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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환생의 굴레, 그 마지막 삶
작가 : sd****
작품등록일 : 2025.2.23

아홉 번의 환생을 끝으로, 마지막 열 번째 삶은 빙의한 삶이었다.
이계에서 소드마스터로 군림했던 첫 번째 삶, 무림맹주로서 중원을 호령했던 아홉 번째 삶. 하지만 이번 생은 전혀 달랐다. 그는 더 이상 검 하나로 세계를 지배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지 않았다. 이번엔 대한민국, 즉 중간계에서 재벌가 사생아의 몸에 빙의했다. 몸에 깃든 기억은 자살 시도가 마지막이었다.게이트가 열리고, 마물이 출현하며, 세상의 판도가 바뀌자 그의 존재는 다시 의미를 갖기 시작했다.

네 개의 세계가 그를 중심으로 엮인다.
중간계(中間界)
이계(異界)
정령계(精靈界)
지옥계(地獄界)

 
6. 전멸
작성일 : 25-03-04 15:17     조회 : 29     추천 : 0     분량 : 4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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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우현이 대차게 불만을 토로하며 성큼성큼 걸음을 옮겼다.

 

 할짝, 할짝.

 

 어깨에 조용히 앉아 멍하니 있던 미호가 우현의 불만 섞인 목소리에 반응하며 볼을 핥았다.

 

 몸이 원래 크기일 때는 사모예드만 해서 핥이면 볼이 축축하게 젖었는데, 지금처럼 새끼 강아지 크기로 줄어든 상태에서는 간질간질한 감촉이 기분 좋게 느껴졌다.

 

 미호의 감정 교류에 우현이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그 순간, 그의 눈이 날카롭게 빛났다.

 

 순식간에 기감을 넓히며 주위를 탐색했다.

 

 미호 또한 동시에 강한 기운을 감지한 듯 몸을 일으키며 털을 바짝 세웠다.

 

 "너도 느꼈구나. 제법 강하긴 한데 괜찮아. 내가 처리할 테니까 넌 그냥 건물 구경이나 하고 있어. 곧 우리 것이 될 거니까."

 

 "캬웅!"

 

 "뭐? 그냥 싸우고 싶다고?"

 

 우현이 피식 웃으며 미호를 내려다봤다.

 

 "우리 미호, 호승심이 대단하네. 원래라면 충분했겠지만, 지금은 위험해. 다칠 수도 있어. 저 두 놈은 지금 너보다 훨씬 강해."

 

 900년의 전신공력을 쥐어짜 우현을 공격했던 미호. 하지만 그 일격 이후로 기운을 거의 잃어버렸고, 상당히 약해진 상태였다.

 

 각종 몸에 좋은 것들로 보신을 시키고 있지만, 영물급 짐승이나 내단 영약이 아닌 이상 회복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었다.

 

 ‘조만간 사냥을 한 번 가야겠군.’

 

 우현이 그렇게 다짐하며 미호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었다.

 

 "내가 몸에 좋은 거 더 많이 챙겨줄게. 그러니까 쉬고 있어, 미호야."

 

 "냐아앙..."

 

 시무룩하던 미호가 땅에 착지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어지간히도 싸우고 싶은 모양이다.

 

 ‘저럴 거면서 어떻게 900년 동안 잠들어 있었을까.’

 

 우현이 어이없다는 듯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런데 미호가 긴장할 정도의 강한 기운이 점점 거세지고 있었다. 결국, 10호부터 차례대로 때려눕힌 우현은 최상층에 도달했다.

 

 110층.

 

 엘리베이터 문이 조용히 열렸다.

 

 조명은 모두 꺼져 있었다.

 

 공간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을 만큼 어둠에 잠겨 있었다.

 

 그러나 우현에게 그것이 문제 될 리 없었다. 공력을 눈에 주입하면 어둠 속에서도 앞이 훤히 보였기 때문이다. 다만, 지속적으로 공력을 유지해야 하는 것이 귀찮을 뿐이었다.

 

 미호는 원래부터 어둠을 잘 보니 별로 개의치 않는 듯했다.

 

 우현은 조용히 주변을 살폈다. 어둠 속에서 두 개의 실루엣이 보였다.

 

 남자와 여자, 단 둘.

 

 둘 다 말끔한 정장을 입고 있었다.

 

 10호부터 2호까지는 각자 개성 있는 무기를 사용했지만, 1호와 길드장은 의외로 평범했다.

 

 여자는 양손에 단검을 하나씩 들고 있었고, 남자는 그보다 더 짧은 단검을 역수로 쥐고 있었다.

 

 우현은 그 모습을 보자마자 불만을 터뜨렸다.

 

 "야야! 너네 이러기야?"

 

 그는 두 사람을 향해 손을 휘저으며 말을 이었다.

 

 "7호나 8호쯤에서 한 번 나와서 싸워줬으면 시간 단축도 되고 좋잖아? 꼭, 꼭대기 까지 올라와야 했냐 내가?"

