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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절대자의 연무
작가 : region
작품등록일 : 2017.10.30

어느날 지구에서 1억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D-30이라는 메시지가 도착했다.

물론, 평소에 판타지를 좋아 하는 나도 그 안에 포함되어있었다.

그렇게 30일을 두려움에 떨며 기다렸지만...D-day에 일어난일은 쌩뚱맞았다.

"...으으, 여긴 어디야?"

내가 소환된 곳은 흔히 판타지 소설에서나 나오는 이계.

과연 나는 살아 남을 수 있을까?

 
이별
작성일 : 17-11-08 23:45     조회 : 227     추천 : 0     분량 : 7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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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영찬이 달리면서 나에게 다가왔다.

 

 "어우 씨, 힘들다."

 

 약간은 숨을 헐떡이는 게, 진짜로 힘들어 보였다.

 

 "그러니까 내가 살 빼라고 했잖아."

 

 "닥쳐! 안 그래도 후회 중이니까."

 

 약간은 중얼거리듯이 말하는 영찬의 모습이 귀여웠다.

 

 "풉."

 

 "뭐, 뭐. 왜 웃는데, 뒤질래?"

 

 "응? 아니...그나저나 스켈레톤들 은근 빠르네?"

 

 나는 뒤에서 따라오는 스켈레톤을 힐끗 쳐다보았다.

 

 지금 우리를 따라오고 있는 저 스켈레톤은 숲에 있던 스켈레톤보다 강함이 틀림없었다. 다가오는 속도도 그렇고, 뼈의 굵기도 내가 아는 스캘레톤보다 굵었다.

 

 뭐, 그래도 레드리더 스켈레톤보다는 한참 멀었지만.

 

 "그나저나 던전으로 간 능력자들 고생하겠네.."

 

 이 정도로 강한 스켈레톤이라면, 던전 안에 있을 사람들이 조금 고생할 게 보였다.

 

 "응? 뭐라고?"

 

 "아니다. 그나저나 어디로 가는 거야?"

 

 "저어기, 병원 보이냐?"

 

 영찬은 꽤 가까워 보이는 병원을 가리켰다.

 

 "그래."

 

 "저곳으로 가면 된다. 스켈레톤은 그나마 느리니까 충분히 도망칠 수 있을 거야."

 

 그렇게 말하는 영찬의 모습은, 약간 비장해 보였다.

 

 "하진아, 너가 판타지에 깊숙이 빠져있는 건 나도 안다. 아마 너희 가족들도 알고 있겠지. 하지만 너와 나는 뉴스에서 나오는 능력자 같은 게 아니니까...이상한 곳에 정신 팔지 말고 몸 좀 사려라."

 

 이미 능력자인데, 그것도 세계 10위인데.

 

 사실대로 말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이 올라왔지만, 영찬에게 괜한 걱정을 끼치기는 싫었기에, 참았다.

 

 "..그래."

 

 "그나저나 이제 와서 알았지만, 너 달리는 속도가 좀 빨라진 것 같다? 언제 달리는 운동이라도 했냐?"

 

 민첩과 스킬 이론 때문에 오른거라고 말할 수는 없었기에,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어? 응."

 

 "거 참. 언젠가 판타지 같은 상황이 올 수도 있다면서 열심히 운동하던 니 얼굴을 바라보고 있자니 짜증이 치밀어 오르네."

 

 ..그런때도 있었지.

 

 부모님이 그만 하는게 어떻냐고 물어볼 때, 내가 운동을 계속하려 했던 이유가 판타지 소설에서나 일어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으니 그때를 대비해서 한 것이었다.

 

 "크큭, 너도 운동 좀 해라 이것아."

 

 "그래야겠다."

 

 영찬은 평소의 밝은 표정이 아닌,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인간은 환경에 적응하는 동물이라는 것도 있으니까 말이야. 세상이 요 지경이 돼 버렸는데, 내가 바뀌지 않으면 안 되지."

 

 "..그래. 힘내라."

 

 그렇게 서로 떠들면서 뛰어가는 사이에 우리는 병원에 도착했다.

 

 "..여기야?"

 

 "그래, 이곳을 대피소로 삼은 이유는 말이야...기존의 대피소가 몬스터들에게 점령당했어."

