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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제3의 카니발
작가 : anak****
작품등록일 : 2025.3.13

6600만 년 전 지구의 공룡을 멸종시킨 후 지구에 안착하려는 아틀란티스인과 이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현대 지구인들의 이야기

 
행성 아틀란티스
작성일 : 25-03-13 17:43     조회 : 53     추천 : 0     분량 : 6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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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성 아틀란티스.

 120억의 인구가 살아가고 있는 이 거대행성의 수도 아틀란티아.

 아틀란티아의 하늘에 두 개의 달이 구름을 뚫고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자 곧, 기다렸다는 듯 어둑어둑한 땅거미가 울창한 빌딩 숲에 내려앉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도심 빼곡히 들어선 수많은 마천루들에서 쏟아져 나온 눈 부신 빛의 파고가 주위를 검게 물들여가고 있던 어둠을 다시 몰아내고 있었다.

 

 우웅!

 

 그때 휴일을 맞아 한적한 중앙 대로를 달리던 날렵한 유선형의 자동차가 가벼운 엔진음을 내뱉으며 육중한 문 앞에 서서히 멈춰 섰다.

 

 “어떻게 오셨습니까?”

 

 자동차 앞으로 접근한 위병 장교가 차 창밖으로 내밀어진 신분증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훑어보다 흠칫 놀라며 자세를 고쳐 잡았다.

 

 “실례했습니다!!”

 

 흠을 찾을 수 없을 만큼 제대로 각이 잡힌 제복의 매무새를 구태여 다시 한번 매만진 장교는 절도 있는 경례로 뒷좌석의 중년 남자를 맞이했다.

 

 “통과!”

 

 장교가 위병소를 향해 외치자마자 단단한 강철 대문은 언제 닫혀 있었냐는 듯 레일에 기름이라도 발라둔 것처럼 조용히 미끄러져 어느새 활짝 개방되어 있었다.

 그러자 지면에서 살짝 떠 있던 자동차가 가벼운 진동음을 일으키며 다시 앞을 향해 나아갔다.

 잠시 후, 그렇게 얼마간 나아가던 자동차는 거대한 깃발이 펄럭이고 있는 광장 앞에 이르러서야 바닥에 착지했다.

 

 “도착한 건가?”

 

 뒷좌석의 중년 남자가 앞을 향해 마치 독백을 하듯 조용히 말을 건넸다.

 

 “네, 청사입니다.”

 

 그러자 앞자리에 앉아 있던 흑발의 여인이 살짝 고개를 뒤로 젖히며 가볍게 대꾸했다.

 

 “회의 시간까지 약 31분 25초 남았습니다.”

 

 차가운 표정의 여자가 손바닥 위에 투사된 홀로그램을 터치하며 무미건조한 음성으로 말했다.

 그녀의 이름은 블라이나.

 중년 남자의 수석 비서인 그녀는 겉모습으로는 도저히 인간과 분간되지 않는 여성형 안드로이드였다.

 어떤 양산형 안드로이와 비교해도 절대 우위이자 아틀란티스 과학의 총아이며 최고 수준을 뛰어넘은, 어떤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안드로이드가 그녀의 본 모습이었다.

 

 “아직 시간은 넉넉하군.”

 

 차에서 내린 중년 남자는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끝없이 위로 뻗어있는 거대하고 고압적인 구조물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아틀란티스의 정부 기관이 모여 있는 청사.

 그들이 도착한 곳은 도시를 아우르는 거대한 빌딩 숲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대 청사 앞이었다.

 

 “참, 저것에 대한 조사는 어떻게 됐지?”

 

 청사 입구를 향하다 잠시 걸음을 멈춘 중년 남자의 손끝이 두 개의 달을 가리키고 있었다.

 정확히는 두 개의 달 사이에서 반짝이는 작은 빛의 점으로 자세히 보지 않으면 눈치채지 못할 만큼 작고 희미한 빛의 결정체였다.

