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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영웅부활전
작가 : 인기영
작품등록일 : 2016.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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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를 팔아먹고 반역자의 딱지를 단 채 화형을 당하는 이젤.
그러나 그는 15살의 나이로 전생의 기억을 모두 가진 채 환생하게 되는데….
미래의 대마법사를 제자로, 영웅을 친구로, 나라를 팔아먹었던 반역자가 아닌
영웅으로서 부활의 노래를 부른다.

 
제 24 화
작성일 : 16-07-20 11:29     조회 : 587     추천 : 0     분량 : 7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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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잡생각을 지워버리고 다시 마나를 모으는 데만 집중했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도 모르겠다.

 내 단전으로 모여들었던 마나들이 다시 밖으로 빠져나가고, 또다시 모였다가 빠져나가는 것을 여러 번 반복하고 나자, 어느 순간부터 아주 작은 크기의 마나가 내 단전에 자리하기 시작하는 것이 느껴졌다.

 그것은 대단히 생명력 있는 기이한 기운이었다. 그리고 그 기운을 느끼면 느낄수록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졌다.

 이전의 생에선 전혀 접할 수도 없었던 마나의 기운이 이토록 대단하다는 것을 비로소 느끼게 된 나는 멈추지 않고 마나 모으기를 반복했다.

 그러다 어느 한순간, 내 단전 안에 모인 마나가 폭발적인 위력을 내며 온몸을 휘감아 도는 것을 느끼고는 나도 모르게 번쩍 눈을 떴다.

 “후우우!”

 절로 입이 벌어지며 그 안에서 커다란 숨이 새어나왔다. 온몸에서 알 수 없는 기운이 만발하고, 머리가 너무나도 상쾌했다.

 더불어 단전에 묵직하게 자리한 무언가가 느껴졌다.

 난 한 손으로 아랫배를 쓰다듬으며 하늘을 바라보았다. 드넓은 하늘에 떠다니는 구름은 어느새 주홍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석양이 내리고 있다는 얘기다.

 “어라?”

 난 얼떨떨한 눈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바네스토와 마법 수련을 시작한 것이 아침이었는데, 벌써 저녁이라고? 가만, 바네스토는 어딨지? 내가 자리에서 일어나 이리저리 고개를 돌려보는데, 문득 뒤뜰로 이어지는 여관의 뒷문이 열리며 바네스토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날 보더니 활짝 웃는 얼굴로 말을 건넸다.

 “아, 이젤님. 지금 끝나셨군요. 이야, 이제 겨우 마법 수련이 처음인데 엄청난 집중력이시네요.”

 “너 어디 갔다 왔냐?”

 “저녁을 먹고 왔습니다. 아무래도 이젤님께서 언제 명상이 끝날지 모르겠더라구요. 그래서 아침, 점심까지는 걸렀는데, 도무지 배가 고파 견딜 수가 있어야 말이지요. 하하하하하!”

 머리를 긁적이며 사람 좋게 웃어대던 바네스토는 한순간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입을 딱 다물었다.

 그리고 내게 다가와 놀란 눈으로 날 이리저리 살펴보기 시작했다.

 이놈이 지금 뭐 하는 거야?

 “왜 그래?”

 내가 묻자, 바네스토는 후다닥 내 단전에 손을 대고는 턱이 빠져라 입을 쩍 벌리더니, 믿을 수 없다는 듯 탄성을 내질렀다.

 “이, 이럴 수가!”

 “왜? 무슨 일인데?”

 이놈이 왜 이러는지 도무지 영문을 알 수가 없었다. 이어 바네스토는 좀체 볼 수 없었던 심각한 표정으로 내게 물었다.

 “이젤님, 혹시 단전에 모인 마나가 온몸을 휘젓고 다니는 것을 느끼셨습니까?”

 “응. 방금 전에 그런 느낌이 오던데. 그래서 눈을 뜬 거고. 근데 그건 왜?”

 “…….”

 바네스토는 말없이 날 바라보기만 했다. 그는 자신의 턱이 얼마나 많이 벌어지는지 실험이라도 하기로 작정한 듯, 계속해서 입을 벌리고 있었다.

 “이, 이건… 유례를 찾아볼 수가 없는 일인데요? 하루 만에 마나를 단전 안으로 가두시다니요!”

 “그게 대단한 거야?”

 “대단하고말고요! 이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진보입니다! 실질적으로 따지자면 벌써 마법사의 초입에 들어섰다고 할 수 있다, 이 말입니다!”

 “마법사? 내가?”

 “네!”

 바네스토는 무척 기쁜 얼굴로 날 바라보며 두 눈을 초롱초롱 빛냈다.