 

 한숨을 내쉰 우현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진짜 더러워서 원. 그래서 너희는 용서가 안된다."

 

 채 준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황당한 상황과 마주했다.

 

 열 명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그것이 환상인지 현실인지조차 구분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분노보다 더 큰 감정은 어이없음이었다.

 

 한때 두려움의 상징이었던 길드는 이제 붕괴 직전에 놓였다.

 

 그런데 그 원인을 제공한 정체가 고작 고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어린놈이었다.

 

 길드장과 1호는 이 사태를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결국, 그들은 마지막 보루에서 합류를 결정했다.

 

 뒤로 머리를 단정하게 묶은 1호가 조용한 어조로 말했다.

 

 "살아서 돌아갈 생각은 버리세요."

 

 우현이 입가에 조소를 띠며 대꾸했다.

 

 "여기까지 오면서 그 말 몇 번 들은 줄 알아? 너희 길드 방침이야? 그런 말이나 지껄이라고 교육받았냐?"

 

 "···따위라니."

 

 여자와 남자의 미간에 깊은 골이 생겼다.

 

 "둘이 동시에 덤벼. 지금이라도 시간 좀 아끼자. 배고프다. 유모가 해주는 밥이 그리워."

 

 우현의 무심한 태도에 분노한 여자는 주저 없이 그를 향해 돌진했다. 한 손에 쥐고 있던 쌍검 중 하나를 날리며, 중력마저 비틀어버리는 힘을 실었다.

 

 순식간에 가속한 그녀의 움직임은 마치 찰나를 도려낸 듯한 속도였다.

 

 단검과 표창이 허공을 가르며 잔상을 남겼다.

 

 "제법 빠른데."

 

 우현이 옆으로 몸을 빼자, 궤적을 이탈한 단검과 표창이 다시 그를 향해 날아들었다.

 

 ‘자아를 가진 무기인가?’

 

 살짝 놀란 우현은 이형환휘를 펼쳐 뒤쪽을 점령했다. 여자를 방패 삼을 생각이었는데—그녀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그 짧은 순간에 내 의도를 파악했다고? 생각보다 더 빠르군.’

 

 우현은 날아오는 표창과 단검을 반탄지기를 이용해 되돌려 주었다.

 

 불가피한 공격이 닥쳐오자, 그녀는 궁극의 기술을 펼쳤다.

 

 그녀는 닌자처럼 손을 모으며 공중으로 도약했다.

 

 순간, 공기가 뒤틀리며 짙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연기는 마치 살아있는 용처럼 꿈틀대며 솟구쳤고, 날카로운 기류가 공간을 가르며 퍼져 나갔다.

 

 차가운 쇳소리가 잔상처럼 공중에 맴돌았다.

 

 그녀는 흔들림 없이 착지했다. 그리고 곧장 길드장 쪽으로 몸을 날렸다.

 

 길드장의 옆에 내려앉은 그녀의 이마에 식은땀이 맺혔다.

 

 차가운 한기가 등줄기를 타고 흘러내렸다.

 

 입술을 깨문 그녀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두려움마저 깃든 눈으로 그녀는 우군인 길드장을 바라보며 말했다.

 

 "제 상대가 아닙니다. 너무 강합니다."

 

 

 

 몇 수 나눠보지 않았지만, 격차가 확실했다.

 

 빠르게 판단을 내린 1호는 한 발 물러섰다.

 

 그 모습을 심각한 눈으로 바라보던 길드장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인정한다. 그자는 강하다. 내가 전력으로 맞서도 장담할 수 없겠군."

 

 길드장은 그녀에게 명령했다.

 

 "물러나 있어라."

 

 애초에 계획은 1호가 먼저 싸우며 실력을 파악한 후, 합공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상대가 너무 강했다.

 

 그는 결국 합공이 아닌 협상을 선택했다.

 

 "원하는 게 뭐지?"

 

 길드장 리드가 대화를 시도하자, 우현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반문했다.

 

 "잔뜩 벼르고 있더니 뭐 하는 거야? 내가 원하는 건 너희들 박멸이지, 대화가 아니다. 다 죽이고 온 거 보면 모르겠어?"

 

 "그러니까 왜 우릴 공격하는 거냐는 얘기다. 우린 널 모른다. 그런데 너는 어째서?"

 

 우현의 얼굴에 따분한 표정이 떠올랐다.

 

 그의 심드렁한 음성이 흘러나왔다.

 

 "너희 악명이 자자하잖아. 온갖 불법적인 짓은 다 저질렀고, 의뢰만 들어오면 뭐든 가리지 않고 실행했지. 돈만 되면 민간인도 죽였잖아."

 

 길드장은 반박하지 못했다.

 

 우현이 말을 이었다.

 

 "나도 너희 같은 놈들과 똑같아지는 건 싫었지만, 너희는 너무 쓰레기야. 그래서 그냥 죽이고 싶었어."

