 모두 소진했다.

 

  용사는 그렇게 모두를 구했지만 자신을 구하지 못했다. 저주는 용사의 생명을 조금씩 앗아가 끝을 향해 빠르게 인도했다. 세상을 구한 부귀영화를 뒤로 하고, 용사는 어디론가 사라졌다.

 

  그렇게 세상은 변화 된 세계를 맞이 하게 되었다. 마신이 뿜어낸 마력의 잔재가 남아 마족이 탄생하였고, 판테온 대륙은 세 개의 대륙으로 갈라졌다. 갈라진 대륙은 각각 동쪽과 남쪽으로 밀려났으며, 가장 큰 대륙으로 남아 있던 대륙은, 악마의 전쟁에서 이긴 대륙이라 불리며 빅토리아 대륙으로 명명하였다.

 

  그 이름을 명명한 자는, 살아 남은 왕족. 슈펜 왕이었다.

 

  그러나 슈펜 왕국은 중부지역 서쪽에 위치하여 동쪽에서 쳐들어온 악마들의 피해를 상대적으로 적게 받았다. 그럼에도 악마의 전쟁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고 힘을 최대한 보존하였다.

 

 이런 행동은 동쪽에서 서쪽으로 대피한 서민들과 귀족들에게도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 보게 되었고, 세상을 구한 용사가 왕이 되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돌았다.

 

  슈펜 왕은 그런 세간에 떠도는 이야기들을 잠적시키고자 어떤 소문을 하나 풀었다.

 

  "세계를 지키는 용은 이미 악마의 손아귀로 넘어갔다. 대륙을 분단시키고 가장 앞서 우리를 파괴한 자가 바로 용이며, 그의 피를 이어받은 용사는 악마가 봉인 된 후 나타나지 않았다. 필시 힘의 원천은 악마이니, 이 모든게 악마의 계략이었다."

 

  터무니 없었지만, 악마에게 당한 사람들은 용사를 추앙하기 앞서 악마 증오했다. 사실을 확인 한다면 바로 들킬 소문이었지만, 악마를 증오하던 사람들은, 사실을 확인 하기 이전에 악마를 탓하며 용사와 용을 의심했고, 성기사와 사제들조차 사라진 용사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슈펜 왕국은 패잔병들과 갈 곳 잃은 사람들의 편의를 봐주며 사람들의 지지를 얻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용사는 끝끝내 나타나지 않았고, 소문은 날이 갈수록 힘을 얻어 변질되었다. 이 세상엔 용과 용사는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나오니, 슈펜 왕의 뜻대로 흘러갔다.

 

  용사도 왕국의 소문을 접했지만, 어짜피 자신은 사명을 다했고 디아블로도 봉인되어 있으니, 나서서 소문을 바꾸고 싶진 않았다. 그리고 세상을 지키는 데엔 주목 받지 않는게 좋았다. 악마에게서 세상을 지켜낼 마지막 비장의 무기처럼.

 

  용사가 있던 곳은 동굴의 안이었는데, 용사와 똑닮은 어린 아이가 용사의 곁에 서 있었다.

 

  세상을 지키는 힘을 받은 용. 그 힘을 이어 받은 용사. 이 사실을 악마에게 숨기며, 위기가 찾아오면 힘을 품고 용과 함께 세상을 지킨다.

 

  용사는 자신의 사명을 어린아이에게 물려주며 자신의 검을 뽑아, 땅에 깊숙이 박아넣었다. 그 순간 검에서 위로 쏘아진 빛이 동굴의 천장에 닿자, 빛을 머금은 동굴은 크게 일렁이더니 거대한 공간이 생겼다. 검에서 쏘아진 빛은 멈추지 않았고 계속해서 동굴을 변형시켰다. 커져가던 공간은 하나의 도시가 들어설정도로 넓어진 후에 멈췄다.

 

  검에서 쏘아진 빛은 천장에 머무르며 하나의 빛으로 자리잡았다. 땅에 박힌 검은 힘을 다했는지 쏘아내던 빛을 멈췄다.

