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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디멘션 게임 : 이차원 헌터
작가 : 범미르
작품등록일 : 2017.9.13

 
별을 품은 소녀 (1)
작성일 : 18-01-15 19:51     조회 : 392     추천 : 0     분량 : 7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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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og in》

 

 디멘션 월드에 접속한 천유강은 가장 먼저 레벨을 확인했다. 상태창에 떠 있는 천유강의 레벨은 벌써 490이었다. 조자룡 균열을 깨고 다시 레벨이 올랐다.

 

 “이제 500이 얼마 안 남았네.”

 

 레벨이 500이 넘고 1차 승급 직업인 다크 로드를 마스터하면 2차 승급 퀘스트가 열린다. 2차 승급을 하면 모든 스탯이 50% 상승하니 게임은 물론이고 베타 테스트 서버에서 활약할 길이 열린다.

 

 기준은 조금씩 다르지만 2차 승급을 한 플레이어부터 고렙 플레이어 대우를 받는다. 현재 천유강의 아이템이 사기적이라서 2차 승급을 한 다른 플레이어들에게 지지 않을 자신은 있지만 2차 승급마저 하면 3차 승급자하고도 어깨를 견줄 수 있게 될 거다.

 

 이번에 가기로 결정한 대륙은 과학 대륙이었다. 강화 인간과 안드로이드, 돌연변이 종족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단일 무력으로는 가장 강력한 마장기가 있는 대륙이기도 했다. 현대전과 가장 비슷한 유형의 전투가 일어나는 곳이라서 천유강도 애용하는 지역이기도 했다.

 

 아무리 천유강이 초절정 초반의 무인이라고 해도 내공이 무한하지 않은 이상은 항상 어디에서 날아올지 모르는 총알에 대비해야 한다. 이곳에서의 수련은 곧 있을 카르텔과의 전투에서도 큰 도움이 될 거다.

 

 텔레포트 포탈을 타고 도착한 곳은 솔트하임이라는 NPC 성주가 운영하는 성이었다. 원래는 평범하게 용병 길드에서 퀘스트를 받으려 했지만 마을의 분위기가 조금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지나가는 NPC를 붙잡고 물었다.

 

 “마을에 무슨 일이 생겼습니까?”

 

 “아~ 타천사 모험자시군요. 지금 큰일 났습니다. 원래 이곳에 오늘 당도하기로 했던 메이디아 신전의 성녀께서 오는 도중에 행방불명되었습니다.”

 

 “성녀가요?”

 

 최첨단 무기를 사용하는 과학 대륙에도 신전은 있었는데 다른 대륙과 다른 점이라면 신성력 대신에 나노 머신 같은 치료 도구를 사용한다는 점에 있었다. 과학 대륙의 대표적인 힐러인 메딕 직업군은 특이한 플라즈마 건을 이용하여 아군을 치료하거나 적군을 공격할 수도 있었다.

 

 “그래서 지금 성녀를 찾기 위한 병력을 꾸리고 있습니다. 급한 일이라 모험가들도 받는다고 하니 생각 있으면 한 번 가보슈.”

 

 천유강은 고맙다고 간단히 눈인사하고 고민하기 시작했다.

 

 ‘요즘은 내가 가는 곳마다 사건 사고가 끊이질 않네. 비정상적으로 높은 행운 덕분인가?’

 

 마치 고전 문학 ‘소년 탐정 김전일’에 나오는 주인공 김전일이 된 기분이다. 그래도 이제까지는 돌발 퀘스트의 도움을 많이 받은 것이 사실이니 나쁠 것은 없다.

 

 퀘스트를 얻으러 바로 관청으로 향했다.

 

 “마을에 온 모험자들은 모두 줄을 서시오!”

 

 이미 관청 앞은 퀘스트를 얻으러 온 플레이어들로 가득했다. 이런 돌발 퀘스트는 용병 길드에서 얻는 보상보다 훨씬 좋은 것을 준다. 소문을 듣고 10골드를 내고 대륙 내 포탈까지 사용한 플레이어도 적지 않았다.

 

 “거기 타천사!”

 

 “저 말입니까?”

