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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은혜로운 열애사
작가 : 우연리
작품등록일 : 2017.6.2

"귀신의 노래를 들어본 적 없죠?"

은혜가 물었다.

"춤 추는 건 본 적 있습니다."

차트를 넘기던 무열이 대답했다. 콧등을 타고 내려온 안경을 끌어 올리려다 그냥 벗어 버렸다. 은혜만 있는데 뭐 어떠랴 싶었다.

"어땠는데요?"

"굳이 말로 해야 압니까?"

은혜와 무열이 조소를 머금었다. 삐딱한 그들의 입술은 동시에 답을 뱉었다.

"최악이죠."



귀신이 들리는 여자 주은혜와 귀신이 보이는 남자 최무열의, 미스터리로맨스릴러 은혜로운 열애사.

 
프롤로그 - 그 남자
작성일 : 17-06-04 00:13     조회 : 291     추천 : 1     분량 :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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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른 새벽부터 출근길에 나선 노교수는 한가로운 병원 복도에서 반가운 얼굴을 잡아챘다.

 

  "최 선생!"

 

  "이 교수님."

 

  이 교수는 눈앞의 훤칠한 사내를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어릴 적 유약하던 모습은 온데 간데 없이 듬직한 남자로 잘 성장한 것만 봐도 배가 불렀다. 최 원장과 절친한 이 교수는 무열을 자신의 아들처럼 여기는 경향이 있었다.

 

  "어제 오후에 자리에 없던데, 어디 갔었나?"

 

  "후배가 갑자기 모친상을 당해서. 잠시 조문 다녀왔습니다."

 

  "저런, 후배라면 같은 외과?"

 

  "아뇨. 그 친구는 내과 레지던트입니다."

 

  "그렇군. 안됐구만."

 

  새벽녘의 병원은 적막감이 감돌았다. 두 사람은 천천히 하얀 대리석 바닥을 걸어갔다. 이 교수는 차트를 보느라 정신이 없는 무열을 슬쩍 올려다 보았다.

 

  참 잘 생겼지. 키도 제 아비 닮아 훤칠하니 크고. 의사의 기본은 체력이라는 걸 잘 아는 터라, 없는 시간을 쪼개 운동도 꾸준히 하는 녀석이었다.

 

  게다가 늘 쓰고 있는 안경마저도 간호사들은 지적으로 보인다며 좋아라했다. 하지만 이 교수는 언제나 그 안경이 신경 쓰였다.

 

  ……아무래도 평생 조심해야 하니 안경을 쓰는 편이 좋겠지만. 현재 시력이 나쁜 편은 아니라 저 렌즈에 도수는 별로 없을 거다.

 

  시력 보호 용도라기보단 아마…….

 

  "이 교수님?"

 

  무열이 자리에 멈춰 선 이 교수를 의아하게 불렀다.

 

  "아, 가네. 가."

 

  이 교수는 서둘러 무열을 따라 잡았다. 잡담을 몇 마디 더 나누던 그들은 곧 각자의 과로 헤어졌다. 이 교수는 무열의 올곧은 등을 돌아 보았다.

 

  "평생 지워지지는 않는 건가……."

 

  안타까운 노교수의 혼잣말은 젊은 전문의에게 닿지 않았다.

 

  무열은 간간히 간호사들의 인사를 받으며 거침없이 걸어갔다. 중환자실로 향하던 와중 건너편에서 다가오는 타과 전문의와 고개를 까딱였다. 얼굴은 익숙치 않지만, 어디 담당인지 오래 고민할 필요는 없었다.

 

  소아과군.

 

  ……게다가 더럽게도 실력 없는 전문의인가 보지.

 

  남자의 주변을 살피던 무열은 차트를 한 장 넘겼다. 차트를 보는 척, 곁눈질로 남자를 다시금 훑어 보았다.

 

  하얗게 질린 피부에 다크써클이 도드라진 남자였다. 키는 큰 편인데 몸은 깡 말라, 걸음새가 꼭 허우적대는 것 같았다.

 

  차트를 한 장 더 넘긴 무열이 주머니에서 펜을 꺼냈다. 그리고 곁을 지나쳐 가는 남자의 가운에 박힌 이름을 차트 한 구석에 받아 적었다.

 

  저 전문의에 대해 알아 봐야 겠다. 특히 의료 사고 중심으로.

 

  선생님, 선생님. 그렇게 말하는 듯 남자 주변에 주렁주렁 매달린 아이들이 입을 옴죽이고 있었다.

 

  "……."

 

  남자는 끝나지 않는 악몽에 시달리는 사람처럼 허우적거리며 무열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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