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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판타지 단편전
작가 : 마소티
작품등록일 : 2017.10.30

마법이 체계적으로 정리된 세계
인간들에게 주어진 마나는
신의 안배인가, 결락인가.
그저 오늘도 살아갈 뿐이다.

 
드래곤 정리
작성일 : 17-10-30 20:40     조회 : 303     추천 : 0     분량 : 3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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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래곤 - 서클계 10~11의 마법생물. 신의 두 번째 피조물. 신의 톱니바퀴. 중간자, 마나의 지배자, 가이아의 사생아. 신에 의해 생명을 얻은 마나이며, 그 형태는 고대 피아렌시아기로부터 내려온 '신수'의 형태에서 비롯되었다고 전해진다. 본래 태초의 드래곤은 한 개체였다고 하나, 현재에 와서 그 개체수가 확인된 수만 아홉이다.

 드래곤의 탄생에 대해선 여러가지 설이 많다. 학계에서 가장 유력하게 꼽는 설은 [그랜드 아크메이지의 드래곤화]라는 가설이다. 얼핏 듣기에는 퍽 어처구니없게 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껏 피아렌시아 후기~현시대에 활약하다 사망한 그랜드 아크메이지의 수가 9명인데, 이는 지금껏 관찰된 드래곤의 숫자와 동일하다. 아니, 사실 '최초의 드래곤'이자 '무명의 드래곤'인 일명 'A'라는 드래곤은 아직 관찰된 적이 없다.

 탄생 후 1만년이 훨씬 지났기에 살아있을 확률도 없어 이제는 그 흔적조차도 확인할 수가 없다.

 A를 제외하면, 지금껏 존재한 드래곤의 수는 9. 사망한 그랜드 아크메이지의 수도 아홉 명. 학계로 하여금 일종의 허탈감을 심어 줄 정도로 이상하게 들어맞는 이 가설은 이렇다 저렇다 하지도 못한 채, 이제는 눈문이나 학계 공식 공론 자리에서도 꺼내지 않는 주제가 되어버렸다. 건드리기엔 너무도 애매해서이다.

 

 드래곤의 수명은 정확히 9132.42년이다. 일찍 죽거나, 조금이라도 늦게 죽을 수도 없다. 정확히 9132.42년이다. 살아있는 동안의 드래곤의 신체는 그 어떤 물리적인 손상에도 끄떡 않고 끊임없이 수복된다. 때문에 선과 악의 전쟁에서 드래곤이라는 존재는 사실상 무적에 가까운 전투 능력을 보였다. 상대해야 하는 적이 무조건적인 파괴 능력을 가진 "검은 종족"이었음에도 드래곤은 굳건히 버텼다. 아니, 사실 가볍게 쓸어버렸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이다. 신체 어디에서든 뿜어낼 수 있는 강력한 마나 폭풍은 드래곤만의 선천적 능력인데, 이걸 간격없이 마구 쏘아대자 인간 진영에서 드래곤에게 그만 하라고 부탁해야 할

 지경이었다고 한다. 적뿐만 아니라 전방 10km이내에 있던 모든 것들이 운동성을 가진 마나의 역작용으로 산산히 분해되어 버렸으니.

 

 드래곤은 마치 커다란 날개 도마뱀처럼 생겼으나 파충류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 사실, 드래곤에게 신체란 그저 껍데기에 불과할 것이다. 자유자재로 모습을 바꿀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심장만 멀쩡하면 금세 신체를 수복할 수 있다. 드래곤 하트(11서클계)가 본체이기 때문이다.

 

 드래곤은 차원 위시적 개념의 10서클계가 생명을 가짐으로써 생겨난 존재다. 그래서 신의 두 번째 피조물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인간에 이어 두 번째로 마나를 다루는 생명이라는 의미에서이다.

 

 드래곤이 사용하는 마법은 전부 피아렌시아계 마법이다. 그들은 마나에 어떠한 속성도 부여하지 않고 사용한다. 때문에 드래곤의 마법은 가짓수로 따지면 불과 십 수개밖엔 되지 않는다. 그러나 10,11서클계가 사용하는 피아렌시아 마법은 존재 피력만으로 천지를 뒤흔드는 위력을 보인다.

 드래곤의 마법은 빠르고 강력하지만 마나 소비가 극심하다. 그 예로 들 수 있는 대표적인 마법이 변신 마법인데, 이는 한번 사용하면 수백km이내의 마나가 고갈된다. 사실, 드래곤의 마법이란 게 위력만 대단할 뿐 인간의 입장에서 볼 때에는 비효율의 극치다. 변신 마법을 순수하게 마나 역학작용만으로 풀어낼 때 사용되는 마나가 행성학 단위로 17 정도 되는 데에 비해 인간이 사용하는 폴리모프는 0.052 정도에 불과하다. 폴리모프 수식은 무속성 3서클계와 4서클계 주축으로 7서클계를 고리로 만들어 풀이한다. (다이어몬드그펠 수식) 드래곤의 변신 마법은 어떤가? 드래곤은 마나로 이루어졌다. 그냥 무식하게 마나 재배치로 성질변환을 하는 것이다. 그 와중에 쓸데없이 소모되는 마나량이 행성학 단위계로 자그마치 17이다.

