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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우리 집에 눌러 살게된 그녀는 흡혈귀 같은 종족?
작가 : 신준동
작품등록일 : 2017.11.5

어느 날 도망치는 그녀를 도와줬더니 집에서 빌붙어 살고 있습니다.........

 
[20.최유진의 요리]
작성일 : 17-11-24 20:28     조회 : 269     추천 : 0     분량 : 5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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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마음을 다잡고 주변도 정리가 되었다.

 이제 남은 일은 공부를 시작하는 일이지만....

 

 "배고파. 뭐라도 먹고 하자."

 "이시아, 뭐 먹으로 왔니?"

 "시간을 봐!! 밥 먹을 시간은 훨씬 지났다고!!"

 "아, 시간의 개념이 없었네...."

 "넌 쓰러져 있었으니까!!"

 "죄, 죄송합니다. 주인님!!"

 

 이 사단이다....우리를 말리고는 싶지만 쉽사리 말리지 못하고 안절부절못하는 유세연.

 일단 밥은 먹고 시작을 해야겠다.

 

 "최유진, 뭐 먹을 거 있어?"

 "주인님을 위해 항상 먹 거리를 상시에 준비해 두고 있습니다."

 "그 주인님 좀 그만하면 안 될까?"

 "옳은 몸가짐과 마음가짐으로 주인님을 보필하겠습니다."

 "그게 무슨 뜻인지는 알고 말하는 거냐!! 하....그럼 먹을 것 좀 가지고 와."

 

 최유진은 일어나서 방을 나갔다.

 나는 최유진이 나감과 동시에 유세연을 매우 사납게 쏘아 보았고 유세연은 애써 시선을 회피하였다.

 

 "너 대체 무슨 말을 했기에 자존심 높은 애가 저렇게 나한테 주인님이라고 계속 불러?"

 "자, 장난으로....그냥 한 번 말해 봤는데...."

 "그럼 도중에 그만뒀겠지. 대체 뭐라고 했어?!"

 "음....그건가? 율이는 귀찮아하거나 싫어하는 게 정말 그런 게 아니라 좋아하는 걸 숨기고 있는 거라고....했던....거? 유, 율아!?"

 

 나는 지금 동공이 반 풀린 상태로 자리에서 일어나 유세연에게 걸어갔다.

 마치 언데드와 같이....아주 천천히....그리고 무섭게....

 

 "율아, 미안해. 내가 정말 미안해. 유진이한테도 그만하라고 얘기할 테니까 제발 살려줘, 제발....!!"

 "넌 넘지 말아야할 선을 넘었어. 그리고 그 값은 정당하게 치러야지?"

 "미, 미안해!! 시아야, 율이 좀 말려봐!!"

 "자업자득. 알아서 해결 해. 난 지금 이 상황이 재밌으니까."

 "들었지? 자, 값을 치러보자...."

 "으아악!! 오지 마!!"

 

 잠깐 겁만 줬지만 그렇다고 방을 뛰쳐나갈 줄은 몰랐다.

 당분간은 방에 들어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들어와도 최유진이랑 같이 들어오겠지....

 

 "푸훗! 재미있네."

 "그래. 뭐, 재미있었으면 된 거지."

 

 재미있기는....나는 부담스러워서 이상해질 것 같다.

 나중에 유세연이 들어오면 한 마디를 해야 할 것 같다. 제발 저 고집불통 아가씨 좀 원래대로 만들어 주라고....

 

 "이렇게 되어 버린 거 우리도 나가자."

 "웬일? 공부는 안하냐고 말하는 거 아니었어?"

 "지금 해봤자 안될게 뻔하니 나중에 하는 게 낫지."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기지개를 폈다.

 시아도 같이 방에서 나가려는 듯이 자리에서 일어났고 우리는 책상 위에 책들을 어지럽힌 채 그냥....나왔다.

 

 "유....세연...."

 "왜 쫒아온 거야!!"

 "내가 쫒아온 거야 둘째 치고 넌 여기서 뭐하냐...."

 "뭐하긴? 놀고 있지."

 

 부엌에서 무슨 소리가 들리는 것을 보니 최유진은 부엌에 있을 것이고 난 얘가 나가서 최유진이라도 도와주는 줄 알았다.

 그런데 거실 쇼파에 대놓고 누워서 아주 티비를 시청 중....집주인인 듯 상팔자다....

 

 "너 최유진이라도 도와서 뭐라도 만들어라.... 네가 쟤를 저렇게 만든 거라고....책임은 져야지."

 "나도 도와주려고 했는데 ‘이건 주인님이 제게 시킨 일이야! 내가 해내 보이겠어!!’ 라며 나보고 손대지 말래."

 "야!! 너 최유진의 요리 실력을 알면서 얘기하는 거냐!!"

 "아.....아!!그랬었지!!"

