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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제3의 카니발
작가 : anak****
작품등록일 : 2025.3.13

6600만 년 전 지구의 공룡을 멸종시킨 후 지구에 안착하려는 아틀란티스인과 이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현대 지구인들의 이야기

 
첫 번째 축제 ; 저물어가는 파충류의 시대
작성일 : 25-03-16 15:58     조회 : 44     추천 : 0     분량 : 55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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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첫 번째 폭발.

 길이 10킬로미터에 육박하는 유선형의 소행성이 마치 사냥꾼이 던진 날카로운 창끝처럼 해수면에 내려꽂혔다.

 

 “끄응!”

 

 베흘란의 굳게 다문 입에서 신음이 흘러나올 정도로 충격의 여파는 상상 이상이었다.

 회의가 시작된 내내 포커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던 시그넬린의 동공이 흔들리며 감탄사인지 비명인지 모를 소리를 뱉어냈다.

 

 “하아….”

 

 그것은 마치, 바다 한가운데에서 산봉우리가 솟아오르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자 바로 위에서 한가로이 비행을 하고 있던 깃털 달린 파충류들이 졸지에 날벼락을 맞았다.

 깜짝 놀란 파충류들은 자신들의 밑에서 솟구쳐오는 거대한 물줄기를 피하기 위해 미친 듯이 날갯짓을 했으나 그것으로는 역부족이었다.

 초속에 가까울 속도로 솟아오른 물기둥은 순식간에 파충류들을 집어삼키고 대기권까지 치솟았다.

 그로부터 몇 초 후,

 성층권까지 다다른 물기둥이 바닥에 떨어질 때쯤, 좀 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대폭발이 일어났다.

 

 두 번째 폭발이었다.

 

 해수면을 뚫고 들어간 소행성이 바닥의 기반암과 충돌한 것이다.

 핵폭탄 10억 개가 동시에 터진 것과 같은 이 엄청난 파괴력은 기반암을 녹이고 모조리 플라즈마화 했다.

 그뿐만 아니라 수 천도에 이르는 열기가 충돌지점의 해수를 증발시키고 깊이 40킬로미터, 반경 150킬로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분화구를 만들었다.

 

 잠시 후,

 이 가공할 열 폭풍은 광속의 속도로 반경 1,500킬로미터에 있는 모든 것들을 집어삼켰다.

 이 모든 게 소행성이 충돌하고 단, 일 분여 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맙소사!”

 

 상황실 곳곳에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모두가 벌어진 입을 닫지 못하고 마치 넋이라도 나간 사람처럼 시선을 스크린에 고정했다.

 

 “이럴 수가….”

 

 베흘란은 현기증을 느끼고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제발 꿈이었으면, 아니 꿈이어야만 했다.

 저게 현실 일리는 없었다. 베흘란은 머리를 쥐어뜯으며 눈을 감고 말았다.

 그리고 다시. 천천히 눈을 떴다.

 

 “미친!”

 

 하지만 그것은 현실이었다. 그것도 지독한 현실.

 베흘란의 바램과는 무관하게 마치 무성영화를 상영하듯 대형 스크린에서는 그 지옥도를 구석구석 비추고 있었다.

 

 “충돌지점 말고 다른 곳으로.”

 

 어느새 평정심을 되찾은 시그넬린이 특유의 무표정한 얼굴로 지시를 내렸다.

 그러자 위성 카메라가 초토화된 충돌지역을 벗어나 대륙 곳곳의 상황을 화면으로 송출했다.

 그때 바이단이 퀭한 눈을 껌뻑이며 화면을 가리켰다.

 

 “저, 저건!”

 

 그것은 마치 고통에 울부짖는 에녹스3의 눈물.

 온갖 재와 그을음으로 얼룩진 시커먼 하늘에서 붉은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대 폭발에 살아남은 파충류들은 평소와는 다른 하늘을 바라보며 뒷걸음질 치고 있었다.

