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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당신에게 축복이 함께 하기를
작가 : 한량
작품등록일 : 2017.6.3

소년 이나드의 평범하지 않은 사제 수행기

 
20화
작성일 : 17-07-21 18:00     조회 : 248     추천 : 0     분량 : 3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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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신부님은 그렇다 치고 엔지는... 걔도 그렇다 쳐도 카샤 얘는 이런 거 하나 안 해주고 뭐했나 몰라 그것도 한 달 동안이나”

 

 “그러... 게요?”

 

 솔직히 말하자면, 그 점에 대해 딱히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불편하거나 궁금하진 않았어? 왜 안 알려주냐고 하거나”

 

 “바빠서 그럴 겨를이 없었던 것 같아요”

 

 아침부터 저녁까지 셋에게 교육을 받는 나날들이었는데 무슨 생각이 있겠는가. 그렇게 저녁을 먹고 나면 잠깐 자기만의 시간을 가지고 잠에 드는 나날들.

 

 “불쌍한 아이...”

 

 “아니 전...”

 

 “괜찮아 괜찮아. 이해한단다 그 시절엔 배울 것도 많아서 힘든 법이야”

 

 “아뇨 딱히 힘들진...”

 

 “말 안해도 다 안단다”

 

 이나드는 나름대로 카샤와 엔지에게 많이 휘둘려서 이런 일엔 익숙해졌다 자부했는데 마들린의 마이페이스를 겪게 되자 거센 파랑을 만난 돛단배 마냥 사정없이 휘둘렸다. 귀찮지만 마냥 귀찮지는 않고, 불편하지만 마냥 불편하진 않은 이상한 느낌. 이나드가 마들린을 돌아보자 시선을 느낀 그녀는 마주보며 싱글벙글한 표정 그 자체의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발걸음은 계속 되었고 한 곳에 처음으로 멈추게 되었다.

 

 “여긴 울타리라는 이름의 내 단골 식당. 양고기가 맛있어”

 

 “그렇군요”

 

 “자. 다음으로~”

 

 “끝이에요?”

 

 그렇게 이상한 안내가 시작되었다.

 

 “여긴 마르지오. 옷을 파는 곳이고 내가 주로 다니는 곳이야”

 

 “여긴 로모스. 단골 식당으로 여관도 같이해”

 

 “여긴 내 단골 책방”

 

 “여긴...”

 

 “그리고 여긴...”

 

 그녀가 안내하는 곳은 대부분은 식당으로 죄다 자신의 단골집이었다.

 

 “여긴 바랑터라는 이름의 식당으로...”

 

 “마들린씨의 단골집이라고요?”

 

 “나도 이곳에 오기는 하는데 신부님이 자주 가시는 곳이야.”

 

 “......”

 

 “왜?”

 

 “아니 자꾸 단골집만 가시길래 그 쪽으로만 안내하시는 줄 알았죠”

 

 “어머 들켰네?”

 

 “모르는 사람이 바보라고 생각합니다만”

 

 “끝날 때까지 모를 줄 알았는데?”

 

 그녀는 사람이 상처 받을 소릴 아무렇지 않게 장난기와 능청스러움을 첨가시켜서 말했다. 그런다고 상처를 안 받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것저것 다 알려줬잖아? 잡화점, 용병길드, 무기점, 우체국... 다 알려줬네!”

 

 “그런 것들은 그냥 흘리듯이 설명하셨잖아요!”

 

 몇몇 개는 기억조차도 안 난다.

 

 “니가 다 외울 줄 알았지 그리고 그런 중요하지 않은 것들은 굳이 추가 설명할 필요 없어”

 

 “...중요하지 않다뇨?”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건 의식주란다. 먹고, 마시고, 입고, 자고”

 

 사람의 원초적인 본능을 물고 늘어지자 이나드는 잠시 고민에 빠졌다.

 

 “...그건 그렇죠 그런데...”

 

 “자. 그럼 다음으로~”

 

 “......”