 

 “그래 거기! 타천사는 저쪽 줄에 가서 줄을 서시오!”

 

 앞의 병사가 손가락질하자 천유강은 옆으로 빠졌다. 암흑 대륙의 언데드들 다음으로 파티 플레이에 도움이 안 되는 종족이 바로 마족이다. 천유강이 간 곳에는 예상대로 마족과 언데드 종족 플레이어들이 모여 있었다.

 

 “와우! 타천사네. 보기 드문 종족인데, 반갑습니다. 나는 스미스라고 합니다.”

 

 앞에 구울의 특징이 눈에 띄는 플레이어가 손을 내밀었다. 비록 몬스터 구울에 비해서는 깨끗한 모습이었지만 그래도 구울은 구울이고 언데드는 언데드다. 흐물거리는 살점이 비위를 상하게 했다. 괜히 여성 플레이어가 가장 꺼리는 종족 1위가 아니다.

 

 “반갑습니다, 천유강이라고 합니다.”

 

 스미스라는 사람을 제외하면 따로 인사하는 플레이어는 없었다. 하긴, 마족이나 언데드를 고른 플레이어들이니 애초에 사교성을 기대할 수 없다. 앞의 스미스가 이상할 정도로 인사성이 밝은 편이다.

 

 “왜 우리를 따로 모았을까요?”

 

 천유강이 묻자 스미스가 그것도 모르냐는 듯이 웃으며 말했다.

 

 “그야 당연히 소수 싸움에 적합한 임무를 주기 위해서죠. 우리는 파티 플레이에 적합하지 않은 대신에 침투 작전같이 작은 규모 전투에 유리하잖소? 이렇게 따로 모으는 것이 당연한 거죠.”

 

 “그렇군요.”

 

 플레이어들의 위치가 정해지자 병사들이 움직임이 바빠졌다. 메이디아 교단은 다른 교단에 비해서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아낌없이 베푸는 선행으로 유명한 교단이다. 그런 교단의 성녀가 자신의 영지를 오다가 행방불명되었다면 영주로서도 큰 부담이니 모든 병력과 용병까지 고용한 거다.

 

 다른 플레이어들이 병사들과 함께 이동했음에도 천유강이 속해 있는 이 외인구단에는 아무런 명령이 없었다. 한참이 지나도 아무 말이 없자 다들 지루해하고 있을 때, 누군가가 이쪽으로 걸어왔다.

 

 “목적지 도착. 대상 확보.”

 

 그건 얼굴을 제외한 모든 것들이 기계로 되어 있는 기계 병사였다. 이 기계 병사들은 기동성은 부족하지만 방어력이 높고 총기류의 명중률이 모든 종족을 통틀어 단연 최고를 자랑한다.

 

 피부도 합성 피부로 되어 표정 변화도 느낄 수 없는 이 기계 병사는 아무 감정 없는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저는 이 경비대의 책임을 맡은 트레스 소령입니다. 귀하들은 라칸 중령님의 부대와 함께할 것입니다. 혹시 질문 있으십니까?”

 

 갑작스러운 말에 사람들은 잠시 서로를 어리둥절하게 쳐다보았다. 그중에서 손을 든 건 아까 천유강에게 말을 건 구울인 스미스였다.

 

 “에~ 이제 우리는 어떤 임무를 맡게 되나요?”

 

 “기본적인 임무는 다른 병력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라칸 중령님이 판단에 따라서 그에 걸맞은 임무를 맡게 될 겁니다.”

 

 “그럼 그 라칸 중령을 일단 만나야겠네요?”

 

 “그렇습니다. 곧 이쪽으로 오실 겁니다.”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멀리서 거대한 덩치의 군인이 허겁지겁 뛰어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는 각종 약물과 유전자 변형 기술로 육체를 강화한 강화 병사다. 근력과 민첩성이 뛰어나서 근접 공격과 탱커의 역할을 주로 맡는 종족이다.

 

 “헥헥~ 늦잠 잤네. 내가 늦지는 않았지?”

 

 “7분 42초 늦으셨습니다, 중령님. 안 그래도 맥클래인 대령님이 이번에야말로 봉급을 깎아버리겠다고 2분 31초간 말씀하셨습니다.”