 그것은 3일 전에 나타나 한 치의 미동도 없이 계속 저 자리에 머무르고 있는 중이었다.

 

 “그게 실은.”

 

 블라이나가 말끝을 흐리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저 표정은 무언가 석연치 않은 것에 대한 그녀의 제스처였다.

 

 ‘스스로 터득하는군. 인간의 습성까지….’

 

 남자는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저것 또한 고성능 안드로이드인 블라이나의 계획된 행동이라고 여긴 탓이었다.

 적어도 남자의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기 위한 고도의 몸짓.

 남자는 밀려드는 불안감을 날려버리기라도 하듯 머리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어디 불편하신데라도?"

 "아니 괜찮네.“

 

 블라이나의 걱정스러운 눈길을 느낀 남자가 별것 아니라는 듯 어깨를 으쓱거렸다.

 그리고 밀려드는 불안감을 날려버리기라도 하듯 머리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괜찮으니 계속해.”

 “알겠습니다.”

 

 잠시 남자의 안색을 살피던 블라이나가 보고를 이어갔다.

 

 “기관과 관련 부서에 질의했으나 모두 알 수 없다는 답변을 보내왔습니다.”

 “뭐??”

 

 중년 남자가 처진 눈을 치켜올리며 마뜩잖은 표정으로 상대를 바라보았다.

 

 “저거 하나 확인하는데? 하다못해 전파 망원경으로도 알 수 있는 것 아닌가?”

 “그건 제가 시도해 봤지만…”

 

 블라이나가 다시 한번 고개를 가로저으며 실패했다는 뜻을 전하자 남자가 어이없다는 듯 실소를 흘려보냈다.

 

 “허허 블라이나. 농담하는 거지? 천억 광년 밖도 살필 수 있는 게 아틀란티스의 전파 망원경이다. 그런데 고작 저 높이도 볼 수 없다고?”

 

 두 개의 달 사이에서 여전히 반짝이고 있는 이질적인 그것을 쓰윽 훑어본 블라이나는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강력한 전파방해로 관측 불가입니다. 누군가에 의해 철저히 보안에 붙여진 것 같습니다.”

 

 전파방해라는 비서의 말에 무언가 불길한 느낌이 머리를 스쳐 지나가자 남자는 살짝 아랫입술을 말아 올리며 중얼거렸다.

 

 “저 정도의 빛을 반사하려면 꽤 커야 할 텐데. 그럼 인공위성은 아닐 테고…. 혹시 수송선?”

 

 하지만 이내 남자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자원 채취를 위해 식민지 행성을 왕래하는 거대 수송선이 있긴 했지만 그렇다고 값비싼 기체를 저렇게 며칠간 방치할 정도로 정신 나간 인간이 있을 것 같진 않았다.

 남자의 입에서 얕은 한숨이 흘러나왔다.

 

 “흠,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별거가 되어버렸군.”

 

 그런 남자의 모습을 지켜보던 블라이나가 손끝을 가지런히 모으며 또박또박 말했다.

 

 “제가 어떻게든 확인하겠습니다.”

 “됐어. 이번 건은 내가 나서야 할 것 같다. 그나저나 오늘 회의를 소집한 이유는?”

 

 손을 가로저으며 남자가 됐다는 시늉을 하자 블라이나가 긴 흑발을 옆으로 한껏 쓸어 올리며 말을 이어나갔다.

 

 “일단 참석하시라는 전갈만 받았습니다. 다만,”

 “다만?”

 

 잠시 뜸을 들이던 블라이나가 남자의 재촉에 다시 입을 열었다.

 

 “가문들뿐만 아니라 군과 행정 수뇌부, 게다가 일부 과학자들 또한 참석 지시를 받았습니다. 게다가 회의 장소가 통상적이지 않습니다.”

 

 웬만한 일에는 감정의 선이 없는 안드로이드 블라이나.