 

 능청스럽게 상황을 돌린 그녀는 이나드의 말을 무시하곤 앞장서서 다시금 가이드를 계속했다. 그러던 중 이나드에게 익숙한 장소에서 발걸음을 멈추었다. 파란 지붕이 어울리고 산뜻한 앞마당?이 펼쳐져 있는 아담한 건물

 

 “여긴 고아원”

 

 “알아요. 저번에 쉬는 날 같이 갔던 적이 있거든요”

 

 “카샤랑?”

 

 “네”

 

 “카샤가 끌고 갔지?”

 

 “음... 그렇다고 할까요”

 

 정확히는 속아서 간 것이지만 이나드는 사소한 건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어때?”

 

 “고아원이요? 애들이 밝던데요 제가 살던 수도원의 아이들보다도 훨씬 더요”

 

 “음 그렇구나~ 가 아니라 카샤가 어떻냐고”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데요”

 

 여러 생각이 이나드의 머릿속을 맴돌았지만 오히려 많은 생각이 그의 사고력을 혼란시켜갔다.

 

 “그러니깐 말이지... ”

 

 말을 하려던 마들린은 뭔가가 생각난 듯이 눈을 반짝였고 재차 말하려는 듯이 이나드에게 몸을 밀착했다. 그리고 이나드는 그 모습에 약간 두근거렸다.

 

 “카샤가 귀엽지 않냐고”

 

 “...!?”

 

 이나드의 반응을 보자 마들린은 정답이라고 생각했다.

 

 “같은 여자가 봐도 귀여운데 남자로서는 어떤가 싶어서 그래. 응?”

 

 “무...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죠!? 저는 아니, 우리는 사제잖아요 게다가 그런 생각을...”

 

 “에이 깐깐하기는~ 농담이야 농담”

 

 마들린은 그렇게 말하며 이나드의 볼을 꼬집었다.

 

 “으우우브”

 

 “아무리 사제라고 해도 그런 농담도 못하니? 근데 얘 손맛이 좋네?”

 

 부끄러운 것도 부끄러운 거지만 점점 강해지는 고통을 견디지 못한 이나드는 그녀의 손을 쳐냈다. 얼마나 잡아당겼는지 뭐라 항의하는 것보다 볼을 문대는 걸 선택할 정도로 얼얼했고 이나드의 볼은 부끄러움으로 인한건지 통증으로 인한건지 가을에 잘 어울리는 색으로 물들었다.

 

 “어머 아팠니? 미안해~”

 

 미안함을 담은 눈가와 아직도 방긋 웃고 있는 미소. 자기 마음대로 움직이는 안하무인적인 행동이지만, 아이 같이 천진난만한 얼굴은 불쾌한 행동도 그저 조금 짓궂은 미녀의 장난으로 치부해 버릴 만큼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얼굴이었다. 그걸 보며 이나드는 사제가 되지 않았으면 무슨 일을 했을까 생각을 했다.

 

 “자. 계속 가자”

 

 “기왕 고아원에 왔으니 들렸다 가는 게 어때요?”

 

 “아냐 아냐 아냐 우리가 가면 오히려 번거롭고 역효과가 날거야”

 

 “아닐 거예요 오히려 카샤 사제님과 애들이 반길걸요?”

 

 “아냐 니가 틀려 그러니 가던 길을 계속 가자.”

 

 이나드는 왠지 격하게 거부하는 마들린의 태도에 의아해 하면서 뒤따라갔다.

 

 “여긴 북쪽의 중앙 광장. 언제나 사람들이 많은 곳이지.”

 

 그녀의 말을 증명을 하듯 중앙 광장엔 물건을 파는 상인들과 물건을 사려는 사람, 그리고 그 모습을 구경하는 사람과 광장 주변을 뛰어다니는 아이들, 각자의 목적을 위해 모인 여럿 등등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여러 노점들이 주전부리를 팔고 있었다. 그리고 그 노점을 보며 그녀가 할 말이 대충 떠올랐다.

