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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현대물
리버스 빌런
작가 : 건드리고고
작품등록일 : 2016.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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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저 충실히 살아왔을 뿐이라고.

호랑이보고 풀만 먹고 살라는 건 인간적으로 너무하잖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엔 달라지려고 노력했는데.

이놈의 사회가 가만히 두지를 않네.

얌전히 살려는 사람을 건드리면 빡쳐, 안 빡쳐?

이건 전적으로 너희 탓이다, 내 잘못 아냐!

 
1권-013화
작성일 : 16-07-12 15:28     조회 : 752     추천 : 0     분량 : 6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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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5장 케이브 (1)

 

 

 

 -이 시각 교통정보를 알려드립니다. 동인천역 앞 오거리에 케이브가 열렸습니다. 인도는 물론 차선 통제가 이루어질 예정이오니, 출퇴근길 혼잡하지 않도록 돌아서 가셔야 합니다.

 과거에는 케이브가 열리면 대규모 인적, 물적 피해가 발생했지만, 현재는 케이브 오픈 시 파동의 감지가 가능하다. 어지간해선 피해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간혹 가다 파동이 혼선을 빚어 의도치 않게 케이브가 열리기도 하나, 확률적으로 극히 드물다. 설령 랜덤으로 열린다 해도 곳곳에 배치된 감지 센서와 CCTV를 한국유니크연합에서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있어, 최대한 빨리 유니크가 출동한다.

 -케이브 오픈과 마물 출몰 시 국번 없이 007, 한국유니크연합으로 연락주시기를 바랍니다.

 송 원장의 뉴스 시청을 정우와 하라도 같이 했다. 케이브가 생긴 이후로, 사람들에게 뉴스는 필수가 되었다.

 정우와 하라는 탁자를 사이에 두고 마주했다. 정우는 뉴스에 몰입하고 있었고, 하라는 호기심을 숨기지 않았다. 조금 전의 변화를 확인하기 위해 더욱 애를 쓰는 모양새다.

 “정우한테 관심 있니?”

 “그런 거 아니에요.”

 “괜찮아. 좋아할 수도 있지. 정우는 어때?”

 “저야 좋죠. 하라는 인기 스타잖아요. 돈도 많이 벌고.”

 마지막 말은 정우의 진심이다.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돈이 많으면 무조건 좋았다. 하라의 성장 발육, 골격과 근육의 형태를 볼 때 역변은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컸다.

 ‘흠.’

 하라는 정우의 넉살에도 미심쩍었다. 좋아하는 감정은 핑크를 띤다. 그런데 정우는 여전히 무채색이었다. 감정의 변화가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다. 얼굴만 웃고 있을 뿐,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읽히지 않아 불편하기까지 하다.

 ‘또 물어볼 수도 없고.’

 하라는 샘솟는 호기심을 뒤로 한 채 겨우 입을 닫았다. 왠지 모르게 정우에게 끌려가는 느낌이 들었다. 의도를 먼저 파악해야 했다.

 “하라도 왔고 하니, 오랜만에 바둑 한번 제대로 두어 보자.”

 정우가 송 원장과 바둑 대결을 펼치고는 있지만, 수제자는 하라다.

 ‘동수라고? 그럴 리가.’

 하라는 유치원에 오면 꼭 송 원장과 바둑을 뒀었다. 맞바둑으로 대등한 승률이라고는 하는데, 신안을 가진 하라의 패배는 납득하기 어렵다. 하라가 작정하면 송 원장을 농락하는 일쯤은 식은 죽 먹기보다 쉽다. 정우와 달리 송 원장의 자존심을 고려해 준 승률이다.

 “맞바둑으로 하고, 시간상 속기로 하자. 정우도 괜찮지?”

 “저는 아무래도 상관없어요.”

 “저도 괜찮아요.”

 정우의 자신만한 태도에 하라도 지지 않았다.

 ‘흥미진진하구나.’

 송 원장의 바둑 실력은 아마 6단, 거의 준프로급이었다. 아마 5단까지 급수로 정해 놓고 한다면 일반인 중에서는 적수가 없었다. 재미삼아 두는 바둑 실력을 벗어나 있었다. 그런 송 원장이지만 정우와 하라는 인정해야 했다. 둘 다 자신을 넘어서는 인재다. 저 나잇대에 이만한 기력(棋力)이면, 후일 세계 제일의 국수(國手)도 가능할 듯싶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 근래에 들어 바둑이 예전만큼의 인기가 없는 상황이라, 권유하지는 않았다.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보여주고 싶으나, 현실을 고려하지 않을 순 없었다.