 

 영찬의 말에 바로 고개를 끄덕이기에는, 무언가 이상한 점이 있었다.

 

 "아니, 영찬아. 그런데 애초에 몬스터들은 던전 안에 있지 않아? 왜 밖으로 나온 거야?"

 

 "...던전 안에 들어간 능력자들끼리 싸움이 있었나 봐, 그래서 던전 안으로 들어간 능력자들 중 몇 명이 팀을 짜서 몬스터들의 어그로를 끌어서 밖으로 꺼냈어."

 

 뭐? 몬스터를 밖으로 끌어내?

 

 "..그게 뭐야, 미친놈들 아니야?"

 

 "내 말이 그 말이야. 하여튼, 그래서 상황이 지금 말도 아니다. 다행히 병원 안에는 식량이 가득해서 좋긴 한데, 그에 비해 사람이 너무 적어. 아마 도망치지 못한 사람들 때문이겠지."

 

 영찬의 목소리가 마지막에 와서는 너무나도 차갑게 바뀌었다.

 

 다른 사람들이라면 이 청년의 냉정함에 놀랐겠지만, 오랫동안 친하게 지내온 내 생각은 달랐다.

 

 "너, 무슨 일 있었냐?"

 

 "...하진아."

 

 "그래."

 

 영찬은 약간 울먹이는 목소리로 눈물을 흘리면서 나를 쳐다보았다.

 

 "우리 부모님, 돌아가셨다."

 

 "..뭐?"

 

 "고블린들에게 식칼로 찔리셔서 돌아가셨다."

 

 "식칼?"

 

 이건 말이 안 된다.

 

 고블린이 칼이라니?

 

 설마.....

 

 고블린이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것들을 훔쳐서 쓴단 말이야?

 

 갑자기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제야 고블린이 왜 숲에서는 나무 막대기만 사용했는지 알 수 있었다.

 

 "...나 어쩌냐? 하진아."

 

 "영진이는? 니 동생은 살아있냐?"

 

 "그래, 영진이는 살아있어. 애초에 우리 부모님이 나하고 동생을 대신해서 돌아가신 거야. 녀석, 겉으로는 당당해 보이지만 나중에 몰래 보니까 병원 환자실 베란다에서 혼자 울고 있더라. 나보다 부모님의 사랑을 더 받았던 애인데..당연히 슬픔이 더 크겠지."

 

 오랫동안 친구로 지내온 영찬에게 무언가 위로의 말을 꺼내고 싶었지만,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내가 간단하게 꺼낸 말로 나아질 리가 없으니까.

 

 "....일단 들어가자."

 

 "..그래."

 

 그 이후로 병원 홀로 들어가기까지는 조용한 정적이 흘렀다.

 

 하지만 그 정적도 결국 풀리고 말았다.

 

 "영진...아?"

 

 꽤 넓은 병원 홀의 안은 상황이 개판이었다.

 

 여기저기 흐트러져 있는 의자와 가구들과 구석에 피로 철갑칠 돼 있는 시체들. 그리고 이 상황을 만든 것처럼 보이는 원흉은....

 

 "레드 리더 스켈레톤?"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꺼내버렸지만, 크게 신경 쓰지는 않았다.

 

 지금 그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내 앞에 있으니까.

 

 "...형?"

 

 내가 옛날부터 귀여워 해준 영진이를 향해 뼈가 피로 물들여진 레드 리더 스켈레톤이 걸어가고 있었다.

 

 "영진아!!!!"

 

 영찬이 소리를 지르면서 달려갔지만, 영진은 고개를 가로저으면서 소리쳤다.

 

 "형! 어서 도망쳐!! 이놈은 소리를 듣지 못하는 것 같으니까 지금 빨리 도망쳐!! 그때까지 내가 이놈 주의를 끌고 있을게!!"

 

 영진은 주변에 쓰러져 있는 의자를 들고서는 레드리더를 향해 던졌다.

 

 "형! 형은....형만은 꼭 살아야 해!"

 

 그렇게 말하는 영진의 목소리에는 슬픔이 가득했다.

 

 ㅡ으득

 

 영찬의 이를 씹는 소리가 옆에 있는 나까지 들려왔다.

 

 "..하진아, 가자."

