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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제3의 카니발
작가 : anak****
작품등록일 : 2025.3.13

6600만 년 전 지구의 공룡을 멸종시킨 후 지구에 안착하려는 아틀란티스인과 이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현대 지구인들의 이야기

 
프롤로그
작성일 : 25-03-13 17:42     조회 : 83     추천 : 0     분량 : 40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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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신 아틀란티스력 25,300년.

 천지개벽이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것일까. 대륙 곳곳에 피어오르고 있는 거대한 버섯구름들,

 분명 깊은 밤임에도 불구하고 사방에 떨어진 핵폭탄의 위력은 주위를 벌건 대낮처럼 밝히고 있었다.

 

 콰콰쾅!!

 

 엄청난 굉음과 함께 광장에 우뚝 서 있던 신 아틀란티스의 상징인 태양 석조상이 힘없이 무너져 내렸다.

 

 "종말인가…."

 

 하얀 구레나룻이 인상적인 중년 남자가 창을 통해 담담하게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그들이, 그들이 와야 해. 시간이 없어.”

 

 금방이라도 쓰러질듯한 초췌한 모습의 중년 남자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연신 혼잣말을 해대며 흐릿해진 눈으로 밖을 살폈다.

 잠시 후, 남자는 참담한 주위의 상황에 결국 신음을 토해내고야 말았다.

 

 ‘끄응.’

 

 평소 수많은 인파로 바글거렸던 광장에는 개미 새끼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간간이 하늘로 치솟는 탈출 비행선들만 보일 뿐, 휘황찬란한 고도의 문명을 자랑했던 아틀란티스의 모습은 그 어디에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아빠, 그렇게 넋 놓고 있을 때가 아니잖아요. 곧바로 두 번째 충격파가 닥쳐올 거예요. 어서 피해야 해요!!”

 

 애가 탄 소녀는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아낼 듯 글썽해진 눈을 치켜뜨며 무기력한 중년 남자를 향해 날카롭게 부르짖었다.

 

 “곧 있으면 해일이 닥쳐요, 아틀란티스가 가라앉는다고요!!”

 

 하지만 남자는 우두커니 창밖만 바라보고 있었다. 초조해하는 그 모습이 마치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블라이나, 블라이나는 왜 오지 않는 거야. 왜….”

 “아빠, 밖을 보세요. 아무리 블라이나라해도 여기까지 올 수는 없어요. 불가능하다고요!”

 “하지만, 이것들을 전해 줘야 해. 반드시.”

 

 자신의 발치에 가지런히 놓여 있는 네 개의 상자를 바라보는 남자의 눈빛이 흔들렸다.

 

 그 옛날, 고향을 등진 아틀란티스인들이 8광년 떨어진 이곳 지구로 와서 재건한 것이 바로 ‘신 아틀란티스’였다.

 하지만 머지않아 그들은 또 다른 위협에 직면했다. 어찌 보면 그것은 예정된 파국이었으니 바로 내전이었다.

 남극 지하 동공에 위치한 본국과 대서양의 신 아틀란티스간의 내전이 바로 그것이었다.

 하지만 병력과 무기에서 신 아틀란티스는 본국의 상대가 될 수 없었다.

 뛰어난 과학 기술과 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양질의 무기, 하지만 그것 외에도 신 아틀란티스를 압도하는 본국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바로 주력군인 공룡 족이었다.

 

 공룡 족.

 본국은 과거 소행성 충돌 후 살아남은 일부 공룡들을 남극의 지하 동공으로 옮겨 그들을 길들이고 지배했다.

 그렇게 지상의 인간들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진화된 공룡들은 본국에게는 양질의 노동을 제공하는 공급처이자 가장 강력한 전사들을 수급하는 군대였다.

 

 “이제 정말 끝인가…."

 

 깊은 한숨을 뱉어내고 있는 중년 남자의 신음처럼 본국의 기습으로 시작된 내전은 불과 일주일 만에 허무하게 막을 내리고 있었다.

 

 쿠콰카캉!!

 

 다시 엄청난 충격파가 전해지고 재해경고를 알리는 알람이 사방에서 터졌다.

 바로 거대한 쓰나미가 발생했음을 알리는 신호였다.

 

 “아빠!!! 정신 좀 차리세요. 제발!!”

 

 쿵!!

 

 힘겹게 버티던 석조상이 허수아비처럼 주저앉으며 겉면에 새겨진 붉은 태양이 산산이 흩어졌다.

 그제야 남자는 밖을 향해있던 시선을 떼고 그의 딸, 카라를 향해 나직하게 말했다.

 

 “카라, 너라도 어서 여기를 벗어나야 한다.”

 “아빠는요?”

 “누군가는 아틀란티스와 함께 해야 하지 않겠니. 고향을 두 번이나 버릴 수는 없다.”

 

 지진이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자 비행선의 탈출 러시가 다시 시작되었다.

 그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던 중년인이 무거운 입을 열었다.

 

 “더 늦기 전에 어서 탈출하거라.”

 “그걸 말이라고 해요? 왜, 아빠가 아틀란티스의 최후를 지켜야만 하는데요?”

 

 전 우주를 담고도 남을듯한 카라의 큼직한 눈망울에서 이슬이 맺히고 있었다.

 그리고 도저히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듯 그녀는 머리를 좌우로 세차게 흔들었다.

 

 “아빠 잘못 없어요. 모든 게 본국에 있는 그 여자의 책임이잖아요!!”

 

 그때였다.

 두 부녀가 옥신각신하는 사이, 치렁치렁한 흑발의 여성이 집무실 문을 열고 들어섰다.

 

 “늦었습니다.”

 “오, 블라이나!”

 

 그렇게 목놓아 기다리던 이가 드디어 도착한 것이다.

