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9월 17일 일요일 날씨 맑음
원장이 이런걸 적으란다. 그래서 적는다. 기분이 좋진 못하지만 그래도 적는다.
여기서도 원장말 안들으면 안되니까.
그런데 일기를 써본적이 있어야지 뭘 쓰지 이렇게 쓰는게 맞겠지?
나는 버림받았다. 아빠한테서도 엄마한테서도. 엄마는 남자가 많았고 아빠도 여자가 많았다.
다른점이라면 아빠한테는 부인이라는게 있었고 엄마한테는 남편이라는게 없었다.
그게 뭔지 몰랐지만 지금은 다 커서 조금 알것같다. 나도 벌써 8살이니까
전에 있던 곳 원장님 따라서 이곳으로 오기는 했지만 맘에 안들었다.
원장들끼리 얘기하게 냅두고 밖에 구경을 하려구 몰래 빠져나왔다.
집은 저번에 있던 곳보다 후져서 싫었지만 일부러 좋은척했다. 어른들은 말 잘듣는 애를 좋아하니까
그네에 앉아서 앞뒤로 흔들며 놀고 있는데 조금 떨어진 곳에서 어떤 남자애가 여자애를 놀리구 있었다.
여기두 똑같구나 싶었다.
아마도 괴롭히는 저 애는 저 여자애를 좋아하는 걸거다. 이상하게 좋아하는 여자애는 막 괴롭히고 싶거든
그래서 저러는걸텐데 여자애는 그걸 모르는 거겠지?
별로 신경안쓰려고 일부러 안봤는데 내 귀가 걔들의 말을 맘대로 들어버렸다.
'걸레'라는 말에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올랐다.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붉은 불빛 사이에서
브라하구 빤쓰만입은 엄마의 모습이 떠올랐다.
걔한테 성큼성큼 다가갔다. 냅다 걔의 얼굴을 때렸다. 난 힘이 세다. 그래서 저번에 있던 곳에서도 애들이 함부로 못
덤볐었다. 걔가 날 당할리가 없었다.
막 때리고 있었는데 원장님이 뛰어와서 말렸다. 뭣때문인지는 아직도 모르겠지만 계속 화가 났다.
원장님이 말리고 빨리 사과하라고 해도 가만히 있었다.
찌찌 안에 있는 그...뭐라하더라 마음인가 심장! 그래 심장이 있는 쪽에 막 뜨거운 돌로 만든 선풍기 날이 돌아가는
느낌이었다. 찌찌가 뜨거웠다. 그래서 사과하기 싫었다.
내 고집에 원장님이 그 애를 들여보냈고 나는 다시 원장실에 붙잡혀서 막 내 이름만 계속 적었다.
그리구 집을 알려주고 이제부터 나는 이 고아원에서 지내게 되었다.
이렇게 쓰면 된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