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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제3의 카니발
작가 : anak****
작품등록일 : 2025.3.13

6600만 년 전 지구의 공룡을 멸종시킨 후 지구에 안착하려는 아틀란티스인과 이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현대 지구인들의 이야기

 
칼과 총의 대결
작성일 : 25-03-23 00:25     조회 : 39     추천 : 0     분량 : 5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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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티안 사령관의 말은 마치 벌집을 건드린 것처럼 한동안 장내를 혼란에 빠뜨렸다.

 

 “외계인? 사령관, 그게 사실입니까?”

 “1함대라면 우주군 주력함대 아닙니까? 그런데 전멸 당했다고요?”

 

 그때 이 상황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었던 시그넬린이 나섰다.

 

 “이럴 때가 아닙니다! 우리에겐 시간이 없습니다!!”

 

 앙칼진 시그넬린의 호통에 사람들은 하나둘, 입을 닫으며 그제야 베티안 사령관의 말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네. 1함대는 전멸했습니다.”

 

 베티안 사령관이 짧은 단답형으로 말했다. 하지만 말투와는 달리 그의 표정은 급속도로 어두워졌다.

 그도 알고 있었다. 1함대의 위상이 어떠한지를.

 

 우주군 제1함대.

 아무리 군에 대해 무지한 일반인들이라도 모르는 이가 없을 만큼 1함대는 아틀란티스 최강의 전력이었다.

 

 아틀란티스에 4대 가문의 연합 정부가 탄생한 후, 행성에서는 전쟁이 사라졌다. 물론 지역적 파벌로 인한 소규모의 분쟁은 있었지만 군대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정부는 방심하지 않았다. 우주로 세력을 넓히면서 혹시 있을지 모를 호전적인 외계의 존재를 그들은 묵과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지상 병력을 줄이고 감축된 국방비를 우주군에 투자하여 막강한 전투력을 가진 우주함대를 탄생시킨 것이다.

 그중에서도 1함대는 원양함대로 총 50척의 최신식 전함과 4척의 보급함으로 이루어진 막강한 전투 집단이었다.

 

 “1함대가 전멸이라니. 바이단의 호들갑이 이해되는군.”

 

 베흘란의 눈길이 단상 아래의 군인들을 훑고 지나갔다. 한참을 살폈지만 그 어디에도 1함대 지휘관인 멕클린 함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일련의 사태로 인해 군의 수장으로서 부끄럽고 면목이 없습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에게 진실을 알리는 것도 제 의무이니 숨기지 않겠습니다. 멕클린 함장의 1함대는,”

 

 잠시 뜸을 들이던 베티안 사령관은 무겁게 달라붙은 입을 떼었다.

 

 “우주군 최강이라고 할 수 있는 1함대가 전멸하는 데는 채 10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부관, 화면 준비됐나?”

 “네, 사령관님!”

 

 부관의 대답과 함께 잠시 꺼져 있던 메인 스크린이 다시 환해졌다.

 

 “지금 보시게 될 영상은 1함대 지휘부와의 수신 내용과 전투 현황을 AI가 기록한 것으로 1함대 전멸 직전, 게이트를 통해 송출한 것입니다.

 

 사령관의 설명이 끝나고 다시 화면이 움직였다.

 위성 카메라는 2식민지 행성의 게이트 인근을 비추는 중이었다. 그곳에는 1함대가 편대를 지어 게이트 주위에 포진하고 있었다.

 그때였다.

 

 ”헉, 뭐야. 갑자기 어디서!!“

 

 미리 상황을 알고 있던 군 수뇌부를 제외한 모든 이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분명 아무것도 없던 1함대의 전면에 갑자기, 정체불명의 함선들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하나, 둘. 셋….

 

 마치 플래시가 터지듯 빛의 폭발을 일으키며 미지의 함선들이 차례대로 모습을 드러냈다.

 어림잡아 20여 척은 되어 보이는 상대의 함대를 눈여겨보던 베흘란이 중얼거렸다.

 

 ‘저건, 공간이동이다!‘

 

 아틀란티스가 그토록 염원하던 기술. 공간을 도약해 목표지로 순식간에 이동하는 텔레포트 기술을 저들은 너무 쉽게 사용하고 있었다.

 마치 하수들에게 시연이라도 하듯 그들은 눈 깜짝할 사이에 1함대 전면에 자리를 잡았다.

 

 「여기는 함대 지휘부, 저들에게 신호를 보냈으나 응답이 없다.」

 「멕클린 함장. 베티안 사령관이다. 적의 동태는 어떠한가? 공격 징후는?」

 「이상하리만큼 조용합니다. 상대 함선의 에너지 파장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함장, 선제공격은 불허한다. 사령부의 지시를 기다리도록.」

 

 에너지 파장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은 상대가 공격 의사가 없다는 것이기도 했다.