 곧이어 그녀의 뒤로 네 명의 남자들이 들어섰다. 그들은 곧바로 중년인의 앞에 엎드려 예를 표했다.

 

 “전지전능한 태양신 ‘라’를 배알 합니다!”

 

 태양신 ‘라’는 신 아틀란티스의 영향권에 속한 대서양 인근에서 불리는 중년 남자의 칭호였으며 발치에 엎드려 있는 이들은 그를 모시는 제사장들이었다.

 

 ‘이제껏 단 한 번도 신으로 군림한 적이 없었는데, 저들은 마지막까지 나를 저리 부르는군….’

 

 키가 자신의 허리께에 겨우 닿는 제사장들을 바라보며 남자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하긴 2만 년 동안 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으니, 저리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

 

 근심으로 가득 차 있던 중년인의 얼굴에 잠시나마 화색이 돌았다.

 그리고 엎드려 있던 제사장들을 일어서게 하더니 앞에 놓여 있던 상자들을 열게 했다.

 상자 안에는 고대 아틀란티스어가 주문처럼 빽빽하게 새겨져 있는 성인 남성의 엄지손가락만 한, 굵고 네모난 막대가 하나씩 들어 있었다.

 

 “전능한 ‘라’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신물을 보존하라!”

 

 남자는 이제껏 볼 수 없었던 상기된 표정으로 우렁차게 외쳤다.

 

 “이것은 세상을 지키는 파수꾼이자 파멸로 인도하는 안내자이니,”

 

 그의 안면이 벌겋게 달아오르며 목소리마저 떨렸다.

 

 “어서 가서 너희의 자식에게 일러라!! 자자손손 후대에까지 이어지도록 하라!! 이 신물들을 지켜야 한다고. 훗날 인간세계의 운명이 여기에 달려있다고 말이다.”

 

 네 명의 제사장들은 그들의 위대한 신 ‘라’의 마지막 명령을 새기며 한 명씩 밖으로 사라졌다.

 과연 저들은 그들과 그들의 후손이 짊어져야 할 고통의 무게를 가늠이나 할까….

 그렇게 사라져 가는 제사장들을 바라보던 중년인의 앞에 블라이나가 섰다.

 

 “꼭, 이렇게까지 하셔야 합니까?”

 

 잠시 말을 멈춘 블라이나가 카라의 눈치를 살피며 다시 말을 이었다.

 

 “아가씨에게는 미안하지만, 저들이 원하는 걸 주면 되지 않습니까? 이렇게 파국을 맞을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자 잠자코 듣고 있던 카라의 낯빛이 어두워지며 앙칼진 목소리로 외쳤다.

 

 “블라이나! 네시안을 본국으로 보내자는 말이야? 어떻게 그런 말을,”

 

 그때였다. 중년인이 카라의 말을 막고 나섰다. 그리고 어느 틈에 그의 손길은 블라이나의 볼에 닿아있었다.

 

 “블라이나, 그건 안돼. 카라와 네시안의 관계 때문만은 아니야.”

 “그렇다면 인간들 때문인가요? 그게 이유라면…,"

 

 잠시 고민하는듯하던 블라이나가 말했다.

 

 "그것은 비합리적입니다.”

 “블라이나, 그건 합리와 비합리의 문제가 아니야. 우리 아틀란티스인이 지은 죄, 그 원죄를 갚아 나가는 과정이지.”

 “…….”

 

 상대의 말은 짧고 단호했다. 비록 차분했지만 더없이 결연한 남자의 말에 블라이나는 말을 아끼고 조용히 뒤로 물러섰다.

 

 “아가, 이리 오렴.”

 

 중년인이 마지막 인사를 나누려는 듯 자신의 두 팔을 활짝 벌렸다.

 

 “흑, 흑, 아빠.”

 

 손등으로 눈물을 한 움큼 훔친 카라가 곧장 남자의 품에 안겼다.

 

 “카라, 네시안을 잘 지켜야 한다. 훗날 그의 힘이 필요할 때가 올 거야. 그리고,”

 

 순간, 딸을 부둥켜안고 있던 남자가 그녀의 귓가에 살짝 입술을 갖다 댄 채 무언가를 속삭였다.

 그렇게 잠자코 남자의 속삭임을 듣고 있던 카라의 낯빛이 갑자기 돌변했다.

 

 “그게 무슨,”

 

 블라이나도 눈치채지 못할 만큼 조용한 어조로 속삭인 남자의 말에 카라가 화들짝 놀란 표정을 지었을 때였다.

 

 “가거라!!”

 

 남자가 카라를 세차게 밀며 소리쳤다.

 

 “블라이나, 카라를 부탁한다. 지금부터 너의 우선순위는 카라 톨베르트다!”

 "알겠습니다."

 

 단답형의 대답과는 달리 블라이나의 표정은 복잡 미묘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녀는 알겠다는 듯 가볍게 목례를 한 후 카라의 팔을 거세게 움켜잡았다.

 

 “이거 놔, 놓으라니깐, 절대 나 혼자는 안 갈 거라고!”

 

 하지만 블라이나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녀가 발버둥 치는 카라를 안고 문을 나서자마자 곧, 그들을 태운 마지막 비행선이 광장을 벗어나 하늘로 솟구쳤다.

 

 ‘카라, 네게 너무 큰 짐을 지웠구나….’

 

 순간, 남자의 동공이 흔들렸다.

 해안가의 바닷물이 빠지며 순식간에 수평선으로 사라지는가 싶더니 곧이어 좀전의 진동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엄청난 충격파가 닥쳐왔다.

 그것은 거대한 메가 쓰나미였다.

 마치 산맥이 통째로 움직이는듯한 거대한 해일을 바라보던 남자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이제 지구는, 인간들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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