 

  이 검은 지켜야할 힘이며, 세상이 위기에 빠졌을 때 지킬 수 있는 힘이다. 아이의 손을 꼬옥 잡으며 일족의 사명을 지켜달라는 부탁과 함께 아이의 온기를 최대한 느끼며 사라져갔다. 아이는 넓어진 공간을 바라보며, 자신의 사명을 가슴에 품었다.

 

  "…그렇게 용사의 후예들은, 검과 세상을 지키기 위해 태어난 일족입니다."

  "…"

 

  엉클의 연극이 막을 내렸다. 풍부한 감정표현, 깊은 몰입감. 손 끝에서 펼쳐진 섬세한 표현들. 비싼 돈을 주고도 볼 수 없을 최고의 연극이었지만, 그래서?

 

  진서는 출구를 물어 봤고 대답은 역사였다. 함정에 빠졌다. 진서는 역사에 대해 강제로 배워야했다.

 

  엉클이 그런 진서의 마음을 읽었는지 자신을 따라 오라고 했다. 엉클이 진서를 자신의 집 뒷뜰로 인도하며 살짝 운을 띄웠다.

 

  "그래서 여길 빠져나가려면 검에게 인정받아야만 나갈 수 있죠. 비밀을 지켜야 하니까요."

 

  들어올 땐 마음대로지만 나갈 땐 아닌, 그런 것인가. 이해했다. 그래도 굳이 역사를 들어야 했는지는 의아했지만.

 

  진서는, 엉클을 따라간 곳에 있던 용사의 검을 발견했다. 땅에 박힌 채 고고히 존재하는 검.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존재감은 여전했다. 진서는 혹시나 싶어 얼른 감정스킬을 발동했지만, 감정을 할 수 없다고 떴다. 고급감정으로 스킬이 레벨업했는데, 아무 소용 없었나보다.

 

  진서는 용사의 검에 다가섰다. 검을 바라 보다 잠깐, 인정받지 못하면 여기서 평생을 살아야 되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니 속에서 새끼 용이 요동쳤다.

  '뺙! 뺙뺙!'

  '뭐 어쩌라고?'

 

  새끼 용이 머릿속으로 소리쳤다. 진서의 생각 속에 존재하는 이질적인 느낌이지만, 얌전해서 괜찮은가 싶었는데 갑작스럽게 야단법석이다.

 

  진서는 새끼 용이 소리질러도 무슨 뜻인지 어짜피 알아듣지 못했다. 진서는 생각을 멈추고 땅에 박힌 용사의 검을 두 손으로 가볍게 쥐었다.

 

  용사의 검은 오랜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날카로웠으며 검신에 작은 문양들이 빼곡하게 적혀있었다. 진서가 잡은 손잡이 부분은 금과 보석으로 이루어져있었고 검의 무게추 부분에 엄지만한 마나석이 박혀있었다.

 

  진서는 '인정'을 어떻게 받는 지 모르니 그냥 쥐었을 뿐이었다. 그 순간 진서가 쥔 부분부터 은은하게 빛이 감돌더니 검신을 따라 문양을 빛냈다. 천천히 감도는 빛은 땅에 박혀 보이지 않는 부분으로 이어졌다.

 

  "헐헐헐! 역시 내 눈은 정확해, 검에게 인정받는 '외부인'은 오랜만에 보…"

 

  진서는 이런게 '인정'인지 아직 실감이 나진 않았다. 다만, 새끼 용은 머릿속에서 계속 소리쳤고 진서도 무언가 더 할 수 있는 느낌을 받았다. 그 느낌대로 진서는 검을 잡은 손에 힘을 주어 들어 올렸다.

 

  용사의 검은 아무런 막힘없이 진서의 손에 뽑혔다. 땅에 박힌 검은 좀 더 길었는데, 겉으로 볼 땐 짧았지만 뽑히고 보니 진서의 키만 했다. 뽑혀진 검은 은은하게 빛나며 진서에게 맑은 기운을 전달했다.