 

 너무 차가워서 만지기만 해도 얼어붙을 것만 같은 표정을 하면서 나에게 말을 걸어오는 영찬을 바라보고 있으니, 내 마음도 시큼해져 오는 것 같았다.

 

 "어딜 가?..옛날에 백호라고 불리던 놈도 쓸모가 없어졌네?"

 

 "너...이 새끼, 정말 뒤질래? 빨리 와라. 죽기전에."

 

 "큭, 너한테 죽을 바에 저 녀석에게 죽을 거다 임마."

 

 나는 바지의 다리 쪽에 기다랗게 숨겨둔 검은색 검을 재빨리 꺼내 들었다. 그 모습은 너무나도 자연스러워, 영찬이 넋을 놓을 정도였다.

 

 "헤이스트."

 

 마법으로 강화된 다리를 이용해 짧게 함성을 지르고는, 레드리더 스켈레톤에게 달려가 갈비뼈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흐아아!"

 

 따ㅡ가각!

 

 역시나 예전과는 다른 스테이터스 때문인지, 전의 레드 리더 스켈레톤들 만났을 때와는 전혀 다른 소리였다.

 

 강해진 스테이터스임에도 불구하고, 죽지 않는 것을 보아하니 현실 세계의 레드 리더 스켈레톤도 더욱 강해진 모양이다.

 

 레드 리더 스켈레톤은 그제야 손에 들려진 검을 들고, 뼈밖에 남지 않은 고개를 돌려서 나를 쳐다보았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따ㅡ가각! 따ㅡ각!

 

 눈알 쪽에 붉은 안광이 튀어나오고 있는 레드 리더 스켈레톤을 바라보며, 제국 검술 하급에서 새로 배운 동작을 그대로 따라 했다.

 

 오른쪽으로 베고, 위로 올리면서 쓸고, 아래로 내려찍고, 왼쪽으로 돌리고.

 

 어디 하나 군더더기 없는, 마치 오랫동안 연습을 해온 것 같이 완벽한 자세로 보였다.

 

 적어도 내가 보기엔 말이다.

 

 "흐읏!"

 

 마지막으로 손에 수박만 한 파이어볼을 만들어 내고는, 스켈레톤의 얼굴을 향해 손 자체를 때려 박았다.

 

 꽤 아파왔지만, 상관없었다. 이놈이 먼저 죽을 테니까.

 

 파이어볼!

 

 음성은 하지 않았지만, 마음으로도 통한 듯 스켈레톤의 머리에서 무언가가 터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퍼ㅡ버벙!

 

 그리 큰 폭발은 아니었지만, 레드 리더 스켈레톤에게 거대한 데미지는 줄 수 있었다.

 

 "흐앗!"

 

 마지막으로 레드 리더 스켈레톤의 부서진 듯 해 보이는 머리통을 향해 아이스볼과 함께 칼을 쑤셔 박았다.

 

 뿌ㅡ가각!

 

 예전이었으면 벌벌 떨었을 레드 리더의 모가지가 부서지는데 까지 걸린 시간은 고작 2분이었다.

 

 "..하진아, 너."

 

 "응, 나 능력자야."

 

 영찬이 말하기 전, 내가 먼저 긍정적인 말을 꺼내자마자, 병원 홀에는 정적으로 가득했다. 그런 침묵을 깨뜨린 건 영진이었다.

 

 "..형, 일단 고마워요."

 

 "아니야. 영찬의 동생이면 당연히 도와야지."

 

 이건 진심이었다.

 

 영찬은 내 인생에서 많은 도움을 준 사람 중 하나였다. 이제 와서 이유 없이 버리거나 하지는 않는다.

 

 애초에 영진 자체도 아직 귀엽고.

 

 "하진아, 일단 이 병원에서 나가야 할 것 같아."

 

 "응? 왜?"

 

 "...보면 모르냐? 우리 셋 빼고 다 죽어버렸다. 다들 착하신 분이었는데..."

 

 영찬의 분위기가 급히 침울해졌다. 그리고 역시나 그 분위기를 깨뜨린 건 영진이었다.

 

 "형! 일단 나 식량 챙겨올게요."

 

 "그래, 갔다 와."

 

 영진은 곧바로 어딘가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니 동생 이제 중1 맞지?.. 엄청 침착하네."

 

 "..다 이 세상이 미쳐 돌아가고 있다는 증거다."