 남자의 착각이었을까. 그런 그녀의 눈동자가 흔들리는 듯 잠시나마 좌우로 움직였다.

 

 “대 회의실이 아닌 우주군 상황실입니다.”

 “우주군 상황실?”

 

 어느새 대기실에 들어선 남자는 비서의 말에 잠시 생각에 빠진 듯했으나 곧 푹신한 소파에 몸을 맡기며 귀찮다는 듯 말했다.

 

 “피곤하군. 뭐 가보면 알겠지.”

 

 그리고 소파에서 상반신을 반쯤 일으킨 채 창문 너머를 바라보았다.

 

 “이곳은… 한결같아.”

 

 그의 시선은 강렬한 조명 속에서 쉴새 없이 휘날리고 있는 거대한 깃발에 고정되어 있었다.

 정확히는 깃발이 아니라 깃발에 표기된 문양이었다.

 아틀란티스의 표식이자 이곳을 지배하는 네 개의 가문을 상징하는 문양이 바로 그것이었다.

 

 “…”

 

 묵묵히 표식을 바라보던 그의 입에서 각 가문의 이름들이 마치 풍선에서 바람이 새듯 무심히 흘러나왔다.

 

 “톨베르트, 아이데그, 몬티아…”

 

 톨베르트가를 상징하는 중앙의 붉은 태양, 그리고 태양의 좌우에는 아이데그와 몬티아가를 상징하는 두 개의 달이 각기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그 위에서 마치 이 모든 것을 감시하고 억압하겠다는 듯 좌우로 크로스되어 권위적인 자태를 뽐내고 있는 두 개의 칼.

 잠시 후 뾰족하게 날이 선, 칼 문양을 바라보던 남자는 마지막 한 가문의 이름을 곱씹듯 뱉어내었다.

 

 “아메리!”

 

 두 개의 칼,

 네 개의 가문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아메리가를 나타내는 상징이었다.

 

 “후우.“

 

 간간이 한숨을 내뱉으며 아메리가의 문양을 바라보고 있는 이 중년 남자의 이름은 베흘란 톨베르트.

 그는 아틀란티스라 불리는 이 거대한 행성을 지배하는 네 개의 가문 중 태양을 상징하는 톨베르트가의 수장이자 과학부를 책임지고 있는 장관이었다.

 

 따닥, 따닥!

 

 아메리가의 문장을 바라보던 베흘란은 손가락을 연신 테이블에 부딪치며 초조한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고 있었다.

 

 따닥…

 

 의미 없는 손가락 튕김질을 멈춘 그때, 그의 뇌리에 어릴 때부터 지겹도록 들었던 아틀란티스의 대 혼란기가 스쳐 지나갔다.

 

 훗날 삼백 년의 혼란이라 명명되었던 암흑기.

 아틀란티스 인구의 반 이상이 소멸해 버린, 사상 초유의 혼란기를 수습한 것은 네 개의 대 가문이 중심이 된 연합정부였다.

 

 수십억의 사상자가 난 대참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결국 그들은 적절한 방법을 찾아냈다.

 각 가문이 3년의 임기로 번갈아가며 의장직을 맡아 권력이 한 가문에 독점되지 않도록 한 것이 바로 그것이었다.

 그렇게 그들은 각자, 혹은 같이, 이합집산을 거듭하며 강한 가문은 견제하고 약한 가문들은 동맹을 맺으며 암흑기 이후의 수백 년의 세월을 나름의 방식으로 평화를 지켜오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 이런 가문들의 사이에 보이지 않는 균열이 생기고 있었다.

 그 균열의 진원지는 다름 아닌 아메리 가문.

 근래 아메리가는 군과 의회에 그들의 사람을 심고 세력을 확장하며 발언 수위를 높이는 등 그 행보가 여간 심상치 않았다.

 

 ‘뭔가가 있는데. 그게 뭘까?’

 

 복잡한 심경을 나타낼 때 으레 그러듯 베흘란은 턱을 메 만지며 중얼거렸다.