 

 받아들이기 어려웠지만, 틀린 말은 아니었다.

 

 우현이 다시 덧붙였다.

 

 "그리고··· 내가 본가에서 독립할 건데, 자본이 있어야 하잖아? 조사해 보니까, 악명 높은 너희 길드는 재력이 상상을 초월하더라고."

 

 여러 가지 이해관계가 맞물렸다.

 

 마물이 튀어나오고, 게이트가 열리고, 지구가 죽어가고 있다.

 

 그런데도 돈 때문에 민간인을 죽이는 이들이 용납되지 않았다.

 

 "그래서 없애버리는 거야."

 

 우현이 단호하게 말했다.

 

 "입 그만 놀리고 덤벼."

 

 너무나 단호한 그 말에 리드는 협상을 포기했다.

 

 그는 자세를 다잡으며 1호에게 마지막 말을 남겼다.

 

 "뒤에서 지켜보다가 내가 밀리면 도주해라. 너라도 살아."

 

 리드는 이미 패배를 직감했다.

 

 그래서 그녀만이라도 살리고자 했다.

 

 하지만 1호의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그는 우현을 향해 돌진했다.

 

 1호보다 배는 빠른 움직임이었다.

 

 똑똑똑.

 

 "회장님, 저 오 실장입니다."

 

 "들어오시게."

 

 칠성왕국 1섹터 A동의 정중앙, 신 회장의 저택.

 

 신 회장의 오랜 비서이자 집사인 오 실장이 서재를 찾았다.

 

 장남 신학오에게 일선을 물려준 후, 신용갑은 하루의 대부분을 서재에서 보내고 있었다. 그는 차분히 책을 읽고 있었다. 오 실장이 조용히 다가와 용갑의 손짓을 따라 소파에 앉았다.

 

 신 회장은 자리에서 일어나 찻잔 두 개를 가져와 오 실장에게 건넸다.

 

 "들게."

 

 "네, 회장님."

 

 차를 천천히 음미하며 잠시 고요를 즐긴 후, 신 회장이 입을 열었다.

 

 "보고할 게 있나?"

 

 삼십 년을 함께한 두 사람. 척하면 척이었다.

 

 오 실장은 차분히 새로 들어온 소식을 보고하기 시작했다.

 

 "일전에 백두산에서 터져 나온 기파의 주인을 찾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칠성의 모든 창구를 통해 확인했지만, 결국 실패했습니다."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라는 말인가?"

 

 "그렇습니다. 같은 종류의 기파를 가진 랭커는 없습니다. 그 정도의 힘이라면 최소 S급 이상의 랭커여야 하지만, 알려진 S급 인물들 중에서는 일치하는 이가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오랜 은거 끝에 누군가가 모습을 드러냈거나, 기존 각성자 중 하나가 초월자의 경지에 도달했다는 말이군."

 

 신 회장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수염을 매만졌다.

 

 칠성은 국내 최강의 재력을 자랑했지만, 무력 부문에서는 중상위권에 머물러 있었다. 때문에 고수 및 랭커 영입에 항상 힘을 쏟고 있었고, 이번 일에도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협회의 거대한 영향력 탓에 유능한 각성자들은 대부분 협회와 우호적인 기업에 선점당한 상황이었다.

 

 칠성은 지나치게 높은 상납금을 이유로 협회와 협조하지 않았기에, 랭커 영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랭커들은 세금 문제로 협회에 종속될 수밖에 없었고, 높은 연봉과 세금 대납 혜택을 주는 기업을 선호했다. 따라서 칠성이 강자를 영입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 백두산 사건의 미지의 인물을 찾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으나, 정체조차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현장에 파견된 우리 측 각성자의 보고에 따르면, 유명한 고수 중 하나인 '불리화'의 흔적이 발견되었습니다. 그는 누군가와 충돌했고,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보고가 들어왔습니다."

 

 신 회장은 찻잔을 내려놓으며 물었다.

 

 "정체불명의 고수에게 당한 것인가?"

 

 "그렇게 판단됩니다."

 

 "흐음···"

 

 신 회장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생각에 잠겼다.

 

 "정체불명인의 랭크가 최소 S급이라 추정된다고 했나? 그렇다면 최대 랭크는 어느 정도로 예측되는가?"

 

 "슈퍼컴퓨터 '모르피'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최대 SSS급까지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신 회장의 눈이 흔들렸다.

 

 "허허··· SSS급이라니."

 

 믿기 어려운 이야기였다.

 

 "반드시 영입하시오. 얼마가 들든 상관없소."

 

 "알겠습니다, 회장님. 전 세계적으로도 SSS급은 단 열 명뿐입니다. 억만금을 들여서라도 영입하겠습니다."

 

 "알겠네."

 

 칠성이 보유한 최고 랭커는 S급이 전부였다.

 

 그것도 유일한 S급, 단 한 명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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