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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난세, 그리고 약속
작가 : 어둠속의빛
작품등록일 : 2017.10.30

"그때의 약속, 그런 말 따위 잊어버린지 오래입니다. 지금 나와 당신은 적, 나의 주인을 위해 나는 당신을 칠 것입니다."
어지러운 천하, 혼돈 속에서 맺어진 약속. 서초 제일의 명장과 한나라의 대장군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 난세, 그리고 약속 》10회. 시작되는 한의 진군
작성일 : 17-11-10 16:48     조회 : 334     추천 : 0     분량 : 57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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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이 흘러 BC 206년 8월이 되었다. 그 동안 천하의 모두가 예상하였지만, 하지만 그러면서도 혹시나 했었던 사람들의 기대를 완전히 무참히 박살내버리는 소식이 천하에 퍼졌다. 바로 성양에서 벌어진 제군과 서초군의 대격전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영은 결코 패왕 항우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아니, 발끝에도 따라가지 못했다고 하는 것이 맞으리라.

 

  전쟁은 전영의 그림대로 그려졌다. 항우를 제나라 깊숙히 끌어들여 그들이 지치기를 기다렸다가 한번에 싸움으로 승부를 가린다는 그의 전술, 그의 바램대로 항우는 눈에 보이는 제나라의 성이란 성은 모조리 박살내며 전진하였다. 때문에 서초의 병사들은 조금씩 지쳐갔고 그 소식은 전영에게 들어갔다. 이제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 그는 성양에서 모습을 드러내 항우를 유인하여 대군을 모아 결전을 치루었다. 항우가 도착하자 그는 사방에 매복해 둔 병사들을 풀어 사방에서 서초군을 몰아쳤다. 전투 초반은 전영의 그림대로 그려졌다. 서초군은 제대로 반격하지 못하고 끌려다녔다. 하지만.....

 

  "짐을 따라오라. 짐이 그대들의 앞에 서겠다. 힘들고 지친 병사들은 짐의 등을 보고 따라와라. 강동의 자제들이여, 지난날 거록의 일을 떠올려라. 그 거록의 대전을 오늘 다시 한번 치루어 보자. 모두 짐을 따르라!!"

 

  항우가 떨쳐 일어나자 전황은 급격히 뒤집어졌다. 사방에서 서초군을 쥐잡듯이 몰아치던 제나라의 병사들은 거꾸로 사방으로 뿔뿔이 흩어지고 말았고 그들을 지휘하던 장수들은 잠시도 버티지 못하였다. 전부 목없는 귀신이 되어버린 것이다. 몰리던 서초군이 거꾸로 제군을 모는데 걸린 시간은 불과 일각, 단 일각만에 전황이 완전히 뒤집어졌다. 항우의 폭발적인 용맹이 불을 붙이자 강동에서부터 그를 따른 8천의 정병이 일어났고 그것이 연쇄 작용을 일으켜 서초의 전 병력들이 함성을 지르며 사기충전하게 된 것이다. 결국 성양의 대격전에서 전영이 이끄는 제의 대군은 궤멸되었고 그는 평원으로 달아났으나 죽고 말았다.

  항우와 전영의 결전은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그 결과는 항우가 왜 천하의 패왕인지 다시금 알려주는 일전이 되었다. 하지만 여기서 항우는 커다란 우를 범하고 만다.

 

  그는 전영을 죽이고 항복한 제나라의 백성들을 모조리 죽여버리고 땅에 묻은 것이다. 그리고 북진을 거듭, 눈에 보이는 제나라의 성이란 성은 모조리 깨뜨려 살아있는 것들을 하나도 남기지 않는 피의 진군을 시작하였다. 이유는 왜 일찍 항복하지 않았냐는 것. 서초군은 연전 연승, 제나라 전역을 피바다로 만들며, 시체의 산을 쌓으며, 살아있는 것들은 개미새끼 한마리 남기지 않고 진멸하며 진군하였다.