 

 ’시그넬린. 대체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 거야?‘

 

 아메리가의 수장 시그넬린.

 다시금 암흑기를 떠올리게 하는 불안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그녀는 베흘란과는 각별한 사이였었다.

 하지만 그것은 수십 년도 더 된 과거, 현재의 신분과 처지가 모든 것을 바꿔놓는 법이었다.

 지금은 각 가문을 이끄는 수장으로 이제 옛 추억은 두 사람에게 지워야 할 과거에 불과했다.

 만년 평화주의자인 베흘란에게 지금의 시그넬린은 친구는 고사하고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일 뿐이었다.

 

 ‘그래. 시그넬린. 당신도 아메리의 피를 이어받은 이상 어쩔 수 없을 테지…’

 

 잠시 눈을 감고 상념에 빠져 있던 그때였다.

 

 ”아빠!“

 

 벌컥 문이 열리며 귀에 익숙한 정겨운 목소리가 베흘란의 눈을 번쩍 뜨이게 했다.

 

 “카라! 네가 여기 웬일이냐?”

 

 베흘란은 무뚝뚝한 말투와는 전혀 다르게 만면에 가득 미소를 띠며 자신의 품에 덥석 안긴 여자의 머리를 연신 쓰다듬었다.

 품에 안긴 아름다운 소녀는 아틀란티스에서 자신을 아빠라 부를 수 있는 단 한 사람.

 베흘란의 유일한 혈육인 카라였다.

 

 “녀석아, 여기가 어디라고 혼자 온 거야.”

 “피이. 아빠는 참. 내가 아직도 애로 보이나마. 그리고 혼자 온 게 아닌데.”

 “혼자가 아니라니? 그게 무슨…”

 

 카라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제복 차림의 건장한 체격의 남자가 안으로 들어섰다.

 그는 가슴에 부착된 아틀란티스의 문장에 손바닥을 갖다 댄 채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외쳤다.

 

 “안녕하십니까 장관님!”

 “네시안?”

 

 금발, 그리고 짙은 갈색 눈동자. 누가 봐도 미남자인 사내의 얼굴을 확인하자마자 베흘란은 그제야 알겠다는 듯 입가에 옅은 미소를 내비쳤다.

 

 “장관은 무슨. 그냥 원래 부르던 대로 부르게.”

 “네, 아저씨!”

 

 마치 그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남자는 가슴에 부착했던 손을 얼른 아래로 내렸다.

 우주군 사관생도임을 나타내는 검푸른 제복을 입은 사내의 이름은 네시안 아메리.

 자신의 친구이자 정적인 시그넬린 아메리의 장남이었다.

 

 “참, 자네 오늘 졸업식이었지? 게다가 수석 졸업이라며? 늦었지만 축하해.”

 “쩝. 어머니가 아저씨 반만 되었어도 좋겠네요.”

 

 네시안이 머리를 긁적이며 입을 삐죽이 내밀었다.

 

 “엄마니까 그런 거야. 자네가 이해해야지.”

 

 베흘란이 좋은 말로 다독거렸다.

 하긴, 아틀란티스의 유력 가문을 이을 장남이 군인이 되겠다고 하니 시그넬린이 반대하는 것도 이해 못 할 바는 아니었다.

 

 “음, 그것보다, 너희 둘 말이다.”

 

 어느새 입가에서 미소를 지운 베흘란이 나직하게 말했다.

 자신의 무남독녀인 카라와 시그넬린의 장남 네시안은 연인이었다.

 그는 아이들의 관계가 시그넬린과 자신처럼 성인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정리될 것으로 생각하고 딱히 관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은 오판이었다.

 

 가문의 처지와 정치색이 달라 친구 이상은 될 수 없었던 부모들과는 달리 그들 2세의 행보는 거침없었다.

 어느새 결혼까지 약속하며 깊은 관계가 되어버린 두 아이들의 처지를 이제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때가 온 것이다.

