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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만인지우
작가 : 야운
작품등록일 : 2017.10.6

만 명의 친우를 사귀어야 하는 주인공 계낙천의 성장물이자 유쾌통쾌한 구주강호 종횡기.

(악인이 개과천선한다는 말은
호사가들이 흔히 하는 개소리일 뿐.
인간의 본성은 변하지 않는다.)

 
2. 수인장에 들어가다.(3)
작성일 : 17-10-10 16:30     조회 : 457     추천 : 1     분량 : 20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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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백사웅이 발끈하는 표정으로 인상을 찌푸렸다.

 “누군 할 일이 없어서 입 아프게 떠든 줄 아나?”

 “이러면 안 되는데……!”

 막청지까지 안절부절못하는 표정으로 낙천을 보며 중얼거렸다.

 곽홍은 그런 낙천을 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

 유일하게 이름 말고는 건질만 한 게 없던 인물이 낙천이었다.

 “이보시오!”

 곽홍의 부름에 낙천이 번쩍 눈을 떴다.

 자신의 차례라는 것을 바로 알아차린 낙천은 졸은 적도 없다는 듯이 어깨에 딱 힘을 주고 일어섰다.

 그 지랄 맞은 탈혼귀조 밑에서 18년을 살고 2년을 혼자 지내다가 1년 동안 무영신투와 구주강호를 떠돌며 살아온 낙천이었다.

 사람과의 부딪침이 낯설고 어색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낙천은 하나만 생각했다.

 무조건 호감을 보여서 친구를 사귀어야 한다는 생각 말이다.

 “계……!”

 “개새끼들이 어디서 눈을 부라리고 쳐다봐? 간이 배 밖으로 튀어나왔지, 아주?”

 “간이 튀어나와? 확 눈깔을 뽑아 부릴라. 말이면 다 되는 줄 알아?”

 낙천이 입을 열려고 하는 그때, 옆에서 쩌렁쩌렁 울릴 정도로 큰 소리가 들려 왔다.

 소년의 태를 갓 벗어난 듯한 청년들이 두 무리가 되어 서로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수많은 사람이 오고 가는 길이라 이런 싸움은 비일비재했다.

 낙천을 비롯한 만임조가 수인장의 총관으로부터 지시받은 첫 번째 일은 이곳 장사에 해가 되는 모든 일을 몰아내고 막아내는 것이었다. 한마디로 선화로의 치안을 맡은 것이다.

 어느새 막청지가 가장 먼저 싸우는 그들에게 다가가 있었다.

 “여기서 이러면 안 되는데……”

 막청지의 큰 덩치를 본 두 무리는 기가 눌려 움찔했다. 하지만 어눌한 말투에 굼뜬 행동을 보자 피식 비웃음을 보였다.

 “그 몸으로 어딜 끼어들어, 끼어들긴?”

 한 녀석이 상대편에게 보여주기 위함인지 막청지에게 달려들었다. 나머지 패거리까지 막청지에게 우르르 주먹을 내질렀다.

 “이러면 안 되는데……”

 하지만 막청지는 달려드는 열 명의 사내들을 그 큰손으로 그냥 밀치듯이 툭툭 건드렸다.

 우당탕!

 그 단순한 손짓에 열 명의 사내들이 짚단 쓰러지듯 쓰러졌다. 그 바람에 주위에 몰려있던 다른 패거리까지 같이 엉켜 넘어졌다.

 아픈데 없이 쓰러지자 두 패거리는 시뻘게진 얼굴로 벌떡 일어섰다. 그리고 각자 욕설을 퍼부으며 막청지에게 덤벼들었다.

 “정말 이러면 안 되는데……”

 막청지는 느린 동작으로 그들의 주먹과 발길질을 일일이 피하거나 툭툭 밀쳐내기만 했다.

 겁이 없는 놈들인 건지 아니면 별것도 없어 보이는 녀석을 한 대도 때리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열불이 난 것인지 패거리들은 쓰러지면서도 악착같이 막청지에게 달려들었다.

 악다구니 또한 멈추지 않았다.

 “이 산 돼지 같은 놈이!”

 “가서 꿀꿀이 죽이나 먹어. 이 새꺄!”

 “그 덩치로 기어 나오면 민폐인 것도 모르냐?”

 낙천은 그 모습을 보며 코만 후비적 후비고 있었다. 옆에 있던 백사웅이 뛰쳐나갔다.

 퍼퍼퍼퍼퍽!

 백사웅은 순식간에 양쪽 패거리를 때려눕혔다. 이번에는 모두의 입에서 죽는다며 앓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겁을 집어먹고 도망치려는 녀석까지 백사웅은 잡아채 곤죽이 되도록 두들겨 패기 시작했다.

 “이러면 안 되는데…….”

 흠칫!

 막청지가 순식간에 그런 백사웅의 뒷덜미를 잡아챘다.

 뻗어오는 손을 퉁겨내려 했던 백사웅은 막청지가 이미 제 뒷덜미를 잡아챈 것에 놀랐다.

 그 사이 막천지에게 들어 올려진 백사웅은 공중에 대롱대롱 매달린 꼴이 되고 말았다.

 “이게 무슨 짓이야?”

 “그러면 안 돼!”

 한마디 하고 막청지는 백사웅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만임조가 앉아 있던 탁자로 돌아갔다.

 황당한 얼굴로 그 모습을 보다 백사웅도 뒤를 따랐다.

 “하아암!”

 말없이 백사웅과 막청지를 지켜보던 낙천이 하품을 늘어지게 했다.

 곽홍은 그런 낙천을 보며 쥐뿔도 없는 게 뻔뻔하기까지 한 놈이라는 정보를 머릿속에 새겨두었다.

 각자 제가 맡은 구역으로 흩어지려는 듯이 자리에서 하나둘씩 일어섰다.

 “계낙천!”

 낙천이 말했다.

 백사웅과 막청지가 무슨 뜻인지 몰라 낙천을 바라만 봤다.

 “자자 모두 통성명을 했으니 이제 일어납시다. 저녁에나 다시 모여 한잔 씩들 하는 것이 어떻겠소?”

 곽홍의 말에도 백사웅과 낙천은 대답도 하지 않은 채 흩어졌다.

 “이러면 안 되는데……”

 막청지만이 곽홍의 눈치를 보며 한마디 하더니 역시 제 구역으로 돌아갔다.

 “……”

 뻘쭘해진 곽홍은 셋 다 ‘사회 부적응자들’이라는 정보까지 머릿속에 구겨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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