 그들은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잠시 후, 자신들을 덮칠 저 붉은 비의 정체를.

 

 “오!!”

 

 붉은 비가 지상의 생명체들을 덮치는 순간 바이단의 벌어진 입에서 침이 흘러내렸다.

 그것의 정체는 수백 도로 달구어진 유리 결정질.

 동물이든 식물이든 그것에 닿는 모든 것들이 활활 타올랐다.

 

 “대멸종의 전주곡으로 더할 나위 없군.”

 

 시그넬린의 입에서 무심한 한마디가 흘러나왔다.

 그때 그녀를 보좌하던 장교가 마치 악마를 보는듯한 눈빛을 흘리며 말했다.

 

 “소, 소행성이…, 완전히 소멸했습니다.”

 

 이 무지막지한 소행성은 소멸 직전,

 자신의 60배에 해당하는 지각을 갈기갈기 찢어내어 상공으로 날려 보냈다.

 그리고 산산조각이 난 대지는 대기권까지 치솟았다가 활활 타오르는 불의 비가 되어 지상으로 쏟아져 내린 것이다.

 게다가 에녹스3은 자전을 하고 있었다.

 만 하루가 되지 않아 이 땅의 대부분은 전무후무한 미증유의 화재로 신음할 것이다.

 

 “이제. 끝난 겁니까?”

 

 바다가 통째로 증발하면서 생긴 엄청난 수증기로 인해 화면이 뿌옇게 변하자 누군가가 말했다.

 

 “끝? 이제부터야. 최악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어.”

 

 모든 것을 체념한 듯 베흘란이 무기력한 표정으로 힘겹게 말을 꺼냈다.

 

 “네? 아직 대부분의 대륙은 멀쩡한데. 화재도 비가 내리면 진정될 테고요.”

 

 베흘란은 이제 파릇파릇한 턱수염이 자라나기 시작한 젊은 과학자를 향해 조용히 말을 이어나갔다.

 

 “차라리 저기에 있었던 파충류들이 운이 좋은 거지. 앞으로 펼쳐질 악몽을 생각하면 말이야.”

 

 베흘란의 손끝은 조용히,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소행성 충돌지점을 가리켰다.

 

 “왜 그렇게 생각하시는지.”

 

 모든 게 무의미해진 베흘란은 젊은 과학자의 말에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때, 상황실 장교의 급박한 목소리가 다시 울려 퍼졌다.

 

 “충돌 진원지에서 태풍 발생, 속도를 측정할 수 없는 초대형 태풍입니다!”

 

 베흘란의 말대로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진원지에서 발생한 시속 1,000킬로미터의 태풍이 약 6시간 후면 수천 킬로 떨어진 인근 대륙과 해안가를 덮칠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맨틀까지 뚫고 들어가 직격해버린 소행성의 파괴력은 진도 11이상의 대형지진을 발생시킬 것이다.

 그것은 대지에 뿌리를 두지 않은 모든 것들을 튕겨 버릴 만큼의 가공할 충격.

 충돌의 대참사에서 살아남은 무게 수십 톤의 거대 파충류들을 마치 공깃돌을 굴리듯 허공에 띄웠다가 떨어뜨리기를 반복할 것이다.

 

 그리고 태풍과 지진이 지나간 곳에서는 대형 쓰나미가 그 자리를 차지할 게 분명했다.

 높이 1킬로미터에 이르는 초대형 쓰나미가 수천 킬로미터나 되는 에녹스3의 해안가를 초토화 시킬 것이었다.

 하지만, 재앙이라는 이름의 포식자는 여전히 굶주려 있다는 것을 저들은 알까.

 

 ‘그게 끝은 아니지….‘

 

 결국 베흘란은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고 머리를 흔들었다.

 파충류들이 멸종할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가 아직 남아 있었던 것이다.

 그의 입에서 비탄에 찬 세 글자가 새어 나왔다.