 

 초등학교 4학년의 기억이다.

 우리는 최유진의 집에 아무도 없어 자주 놀러 갔었다.

 덕분에 그녀의 외로움은 덜해줄 수 있었지만 우리는 집에 늦게 들어가는 일이 종종 생기게 되었다.

 어느 날. 저녁을 먹을 시간이 훌쩍 지나도록 놀게 되어 배가 고픈지도 모르고 놀았던 적이 있었다.

 최유진은 뭐라도 만들겠다고 주방으로 향했고 우리는 ‘저렇게 자신 있게 하려는 것 보니 요리를 잘 만들 거야.’라고 멍청하게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애석하게도....그녀의 밥은 매일 가정 아주머니가 해준 것이었지만 그녀가 새로운 요리를 선보이겠다고 후라이팬과 국자를 들었다.

 하....지금 생각하면 후라이팬과 국자의 조합만으로도 심각하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날 밤. 우리 부모님과 세연이의 부모님이 응급실로 긴급 호출을 받게 되었고 한 달 가까이를 병원에서 지내게 되었다.

 어째서인지 같이 먹은 최유진만이 멀쩡하게 매일 우리를 간병하게 되었다.

 

 "지금이라도 막아!!"

 "아니, 이미 늦은 것 같아!! 차라리 집으로...."

 "다 만들었다~!"

 

 그날 인류(우리)는 떠올렸다.

 녀석들에게 지배(응급실)당했던 공포를.... 새장(병원) 속에 갇혀 있던 굴욕(최유진만 멀쩡했던 것)을....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대사지만 그냥 넘어가자.

 이건 그만큼 심각한 문제니까....

 

 "주인님. 자리에 앉으시지요."

 "아니, 난 됐어. 생각해보니 시아가 집에 가야한다고...."

 "내가 언제?"

 

 나는 안면의 얼굴이 굳은 채 시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눈빛으로 얘기했다.

 제발 나를 살려달라고....

 그러자 시아는 가소롭다는 듯이 코웃음을 냈다.

 

 "훗, 주인인 네가 자초한 일이야. 나는 상관이 없는데 내가 왜?"

 "이시아...."

 "아, 혹시 주인님의 지인 분들도 동석하지 않아서 안 앉으시는 건가요? 그거라면 여러 명의 식사를 준비하였으니..."

 "미안!! 나 정율의 말대로 집으로 가야될 것 같아!!"

 "......"

 

 최유진은 고개를 옆으로 꺽으며 모든 것이 허무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 표정은....몽크의 절규보다 더한 작품이었다....

 

 "야, 유세연. 너도 어떻게....아...글렀어. 이제...."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죽고 싶지 않아. 살려주세요."

 

 나는 유세연이 이 상황을 타파하는데 도움을 얻기 위해 작은 목소리로 유세연을 불렀지만 그녀는 이미 방 한구석에 쪼그려 앉아 최유진과 같이 모든 것이 허무하다는 아니, 절망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살려달라는 말을 중얼거리고 있다....

 시아는 최유진에게 먹기 싫어서 그런 게 아니라고 해명을 하고 있고....난장판이다.

 

 "그럼 너희는 먼저 가. 나 혼자 남아서 먹고 갈게."

 "정말?! 아, 아니....너 혼자....?"

 

 기뻐하다 양심에 찔렸는지 다시 되묻는 이시아.

 여기서는 모두 죽기보다 혼자 희생하는 것이 낫다고 나는 생각한다....

 애들한테는 중간고사가 남아있으니까.....

 

 "유진아, 나 먹게 밥 좀 차려줄래?"

 "아, 알겠습니다. 주인님."

 "주인님은 빼고 평상시대로 해 줘."

 "....알겠어."

 

 의외로 순순히 받아들인다? 처음부터 이렇게 하면 되는 거였어?!

 최유진이 부엌으로 다시 돌아가자 나는 두 사람을 앞에 세우고 비장한 표정을 지었다.

 

 "아직 늦지 않았어. 너희라도 살아남아."하, 하지만....율이 너도 그 음식을 알잖아."

 "알고 있으니까 이러는 거지. 너도 다시 먹기는 싫을 거 아니야."

 "그치만...."

 "시아, 너도 같이 가. 남는다는 말 하지 말고."

 "내가 왜 그런 말을 해야 돼? 난 매우 고마운데?"

 ".....넌 남아."

 "미, 미안해. 오빠. 그냥 보내주라. 응?"

 

 급격히 태세가 전환되는 이시아.

 ‘오빠’라는 칭호까지 쓰는 것으로 보아 절대로 먹기 싫다는 느낌이다.

 .....오빠라는 말로 봐 준다.

 생명을 구해주는 대신 오빠라....기분 나쁘지는 않네.