 

 "그렇군."

 

 영찬은 무언가를 말하려다 말다가, 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결국 말했다.

 

 "그나저나, 너 그거 왜 말 안 했냐?"

 

 역시 온 건가.

 

 어느 정도는 예상하고 있었다. 이건 자신이었어도 물어봤을 테니 말이다.

 

 "그냥, 너희들에게 걱정 끼치게 하기 싫어서."

 

 "....그래."

 

 영찬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로 영진이 돌어올 때까지 묵묵하게 서 있었다. 마치 무언가를 진지하게 생각하는 것처럼.

 

 "형! 나 왔어."

 

 영진의 손에는 편의점에서나 볼 수 있는 큰 봉투가 9개 정도 들려있었다.

 

 아마 저것들이 병원에 남겨진 식품들이라.

 

 "그래. 우선 하진의 형이 있는 곳으로 가자. 거기는 식품이 조금 모자란다고 하니까, 이걸 들고 가면 도움이 될 거다."

 

 "우리 형?"

 

 형이라는 말이 들려오자마자,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그래, 이곳 말고도 여러 곳이 있어. 일단 너희 형이 있는 곳은 능력자들도 많은 곳이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부모님들도 안전하게 있으신 모양이더라. 아마 한 달 뒤면 다 돌아오실 거야."

 

 "그렇구나, 다행이다.

 

 영찬이 이런 세세한 것까지 신경 써줘서 솔직히 고마웠다. 고맙다는 말을 하려는 그때, 이어지는 말이 들려왔다.

 

 "그리고. 너!"

 

 "응?"

 

 "너, 너가 그렇게 맨날 보던 판타지 소설처럼 주인공이 돼서 강해질 생각이냐?"

 

 물어보려는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언젠가는 말이야. 이 미쳐버린 세상을 만든 장본인을 말릴 정도로 강해질거야."

 

 사실 나는 지금의 나를 강하다고 여기지 않았다.

 

 아직 숲에서만 다녀봐서 그런지 나 자신이 세계 10위라고는 해도....그냥 고위급 능력자들 정도?

 

 순위는 언제나 계속 바뀌니깐 말이다.

 

 일반인인 나는 추격을 당할 확률이 높다.

 

 "...그래, 그럼 이제부터 너가 해야 할 일이 있다."

 

 "응? 뭔데."

 

 "우리를 내버려 두고 레벨을 올리러 가."

 

 "...뭐?"

 

 잠깐의 장난이라고 하기엔 사뭇 진지한 표정이었다.

 

 "안돼. 너희들을 내버려 뒀다가 죽일 수는 없어. 그건 절대로 안 돼."

 

 "...하진아."

 

 "응?"

 

 "나 사실, 너가 능력자 중에서도 꽤 쌘 사람인 건 알고 있다."

 

 순간 몸을 움찔거렸다.

 

 "....어떻게?"

 

 "너가 방금 쓰러뜨린 몬스터, 레드 리더 스켈레톤이라고 불리는데. 지금 세계 100위라고 밝힌 사람도 팀을 짜서 10분 동안 고전해서 잡은 몬스터야. 그래서 내가 도망가려고 한 거고."

 

 "...응?"

 

 살짝 어이가 없었다.

 

 세계 10위와 100위의 차이가 이 정도로 차이가 나다니?

 

 아니, 확실히 레드 리더 스켈레톤이 현실 세계에 와서 많이 강해진 건 사실이지만...

 

 애초에 그게 10분 동안 걸릴 일인가?

 

 그것도 팀까지 짜가면서?

 

 "그러니까 하진아. 나에게는 솔직해져도 된다. 우리는 그런 거로 떨어트릴 수 없는 사이인 거 알잖아."

 

 알고 있다.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더 말하지 않은 것이다.

 

 "......"

 

 나는 침묵으로 답했다.

 

 그때 영진이 끼어들었다.

 

 "형, 사실 나 같은 일반인들은 말이야. 이 상황이 엄청나게 무서워. 그냥 구석에 숨고 싶고 말이야."

 

 영진은 크게 한숨을 쉬고는 말을 이어갔다.

 

 "...난 말이야, 형. 누군가가 이 더러운 상황을 해결해줬으면 좋겠어."

 

 지금까지 피하기만 했던 영진의 눈이 나를 향했다.