 먼저 도발하지 말라는 베티안 사령관의 지시는 충분히 이해가 갔다.

 지금 분위기로는 도저히 전투가 일어날 것 같지 않았다.

 

 ’하긴, 저대로 끝났으면 이런 상황이 오지도 않았겠지.‘

 

 그때 베흘란의 생각을 들여다보기라도 한 것처럼 전면에 도열한 전함 중 하나가 갑자기 반으로 동강 나며 폭발에 휩싸였다.

 곧, 비명 같은 멕클린 함장의 외침이 상황실 안을 가득 채웠다.

 

 「2번 전함 피격. 적의 무기는 파악이 안 됩니다! 공격 명령을 내려 주십시오!」

 「젠장, 발포를 허락한다. 응사하라!」

 

 베티안 사령관의 지시가 떨어지자마자 모든 전함의 포문이 열리며 적의 함대에 집중포화를 날렸다.

 레이저포, 어뢰등 각종 중화기들이 동원되어 상대의 함선에 퍼부어졌다.

 

 「전 함대, 발포 중지!」

 

 오 분여 정도 흘렀을 때. 멕클린 함장의 지시로 미친 듯이 퍼붓던 화력이 중지되었다.

 잠시 후, 화망이 걷히고 적 함대가 포진했던 공간이 화면에 드러났다.

 

 「저럴 수가!」

 

 멕클린 함장의 망연자실한 목소리에 베흘란은 마치 그가 눈앞에 있는 것만 같았다.

 

 「방어막이 작동되는 것 같습니다. 적 함선 20척, 그대로입니다.」

 

 최악이었다.

 그렇게 온갖 무기 세례를 퍼부었건만 적 함선의 격침은커녕 생채기조차 내지 못했다.

 그 순간이었다.

 

 끼이익!

 

 마치 쇠톱으로 잘려 나가는 듯한 기괴한 금속음을 내며 전면의 전함 세 척이 동시에 잘려 나갔다.

 얼마나 매끄럽게 절단되었는지 부드러운 진흙을 잘라도 저럴 수는 없을 것 같았다.

 곧이어 잘려 나간 부분들이 폭발을 일으키며 암흑으로 사라졌다.

 

 「함장, 멕클린 함장!」

 

 멕클린 함장을 찾는 다급한 베티안 사령관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으나 그는 묵묵부답이었다.

 

 「사령관님, 지휘부 피격입니다. 멕클린 함장은 탈출하지 못했습니다.」

 

 그것이 시작이었다. 전열이 무너지고 후미의 전함 몇 대가 또 동시에 폭발을 일으켰다.

 1함대는 마치 도화선에 연결된 폭탄처럼 차례대로 터져나가며 우주의 먼지가 되어 사라져갔다.

 

 「1함대에게 알린다. 핵 어뢰 사용을 허가한다. 핵 어뢰를 발사하고 게이트로 후퇴하라!」

 

 베티안 사령관의 지시로 채 열 대도 남지 않은 전함들이 일제히 핵 어뢰를 발사했다.

 이윽고 엄청난 섬광과 함께 메인 스크린의 화면이 하얗게 물들었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장면이었다.

 잠시 후, 하얀 섬광이 걷히자 장내는 다시 탄식과 놀라움으로 가득 찼다.

 

 ”맙소사!“

 

 묵묵히 상황을 지켜보던 베흘란의 눈매가 일그러졌다.

 괴멸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어느 정도 타격은 받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적의 함대는 여전히 그 자리에서 위용을 뽐내고 있었다.

 

 「전 함대 후퇴, 후퇴하라!」

 

 그러나 베티안 사령관의 외침이 무색하게, 단 한 대의 전함도 탈출하지 못했다.

 후미의 보급선까지….

 사령관의 말처럼 단 10분간의 전투로 전함 50척 보급함 4척, 도합 54척의 함선이 전멸했다.

 

 ”믿을 수가 없군.“

 

 베흘란은 직접 보고서도 믿기지가 않았다. 만약 이런 증거 화면이 없었더라면 믿지 못했을 것이다.

 이후, 모든 함선들이 몰살되자 적들은 함재기를 내보내어 탈출 선들을 요격하기 시작했다.

 살아남은 수 십 대의 탈출 선들은 그들의 사냥감이 되어 미처 게이트에 다다르기도 전에 전부 몰살됐다.

 그렇게 단 한 번의 교전으로 만 명이 넘는 목숨들이 산화되어 먼지처럼 사라졌다.

 

 쿠콰콰쾅!

 

 잠시 후, 함선들이 폭발할 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엄청난 굉음과 함께 2식민지 행성의 공간 도약 게이트가 폭발했다. 그렇게 화면은 종료되었다.

 그리고 모든 이의 눈길이 베티안 사령관에게로 향했다.

