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무의식중에 실수로 내뱉은 말 갖고 그렇게 화내면..."
"무의식 중에 실수로 내뱉은 말이라고 하면 너 우리한테 그 말 안 하려고 했다는 거네?"
"야 그런 말이 있으면 당장 우리한테 말을 해야지"
"고자질하는 거 같잖아 '선생님 짝꿍이 저 딱밤 한 대 때렸어요' 이런 식으로"
"넌 지금 이 상황에 그게 적절한 비유라고 생각하냐? 초등학생이 딱밤을 맞았을 때는 단 둘만의 일이고
지금 그 문제는 서린희랑 너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까지 포함돼 있는 거라고"
"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서린희한테 말만 안 했어도 우리 넷의 관계는 유지됐을 거니까...
둘의 이야기지 너네는 고래 싸움에 사이에 있었던 새우고"
"우린 고래 싸움을 같이하던 고래지 사이에 끼어있던 고래 아니야. 너만 그 동아리에 있었던 거 아니고 나도 있었어 나도 옆에서 네가 부장역할 다하는 거 보기 싫었어. 걔 뻔뻔한 태도도 싫었어
이건 너랑 걔 문제가 아니라 내가 주관적으로 본 거고
우리가 서린희와 연락을 지속해 나간 게 아니라 너랑 지속해 나간 건 서린희보다 너랑 더 맞고 네가 더 편하고 서린희가 가진 가장 큰 단점을 너는 갖고 있지 않다는 거야."
"맞아. 우리도 네가 나서지 않았으면 우리 중 하나가 나섰어. 우리는 한 마리의 고래를 든든히 뒷받침해줬던
또 다른 고래들이야. 너 그렇게 말하면 우리 은근 서운해. 그건 너의 일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일이야"
윤주는 친구들이 자신이 참지 못하고 한 말 때문에 피해를 본 것이라 생각했고 친구들에게 많이 미안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전혀 하지 않은 채 든든히 자신의 편이 되어주는 수영이와 시은이를 보고
윤주는 마음속으로 아이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되새겼다.
"서린희 우리 윤주에게 그런 말을 했다는 말이지?"
"거기다 우리를 윤주 플러스로 딸려오는 사은품으로 알았단 말이지?"
"내가 꼭 그때 윤주 말리느라고 피지 못한 내 성질 다 부릴 거야"
"우리 짠하고 다 털어버리자"
우리는 각자 앞에 있는 음료수가 가득 든 잔을 들었고 컵을 한곳으로 모았다.
"우리의 승리를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