  하지만 이는 곧바로 엄청난 후폭풍을 맞이하였다. 제나라 사람 전원이 죽기를 각오하고 항우에 맞서기로 한 것. 그 결과, 항우는 손쉽게 제나라를 정리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걷어 찼다.

  그리고 맞이한 BC 208년 8월, 한나라의 남정에 한의 장수들이 집결해 있었다.

 

  "대장군 한신, 대왕을 뵙습니다."

  "그래. 이제 때가 되었는가?"

  "그렇습니다, 대왕. 장한의 눈을 속이는데 성공하였으며 삼진의 방어에 허술함이 많이 보입니다."

 

  대장군에 부임한 한신이 제일 먼저 한 일은 바로 옹왕 장한을 속이는 것이었다. 그녀는 잔도를 수리하며 관중으로 진격할 샛길을 찾는데 주력하였다. 물론 진령이라는 거대한 산맥에서 대군이 움직일 만한 샛길을 찾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녀는 끊임없이 산에 익숙한 병사들과 수많은 사냥꾼들을 매수하여 길을 찾게 하였고 그 결과, 진령 산맥의 서쪽에 나 있는 포야도라는 길을 따라 나아가다 다시 서쪽으로 이동하여 북쪽의 진창에 도달하는 길목을 찾았다. 이 길은 제법 대군을 운용하기에 적합하였으며 포야도에 가려져있어 기습을 가하기에 최적의 길목 이었다. 이 길목을 고도라 하였는데 진창에 닿는다 하여 진창 고도라 불렸다.

 

  "좋다. 대장군은 명을 받들라."

  "하명하소서!!"

  "그대에게 전군의 지휘권을 위임하니 모든 장수들을 지휘하여 삼진으로 나아가라. 기필코 삼진이 왕들을 격파하고 함양을 함락시켜야 할 것이다!"

  "대장군 한신, 명을 받듭니다. 기필코 함양을 대왕의 품에 안겨드리겠나이다!!"

 

  더운 여름날, 드디어 한나라의 대군이 한신의 지휘 아래 북진을 시작하였다.

  그 무렵, 옹왕 장한은 대군을 사곡 쪽에 집중시켜 두었다. 한군이 포야도를 수리하면 반드시 사곡을 통해 진군할 것이라 판단한 것인데 실제로 유방은 남정으로 들어갈때 사곡을 통해 들어갔었다. 때문에 장한은 조금도 의심하지 않고 사곡을 수비하는데 전력을 다했다. 그런데 이 조치가 그만 돌이킬 수 없는 실책을 부르고 말았다.

  진창성, 교통이 발달하여 진나라가 최초로 현을 설치한 곳. 거기는 군사적 요충지이기도 하여 수많은 성곽이 세워져 있었으며 군량과 군수물자가 적잖게 쌓여 있는 곳이었다.

  그렇게 중요한 진창성에 한나라의 대군이 들이닥쳤다.

 

  "대장군, 소장을 먼저 보내주십시오. 소장이 나아가 저 하잘것 없는 성을 깨부수고 대군을 맞이하겠습니다!"

 

  번쾌가 커다란 도끼를 휘두르며 앞으로 나아갔다. 그러나 고개를 가로젓는 한신.

 

  "아니오. 시간을 지체하다간 옹군이 제대로 채비를 차리고 우리와 맞서게 될 것이오. 그리되면 색왕과 적왕에게도 소식이 들어갈 터, 만일 그들이 장한을 돕기 위해 지원군을 내게 된다면 자칫 삼진 전체를 상대하게 될 가능성이 있소. 그럼 기습의 의미가 없어지는 것입니다."

 

  그녀는 말을 몰아 칼을 뽑아 들고 장수들을 돌아보았다.

 

  "그러니 지금은 전군을 들어 단숨에 진창을 우려 뺏는게 상책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속아 사곡에 집결해 있는 옹왕 장한의 뒤통수를 후려칩시다. 그럼 장한은 폐구성으로 퇴각하지 않을 수 없으니 우리는 옹땅 전체를 평정할 수 있소. 그러니 전군은 진창을 총공격하도록 하시오."