 

 “그딴 건 기록하지 마! 하여간 내가 맡아야 할 병력이 이 병아리들인가?”

 

 “병아리는 아직 자라지 않은 어린 닭, 혹은 닭의 새끼를 이르는 말로 학술적인 명칭과는 맞지 않습니다. 경험이 미천한 사람들을 낮추어 표현한 것이라면 이 병사들이 맞습니다.”

 “······하여간 뭔 말을 못 하겠다니까. 알았어. 이제 내가 알아서 처리할 테니까 소령은 이만 가봐.”

 

 “알겠습니다.”

 

 트레스 소령이 사라지자 라칸 중령은 이제까지 풀어졌던 표정을 잡고 거드름을 피우며 말했다.

 

 “환영한다. 나는 지금부터 너희들을 지휘할 라칸 중령이라고 한다.”

 

 아무리 근엄한 표정을 지어도 방금 전의 일이 생각나 도무지 믿음이 가지 않는 사람이다. 특히 군인이 이런 중요한 상황에서 낮잠을 잤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왜 그런 눈으로 쳐다보는 거야? 너희는 그냥 나만 믿고 따라오면 돼! 에이~ 군복 또 뜯어졌네. 보급병을 족치든지 해야지.”

 

 라칸 중령은 투덜거리며 이동하기 시작했다.

 

 “따라와!”

 

 태도도 껄렁거리고 미덥지 않았지만 어찌 되었건 간에 퀘스트를 하기 위해서는 할 수 없이 이자의 명령을 들어야 한다. 다들 조금은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라칸 중령의 뒤를 따랐다.

 

 “하아~ 날씨 구질구질하네.”

 

 이미 다른 부대들은 한참 전에 열심히 행군해서 성녀를 찾으러 떠났다. 늦어도 한참 늦었고 성녀의 생사가 오가는 급박한 시기에 전력 질주해도 모자랄 판이지만 라칸은 느긋하기만 했다.

 

 그것을 보다 못한 구울, 스미스가 눈치를 보다가 입을 열었다.

 

 “저······, 서둘러야 하지 않겠습니까? 다른 부대들은 벌써 교전을 시작한 것 같은데요.”

 

 저 멀리서 포격 소리가 여기까지 울렸다. 벌써 성녀를 찾았을 리는 없고 아마 필드에서 만난 몬스터들과 싸우는 소리일 거다. 하지만 라칸의 태도는 달라지지 않았다.

 

 “저기가 어딘 줄 알고 가냐? 저긴 데스클로가 나오는 지역이다. 이 인원으로 데스클로를 맞닥뜨리면 무사할 거 같아?”

 

 데스클로는 과학 대륙에서 나오는 돌연변이 몬스터로 어린 데스클로도 700레벨이 넘고 성체는 1000레벨에 육박하는 무서운 몬스터다.

 

 성체는 3m가 넘고 인간 형태를 지녔는데 손에 날카로운 손톱이 달려 있어서 데스클로라는 명칭이 달렸다. 공격력, 이동속도, 방어력까지 완벽한 몬스터라서 중대 단위의 소총병이 없다면 보이자마자 도망가야 하는 몬스터이기도 하다.

 

 성녀가 행방불명된 지역이 바로 그 데스클로가 서식하는 지역이었다.

 

 “우린 다른 부대가 정리해 놓으면 그때 움직여도 돼. 괜히 피 볼일 없다고, 그런다고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고.”

 

 라칸의 말을 증명하듯이 총성이 끊이지 않고 나고 있었다. 한 도시의 병사와 플레이어들까지 총동원된 일인데도 저렇게 장기전으로 가고 있다. 분명 사망자도 나왔을 거다.

 

 그러거나 말거나 라칸은 담배까지 태우면서 천천히 걸었다.

 

 “젠장 맞게도 쓰네.”

 

 라칸은 서서 담배를 3개나 피우고서야 속도를 냈다. 도착한 곳은 그의 말대로 대부분의 데스클로가 정리된 후였다. 아무리 데스클로라도 이 막강한 화력을 이겨낼 수는 없었다.

