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올해 처음 부임한 수학 선생님 김민준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서린희라고 합니다."
그 후 이어지는 박수소리
마치 학창시절 새로 전학 온 아이가 자기소개를 하듯 새로 온 선생님들은 기존에 있던 선생님들께 인사를 하고
선생님은 기존에 있던 학생들처럼 웃는 얼굴로 새로 온 사람들을 맞이한다.
그곳에서 나의 표정은 마치 전학 온 학생이 마치 오기 전부터 알던 사이처럼
그 아이와 그전에 좋지 못했던 인연을 만들어간것 처럼
좋지 않은 표정을 하며 인사를 했을 것이다.
"박윤주 선생님?"
"네"
나는 교장 선생님께서 부르는 소리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새로 부임하신 선생님들 특히 잘 부탁해요. 김민준 선생님은 선생님 옆자리에 앉을 거고 서린 희 선생님은 선생님 반 부담임 선생님이니까"
"네"
-지이이잉
-서린희 정말 오랜만이다.
-너 괜찮냐?
-무슨 전 남자친구도 아니고 괜찮겠지
나의 맞은편 앉은 수영이의 문자에 괜히 덤덤한 척 걱정하지 말라고 문자를 했지만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서린희와 나는 고2 때 서로가 만든 굴레 속에 서로의 발을 잡아 넘어 뜨리며 서로에게 상처를 냈고
각자 서로에게 난 상처들을 보면서 더 이상 서로를 해하는 것을 포기하고 서로를 무시한 채 각자의 길을 걸어갔다.
종이 울리고 걱정되는 마음을 그 다듬고 반으로 들어갔다.
"얘들아 자리에 앉아"
"선생님 반 잘못 찾아오신 거 같아요."
"학생은 그대로 올라가도 담임 선생님은 바뀐다던데"
"맞아 그래서 졸업한 우리 언니 반 모이면 담임 선생님 3분 모셔놓고 논다고 나한테 그랬는데"
"내가 그렇게 싫다면 내가 다음 연도에는 꼭 일본어 김수영 선생님이랑 반을 한번 바꿔 보도록 해볼게 얘들아"
"진짜 올해도 선생님이에요?"
"미안하다. 올해는 이미 결정 난 사항이라.. 다음 해에는 너희가 일본어를 배우지 않아서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선생님 왜 그래요? 저희는 너무 좋아서"
"너네가 나 싫어한다는 거 이미 다 알아 이 자식들아"
그렇게 말을 나누는 순간에도 윤주의 표정도 반 아이들의 표정도 한 사람도 구김살 없이 다 환하게 피고 있었고
그런 그들의 표정에서 그들의 사이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그 누구도 서로를 싫어하고 미워하지 않는 사이
일 년동안 같이 지냈다면 한 명은 선생님과 트러블이 생길만도하고
반 아이와 싸울 수도 있을 텐데
그들은 그런 적이 한 번도 없었으며 오히려 이런 사이가 당연하다는 듯이 교탁에 서있는 윤주를 보며 웃고 있었다.
반 아이들은 교탁에 서있는 윤주의 눈을 보며
윤주는 반 아이들 한 사람 한 사람의 눈을 보며 환하게 웃고 있었다.
마치 방학 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을 방학이 개학일 날 보는 사람들처럼
"누가 그래요? 저희가 선생님 싫어한다고"
"너희가 쓴 편지에 선생님 다음 해에도 만나요라는 말이 없었잖아"
"저희는 그게 당연한 건 줄 알고 선생님을 보고 싶지만 그렇게 쓰면 선생님은 오고 싶을 실 텐데
현실 때문에 그렇지 못하면 선생님이 너무 슬프시니까"
"말은 청산유수다."
"그럼요. 저희 국어 선생님이 누구신데"
"일단 소개를 하자면"
"성명 박 윤자 주차"
"나이는 25살"
"결혼은 아직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패스"
"남자친구는 있음"
"근데 없다고 함"
"그래 놓고 왼손에 네 번째 손가락에는 꼭 반지 끼고 다니시고"
"상담 선생님이랑 일본어 선생님이랑 친하시고"
"고등 학교 때부터 친하셨고"
"취미는 독서"
"라고 쓰고 그냥 이야기 있는 거 보고 읽기"
"뼛속부터 문과인"
"그리고 보고 읽다가 울기"
"창밖 내다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