 

 “빙하기…“

 

 맨틀의 충격으로 화산 활동이 활성화되면서 최소 수만 년 이상 재와 그을음을 대기로 날려 보낼 것이다.

 이미 에녹스3의 대기는 불순물로 오염되어 살아남은 이 땅의 생명체들은 향후 몇십 년은 해를 볼 수 없을 터.

 그런데 여기에 화산이 뿜어낸 온갖 물질마저 가세한다면 에녹스3은 긴 빙하기에 돌입할 것이 분명했다.

 그렇게 먹이가 부족한 환경에서 덩치가 큰 생명체들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

 가장 먼저 초식 파충류들의 주식인 식물들이 고사할 것이며 곧이어 거대 육식 파충류들이 모습을 감추게 될 것이다.

 

 에녹스3을 지배했던 그들은,

 짧게는 수백 년, 길게는 수천 년의 시간 동안 천천히 고사 될 것이다.

 그렇게 한때 이 땅의 주인이었던 파충류들의 시대는 느리게, 아주 천천히 저물어 갈 것이다.

 

 “이제 파충류의 시대는…, 종말을 고했습니다.”

 

 영혼 없는 단어들이 담담하게, 아주 담담하게 시그넬린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이것은 새로운 아틀란티스를 알리는 첫 번째 축제가 될 것입니다."

 

 ***

 

 잠시 후,

 메인 스크린이 꺼지고 넋이 나간 듯한 사람들을 앞에 둔 채 시그넬린이 장교에게 물었다.

 

 “지하 동공 상황은?”

 “네. 충돌지점 반대편이고 아시다시피 깊은 곳이라 피해는 없었습니다. 현장 연결하겠습니다.”

 

 지상에서 200킬로미터에 위치한 에녹스3의 지하 동공의 상황이 스크린에 송출되자 사람들이 탄성을 자아냈다.

 분명 빛이 없는 어둠의 세계여야 할 동공이 환한 빛으로 가득 차 있었기 때문이었다.

 

 “와!!”

 

 좀 전에 있었던 대참사를 잊어버린 듯 일부 사람들은 환호까지 했다.

 지하 동공의 중앙에는 열 개의 고층 탑에 설치된 그만큼의 인공 태양이 사방의 대지를 환하게 밝히고 있었다.

 

 “의장, 저건 뭡니까?”

 

 그때 아이데그가의 수장 자베르 아이데그가 화면을 가리켰다.

 그곳에는 중형 수송선 몇 척이 막 지상에 착륙하고 있었다.

 그러나 시그넬린은 빙긋 미소만 지을 뿐 곧 알게 된다는 듯 턱짓으로 화면을 가리켰다.

 

 “시그넬린. 오늘 이 늙은이를 여러 번 놀라게 하는군.”

 

 바이단이 턱수염을 어루만지며 진심으로 놀랍다는 듯 말했다.

 착륙한 수송선의 화물칸이 열리며 파충류들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었다.

 

 “이건 당신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해 두죠. 연구 가치가 충분하니까. 전부는 아니지만 꽤 많은 파충류들을 한 쌍씩 포획했습니다.”

 

 시그넬린이 베흘란을 향해 말했다.

 그러자 분노에 찬 베흘란의 목소리가 상황실을 쩡쩡 울렸다.

 

 “저까짓 걸로 당신이 지은 죄가 사라질 것 같나? 우리가 왜 수백 년 전의 암흑기를 잊으면 안 되는지 몰라? 이런 살육과 파괴는 또 다른 암흑기를 불러온다는 걸 당신도 알잖아!!”

 “암흑기? 흥, 그런 속 편한 소리는 지금부터 전부 잊어야만 합니다. 아니 잊게 될 거예요.”

 

 그때 시그넬린이 자신의 우측에 자리하고 있던 군인들을 향해 눈짓을 했다.

 그러자 무리에서 한 중년인이 천천히 일어나 단상을 향해 이동했다.