 

 “멕클레인 대령님! 여기 동굴이 있습니다!”

 

 “그곳은 데스클로의 서식지야. 그 안에 들어가면 정말 무시무시한 놈들이 나온다고!”

 

 “하지만······, 이곳에 사람이 들어간 흔적이 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았습니다.”

 

 “뭐?!”

 

 이 병력을 총 책임진 멕클레인 대령은 인상을 한껏 구기며 동굴 앞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병사의 말대로 정말 사람들이 지나든 흔적이 있었다. 미치지 않고서야 데스클로의 서식지로 들어갈 사람이 있을 리 없다.

 

 멕클레인 대령은 머리를 벅벅 긁으며 인상을 썼다.

 

 “일이 점점 꼬이네.”

 

 탁 트인 필드에서야 원거리 무기의 장점을 활용해서 데스클로와도 싸울 수 있었지만 동굴 안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어두운 동굴은 데스클로가 숨기에 딱 좋은 곳이고 석주 같은 장애물들도 많아서 총기를 사용하기 좋은 곳이 아니다.

 

 애당초 많은 병력이 들어갈 수 없는 곳에 많으면 많을수록 뛰어난 과학 대륙 종족의 활약을 기대하는 것이 무리다.

 

 한참 고심하고 있던 멕클레인 대령은 어느 한 생각이 떠올라서 주변을 둘러봤다.

 

 “라칸!! 라칸, 어디 있나!”

 

 멕클레인 대령이 찾자 라칸 중령이 똥 밟았다는 표정으로 앞으로 나섰다.

 

 “여기 있습니다, 대령님.”

 

 “잘 됐군. 자네가 병력들을 인솔해서 이곳에 들어가게.”

 

 “네?! 설마 이 햇병아리들만 대동해서 안으로 들어가라는 소리입니까? 그건 절대 무리입니다.”

 

 “걱정하지 말게, 트레스 소령과 그의 수하들도 붙여줄 거야. 자네들은 그를 보조하면 돼.”

 

 “제기, 하필 트레스 소령과······.”

 

 트레스 소령은 라칸 중령보다 계급은 한 단계 낮지만 이제까지 수많은 공적을 쌓아서 위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그래서 늘 그에 비교당하는 라칸 중령의 표정이 일그러진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헛소리하지 말고 다녀와. 이런 좁은 지역에서 기계 병사의 명중률은 유용할 거야.”

 

 “알겠습니다.”

 

 다시 크게 한숨을 쉰 라칸 중령은 어쩐지 의기소침한 표정으로 일행을 돌아봤다.

 

 “들었지? 준비 단단히 하는 것이 좋을 거야. 우린 데스클로의 서식지로 들어갈 거니까.”

 

 그 말에 일행들도 긴장하기 시작했다. 여기 있는 병력은 대부분이 근접에 특화된 종족이다. 가까이 붙어서 싸워야 하는 그들에게 상대를 믹서기처럼 갈아버린다는 데스클로는 너무나도 버거운 상대다.

 

 “그렇다고 너무 그런 표정 하지 마. 내 입으로 말하기는 싫지만 트레스 소령과 그의 부하들은 정말 유능한 놈들이니까.”

 

 중거리 적에게 순식간에 엄청난 화력을 쏟아내는 기계 병사는 데스클로의 천적과도 같다. 물론 그런 그들이라도 여러 마리의 데스클로가 한꺼번에 붙으면 위험하니 천유강 등이 필요한 거다.

 

 “메인 목표 확인. 세부 명령을 내려주십시오.”

 

 트레스 소령이 라칸 중령에게 말하니 라칸이 퉁명스럽게 말했다.

 

 “귀찮으니까 여기 대장은 네가 맡아. 난 뒤처리만 할 테니 그게 더 유리할 거다.”

 

 “알겠습니다. 작전 회로를 서브 프로그램에서 메인 프로그램으로 변경했습니다. 이제부터 제가 메인 오더를 내리겠습니다.”

 

 “그러시든지.”

 

 “포지션 구축 중, 포지션 확인.”