  "알겠습니다, 대장군!"

 

  대장군 한신을 필두로 한 한나라의 전 장수들과 10만 병졸들이 우뢰와 같은 함성을 내지르며 진창성을 향해 우르르 몰려갔다. 느닷없이 한나라의 대군이 들이닥치자 당황한 성주는 비상령을 내려 병사들을 긁어 모아 맞섰지만 워낙 창졸지간에 당한 기습이라 제대로 방비가 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전황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돌아가자 한신은 주발, 관영에게 5천 병사를 갈라주어 진창 인근에 골고루 펴진 수비 진들을 공략케 하는 한편, 자신은 직접 군의 선두로 나아가 병사들과 장수들을 독려하였다. 대장군이 앞장서자 병사들의 사기는 하늘을 찔렀고 그 결과, 진창성은 불과 이틀 만에 한군의 손아귀에 떨어지고 말았으며 인근은 완전히 평정되었다.

 

  "뭐라?! 진창이 함락됐다고?!!"

 

  옹왕 장한이 진창 함락의 소식을 들은 것은 그로부터 사흘 후 한밤 중이었다. 진창이라는 커다란 성이 떨어졌는데 그 정보다 왕인 장한에게 사흘씩이나 늦게 도착할 정도로 한신의 기습은 은밀하고도 신속하였던 것이다. 진창을 떨어뜨리고 인근을 쓸어버린 한신은 군을 다섯 갈래로 나누어 동쪽으로 진군, 가는 곳마다 수비 군을 박살내며 파죽지세로 진격 또 진격하였다. 이에 장한이 급히 군을 휘몰아 진창으로 달려왔지만 너무 당황하여 서두른 나머지 신중하지 못하였다. 그는 주발과 역상 등에게 기습을 당해 크게 패하여 호치라는 곳으로 퇴각하였다.

 

  "내가 너무 신중하지 못하였다. 즉시 색왕과 적왕에게 전갈을 띄워 이 사실을 알리고 지원군을 요청토록 해라. 삼진의 군사를 합친다면 능히 한군을 격파할 수 있을 것이다."

  "알겠습니다, 대왕!"

 

  그러나 거기까지 한신의 손길이 뻗쳐 있었다. 진창에서의 싸움에서 대승을 거둔 한신은 미리 적과 색으로 통하는 길목에 복병을 두어 그곳으로 가는 사자들을 기습케 하였는데 아니나 다를까 옹왕의 전갈을 가지고 가는 사자들이 오래지 않아 사로잡히고 말았다. 이에 한신은 시간과 장소를 수정하여 두명의 왕들에게 보냈고 그로써 적왕과 색왕을 무공으로 유인한 뒤, 사방에서 공격하여 대승을 거두었다. 이로써 색왕 사마흔과 적왕 동예는 자신들의 영지에서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게 만든 한신은 번쾌를 선봉으로 삼아 호치에 진을 치고 있는 장한을 공격, 순전히 힘으로 그를 찍어 누르는데 성공하여 옹군을 수도 폐구에 몰아 넣었다.

 

  유방이 하후영, 노관, 장량 등과 함께 후발대 10만을 거느리고 한신과 합류한 시기는 이때였다. 그는 한신의 화려한 전술과 눈부신 전공을 극찬하며 폐구를 이중, 삼중으로 촘촘히 애워싼 후, 장수들에게 병사들을 갈라주어 옹을 완전히 평정하게 하였다. 걸린 시간은 불과 한달, 한군은 사기 충천하여 가는 곳마다 이기니 옹 군은 무기를 내려놓으며 항복하였다. 기세를 탄 유방은 적과 색으로 진격, 이미 한차례 대패를 겪은 사마흔과 동예를 매섭게 공격하였다. 결국 견디지 못한 두 명의 왕들은 항복하고 말았다.

 

  "이제 함양이다! 전군은 함양으로 진군하라!!"

  "우오오오오오오오오!!!"