 시그넬린의 바로 옆에 자리한 중년 남자의 정체는 1함대와 2함대를 이끄는 우주군 사령관 베티안 듀피크였다.

 

 “베티안 사령관. 말씀해 주시죠. 내가 왜 에녹스3에 대재앙을 일으켰는지. 아니 일으킬 수밖에 없었는지 말입니다.”

 

 꽉 다문 베티안 사령관의 입술이 그렇지 않아도 강인한 그의 인상을 한층 돋보이게 했다.

 그는 잠시 좌중을 둘러보다가 힘겹게 입술을 떼었다.

 

 “지금부터 석 달 전, 제 1식민지 행성의 연락이 두절 되었습니다. 모든 인력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뜬금없는 베티안 사령관의 말에 사람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1행성이 전멸하다니. 이럴 수가!”

 “그게 정말이오 사령관?”

 

 주위가 혼란에 빠졌다.

 현재 아틀란티스가 운영하는 2개의 채굴 행성 중, 1식민지 행성이 전멸했다는 사령관의 전언이 상황실을 다시 들끓게 만들었다.

 

 “기술자 100명, 경비 인력 10명, 총 110명 중 단 한 명도 살아남지 못했습니다. 이에 사령부에서는 바로 조사단을 파견하려고 했으나 이마저 실패했습니다. 1식민지의 공간 게이트가 파괴됐기 때문입니다.”

 

 1식민지 행성. 그곳은 아틀란티스에서 1광년 떨어진 곳이었다.

 공간 도약 게이트가 없다면 제때 도착해서 사고 원인을 밝힌다는 건 불가능했다.

 

 “저는 이 사실을 당시 의장인 바이단님에게 보고를 했고 우주군에서도 총력을 기울여 해결책을 찾고자 했습니다. 그런데 1행성과 연락이 두절 된 지 보름 후, 2식민지 행성 또한 연락이 끊겼습니다. 이번 역시 생존자는 없으며 공간 도약 게이트는 파괴됐습니다.”

 

 시끌벅적하던 상황실은 아예 난장판이 되었다.

 보름의 간격을 두고 두 개의 채굴 행성의 연락이 두절 되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때 베티안 사령관의 낮고 굵은 음성이 시끄러운 좌중을 뚫고 주위에 울려 퍼졌다.

 

 “단, 특이점이 있다면 2식민지의 공간 게이트는 모종의 이유로 2식민지 인력들이 스스로 파괴했다는 것입니다. 이를 미루어 짐작건대 1식민지의 게이트도 당시 현장 인력들이 파괴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때 정부 관료 하나가 손을 들며 사령관에게 질문을 던졌다.

 

 “아니 아틀란티스인이 왜, 게이트를 스스로 파괴한다는 겁니까?”

 

 잠시 질문자를 바라보던 베티안 사령관은 천천히,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1행성에 사고가 났다는 것을 2행성도 인지하고 있었고 미리 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우리 우주군에서는 혹시 있을지도 모를 불상사, 즉 모든 경우의 수를 대비해 2행성에 1함대를 파견해 놓은 상태였습니다.”

 “그렇다면 혹시 말씀하신 경우의 수란 게…, 외계의 침공 같은 겁니까?”

 

 좀 전, 베흘란에게 질문했던 젊은 과학자가 베티안 사령관에게 조심스레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사람들은 무슨 말도 되지 않는 소리냐는 듯 앳된 표정의 과학자를 향해 조소를 보냈다.

 

 “어이, 당신 무슨 헛소리야.”

 “그게 말이 돼?”

 “말 같은 소리를 해야지.”

 

 그때 흘러나온 사령관의 말이 떠들썩하던 사람들을 일시에 침묵에 빠뜨렸다.

 

 “네. 그렇습니다. 외계인의 침공입니다.”

 

 사람들은 떡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한 채 사령관의 입만 멀뚱히 바라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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