 

 ”….“

 

 베티안 사령관은 그런 사람들의 눈을 의식했는지 잠시 장내를 둘러보다 천천히 입을 열었다.

 

 

 ”보시다시피 적들의 문명은 우리 아틀란티스보다 훨씬 앞서 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베흘란 장관님?“

 

 베티안 사령관이 베흘란에게 동의를 구하자 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딱히 정보가 없어 확정할 수는 없지만, 우리보다 최소 80년 이상은 앞선 것으로 보입니다.“

 ”근거는요?“

 

 이제껏 지켜보기만 했던 시그넬린이 대화에 끼어들었다. 베흘란은 그런 시그넬린을 힐끗 쳐다본 후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저들의 무기 체계는 알 수 없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공간 도약 기술입니다. 우리기술로는 아직 우주선에 공간 도약 장치를 설치할 수 없습니다. 아시다시피 공간 도약 스테이션을 만들어 외부에서 운용하는 수준이죠. 지금의 발전 속도로는 대략 50년 뒤에 연구가 끝날 것이고 개발하는데 20년, 설치 및 시험 운행하는데 10년. 거의 80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80‘ 이라는 숫자 앞에 시그넬린을 비롯한 사람들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80년.

 지금 같은 우주 시대에 80년의 격차는 너무 컸다.

 향후 80년이 흘러 아틀란티스가 함선용 공간 도약 장치를 개발했을 때쯤, 저들의 문명이 얼마만큼 앞서 나가 있을는지는 예측조차 되지 않았다.

 

 ”그것도 아주 긍정적으로 생각했을 때의 수치입니다.“

 

 베흘란은 이 말을 남기고 다시 자리에 앉았다.

 하긴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 없었다. ’80년 격차‘라는 한 마디로 1함대 전멸의 이유로 설명되고도 남았으니까.

 베티안 사령관이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존경하는 베흘란 장관님의 말대로 저들과 우리의 격차는 상상 이상입니다. 게다가 저들은 이미 우리의 무인 탐사선을 나포해 아틀란티스에 대해 면밀히 조사를 마친 것으로 판단됩니다.“

 

 ’끄응.‘

 

 사령관의 말에 베흘란은 신음을 토해냈다. 역시 탐사선이 문제였다. 중구난방, 무작위로 전우주를 향해 발사된 탐사선이 아틀란티스의 흔적을 외계에 알린 셈이었다.

 그것도 아틀란티스보다 훨씬 앞선, 호전적인 문명 세계에 말이다.

 그때 젊은 장교 하나가 사령관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는 네시안이었다.

 

 ”그럼 사령관께서는 저들의 최종 목표가 아틀란티스라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그렇다면 저들의 도착 시점은 언제입니까?“

 ”외계인들은 대략적인 우리 행성의 위치를 파악했습니다. 하지만 방향만 확인한 것으로 2행성과 우리 사이에 아틀란티스와 비슷한 크기의 행성만 약 3천 개가 있습니다. 우선 저들이 1행성과 2행성을 찾는데 걸린 시간을 대입해 본바, 최소 250일, 최대 300일정도로 예상됩니다.“

 ”사령관님. 아직 2함대는 건재합니다. 게다가 총동원령까지 내리면 해볼 만하지 않을까요?“

 

 거듭된 네시안의 질문에 베티안 사령관이 뭐라 말을 하려고 하자 베흘란이 끼어들었다.

 

 ”사기를 꺾기 위해서는 아니지만, 이럴 때일수록 현실을 직시해야 해. 2함대는 행성 방어용이다. 노후화된 전함이 대다수야. 신형 전함이 주축이 된 1함대도 단, 10분만에 괴멸됐다. 네시안. 저들이 보여준 무력은 극히 일부분일 뿐이야. 만약, 그들이 아틀란티스에 도착한다면.“

 

 베흘란은 바싹 마른 입술에 혀를 둘러 침을 묻혔다. 그리고 말을 이어나갔다.

 

 ”잘 벼려진 칼로 무장한 군대와 최신 총으로 무장한 군대의 싸움이 될 거야.“

 

 베흘란의 확신에 찬 발언은 네시안의 항전 의지를 꺾어 버리고 말았다.

 그는 베흘란의 말뜻을 충분히 이해했다. 아틀란티스의 전력은 아무리 잘 쳐줘봤자 날카로운 칼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어쨌든 칼은 칼이다. 총에 비할 바는 못 된다.

 만약 외계의 침략이 시작되면 아틀란티스는 말 그대로 종말에 직면할 것이었다.

 

 ”이상 보고를 마치겠습니다. 의장님.“

 

 말을 마친 베티안 사령관이 가볍게 머리를 숙인 후 자리로 돌아갔다.

 그리고 한 편에 서 있던 시그넬린이 다시 단상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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