 

  함양으로 가는 길에 위치한 옹 군의 방어진은 이미 주발이 쓸어버린 뒤였다. 유방은 친히 20만 대군을 거느리고 그 길목을 따라 함양으로 진격하고 있었는데 한신이 그에게 말했다.

 

  "대왕, 듣기론 함양의 군심이 매우 흉흉하다 하옵니다. 그러니 이를 이용해 봄이 어떠하옵니까?"

  "계책이 있는가?"

  "우리가 서초의 병사로 위장하는 것이옵니다. 함양이 위험하단 소식을 들어 지원군을 급히 파견하였다고 저들을 속이면 문제없이 안으로 들어갈 수 있을 터, 그리만 된다면 큰 싸움 없이 함양을 손쉽게 함락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말에 장량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하하하! 실로 놀라운 계책입니다. 이와 같은 명장이 대왕께 있는데 어찌 항우 따위를 겁내겠습니까? 이같은 인재를 몰라 보고 천대 하였다니, 항우의 천하가 그리 길게 남진 않은 것 같습니다."

  "선생의 과찬, 깊이 감사드립니다."

 

  천재 장량조차 인정한 한신의 지략, 유방이 거절할리 만무하였다. 그 역시 하늘을 올려다보며 크게 웃고는 그녀를 돌아보며 호탕한 목소리로 말했다.

 

  "좋소! 대장군의 뜻대로 하시오. 기필코 함양을 손에 넣어 과인에게 안겨 주어야 할 것이오."

  "삼가 대왕의 명을 받들겠나이다!"

 

  그리하여 관영이 서초군으로 위장, 장량으로부터 서초의 위조 병부를 받아 먼저 함양으로 달려갔고 뒤이어 한신이 대군을 이끌고 천천히 진군하였다. 오래지 않아 관영은 함양에 도착하여 병부를 보여주어 입성에 성공하였다. 그리고 뒤이어 도착한 한나라의 대군, 함양을 지키는 서초의 대장은 생각보다 많은 한의 병력에 당황하여 서둘러 비상을 걸어 수성전에 들어갔는데 갑자기 관영이 병사들을 이끌고 성문을 지키는 병사들을 죽이고 성문을 열었다. 그러자 열린 성문으로 눈사태가 밀어 닥치듯 번쾌를 필두로 한나라의 20만 대군이 몰려 들어왔다. 번쾌가 눈 깜짝할 사이에 성문을 장악하자 서초군은 20만이나 되는 한군을 당해낼 수 없었다. 그렇게 한군은 함양을 어렵지 않게 함락하였다.

 

  거기까지 걸린 시간이 두 달, 옹을 평정하고 삼진을 깨뜨렸으며 함양까지 손에 넣는데 걸린 시간이 불과 두 달이었다. 아직 관중 일대가 완전히 평정된 것은 아니지만 파죽지세요, 권토중래라는 말이 딱 들어 맞는 상황이었다. 이에 유방은 함양으로 들어와 문무관료들의 예를 받고 그 옛날 진시황이 앉았던 높은 옥좌에 거하게 되었다. 하지만 즐거운 것도 잠시......

 

  "대왕! 급보입니다! 남정의 소하 승상으로부터 급보이옵니다!!"

 

  사흘 후, 장수들과 다음 진군에 대해 의논을 하고 있던 유방의 앞으로 병사 한명이 구르듯 달려 들어왔다. 어찌나 급한 보고였는지 투구가 반쯤 벗겨졌음에도 그는 바로 쓰지 못하였다.

 

  "무슨 일인데 이리 호들갑이냐? 차분히 말해도 되니 일단 숨부터 고르도록 해라."

 

  유방은 내관을 시켜 그에게 물을 가져다 주게 하였다. 그런데 그 조차 거부하고 바로 보고를 올리는데......

 

 

 

 

 

  "영포입니다. 영포가 움직였습니다. 놈이 파촉으로 밀고 들어오고 있습니다!!

 

 

 

  PS. 여기서부터는 가상이 조금 많이 섞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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