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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드래곤 앤 휴먼
작가 : 파이널
작품등록일 : 2017.10.23

이름없는 노예1. 죽음의 위기에 드래곤을 만나다.

 
1화화
작성일 : 17-10-25 14:51     조회 : 219     추천 : 0     분량 : 2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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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화.

 드르르륵. 철컥. 카강!

 쇳소리와 돌조각이 깨지는 소리가 난무했다.

 나무판때기 몇개가 박혀 광산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곳에서 푸쉬식 소리와 함께 연달아서 더운 김이 쏟아져 나왔다.

 다른 이들과 다르게 특이한 검푸른 머리의 남자아이가 힘겹게 녹색 광석을 나르고 있었다.

 찰싹!

 가죽 갑주를 걸친 사내가 사람들에게 채찍을 휘둘렀다.

 "빨리 빨리 해라, 이 노예들아! 다 저 산맥 아래로 밀어버리기 전에!"

 순식간에 어린 아이들로 가득찬 광산에 냉기가 감돌며 얼굴들이 창백해졌다.

 아이들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허억,허억.허억.......!"

 와르르르!

 검푸른 머리의 남자아이가 녹빛 광석이 든 바구니를 옮기다 광석을 쏟으며 자리에 엎어졌다.

 웅성웅성.

 사람들이 그의 주변으로 모여들었다.

 "어이, 비켜. 비켜."

 갑주를 걸친 사내가 아이의 곁으로 사람들을 밀치고 다가왔다.

 퍽!

 남자의 신발이 아이의 복부에 꽂히자 아이는 눈물과 함께 검게 죽은 피를 게워내었다.

 "쯧, 갖다 버려."

 남자의 뒤로 두 병사가 다가오더니 아이를 질질 끌고 중앙의 구덩이에 휙 던져버렸다.

 "컥....."

 아이는 고통스런 신음을 흘리며 미간을 찌푸렸다.

 시체 썩은내가 코를 찔렀다.

 "살....려....."

 쿠르르릉!

 순간 바닥에서 큰 진동이 느껴졌다.

 와르르르!

 바닥이 돌조각이 되며 무너져 내렸다.

 콰당!

 아이는 바닥에 부딫히며 다시한번 신음을 흘렸다.

 미약한 푸른 빛을 뿜는 아름다운 지하공동이 아이를 반겼다.

 스아아앗.

 황금빛이 어디선가 나타나 선명한 룬 문자가 양각된 오망성을 그렸다.

 스륵.

 오망성에서 맑은 피부의 손이 툭 튀어나오고, 곧이어 조그만 얼굴과 윤기 흐르고 찰랑거리는 황금빛 머리칼은 대충 묶은 여자아이가 걸어나왔다.

 "제길.잠도 못자게 만드는군, 인간놈들. 이몸을 어떻게 깨울수가 있는지 원. 윽."

 여자아이는 자신의 팔에 난 상처를 만지작 거렸다.

 "돌 조각이 박혔나."

 찌직.

 여자 아이는 상처에 손을 집어 넣어 커다란 돌 조각을 빼 내며 신음을 흘렸다.

 "저,저기.....안아파?"

 아이가 걱정이 되는지 여자아이에게 물었다.

 "음? 인간? 귀찮게."

 찌익.

 아이는 자신의 상의를 찢어 여자아이의 상처에 허둥지둥 감아주었다.

 "이,일단 염증이 생기진 않을 테니 안심해. 그리고 여긴 무너질 것 같으니 나가는게 좋을 거야."

 여자아이는 그런 아이를 물끄러미 바라볼 뿐이었다.

 "너, 내가 누군지 알고 이러는 건가."

 "예쁜 여자애."

 아이는 그렇게 대답하고는 또다시 검은 피를 토해내었다.

 "......"

 여자아이는 한숨을 푸욱 쉬고는 손을 아이에게 향하며 입을 열었다.

 "힐,큐어,리버커리."

 무려 3개의 치료마법이 중첩되어 형성된 빛이 아이에게 스며들었다.

 아이의 눈이 크게 떠졌다.