 “이기든 지든, 열심히 해라. 끝나고 맛있는 거 사 주마.”

 송 원장은 정우와 두면서 열불이 터지기는 했어도, 바둑을 진정으로 좋아했다.

 ‘정우도 쉽지 않을걸. 호호호호.’

 하라는 5살 때부터 바둑을 가르쳐 주었고, 곧잘 따라가더니 이젠 프로와 대국(大局)을 해도 간단히 패하지 않을 실력이다. 바둑 경력만 놓고 보면 하라가 위에 있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며칠 만에 자신을 능가한 정우라면 둘 중 누구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손에 땀을 쥐는 팽팽한 승부가 예상되었다. 모름지기 용호상박의 구도가 가장 재밌다.

 하라는 넌지시 정우의 실력을 떠봤다.

 “바둑 둔 지 얼마 안 됐다고 했지?”

 “응.”

 “그럼 내가 백돌할게.”

 “나야 고맙지.”

 하라가 백돌을 잡고, 정우가 흑돌을 선택했다. 보통 고수가 백을 잡고, 하수가 흑을 잡는다. 자존심을 내세울 수도 있으나, 정우는 효율성을 중시했다. 쓸데없는 자존심만큼 소모적인 노력은 없었다. 한 우물을 팔 때도 땅속에 무엇이 있는지는 알고 파야 한다.

 “이기면 알지?”

 “알아.”

 시작은 치열하지 않았다. 탐색전을 하며 의도한 대로 포석을 깔았다.

 하라는 정우의 얼굴을 보진 않았다. 심안을 사용해 이기고 싶지는 않았다. 상대의 패를 알고 두는 건 반칙이었다.

 곧 그 생각을 취소해야 했다.

 ‘궁지에 몰렸잖아.’

 언제? 라는 공통된 생각이 하라와 송 원장을 강타했다.

 그때부터였다.

 탐색전이 끝나자 정우는 본색을 드러냈다.

 정우의 바둑은 바람과 같았다. 잔잔할 때는 한없이 잔잔하지만, 공격할 때는 매서운 태풍이었다(疾風怒濤). 하라는 온몸이 땀으로 축축이 젖었다. 그만큼 하라도 집중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꾸욱꾸욱!

 제3자가 되어 관전 중이던 송 원장마저 입술이 바짝바짝 탔다. 찻잔을 3번이나 비우고도 입 안이 마른 사막처럼 갈라지고 있었다.

 ‘애들 바둑 맞아? 하라는 그렇다 치고 정우는?’

 하라와 바둑을 둔 지 1년이다. 비슷하다고 생각했는데, 돌이켜 보니 하라가 적당히 접어주고 있음을 깨달았다. 충분히 정우를 대적할 수 있으리라 봤건만, 웬걸? 팽팽함은커녕 사정없이 밀리고 있었다.

 ‘괴물 같은 녀석.’

 정우도 그동안 보여준 것이 전부가 아니었던 것이다. 바둑판 안에서 상대의 수를 읽어내는 수준이 상상을 초월했다. 마치 알고 있다는 듯이 하라의 착수를 막았다. 처음에는 그 사실마저 모르고, 왜 저기에 둘까 했는데 후반에 가니 물 흐르듯이 이어졌다.

 “졌어.”

 하라는 바둑돌을 던졌다. 불계를 선택하지 않고서는 배기지 못하도록 꼼짝달싹할 수 없었다. 이렇게 압도적으로 패배한 경우는 난생처음이다. 원장님에게 바둑을 배운 후, 아빠하고도 바둑을 뒀었다. 아빠와도 팽팽한 승부를 벌였는데, 정우한테는 상대가 되지 않았다. 다시 둔다고 해도 이길 것 같지 않았다.

 이건 마치 사기.

 ‘꾼!’

 바둑 타짜가 아니고서는 설명이 불가능하다.

 ‘말이 안 되잖아.’

 원장님한테 배운 지 보름도 되지 않았다고 하던데, 눈앞에 펼쳐진 실력은 국수에 버금갔다. 어쩌면 그 이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무지 닿지 않을 막막함만 느껴진다. 바둑의 최전성기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중반이다. 그래서 대부분이 일찍 시작한다.

 바둑은 전체적인 판을 짜고, 빠른 판단력과 끝까지 길을 잃지 않는 집중력이 중요하다. 나이가 들수록 판단력, 두뇌 회전, 체력이 달리기에 20대 후반이 되면 대부분은 기력이 하락한다. 그렇다 해도 정우는 납득이 되지 않는다. 아주 어릴 때부터 바둑을 두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이쯤이야.’