 어이구, 부담스러워. 그런데 내가 마법사가 되었다니?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

 마법사라는 게 하루 종일 마나만 모아대면 바로 입문할 수 있는 쉬운 직업이었나? 그건 아닐 텐데.

 난 속으로 그런 의문을 던졌고, 바네스토는 그런 내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 두 주먹을 꽉 쥐고는 열정적으로 침까지 튀어가며 열변을 내뱉었다.

 “이젤님의 단전 안엔 현재 마법 구현의 기초라 할 수 있는 마나가 자리를 틀고 앉아 있습니다. 보통의 사람들은 마나를 느끼는 데만도 두세 달이 걸리며, 그 이후에 마나를 축적하는 데만 반년이라는 세월을 허비하기 마련인데, 하루 만에 이를 소화해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대체 어떤 마나심법을 사용하신 것입니까?”

 “마나심법? 그게 뭔데?”

 되레 물어오는 내 행동에, 바네스토는 더욱 놀랍다는 표정이었다.

 “마, 마나심법도 모르신다구요? 그런데 이 정도의 마나를 모았단 말씀이십니까?”

 “몰라. 그게 뭔지 설명해봐.”

 기가 차는 것인지, 너무도 놀라워서 그러는 것인지, 계속해서 헛바람을 들이켜던 바네스토는 겨우 정신을 차리고는 내게 마나심법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이어 그가 이런 저런 얘기를 장황하게 늘어놓았지만 간단히 요약해보자면, 마나심법이란 마나를 효율적으로 모으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라고 한다고 한다.

 그런데 난 마나심법 따윈 정말로 모른다. 그저 무심술의 구결을 발휘하며 마나를 모은 것밖엔 없었다.

 무심술이란 내가 하는 어떠한 행위에 최대한의 집중력을 끌어낼 수 있도록 도와주니까.

 난 바네스토에게 내가 마나를 모았던 과정을 무심술의 구결을 곁들여가며 있는 그대로 설명해주었다.

 그러자 바네스토는 심각한 표정으로 한 손을 턱에 괴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혼자 중얼대기 시작했다.

 “무, 무심술이라……. 그렇다면 머릿속에 잡생각이 사라지고 어느 한 가지 행위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되니, 이는 곧 마나를 느끼면서 단전에 모을 때 역시 일맥상통하는 법. 어찌 보면 탁월한 마나심법이라고 할 수도 있겠군. 과연…….”

 난 그런 바네스토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저대로 놓아두면 오늘 하루가 다 지나가도 저 모양으로 있을 것 같아 그의 등을 탁탁 두드리며 말했다.

 “아무튼 간에 일단 방에 들어가서 얘기하자. 벌써 어두워지잖아.”

 “아? 아, 네! 알겠습니다. 그러도록 하죠.”

 이어 바네스토는 앞장서서 건물 안으로 들어섰고, 나도 그의 뒤를 따랐다.

 휘유. 설마 무심술이 마나를 모으는 데 도움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는데 말이야. 이것 참, 여러 군데서 운이 트이네.

 난 왠지 내가 마법사로서의 첫걸음을 걷게 되었다는 걸 실감할 수가 없어, 기쁘기보다는 아리송한 기분에 사로잡혀 방으로 걸음을 옮겼다.

 

 마나. 그것은 세상에 고루 퍼져 있는 대자연의 기운이다. 하지만 자연의 기운과 대자연의 기운이라는 것을 착각해서는 안 된다.

 자연의 기운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광활히 펼쳐져 있는 자연 속에서 느낄 수 있는 기운이고, 대자연의 기운이라 함은 세상에 평형을 이루며 곳곳에 만연히 퍼져 있는 기운이다.

 즉,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자연 속에서나 사람들이 북적이는 도시 속에서도 똑같이 느낄 수 있는 기운이라, 이 말이다.

 다른 말로 이것을 마나라 부르며, 이를 몸 안에 축적시켜 마법을 부리는 사람들을 마법사라고 한다.

 마법사들은 단전에 내재되어 있는 마나의 크기에 따라 1서클부터 9서클까지 등급이 나뉜다.

 숫자가 커질수록 마나의 크기도 그에 비례한다는 얘기가 된다.

 보통 1서클에 달하는 마나를 가진 사람을 1서클 러너라 일컫고, 1서클에 달하는 마나를 가지는 한편, 그 서클에서 터득할 수 있는 모든 마법을 익힌 사람을 1서클 마스터라 부른다고 한다.

 하지만 난 아직 1서클에 달하는 마나를 모은 것도 아니고, 마법 역시 배운 게 하나도 없으니 그 어느 것에도 속하지 못하는 상태다.

 “자, 이제 어느 정도 이해가 되십니까?”

 여관 안에서 바네스토의 장황한 설명을 들은 난 고개를 끄덕였다.