 

 "형, 뜬금 없는 말이란 건 알고 있지만...나서서 이 상황을 어떻게든 해줘."

 

 ..이건 또 뭔 소리래?

 

 "잠깐만. 나에게는 그런 힘도 없거니와, 솔직히 말하자면 그런 용기도 없.."

 

 "형이 엄청 쎄다는 건 나도 알 수 있어. TV에서 나온 세계 100위라는 건 진짜였으니까."

 

 "....."

 

 말문이 막혔다.

 

 그게 진짜였다니.

 

 이래서는 내가 약하다는 변명을 하지 못한다.

 

 "어쨌든, 안돼! 너희들을 두고 갈 수는 없어."

 

 "....."

 

 영찬은 크게 한숨을 쉬고는 나에게 다가왔다.

 

 "..너는 옛날부터 다른 사람의 말은 듣지 않는 애였지."

 

 영찬이 내 허리춤에 놓인 검을 뽑아 들었다.

 

 "잠깐만, 지금 뭐하는"

 

 그리고 검으로 자신의 팔을 내리치려고 했다.

 

 "이 미친놈이!"

 

 다행히 민첩으로 인해 빨라진 이동속도로 달려가 막을 수는 있었다.

 

 "....도대체 왜 그러는 거야, 손도 그렇게 떨리면서."

 

 영찬의 손은 크게 떨리고 있었다.

 

 "제발, 가줘. 하진아...우리들은 아직 너의 앞을 막아설 자격이 없어."

 

 기어코 영찬은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나중에, 나중에 너희 가족들을 모으고 모든 것이 완성되면 다시 찾아갈게."

 

 "영찬아.."

 

 "남자의 자존심이다. 마지막 정도는 지켜줘라."

 

 "......"

 

 머릿속이 복잡했다.

 

 자격이 안 된다니, 그런 생각은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

 

 애초에 내가 그렇게 쎄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으니까.

 

 "알...겠어."

 

 결국 긍정의 대답을 꺼내고 말았다.

 

 해서는 안 되는데, 이상하게 말이 나왔다.

 

 "좋아."

 

 영찬은 언제 울었냐는 듯. 본래의 차가운 표정으로 돌아와 검을 들어 내 허리춤에 다시 넣어두고는, 영진이가 들고 온 편의점 봉투에 담긴 식품을 들며 말했다.

 

 "우리는 내일 출발한다. 하진아, 너는 지금 어서 가라. 이세계로 가버리든지, 아니면 현실 세계에서 버티든지는 너 생각이야. 하지만 생각해둬. 아직 이 현실 세계는 살 만한 데다가, 능력자들도 인성이 꽤나 좋아. 그러니까 너가 이세계에 가도 아무도 뭐라 하지않을 거야."

 

 영찬의 목소리가 약간은 울먹거리는 소리로 바뀌었다.

 

 "그러니까, 어디를 가든지 간에. 꼭, 꼭 살아서 돌아와라 하진아."

 

 "그...래."

 

 "나중에 내가 너와 친구였다는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자랑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줘."

 

 단지 한 문장이었지만, 내 마음에는 깊숙이 와 닿았다.

 

 "...알겠어. 내 이름 석 자, 네 마음에 박아주지."

 

 "닥쳐, 게이도 아니고.."

 

 실소가 나왔다.

 

 "식품은? 먹을 건 있냐?"

 

 봉투에서 과자를 꺼내, 나에게 던진 영찬이 말했다.

 

 "그래, 상점에는 음식도 있으니 말이야."

 

 실제로 사본 적은 없지만.

 

 나는 음식을 사는 것에 포인트를 소비하는 건 낭비라고 생각했다.

 

 열매라는 좋은 음식도 있었고, 딱히 음식이 필요하다는 느낌도 받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차라리 음식을 살 포인트로 무기 하나를 더 사겠다.

 

 "..그럼 됐다. 어서 가봐라."

 

 "그래, 너도....좋게 지내고."

 

 영찬과 나는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긴 인연이 있었다.

 

 이런 위험인 상황에서도 나를 보내려고 하는 것을 보니, 여기서 빠져나갈 방법은 따로 있는 것 같았다.

 

 "..힘내."

 

 조용한 목소리로 중얼거리고는 고개를 돌려 병원 밖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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