 "아,안아파 ·······?!"

 "치료마법을 세가지나 중첩했으니 폐병이 사라진 것이다."

 여자아이는 피식 웃고는 허공에 손을 뻗었다.

 스아아앗.

 허공에 붉은 마법진이 그려지더니 그 안에서 붉은 루비가 박힌 아름답도록 검은 장검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저 위의 인간들......내 잠을 방해하다니."

 여자아이는 이를 으득 갈며 살기를 뿜었다.

 팟!

 여자아이의 신형이 사라지고 아이는 희미하게 보이는 여자아이를 눈으로 잠시나마 쫓을 뿐 이었다.

 10분후.

 여자아이는 붉은 피를 금빛 머리칼과 백옥같은 피부에 흠뻑 적셔놓고는 태연히 공동으로 돌아왔다.

 "노예도 참 어지간히도 많군. 귀찮게 말이야."

 그녀는 머리에 흠뻑 묻은 피를 짜내며 툴툴거렸다.

 붉은 피가 후두둑 떨어지며 바닥을 적셨다.

 아이는 그런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

 "이봐, 넌 이름이 뭐지?"

 여자아이는 검을 내려놓고 아이를 흘낏 바라보며 물었다.

 계속 '꼬마, 인간, 이봐'.

 이런식으로 명명하는것이 껄끄러웠던 것일까.

 "이름?"

 아이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래,이름. 사물의 명칭,혹은 사람의 호칭 등으로 쓰인다. 네 이름은 뭐지?"

 "......노예 번호 819."

 아이는 침울하게 대답했다.

 자신을 부르는 것은 그것밖에 없던 탓이었다.

 "딱딱한 호칭이군. 음.......그래. 널 이제부터 라트로 부르겠다. 고대어로서 태양이란 뜻을 지닌 단어다."

 라트.

 라트. 노예번호 819,아니 라트는 자신의 이름을 곱씹어보았다.

 뜻도 좋지만 어감이 마음에 쏙 들었다.

 "고마워."

 "훗."

 여자아이는 머리카락을 다 닦고는 미소를 지으며 공동 깊숙히 걸어갔다.

 "가,같이가~!"

 라트는 잘생긴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졸졸 따라갔다.

 "너는 왜 여기서 사는 거야? 넓어서 좋긴 하겠지만 쓸쓸할것 같은데."

 "나라고 좋아서 있는 것은 아니다. 처음 눈을 떴을 때부터 홀로 이곳에서 살아왔을 뿐."

 "심심했겠다......"

 "솔직히 그랬지. 부모도 없이 홀로 지하 서고에서 지내기만 했어야 했으니."

 여자아이는 약간은 슬픈지 표정이 일그러졌다.

 라트는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여자아이를 따라 동굴로 들어갔다.

 "저기, 너는 이름이 뭐야?"

 "내게 남겨진 이름은 멜리아. 멜리아 로칼렌이다."

 "멜리아,좋은 이름이네!"

 라트는 활짝 웃으며 멜리아에게 외쳤다.

 "....그런가."

 멜리아는 씩 웃어 보이며 말을 이었다.

 "그런데 넌 위화감도 들지 않는가."

 "어?"

 "이곳을 보고도 아무런 느낌이 없느냔 말이다."

 그 말에 라트는 동굴을 쓰윽 둘러보았다.

 고급스런 양탄자부터 벽면에 양각된 수많은 룬 문자들.

 라트의 머리속에는 한 단어가 떠올랐다.

 "고대 유적지?"

 "풋. 유적지....아하하하하하!"

 멜리아는 폭소를 터트리고는 입을 열었다.

 "아하, 이렇게 웃은게 얼마만인지. 뭐 반쯤은 맞았다고 하지. 이곳은 고대부터 전해진 드래곤 레어. 그리고 나는....."

 스르륵.

 멜리아의 피부에 황금빛 비늘이 우두둑 돋아났다.

 [나는 골드드래곤. 그중에서 유일한 여성이지.]

 멜리아는 오만한 눈빛으로 라트를 내려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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