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은 몰라요. 여자가 얼마나 위협에 노출된 채 살고 있는지를. 우리나라 치안이 좋다고요? 다른 나라에 비해 범죄가 없는 깨끗한 나라라고요? 칼로 협박하고 주먹으로 때리는 것만이 위협이라고 생각하나요? 일상에서 여자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얼마나 많은 성적 위협을 당하는지 아세요?
물론 그럴 리 없다고 하겠죠. 하지만, 사실이에요. 왜. 어째서. 무슨 근거로 그리 말하는 거냐고요? 또 버릇 나왔네요. 낮은 지능으로 논리적인 척 빼애애액.
쉽게 생각해 보자고요. 예쁜 여자가 있어요. 그럼 남자들은 어떻죠? 열에 열은 쳐다보잖아요. 그것도 그냥 보는 게 아니라, 다리부터 엉덩이와 가슴까지 눈으로 훑으면서요. 남자들은 한결같이 말하더라고요. 그건 본능이라고.
본능이든 아니든 상관없어요. 그 말에 담긴 의미가 중요하지. 그렇잖아요? 그럴 기회만 있다면. 만약 여자를 범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하겠다는 이야기로 들리는데. 아닌가요?
남자들이 생각 없이 하는 말 중에 이런 게 있어요. 여자는 조신해야 한다. 짧은 치마를 입고 다니면 위험하다. 밤에 돌아다니지 마라. 등등.
우리 아빠도 그랬고, 남동생도 그랬어요. 이상하게도 그들은 그게 범죄라는 걸 몰라요. 알려고도 안 하죠.
걱정하는 게 왜 범죄냐고요? 여자를 성적 대상으로만 보는데 당연히 범죄 아니에요? 또 빼액 하지 말고. 잘 생각해 봐요. 그 안에 무슨 뜻이 있는지를.
강간당한다는 거잖아요. 왜요? 다치거나 생명이 위험하다는 게 아니라 왜 강간 걱정을 해요? 그거야 남자가 강간하니까? 아니죠. 여자가 그럼으로써 강간을 당하는 거라고 은연중에 내뱉고 있잖아요. 단어 하나하나를 음미해 보라니까요? 제 말이 틀렸나요?
그런 경우가 너무 많아서 일일이 셀 수 없을 지경이에요. 왜 남자들은 여자한테 그리 환장하면서 지켜주려고도 안 하죠? 왜 현실을 외면해요?
여자가 범죄 피해를 보는 경우가 훨씬 많다는 거 아세요? 힘이 약해서 그렇다고요? 왜 노인과 아이들은 여자들보다 피해가 적은 데요? 여자가 불안해하면 이해할 생각은 안 하고 왜 그렇게 유난 떠느냐고 투덜투덜 대는데요?
제발 좀 인정하세요. 남자는 여자를 성적 대상으로밖에 안 본다는 걸. 그래서 그 많은 범죄가 여성한테 일어나잖아요. 예를 들어 볼까요?
여자는 어릴수록 예쁘다는 말. 이제는 한물간 베이글이라는 단어에서부터.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여자 사진을 올려놓고는 호냐 불호냐 물어보면서 남자들끼리 낄낄대잖아요. 어떻게 나이와 외모의 특성을 성적 대상으로 삼고, 그걸 여러 사람과 공유할 수 있죠?
여자로 태어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런 취급을 받으며 살아야 하나요? 분명히 잘못된 일인데 왜 반성을 안 하는 거죠?
이게 다 엄연히 사회적 차별이에요. 당장에 김여사라는 것부터 보자고요. 여자는 남자보다 공간 지각력이 부족하다?
다 남자가 지어낸 헛소리에요. 훈련으로 커버 가능해요. 본질을 살펴야죠. 중요한 건 목적이에요. 왜 김여사를 만들어 냈느냐.
간단해요. 차별할 대상이 필요했던 거예요. 여자를 운전하면 안 되는 존재로 끌어내림으로써 사회 진출을 막는 거예요. 이유는? 뻔하죠. 그래야 건드리기 쉽잖아요. 성적 대상으로요.
모든 남자가 자신이 범죄자라는 걸 인식하고 살아야 해요. 아니, 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죠. 늘 여성들이 겪는 고통에 공감하고, 아예 사회를 확 바꿔야 해요.
여성들을 공격하고 증오하는 사회로요.
제대로 들으셨죠? 다시 말할게요. 잘 들으세요. 여자들을 강간해야 한다고요. 아무 여자나 잡아다가 범하고, 또 범하고. 그 바탕에는 증오와 미움이 깔려야 하고요. 지금 사회 풍토가 그래요. 다들 암묵적으로 동의하는 상태라고요. 뭐를요? 저 건방지고 버르장머리 없는 여자들을 혼내주는 거요.
제가 아까 말한 거 다 들었죠? 여자들의 불만을. 정말 많았잖아요. 그게 지금 모든 여자의 생각이에요. 완전 미쳤죠. 정신 나갔어요. 맞아요. 김치년이라니까요. 가만히 놔둘 거예요?
스네이크맨이라는 사람이 있어요. 요즘 자기 주제도 모르고 날뛰더라고요. 그 사람. 일명 페미전사예요. 왜, 알죠? 여자한테 빌붙어서 떡고물 떨어질 거 없나 개처럼 헐떡이는 인간 말이에요. 대주길 기대하는데 바랄 걸 바라야지. 참 웃기죠?
만나면 죽여 버리세요. 그 사람한테 이미 한 명이 당했어요. 식물인간 상태라고요. 여자한테 잘 보이려고 어떻게 그런 짓을 하죠? 여자는 그냥 잡아다가 때리고 범하면 그만인데. 여자의 고통이나 아픔 따윈 거들떠볼 필요도 없는데. 남자가 어떻게 그리 비굴해질 수 있는지 저도 잘 이해가 안 돼요.
자, 조금 따끔할 거예요. 목을 물 건데, 피를 빠는 게 아니고요. 힘을 주입하는 거예요. 바로 뱀의 힘이죠. 괜찮아요. 스네이크맨보다 훨씬 더 강한 힘이니까. 그 사람이 아무리 주먹을 휘둘러도 당신을 맞추지 못할 걸요? 이 힘으로 여자들을 요리하면 돼요. 마음껏 때리고, 강간하라고요. 제 선물이에요.
목을 문 후에는 제가 이 모텔 방을 나갈 거예요. 그럼 제가 했던 모든 말이 당신의 머릿속에 강하게 각인될 거예요.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원래 그런 생각을 가지고 계셨잖아요. 제가 거기에다가 좀 보탰을 뿐이에요. 변하면 안 돼요. 그냥 그대로 쭉 가는 거예요. 아셨죠?
이제 물게요. 조금만 참아요. 앞으로 천국이 펼쳐질 텐데. 이 정도 아픔은 참을 수 있죠? 참 잘했어요. 이제 지옥을 보여주세요. 여자들과 이 세상을 향해서요. 그렇게만 된다면 저는 더 바랄 게 없어요. 꼭 그래 주실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