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뜨니 누가바가 밥을 입속에 밀어 넣고 있다
.......뭐라고 하는거같다
제발 먹던거 마져 씹고 먹어라 .... 뭐라는거야 저거 ..
당분간 누가바와 함께 살기로 취중계약을 한 모양인데 보기보다 철저하게 보증금을 내란다알았다 준다 줘 ....
근데 왜 니 눈빛이 가난한 비둘기가 싸구려 콩 찾은 것 처럼 빛나는거냐 ...
누가바는 같이 살게 된 기념으로 삽겹살 파티나 하자고 친구들을 부르잔다
친구 누구 ?
설마 ....옥매와까와 메로나 ...
하아...
다들 잘 사냐 라고 했더니 ...
“너보단? ㅋㅋ” 이러면서 웃는다
어제보다 더 나쁜년....
옥매와까 와 메로나라 ....
둘은 죽고 못 사는 절친이다
너무 죽고 못살아서 서로에게 남동생과 오빠를 양도했고, 친구에서 시월드와 처월드로의
공통함수관계를 자처하신 분들이다
누가바의 말에 의하면 밖에서 만나면 누구보다 멀쩡한데 사방이 막히고 지붕만 있으면 누군갈 못 씹어 안달들이라고 했다
넌 뭘 글케 속속들이 잘 아느냐고 질문하고 얼굴을 봤는데
.... 친구를 그저 소비자로만 보는 근성있는 보험설계사 같으니 .....생명보험 같은 건 권하지 말지 그랬냐 ....
저거 저래서 밥은 먹고 살았나 모르겠다
다음생엔 다단계 다이아몬드급으로 태어나라. ..제발
다들 전업주부?
아니란다..
옥메와까는 전공을 살려 반찬가게를 , 메로나는 현재 육아중이라고 했다
그래 하며 무릎을 치더니 너랑 같이 살라면 반찬도 많아야겠다며 올때 좀 싸올것을 일러줘야겠다고 한다
왜 ... 동네 반상회 데리고 가서 이혼할때 수수료 얼마내는지 좀 말해주라고 하지
누가바의 뇌는 ... 의식주만 기억하는거 같다 ...
여섯시까지 칼퇴근해서 올 테니 장봐놓으란 말만 하고 나가버린다
전 남편같아서 울화통이 한 십분 올랐다 내려앉았다
뭘 사다해먹나 그 고민 안하나했더니 ... 만 하루만에 또다.
인맥이 좁은 나자신을 탓해야지..
삼겹살이라 ... 뭐 찌개 끓여서 먹음 되겠지 싶어 동네 마트에갔다립스틱이라도 바르고 나올걸.. 여유가 생긴 건가 ?
정육코너 직원은 죽은 아들 살아온 듯 날 반기며 오늘 가장 좋은 고기가 삼겹살이라고 선택이 탁월하다고 했다
그리고 후렴구처럼 빠지지 않게 사모님을 마침표처럼 찍어댔다
아줌마 보단 낫다...
그러고 보니 이 시간에 화장끼 없는 낯으로 마트에서 고기를 이렇게나 많이 사는걸 보고 누가 홍대클럽 다니는 아가씨라고 하겠냐 싶었다
홍대클럽 다니는 아가씨들은 삽겹살도 안먹겠지?
사모님 대접 극진히 받고 집에 돌아와 여섯시에 맞춰 밥을 차렸다
결혼들 하고 오랜만에 보는터라 어색할 줄 알았던 옥메와까 와 메로나는 의외로 누가바 보다 편했다옥메와까는 메로나와의 돈독한 우정을 뽐내듯 손을 꼭 잡고 서로의 신랑들 칭찬에 입 다물줄 몰랐다
누가바가 말했다
너네 자랑좀 작작해라 어디 남편 없는 년 서러....여기까지 말하고 나를 본다
왜 나만 보냐 ... 남편은 너도 없는데 ..
그래도 난 있다가 없는 거지 ..
미안하다고 했다
자기들이 눈치없이 굴었다고 그러면서 옛날얘기가 자연스레 이어졌다
옥메와까는 한시대를 주름잡던 바람둥이였고 메로나는 짝사랑 본좌였다
둘이 어떻게 친해지게 된 건지 자세히 알지 못하지만 그냥 대략 수준이 비슷했던 거 같다어떻게 겹사둔이 됐냐고 묻자
누가바가 갑자기 술 잔을 돌린다
몇 잔을 연거푸 마시다가 옥메와까가 잠시 화장실 간 사이 메로나가 입을 열었다
자신들도 잠시 연락이 끊어졌다 나이가 어느 정도 됐을 무렵 다시 만나게 된 거라고 했다병원응급실에서라고도 덧붙였다
바람계 지존자리를 넘보다가 진정한 사랑이라며 만난 남자가 알고 보니 유부남이였단 사실에 비관한 옥메와까는 그 부인과 처 식구들에게 뭇매를 맞고 약을 먹었다고 했다
죽어야 해결될건 아닌데 자신이 너무 비참하다고 죽고 싶다고....
그랬구나 근데 넌 어디가 안 좋아서 병원엘....
했더니 메로나가 소주를 비우며 나도 자살시도....
난 몸바쳐 마음바쳐 몸종처럼 충성했더니 끝낸 날 버리더라고 그래서 보복한답시고 ... 마음의 빚 같은거 ..
그날 두사람은 다른이유 같은 결과로 응급실에 함께있었다고했다 ...
널린게 남자라고 나이트 웨이터 이름을 기도문 외듯 하던 옥메와까도 ..
한놈을 만나면 오직 그놈이 종교인 메로나도....
나니 기니해도 어쩔수 없는 여자 였던거구나....싶다
공교롭게 그날 한 병실에 입원을 하게 된 두사람은 서로에게 지난과거를 고해하며 다독거렸고 두 사람의 피를 나눈 형제들을 서로에게 한쪽씩 내어주게 됐다고 했다
모든 비밀은 가슴에 묻어줬단다....
화장실 다녀온 옥메와까는 비워진 메로나의 잔을 채우며 많이 마시지 말라고 걱정했고 메로나는 그런 옥메와까에게 너도 라고 답했다
.....어쩌면 너희는 피를 나눈 형제를 나눠 가진게 아니라 각자의 영혼을 나눠 가지게 된거로구나...
버리려던 날 얻었구나 ...
누가바 말처럼 몇 군데 튜닝하고 홍대에 널린 남자를 걷으러갔다면 몰랐었을 것들을
오전10시 민낯마트사모님이 되서 사온 삼겹살 몇 점에 얻었다
다음에 널린 남잘 걷을 땐 입기 편하게 잘 마르고 보송보송한지 나도 내 영혼을 나눠줘도 좋을 친구가 봐 줬음 좋겠다
누가바는 ...... 빼자
김종민 같은 년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