 그 정도면 행성 하나가 일주일동안 소비하는 마나량에 육박한다.

 

 드래곤의 마법은 개체에 따라 다르지만, 9개체 모두 공통적으로 사용했던 마법이 5가지 있다. 염상마법, 염동마법, 파괴마법, 복원마법, 그리고 앞서 설명했던 변신 마법이 그것이다. 이는 마법이라기보단 초월차원계가 가지는 선천적인 능력이라고도 볼 수 있다. 하나같이 단 한 번의 사용으로 수백, 수천 km의 마나를 일시에 증발시켜 버릴 정도로 극악한 마법들이다.

 드래곤에 대해서 쉽게 오해를 하는 부분이 여기서 나온다. 왜 방대한 마나를 가진 드래곤 하트(11서클계)를 가지고 있으면서 외부 마나를 사용해서 마법을 쓸까? 라는 의문. 사실 드래곤에 대한 이론서를 조금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이런 질문은 하지 않을 것이다. 3서클의 3중 3서클계 구조를 가진 드래곤 하트는 마나 흡입체다. 일절 방출하지 않는다. 9천 년의 드래곤의 일생 중 오직 마나를 쌓고, 쌓고, 쌓는다. 그러다 수명이 다한 드래곤은 가이아의 품으로 회귀한다. 그리고 11서클계 드래곤 하트에 응축되어 있던 순수 마나는 산산이 비화하여 자연으로 돌아간다. 그렇게 자연이 유지된다.

 

 드래곤의 죽음은 '가이아의 령'이라는 학계명이자 민간사상에 의거한 이름으로 불린다. 선악의 경계, 빛과 어둠의 자리바꿈, 신과 악마의 합의점과 같은 학술적 기간인 9132.42년은 드래곤의 수명과 동일하다. 이는 11서클이 수용할 수 있는 마나량의 임계치를 넘는 순간이며, 3.5(croc)차원에선 이를 반위시하여 부정한다. 즉, 12서클로 롤 에빔(공 변화현상)하지 못하고 분계된다.

 드래곤은 본인의 죽음이 다가올 때를 알 수 있다. 드래곤의 수명이 다하기까지 대략 3개월에서 길게는 1년 정도의 기간을 '아티오네츠'라고 부르는데, 이는 민간신앙에서의 '신의 감기'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 시기에는 행성 내 거의 모든 마나가 동결된다. 드래곤의 둥지, 하이네스트 주변 반경 500km 이내의 마나는 전부 드래곤이 흡수하며, 7서클 이상 아크메이지 급이 아닌 이상 인간이 가진 마나도 흡수된다. 이 현상은 드래곤 하트(11서클계)의 마나 흡입계의 임계점을 넘어갈 때에 일어나는 현상으로 드래곤은 이를 제어할 수가 없다. 그나마 9천 년 동안 이를 품고 있던 드래곤이기에 그 정도이다. 만약 인간이 이 현상을 제어하려고 하다간 그야말로 인류의 재앙이다. 드래곤이 이 시점에서 드래곤 하트의 폭주에서 손을 놓을 경우, 반경을 떠나서 행성 전체의 마나가 일시에 사라질 것이다.

 아티오네츠 시기의 대처법은 제국법으로 이렇게 명시되어있다.

 

 "왕(혹은 부왕)은 드래곤 사신의 의견을 무조건적으로 수용한다.

 .......아티오네츠에 대한 모든 학술서, 이론서 등을 반영하여 검은 루비 3급(전쟁, 천재지변, 전염병 급의 긴급상황) 회의를 진행한다.

 .......모든 영지의 영주(혹은 소영주)에게 간략한 사태를 설명함과 동시에 인구 총 동원령을 내린다. 이는 전쟁 발발 시 유효한 동원령과 같은 효력을 지니는 군령이나 군사적 충원령이 아님을 영지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영지민을 불시에 이동시키되, 그 이동 방향은 3개 마을을 기준으로 한 곳을 향한다. 절대 한 백작령에 30만 이상의 영지민을 수용하지 않게끔 균등하게 나누어 이동할 것.

 .......아티오네츠 현상이 일어난 하이네스트 반경 700km이내에 있는 모든 마을, 영지의 사람들과 마나에 영향을 받는 각종 무구, 기물 등을 전부 반경 밖으로 이동시킨다."

 

 아티오네츠 기간이 3년 이상 길어진다고 가정할 시, 행성 절반에 해당하는 자연에 존재하는 마나와 인간이 품은 마나는 전부 드래곤 하트가 흡수할 것이다. 페러렐 히타리어(7서클 공계 허차원 생성마법)로 인한 정확한 시뮬레이션 결과, 마나가 극소량이라도 분포된 지역의 동식물은 존재 본연의 정기까지 마나로 환원되어 빼앗기게 된다. 물론 인간도 예외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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