 “응. 생각했던 것보다 복잡하진 않네.”

 “그렇지요? 핵심을 알게 되면 간단한 것입니다. 하하하하.”

 “흐음. 그런데 말이야, 바네스토.”

 “네?”

 “너 이 카를로시에 볼일이 있었는데, 숲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가 마법진의 기운을 느끼고 찾아왔다 그랬지?”

 “네. 그렇습니다.”

 바네스토는 생글생글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그래. 무슨 볼일이었는데? 급한 일 아니야? 이렇게 나랑 여관에 계속 같이 있어도 돼?”

 “음… 그다지 급한 건 아닙니다. 저는 숲 속에서 홀로 살고 있거든요. 그래서 한 달에 한 번씩은 음식이나 생필품들을 사러 마을에 내려오곤 합니다. 그리고 어제가 바로 그날이었습니다.”

 “그래? 아니, 한 달에 한 번씩 마을에 내려온다는 사람이 숲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

 “아… 저, 그것이 제가 엄청난 길치에다가 방향치거든요. 하하하하하하!”

 “…….”

 길치에다가 방향치까지 겸한 대마법사라. 어떻게 미래에 크게 성공하는 인간들은 제대로 된 놈들이 단 한 명도 없다.

 “아무튼 간에 앞으로는 그럼 계속 이런 식으로 마나만 모으면 되는 거지?”

 “네. 그렇습니다.”

 “좋아. 그럼 그동안 넌 여기 남아서 우리 일행과 함께 행동해. 마법진을 전수 받기 전까지는 나와 계속 같이 다니는 거야. 숲 속에서 혼자 산다고 했으니 딱히 기다릴 사람도 없는 것 같고. 괜찮겠지?”

 내 물음에 바네스토는 힘차게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하지만 밝게 웃는 그의 얼굴 속에서 아주 잠시 동안 슬픔의 빛이 드러났던 것은 왜 일까?

 난 바네스토가 뭔가를 감추고 있다 느꼈지만 애써 파고들려 하진 않았다.

 아직 그를 알게 된 지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고, 많이 친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상대방이 감추려 하는 것을 물어본다는 건 매우 예의에 어긋나는 행위이다.

 자, 그럼 내일부터는 다시 마법 수업에 들어가 볼까?

 아니… 아니지. 마법뿐만이 아니라 검이나 활, 정령술에 대해서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모든 것을 고루 발달시켜 나가야 한다.

 이 나라를 강대국 레이븐과의 전쟁에서 구해내려면 그만큼 강해지지 않으면 안 된다.

 전생에서 내가 봤던 레이븐국의 3대 강자.

 ‘홍염의 검, 브리츠 스트라토.’

 ‘작렬의 활, 레이센 그레이든.’

 ‘암흑의 창, 아렌 프린시오타.’

 그 당시의 그들은 50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하나같이 매우 강했다. 더불어 내가 적국에 투항하고 나서 알게 된 사실은, 그들에겐 모두 스승을 능가할 정도의 재능을 가진 제자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뿐이랴? 3대 강자들에게는 그들이 개인적으로 가르치고 있는 제자 말고도 셋의 특기를 모두 전수해주었던 또 다른 공통 제자가 한 명 더 있었다.

 녀석은 몇백 년 만에 한번 나타날까 말까 한 무술의 천재로, 전투에 관해서라면 발군의 능력을 자랑한다고 들었었다.

 물론 그 녀석은 너무나 비밀리에 감춰져 있어 단 한 번도 얼굴을 본 적이 없었다. 다만 소문으로만 들어온 것이다.

 사람들은 이 숨겨진 인재를 가리켜 파괴에 미친, 전투와 피에 굶주린, 그러나 흡사 하늘에서 천사가 당장이라도 내려와 있는 듯한 아름다운 외모를 지닌 붉은 눈동자의 ‘파괴의 천사’라 불렀다.

 물론 그 당시에 아직은 어린 그 소년을 직접 마주한 몇몇 사람의 입에서 흘러나왔던 소문들이 전해진 것이라 곧이곧대로 믿을 수는 없는 일이지만, 결코 없는 얘기가 지어진 것은 아니었다.

 아무튼 그런 판국이니 국가 병력이나 땅덩이, 그리고 뛰어난 인재까지도 모두 열세인 알페니아국이 지게 되는 것은 어찌 보면 아주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이번엔 안 된다. 내가 미래를 알고 있는 한, 똑같은 과정을 반복하도록 놔두진 않을 것이다. 반드시 강해져서 이 나라를 내 손으로 구해내야 한다.

 난 결의를 불태우며 내일부터 내가 수련할 하루 일과를 머릿속으로 정리해나갔다.