 

 "미, 미안. 유진아, 우리 먼저 갈게."

 "시간 되면 다음에 놀러 와줄게."

 "으, 응. 둘 다 잘 가."

 

 나는 둘을 먼저 보내고 부엌으로 향했다.

 내 밥그릇으로 보이는 자리에 앉았고 외견상의 문제를 살펴보았다.

 왠지 모르게 외견상으로는 먹음직스럽게 보이는 이 음식들이 전부 가짜라니....

 퀼리티가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유, 율아? 왠지 표정이 되게 비장한데?"

 "드디어 우리 둘만 남았군."

 "두, 둘?! 무, 무슨 짓을 하려고...."

 "하겠냐!!"

 

 기껏 남이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는데 분위기를 망친다....

 아무튼 난 내일 살아서 먼저 보낸 그녀들의 얼굴을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참고로 난 밥 한 그릇을 전부 다 먹었다.

 그 양은 치사량에 가까운 수치였고 중간고사 날에 일시적 퇴원을 한 다음 다시 입원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퇴원은?"

 "아직 일주일 더 기다려야 된데. 하....지금 죽도 먹으면 안 된다고 해서 아무 것도 못 먹고 있는데 지금 내 앞에서 사과를 깎고 싶니?"

 "뭐, 별 수 없잖아. 넌 못 먹는다고 하는데 나라도 먹어야지."

 

 내 앞에 있는 대상은 이시아.

 그녀는 내가 입원할 때부터 병실에 놀러오며 여기서 시간을 보낸다.

 그 덕에 나에게 오는 입원 선물은 그녀가 전부 먹거나 사용하고 있으며 난 그냥 산송장처럼 병실에 누워있을 뿐이다.

 그래도 나 아프다고 매일 찾아와주는 사람이 있는 게 어디냐....

 

 "심심하다...."

 "그럼 오지 마. 매일 같이 와서 그 소리를 들으니 나도 심심해질 것 같다."

 

 타이밍에 맞춰 울리기 시작하는 알람용인 내 핸드폰.

 전화가 온 건 아주 드문 일이지만 오늘만큼은 울린다.

 

 "여보세요?"

 "저, 정율. 많이 아프다며."

 "아, 어...."

 

 당신이 만든 음식을 먹고 지금 두 번째 입원을 하고 있습니다만....

 상처가 될 것 같아서 당신의 음식으로 인해 병원에 입원한 것이 아니라고 말은 해 두었습니다.

 

 "그럼 내가 기운 차릴 수 있게 음식을 싸서 가져갈게."

 "미안, 나 아무 것도 먹지 말래서...."

 

 다행이다!! 의사양반. 이처럼 당신이 고맙다는 생각이든 적은 처음이야!!

 아마 자신이 만든 음식을 차리려고 했을 것이다....

 최유진네 가정부는 그런 것 까지 할 성격이 아니기 때문에....

 음식을 먹을 수 없다는 내 불편함이 오히려 장점이 될 줄은 몰랐다.

 

 "아, 그래....?"

 "응, 미안해. 그래도 다음 주면 퇴원하니까 그렇게 걱정할 필요는 없어."

 "알았어. 그럼 끊을게."

 

 최유진의 전화가 끊어지자마자 나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내 한숨을 듣고 나와 전화를 한 장본인을 눈치챈 것 같은 시아가 입을 열었다.

 

 "그게 그렇게 안심 되냐?"

 "다시 입원할 수는 없잖아...."

 "그것도 그렇지. 이 사실을 알게 되면 유진이는 어떻게 될까?"

 "아마 자괴심이 들지 않을까....?"

 

 자신이 먹을 수 있는 것을 만들었다는 생각과 다르게 먹을 수 없는 것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깨달으면 얼마나 쇼크를 먹을지....

 

 "당분간은 비밀로 해야지...."

 

 그녀의 어머니와 관련이 있어서 그런 부분은 건들이기 좀 그렇단 말이지....

 

 "야, 너도 슬슬 가봐. 저녁시간이다."

 "오늘 여기서 자고 갈 거야."

 "....뭐?"

 

 시아가 한 말은 나를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애당초 내 객실은 일인실이라 남이 들어오지는 않지만 이 병원은 오후 10시가 지나면 외부인은 나가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내 방에 누군가가 자고 갈 수는 없다는 얘기다.

 

 "야, 여기서는 못 잔다는 거 알잖아."

 "속이면 자는 것쯤은 가능하지."

 "뭘 어떻게 하겠다고...."

 

 누군가가 병실에 들어올 수 없도록 10시가 지나면 병실 전체를 소등하고 간호사가 일정 시간 주기로 방을 들락거린다.

 

 "안 돼. 지금이라도 돌아가."

 "내가 돌아갈 것 같아?"

 

 아무래도 말을 듣게 만드는 것은 무리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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