 

 “저기 저 아저씨 보여?”

 

 “인상 좋은 아저씨요?”

 

 “응. 그 아저씨”

 

 그녀가 가리킨 곳엔 인상 좋은 아저씨가 인상 좋은 미소를 지으며 꼬치고기를 굽고 있었고 이쪽의 시선을 느꼈는지 미소를 지었다. 그에 둘은 미소로 화답했다.

 

 “맛있어요?”

 

 “아니 맛없어”

 

 그녀는 미소를 지으면서 그렇게 단호하게 말했다. 물론 그녀도 사제인지라 크게 말하진 않았다.

 

 “???”

 

 “사람은 좋은데 진짜 맛없어.”

 

 마들린은 의아해하는 이나드를 향해 확인사살을 날렸다.

 

 “저기 험상궂은 아저씨 보여?

 

 “네.”

 

 그녀의 손가락 끝에는 인상은 있는 데로 다 찌푸리며 과자를 파는 덩치 큰 아저씨가 있었다.

 

 “맛있어”

 

 “......”

 

 “엄청 맛있어”

 

 “저런 얼굴에 저런 표정에요?”

 

 “그래! 표정이 저래서 애들은 감히 못 먹는 음식이지만 어른들이 많이 사 먹어”

 

 “어른들한테 사달라고 하면 되지 않나요?”

 

 “어른들은 애들한테 맛없다고 하거든”

 

 “...그게 뭐예요”

 

 “비뚫어진 독점욕이지”

 

 “...여러모로 아이러니 하네요”

 

 “사람은 본업만 잘하면 된다는 거지 음식을 파는 사람은 음식만 잘 만들면 되고 옷을 만드는 사람은 옷만 잘 만들면 되고 우리는... 잘해야 되는 게 많네”

 

 이나드는 그녀의 말에 갑작스레 말문이 턱 막혔다.

 

 “그리고 저게 시계탑.”

 

 광장의 중앙엔 5미터 정도 되는 나무탑이 우뚝 서 있었다. 탑의 상단에는 나무 원판이 존재했고 그 속엔 긴 바늘과 작은 바늘이 제각기 다른 숫자를 가리키고 있었다.

 

 “마을의 유일... 하진 않나? 아무튼 시간을 알려주는 곳이지.”

 

 “신부님이 작은 시계 가지고 다니시는 거 봤는데 그건요?”

 

 “회중시계? 그거 3개면 저거 하나 더 만들 수 있을 걸”

 

 “......”

 

 그 가격에 이나드는 입을 벌리며 놀랐다. 그를 살펴보던 마들린은 문득 어제 들었던 것이 생각났다.

 

 “시계는 볼 줄 알지?”

 

 “...화 내도 되는 부분 맞죠?”

 

 “아니야~”

 

 이나드는 자신을 무시한 말보다 방금 전의 말이 조금 더 화가 났다.

 

 “근데 아는 곳도 없으면서 어딜 가려고 한 거니”

 

 “저도 아는 식당 하난 있거든요!”

 

 “응? 어디? 어지간한 곳은 다 내가 안내한 곳 일 텐데”

 

 “저기 고아원에서 남쪽으로 가다보면 있는 식당술집이라는 곳이에요”

 

 “식당술집... 내가 그런 이름의 식당을 모를 리 없는데”

 

 “얼마 전에 개업했다고 하더라고요”

 

 “흐음... 그래?”

 

 아무래도 그녀의 식당리스트에 하나가 더 추가될지도 모르겠다.

 

 “원래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려고 했는데 말이지...”

 

 마들린은 그렇게 말하며 약간 고민을 했다.

 

 “...돈이 없으신거면 제가...”

 

 “아냐 아냐 내가 돈이 없긴 무슨! 엔지가 점심 해준다고 했으니까 교회로 가자”

 

 그리고 마들린이 엔지에게서 점심을 먹는 일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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