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드디어 염원하던 수능이 끝났음에도 지금 무척이나 초조해하고 있었다. 그것이 내가 다름아닌 수시의 결과를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는 예비합격자이기 때문이다. 세상에 내가 다름아닌 예비가 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 설마 6개 중에 하나라도 그냥 합격이 되지 못할 줄이야...이런 내가 밉다. 이럴줄 알았으면 수능 공부를 열심히 할걸...
그런 슬픈 마음을 달래기 위해 편의점에서 야식이나 사갈까 하던 참이었다. 나는 신호를 기다리며 신호등이 파란불이 되었을 때 건너던 중이었다. 그러던 중 갑자기 옆에서 급하게 달려오는 트럭을 미처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눈을 감고 말았다.
다시 눈을 떠보니 나는 순간 하늘을 날고 있었다. 하늘의 모습이 무척 어둡고 까멨다. 나는 그대로 눈을 감고 말았다. 트럭이 순식간에 나를 치고 갔기 때문일까? 나는 쓸데없이 마지막으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에, 여고생 3학년이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떨어지자 그대로 트럭에 몸을 맞겨...
“아냐! 나는 재수하고 말지, 죽을 생각은 없다고!!”
어라? 나는 분명히 아까까지 트럭에 치여 피투성이로 움직일 수 없던 몸이 되었을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 아무렇지도 않게 나는 큰소리로 말하고 있다. 나는 이 사실이 믿기어려워 자신의 두손을 차례로 보고, 그 다음은 다리, 마지막으로 몸주변을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다친데는 커녕 피한방울 조차 묻지 않았다.
“꿈이었구나!”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한숨을 쉬려 했다. 내 눈앞에 펼쳐진 모습만 아니면 말이다. 내가 있는 곳은 어느 옛 건물 같았고, 바깥에서 내려다 보이는 지금 내 눈앞에 펼쳐져 있던 모습은 마치 외국영화에서나 볼법한 전쟁에 한장면 같았다. 사람들의 시체가 쌓여있었고, 사람이 사람을 죽이고 있는 모습은 지옥이 따로 없었다.
나는 그 상황을 이해하지 못해 그저 멍하니 쳐다보고만 있었다. 옆에서 들려온 소리만 아니면 말이다.
“크윽....!”
옆에서는 피를 흘리며 칼에 찔린 소년이 쓰러져 있었다. 모습을 보니 전혀 한국사람으로 보이지 않았다. 그 소년의 모습은 금발의 금안을 가졌으며, 무척이나 예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사람이 죽어가는 모습을 처음본 나는 순간적으로 기함을 할뻔 하다가 소년의 모습이 심각한 것을 깨닫고 급하게 소년에게 다가갔다.
“저기...괜찮니?”
나는 이리저리 소년에게 말을 걸며 어떻게 치료를 해야하나 쩔쩔매고 있었다. 그 때 나는 소년의 상처부위를 만지려 할때였다. 그 순간 갑자기 빛이 쏟아지더니 피가 흐르고 있던 상처부위를 순식간에 치료하고야 말았다. 그 순간 나는 눈을 감고있던 소년과 내 손을 차례로 쳐다보다가 내 왼손을 세게 쥐고야 말았다.
아, 그거구나. 소설에나 나올법한 이세계에 오는거...
나는 방금 뉴스에 쪽팔림은 한줌에 걱정거리조차 되지 않는 현재상황을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