 별거 아닌 듯, 당연한 태도의 정우였다.

 부글부글!

 하라도 승부욕 하면 누구한테도 뒤지지 않는 편이다. 원장님이야, 가르쳐 주신 스승이라 적당히 흐름을 조절했을 뿐, 진짜로 하면 지지 않는다. 무엇보다 같은 나잇대에서 지고 싶지 않았다. 불가능이 가능한 경우는 한가지다. 정우는 꾼이 분명하다. 뭔지 몰라도 사기를 쳤다면 그에 상응하는 대접을 해줘야 마땅하다.

 “다시 해.”

 “그 전에 약속부터.”

 하라는 이기면 소원을 들어준다고 했다.

 ‘사인이야 얼마든지.’

 해줄 수 있었다. 자필 사인은 많이 해 주지 않았다. 하라는 펜을 꺼내 종이에 사인을 해 주려고 했다. 집에 가서 자랑을 해도 된다. 잘 몰랐는데 내 사인이 꽤나 비싼 가치가 있다고 한다.

 “뭐 하는 거야?”

 “이거 아니었어?”

 정우가 어이없다는 듯이 보자, 하라는 민망했다. 당연히 원할 줄 알았는데, 아니라고 하니 부끄러웠다. 그래서 그런지 평소와 다르게 목소리 톤이 좀 더 높았다.

 “그럼 소원이 뭔데?”

 혹시 뽀뽀를 원하는 거야?

 그건 안 돼.

 나의 소중한 입술은 낭군님한테만 허락할 거라고.

 “딱밤.”

 “……?”

 찰나, 사고력이 정지되었던 하라는 의도치 않게 이마를 내놓고 있는 상태가 되었다. 완전한 무방비였다.

 달게 받겠다는 의사표현으로 받아들인 정우는 손가락을 발포했다.

 따악!

 하라의 이마가 크게 젖혀졌다.

 풀썩!

 머리가 뒤로 왔다 갔다, 소파의 탄력을 확인시켰다. 딱밤의 강력한 충격, 일직선의 관통력이 신안마저 흔들어 놓았다. 정갈하게 빗어 S컬의 느슨하게 펌을 준 긴 머리카락이 화악! 뒤로 펼쳐졌다 원래의 자리로 돌아오자 산발이 되었다.

 부르르!

 동공이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 하라의 정신 상태를 말해주고 있는 현실적인 스타일이었다.

 “아……파!”

 머리를 빗어 넘길 정신도 없이 이마를 두 손으로 비벼야 했다. 어찌나 아픈지 방금 뭘 했는지마저 잊는 순간기억상실이 왔다. 수초가 흐른 뒤에야 겨우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귀여워.’

 평소의 하라는 정우와 마찬가지로 조숙했다. 그런 모습만 봐 왔던 송 원장은 하라의 허둥지둥하는 모습이 귀여울 따름이었다.

 후후!

 담담한 미소를 짓고 있는 정우가 하라의 동공을 테러했다. 저 아무렇지 않은 미소가 평정심을 크게 흔들어 놓았다. 심안을 컨트롤한 이후로 이토록 격한 감정적 트라우마는 처음이다.

 ‘반발력이 제법이야.’

 정우는 바둑판을 정리하고, 흑과 백으로 나누어 그릇에 담았다. 다음 대국을 위한 준비, 정신 나간 상대에 대한 배려였다. 보기에 따라서는 염장 지르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사람의 관점은 개개인이 다르며, 개성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내기가 있단 말이지.’

 하라의 이마를 치는 순간 무의식적으로 반발력이 형성되었다. 이는 몸 안에 내기가 쌓여 있다는 반증이었다. 강천도 그렇고, 평범한 집안 내력은 아님을 확인했다.

 ‘단련된 수준에 따라 속성 등급도 달라지나?’

 정우는 단정 짓지 않았다. 개인 간의 차이를 전체로 보는 건 어리석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은, 역으로 아는 만큼만 해석이 가능하다는 뜻이 되기도 한다. 하라만의 고유 특성을 전체로 일반화하지는 않았다. 다만, 이 시대의 무인에 대해서는 호기심이 생겼다. 무인에게 부여된 속성이 내공이라면, 과거와는 또 달라졌을 테니까.

 ‘굳이 속성이 아니더라도 내공을 쌓기에는 좋은 시대이기도 하고.’