 

 트레스 소령이 말하니 눈에서 초록색 홀로그램 같은 것이 나오면서 일행이 서야 할 위치가 그려졌다. 플레이어 일행들은 주로 기계 병사들의 바로 뒤에서 혹시 모르는 데스클로의 난입에 대비하는 포지션이었다.

 

 천유강 역시 자신이 호위해야 할 기계 병사 뒤로 붙었다.

 

 “전술 모드 종료. 탐색 모드 발동.”

 

 트레스 소령을 필두로 데스클로의 서식지로 모두 들어갔다.

 

 “빌어먹을! 이런 일일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뱀파이어 일족의 플레이어가 신경질적인 음성을 냈다. 그도 그럴 것이 이곳은 예전 데이브레이커 길드도 고전했던 바벨탑의 상층부와 비슷한 난이도를 지닌 곳이다. 아무리 고렙의 플레이어라도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곳이다.

 

 “저길 봐! 데스클로의 알이야. 저거 가져나가 팔면 하나당 최소 10골드는 받을 수 있어.”

 

 “미친놈! 알 하나라도 품에 숨기면 데스클로들이 떼거리로 몰려올걸?”

 

 “차라리 잘된 일일지도 몰라. 데스클로들이 쓰러지면 전리품이나 제대로 챙기자고.”

 

 위기의 다른 말은 곧 기회다. 고레벨의 몬스터를 죽이면 그에 상응하는 아이템이 떨어질 테니 이 기계 병사만 잘 호위하면 공짜로 비싼 아이템도 얻을 수 있을 거다.

 

 플레이어들의 뇌리에 공포와 탐욕이 피어오를 때, 기다리던 것이 나왔다.

 

 “데스클로 헌터다!”

 

 “제길 벌써부터!”

 

 두두두두두두!!!

 

 데스클로가 보이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기계 병사들이 화력을 뿜었다. 두꺼운 각질은 가진 데스클로는 비처럼 쏟아지는 총알을 뚫고 빠르게 앞으로 달려왔지만 기계 병사들은 전혀 두렵지 않다는 듯이 꿋꿋이 서서 계속 총알을 발사했다.

 

 “오지 못하게 막아! 기계 병사 하나라도 쓰러지면 나중이 없어!”

 

 이 상황에서 제대로 공격할 수 있는 것은 기계 병사들밖에 없다. 그런 기계 병사들이 하나둘씩 쓰러진다면 여기서 살아서 나갈 수 없을 거다.

 

 다행히도 플레이어들의 걱정을 비웃기라도 한 듯이 데스클로는 중간쯤 오다가 쓰러졌다.

 

 “휴우! 괜히 긴장했네.”

 

 다른 플레이어들이 희희낙락하며 데스클로의 드랍템을 살펴보고 있을 때 천유강은 머릿속으로 치열하게 계산하고 있었다.

 

 ‘데스클로 헌터 하나 잡는데 이 시간이면 두 마리만 나와도 위험하겠군.’

 

 900 레벨이 넘는 데스클로를 빠른 시간에 처리한 공격력은 칭찬해줄만 했지만 역시 동굴 안이어서 그런지 처음 식별했을 때는 이미 너무 가까이 붙은 후였다. 초반부터 이 정도라면 플레이어들의 활약은 필수적일 거다.

 

 “타겟 확보.”

 

 기계 병사들은 시스템을 공유하는 듯, 한 명만 타겟을 잡아도 다른 병사들이 순식간에 몰아붙였다. 역시 뭉치면 강해지는 과학 대륙의 유닛다운 능력이다.

 

 두두두두두!!!

 

 “크윽! 점점 밀리잖아?”

 

 다른 플레이어들도 데스클로가 점점 가까이에서 죽는 것을 보고 일이 심상치 않게 흘러가는 것을 느꼈다. 이제는 데스클로가 바로 옆에서 쓰러져도 전리품을 확인하는 플레이어가 하나도 없었다.

 

 “두 마리다!!”

 

 드디어 올 것이 왔다. 데스클로 두 마리가 동시에 돌진하는 것이 보였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위쪽!’

 

 천유강의 기감에 동굴 윗벽을 타고 슬며시 다가오는 데스클로 한 마리가 포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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