  '길지만 생각보다 가벼워, 아. 이거 맘대로 뽑아도 되나?'

 

  < 맹세의 검, 오쓰 >

  세계를 지키는 용이 용사에게 힘을 주겠노라 약속하며 건넨 검. 봉인되어 있는 상태이다.

  공격력 61, 착용제한 힘 [50]이상

 

  착용하고나니 감정스킬이 발동되어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봉인 되어 있다는 깔끔한 말만 적혀있고 세부적인 내용은 알 수 없었다. 진서가 뽑혀진 검을 찬찬히 보고 있으니, 말을 건네던 엉클이 무릎을 꿇었다.

 

  "조... 존귀하신 용사님을 뵙니다."

 

  갑자기 꿇은 엉클을 보고 진서는 또 연극이 시작됐나 싶었다. 또 무슨 역사를 들려줄려기에 무릎까지 꿇어가며 운을 띄웠다. 얼른 빠져나가야한다.

 

  "잠깐만요, 이게 '인정'이면 이제 출구를 얘기해주셔야죠?"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용사님. 저희는 용사님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제 역사는 듣지 않을 겁니다. 출구부터 가르쳐줘요."

 

  진서가 들고 있던 검을 땅에 다시 꼽고 엉클을 노려봤다. 여전히 무릎꿇은 엉클은 진지함이 묻어났다. 이젠 연극도 참여해야 하는 건가 싶었다. 애초에 이름만 번지르르 한 검을 꼽아 두고, 검을 뽑으면 용사로 추앙하며 등골까지 빼먹으려는 속셈인가보다.

  '역시, 구구절절 역사를 얘기한 이유가 있었어. 방심하게 만들어서 자신들을 믿게 할려는 거지'

 

  "출구를 가르쳐드리기 이전에 꼭 해야 하실 것이 있습니다."

  "뭐, 또 역사를 들어야 하나요??"

  "아닙니다. 여기서 저희의 시험을 받으시는 것입니다."

  "네?"

 

  진서는 어이가 없었다. 역사공부했으니 역사시험이라도 볼 심상인가? 용사가 몇년도에 세상을 구했는지 서술하시오. 이런거? 아니면, 시험이라 읽고 합법강도 아냐? 무술시험인척 '실수'로 날 죽이던가?

  진서의 시덥잖은 생각이 어이없어서 나왔다. 그러나 그런 시덥잖은 생각이 진서를 차분하게 만들어줬다.

  '죽일 것이었으면 진작에 죽였겠지, 순순히 죽어주지도 않았겠지만.'

 

  무릎을 꿇은 엉클이 진서를 바라보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용사의 검은, 용의 힘을 이어받은 용사님만이 착용할 수 있습니다. 인정은 받을지언정 뽑은 사람은 용사님 외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금 여기에 용사님이 뽑으셨고 그 말인 즉, 위험에서 세계를 구해주실 운명을 타고나신겁니다!!!!"

  "…"

  "용사가 검을 뽑는 날이 되면, 이미 세계는 위기에 빠진 것입니다. 아무리 용사가 검을 뽑으려 해도 세계가 위기에 빠지지 않으면 뽑히지 않습니다. 거대한 힘을 함부로 쓰지 못하게 막기위함이죠."

 

  진서는 생각하기를 포기했다. 이세계에 와서 처음부터 이상한 일에 엮이더니, 이제는 손발이 오글거리는 말로 운명이니 뭐니 세상을 구해야 한단다.

 

  "그럼, 지금 바로 갈테니 출구를 가르쳐주세요!"

  "그것은, 시험을 치르고 난 뒤의 이야기입니다!"

 

  진서는 연극에 맞춰주며 빠져나갈 구멍을 찾았지만, 의외로 허술하진 않았다. 결국 진서는 연극에 참여하기로 했다.

 

  "그럼! 바로 시험을 치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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