 내공수련의 기본은 호흡법에서 나온다. 이 세상도 호흡법을 훈련한다. 그럼에도 내가기공을 드러내는 경우는 흔치 않았었다. 30년 전 격변의 시대를 맞이한 후, 천기가 열리면서 내공을 쌓을 수 있게 된 건지도 모른다.

 “정우야, 하라는 여자잖아.”

 “남녀는 평등하다고 배웠는데요.”

 과거의 유물인 유교적 교육의 폐단을 개선해, 현재는 남녀의 차등이 대부분 사라졌다. 군대 가는 것만 빼고.

 “하아아, 남녀의 육체적인 평등을 말하는 게 아니지 않니?”

 “원장님은 여자 아닌가요?”

 송 원장은 정우가 알면서 그러는 건지, 몰라서 그러는 건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그간의 행적을 보면 충분히 의심이 되었다. 애는 맞지만, 애 같지 않았다. 말로 해선 통할 것 같지도 않고, 말만 길어질 판국이다.

 ‘알고 싶으면 알려줘야지.’

 정우는 새침하게 노려보는 하라를 여유롭게 마주했다.

 -최선을 다했을 뿐이야.

 하라의 심안에 읽힌 정우의 생각이었다. 사적이 감정이 없었다는 의미였다. 그래서 얄미웠다. 게임에 최선을 다했을 뿐이고, 감정이 없으니 냅다 후려쳤겠지. 이게 더 기분이 나쁘다. 차라리 감정적이었으면 그나마 인간적이었다.

 “이번엔 네가 백돌로 해.”

 “알았어.”

 하라는 확실히 보통 소녀가 아니다. 강천이 딱밤 맞는 걸 본 여자애들은 정우에게 도전할 엄두를 내지도 못했다. 한 방 맞아보면 어떻게 되는지, 강천이 자주 보여주었다.

 예쁘장한 외형과 달리 하라의 승부욕은 남다르다 못해, 굉장했다. 이기고자 할 때는 반드시 이겨야 직성이 풀렸다.

 탁! 탁!

 정우와 하라는 한 점, 한 점 바둑판을 장악해 나갔다. 남다른 긴장감이 원장실을 메웠다. 송 원장도 이때만큼은 입도 뻥끗하지 않았다. 바둑은 예의로 시작해, 예의로 끝난다는 말이 있는 만큼 정숙은 필수다. 바둑 대결 시 응원단을 모아놓고 응원하는 경우는 본 적이 없다.

 -화점을 장악해야지.

 바둑판 안에 찍힌 9개의 점을 화점이라고 한다. 또한 중심을 천원(天元)이라고 하여 우주의 근원으로 지칭했다.

 정우는 정석대로 두고 있지만, 변칙도 감수하고 있었다. 2선에서 시작하여, 점차 안으로 파고들어갔다.

 흑과 백의 치열한 사투가 펼쳐졌다.

 주르륵!

 하라의 귀밑머리에선 땀이 배어 흘러내렸다. 집중력이 극에 이른 반증이다. 그만큼 막대한 심력을 쏟아붓고 있었다.

 ‘신안을 쓰시겠다.’

 바둑을 둘 때마다 하라의 두 눈이 빛을 발하며 정우의 동공을 읽고 있었다. 꼼수를 마다하지 않고 전력을 다하겠다는 의도다. 악바리 근성이 돋보인다.

 ‘그렇다면.’

 정우는 착수를 하기 전, 하라를 힐끔 봤다.

 -여기다 두면 3집을 앞서겠지.

 정우의 의도를 읽은 하라는 맥을 끊어갔다. 생각을 읽고 있다는 것을 들키지 않기 위한 위장술이 더해졌다. 보기에 따라서 따라가는 것 같이 보이지 않아도, 착수가 이어질수록 정우와는 3집이 아니라 대등해졌다. 팽팽한 대결이 지속되는 가운데 의도와 다른 수가 계속되면, 사람인 이상 심리적으로 쫓기게 된다.

 -우가 아니라 좌로 가야겠어.

 바둑 칸을 세면서 정확한 지점까지도 읽힌다. 하라는 정우의 의도를 지속적으로 방해하며 심리적으로 우위에 서려고 노력했다.

 ‘굉장해.’

 하라는 대결을 할수록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냉정해지기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자기만의 바둑을 두는 정우의 집중력에 감탄했다. 아빠도 신안을 쓰면, 기술 쓰지 말라고 투정부리시곤 했었는데. 뭐라더라? 기술 쓰다 걸리면 손모가지를…… 확! 하려다가 엄마가 들어오는 걸 보고 휘파람을 부셨다.

 ‘그래도 내가 이겨.’

 하라의 집중력도 극대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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