 

 ‘과연, 시그넬린이 저 아이들을 허락할지…’

 

 정치적 야심이 큰 시그넬린이 정적인 자신의 가문과 혼인을 한다?

 베흘란은 도저히 긍정적인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때 네시안이 상대의 근심을 다 알고 있다는 듯 호쾌하게 말했다.

 

 “톨베르트 가문과 대립하는 건 어머니도 부담스러워하세요. 어쩌면 우리 둘의 결합으로 두 가문이 결속되기를 바라고 계실지도 모르는 일이고요.”

 

 네시안이 애정이 듬뿍 담긴 눈길로 카라를 바라보며 말했다. 카라 역시 활짝 웃으며 그의 눈길에 화답했다.

 그런 둘을 바라보며 베흘란이 중얼거렸다.

 

 “나도… 그랬으면 좋겠구나.”

 

 네시안의 말대로 시그넬린이 드러내고 반대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누구보다도 그녀의 야심을, 그 깊이를 잘 알고 있었기에 베흘란은 말끝을 흐리고 말았다.

 그렇게 정적이 흐르기를 잠시, 어색한 침묵을 깨뜨리고 깜박 잊고 있었다는 듯 베흘란이 입을 열었다

 

 “아 참, 그런데 여기는 웬일인가? 지금쯤이면 저기에 있어야 하지 않나?”

 

 베흘란의 손끝이 하늘, 정확히는 그 너머를 가리키고 있었다.

 사관학교를 졸업한 생도들이 치루는 연례 행사로 함대에 승선해 가까운 식민지 행성을 방문하는 졸업 여행을 말하고 있는 것이었다.

 

 “원래는 그렇죠. 그런데 제가 우주군 상황실로 발령 났다며 오늘 회의에 무조건 참석하라는 사령부의 지시가 떨어졌지 뭡니까. 그래서 아저씨도 뵐 겸 카라와 겸사겸사 들렸어요.”

 “상황실로 발령이 났다고?”

 

 우주군 상황실.

 아틀란티스의 모든 정보가 모이는 곳이며 일단 들어가기만 하면 진급과 출세는 보장된 것이나 다름없는 모든 장교들의 로망이었다.

 그러니 사관학교를 갓 졸업한 신출내기 장교가 상황실로 배속받는 게 흔한 일은 아니었다.

 

 “하긴 자네 정도라면.”

 

 그러나 베흘란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네시안은 사관학교를 전무후무한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수재다. 게다가 아메리가의 후광이라면 상황실 발령이 납득 못 할 일은 아닌 것이다.

 

 “회의 시작 십 분 전입니다.”

 

 그때 블라이나가 시간이 임박했음을 알렸다. 그제야 베흘란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카라, 너는 여기서 블라이나와 기다리렴.”

 “네. 다녀오세요 아빠.”

 

 하지만 카라의 눈에 비친 상황실로 향하는 베흘란의 발걸음은 그 어느 때 보다 무거워 보였다.

 

 “아빠!”

 

 그런 베흘란을 향해 카라가 소리쳤다.

 

 “별일 없을 거예요. 네시안, 아빠 부탁해!”

 

 베흘란은 환하게 웃는 카라를 뒤로 한 채 지하 벙커로 향하는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그런데 아저씨. 오늘 회의 말입니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자마자 네시안이 기다렸다는 듯 잔뜩 목소리를 낮춘 채 말했다.

 

 “실은 어제 어머니가 가문 사람과 통화하는 걸 엿들었는데요.”

 “엿듣다니. 녀석아, 그거 좋지 않은 버릇이다.”

 

 뭐라 한마디 더 하려던 베흘란은 이어진 네시안의 말에 입을 다물고 말았다.

 

 “베흘란 계획이 완료됐다는 것 같아요.”

 

 상대의 입에서 자신의 이름이 흘러나오자 베흘란의 반쯤 감겨 있던 눈이 활짝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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