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드미뜨리는 필로소피아에 있는 조그마한 관청의 말단공무원이었다.
그 관청은 '파출소'로 필로소피아 같은 평화로운 곳에서는 그다지 일거리가 많지 않은 곳이다.
문을열고 그 관청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바로 앞에 보이는 그 자리에, 드미뜨리는 언제나 같은자리에 앉아있었다.
하지만 오늘은 드미뜨리가 그 자리에 없었다.
이는 곧 화제를 불러 일으켜왔다.
하지만 금방 그들은 드미뜨리의 존재 자체를 떠올리지 않았다.
왜냐하면 사실 그가 없어도 일은 잘 돌아가기 때문이었다.
그 날 드미뜨리는 그의 근무 20년의 기간동안을 통틀어 처음으로 10분 지각하였다.
정확히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자로 잰듯하게 십분이었다.
그와 라스꼴리니꼬바 그리고 5명의 자식들의 모자값 걱정으로 인해 밤새 잠을 설쳐, 늦게 일어났기 때문이다.
그는 다소 긴장하였는데, 평소 그에게는 지각이란 있어선 안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파출소장에게 다가가 '늦어서 죄송하다'는 말을 하려 했다.
"소장님 늦어서.."
"정말 늦군 그래! 자네, 아직도 모자가 없단 말인가?"
그는 10필로소피짜리 모자를 쓰고 고개를 거북이처럼 빼들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