 앞으로 책이 출판되기까지는 2주라는 시간이 남아 있다. 그동안 이 마을에 머물면서 열심히 수련을 해나가는 것이다.

 물론 이 마을을 떠나고 나서도 수련을 게을리 하진 않겠지만, 그때는 규칙적인 생활을 할 수 없을 것이다. 책을 내서 들어오게 될 돈으로 수도에 집을 사기 전까지는 말이다.

 자, 일단 하루의 시간을 많이 활용하려면 잠을 줄여야 한다. 어제는 몬스터들과 그 난리를 펼치느라 너무 피곤해서 골아 떨어졌지만, 오늘부터는 다를 것이다.

 일전에 원고를 집필할 당시, 무심술의 구결을 발휘했던 난 육체의 피로가 많이 덜어지는 것을 느끼며 하루에 2시간의 수면만 취하고도 살아갈 수 있었다.

 물론 잠을 푹 잔 것보다는 훨씬 피곤하긴 했지만, 잠이 늘고 줄어드는 것도 버릇이라고 계속해서 이런 생활을 유지해나가다 보면 익숙해질 것이 분명하다.

 게다가 무작정 수면을 취하지 않는 게 아니라, 무심술로 마음을 평안하게 해 신체의 긴장과 피로까지도 풀어주지 않는가?

 난 한참 전부터 침대에 뻗어 있는 그레이스를 바라보고서는 그 옆으로 가서 털썩 드러누웠다.

 그리고 무심의 상태에 젖어들어 천천히 눈을 감았다.

 점차 감겨지는 내 시야에 아직도 테이블에 앉아 무언가를 열심히 적으며 달달 외우고 있는 바네스토의 모습이 들어왔다.

 그러고 보니 대체 저 녀석은 어떻게 되어먹었기에 하루에 2시간씩만 자고 버틸 수 있는 것일까?

 그때 난 그것에 대해 더 생각해보아야 했지만, 바보 같게도 그냥 눈을 감아버리고 말았다.

 육체의 피로를 극한까지 덜어주는 방법. 바네스토는 바로 그 방법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

 

 그 다음날부터 내 일과는 아주 혹독했다.

 밤 10시에 눈을 감고, 단 3시간 동안 수면을 취한 다음 눈을 뜬다. 그러면 세면을 마친 뒤, 갑옷과 검, 그리고 활을 장비하여 여관 뒤뜰에 놓여 있는 도끼를 들고 산을 탄다.

 최대한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을 정도의 높이까지 단 한 번도 멈추지 않고 빠르게 달려 올라간다. 그리고 열심히 나무를 패는 것이다.

 여기까지의 수련으로 근력과 지구력, 그리고 심폐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

 다음으로는 패놓은 나무들을 숲의 이곳저곳, 그러니까 바위 위나 나뭇가지 위에 두서없이 배치시켜놓고는 활로 그 나무를 과녁삼아 빠르게 쏘아댄다.

 그래서 하루하루 맞출 수 있는 과녁의 개수를 늘려가도록 하고, 화살이 과녁을 얼마나 파고 들어갔는지도 파악한다.

 후에 화살이 과녁을 완전히 관통할 정도가 되면, 도끼로 나무를 팰 때 더욱 기둥이 두터운 나무를 패는 것이다.

 이 과정이 끝난 뒤엔 자리에 앉아 휴식을 취하며 정령들을 불러낸다.

 정령의 기운이 만연한 자연 속이라 그들과의 친화력이나 정령력을 발전시키는 데 상당히 많은 도움을 얻을 수가 있다.

 그리고 이런 수련으로 활과 정령술을 향상시킬 수 있게 된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아침 해가 떠오를 즈음이 되면 다시 산을 타고 내려간다.

 이어 하넬과 그레이스가 깨어날 때쯤엔 항상 일찍 깨어 있는 바네스토와 욕탕으로 들어가 샤워를 마치고 아침을 먹는다.

 그리고 점심나절이 될 때까지 마나를 모은 뒤, 점심을 먹고 나서는 두어 시간 정도 바네스토에게 마법에 대한 강의를 듣는다.

 물론 내가 이렇게 열심히 수련을 하는 동안 하넬과 그레이스도 놀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레이스는 쌍검을 수련하는 한편 하넬에게 정령술을 배웠고, 하넬도 활 솜씨를 더욱 연마해갔다.

 특히 그레이스는 아이반을 눈앞에서 놓치고 난 뒤, 미친 사람처럼 검술에 매달렸다.

 어떻게든 녀석의 목을 치겠다며 매일마다 살벌하다 느껴질 정도로 양손에 검을 쥐고 휘둘러댔다.

 반면 하넬은 외출이 잦아졌다. 그녀의 이번 인간 세상 유희의 목적은 인간을 알아가는 것이기에,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행동거지를 살펴보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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