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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환생의 굴레, 그 마지막 삶
작가 : sd****
작품등록일 : 2025.2.23

아홉 번의 환생을 끝으로, 마지막 열 번째 삶은 빙의한 삶이었다.
이계에서 소드마스터로 군림했던 첫 번째 삶, 무림맹주로서 중원을 호령했던 아홉 번째 삶. 하지만 이번 생은 전혀 달랐다. 그는 더 이상 검 하나로 세계를 지배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지 않았다. 이번엔 대한민국, 즉 중간계에서 재벌가 사생아의 몸에 빙의했다. 몸에 깃든 기억은 자살 시도가 마지막이었다.게이트가 열리고, 마물이 출현하며, 세상의 판도가 바뀌자 그의 존재는 다시 의미를 갖기 시작했다.

네 개의 세계가 그를 중심으로 엮인다.
중간계(中間界)
이계(異界)
정령계(精靈界)
지옥계(地獄界)

 
5. 판다를 찢어버렸다.
작성일 : 25-02-26 23:08     조회 : 31     추천 : 0     분량 : 4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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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현은 직원용 출입구 앞에서 한 손을 내밀었다.

 

 "카드키 줘."

 

 자연스러운 요구였다. 본가의 칠성도 이런 시스템이었기에 이곳도 당연히 그렇게 되어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남자는 잠시 주저하다가 순순히 카드키를 건넸다.

 

 우현은 카드키를 살펴보며 물었다.

 

 "이걸로 대표실까지 못 가지?"

 

 일개 문지기가 대표실까지 바로 갈 수 있는 권한을 가진 건 아닐 터였다. 합리적인 의심이었고, 그것은 정확했다.

 

 "대표실까지 가려면 권한을 가진 놈한테 가야 하는데, 어디로 가야 하냐?"

 

 우현은 한 번에 대표실까지 올라갈 방법을 찾고 싶었다. 하지만 그의 바람은 처참하게 무너졌다.

 

 "간부급이 아니면 방법은 하나뿐입니다. 이 키를 가지고 10호님이 있는 곳으로 가셔야 하고, 그분의 키로 20층의 9호님을 찾아야 하고···"

 

 우현은 짜증스러운 얼굴로 말을 잘랐다.

 

 "설마 1호까지 가라는 말은 아니겠지? 그런 헛짓거리 하게 만들면 진짜 다 부숴버릴 수도 있어. 잘 생각하고 대답해."

 

 "...그 방법밖에 없습니다."

 

 "하아."

 

 우현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한동안 침묵을 지키다가 갑자기 분노를 터트렸다.

 

 "으아악! 귀찮아. 귀찮아. 귀찮아!"

 

 그의 외침에 주변 공기가 진동했다. 사람들은 두려움에 얼굴을 찡그렸다. 우현은 이를 뒤늦게 깨닫고 기운을 거두며 사과했다.

 

 "미안. 너무 짜증이 나는 바람에."

 

 하지만 그에게 불만을 제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덩치 큰 두 명을 패대기치는 장면을 목격한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다.

 

 우현은 어떻게 해야 좋을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렇지!"

 

 그의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다.

 

 "10호한테 가서 1호를 끌어내리면 되잖아? 대표놈을 바로 만나긴 어렵겠지만 최소한 100층은 절약할 수 있겠네."

 

 그는 만족스러운 듯 미소 지으며 중얼거렸다.

 

 "음하하하! 난 역시 천재야 천재."

 

 

 #

 

 

 

 

 

 10층에 도착한 우현은 예상치 못한 광경을 보고 입을 떡 벌렸다.

 

 "뭐야 여긴? 회사에 왜 도장이 있어?"

 

 없으리라는 법은 없지만, 아무리 봐도 일반적인 회사의 모습은 아니었다. 무복을 입고 단검을 역수로 쥔 십수 명의 인원들이 무릎을 꿇고 정좌해 있었고, 상석에는 1미터쯤 되는 대나무 무기를 쥔 채 뒷짐을 지고 서 있는 거대한 존재가 있었다.

 

 판다.

 

 처음에는 사람이 탈을 쓴 건가 싶었지만, 아무리 봐도 진짜 판다처럼 생겼다.

 

 우현이 그를 가리키며 태연하게 물었다.

 

 "넌 사람이야? 판다야?"

 

 그 존재가 짙은 눈매를 더욱 좁히며 우현을 노려보았다.

 

 "뭐야, 넌?"

 

 우현은 피식 웃으며 상대를 위아래로 훑어봤다.

 

 "눈탱이가 밤탱이가 된 것도 재현했네. 왜 그러고 있냐? 할 짓이 그렇게 없냐? 이 싸만코야."

 

 판다 인간이, 아니 10호가 분노로 투기를 일으켰다.

 

 "내 이름은 10호다. 호칭에 주의해라."

 

 그의 말투는 호칭을 중시하는 건지, 아니면 자신이 높은 직책을 가지고 있다는 걸 은근히 과시하는 건지 헷갈릴 정도였다.

 

 우현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뭐라 부르는 내 맘이지. 아무튼 호칭이 중요한게 아니고 더 중요 한게 있어. 안 들어줄 거 뻔히 알지만 그래도 예의상 한 번은 물어볼게. 카드키 좀 줄래? 1호한테 가야 해서 좀 바쁘거든. 근데 그냥 안 줄 거지? 맞고 줄 거지?"

 

 10호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미친놈이었구나."

 

 "아아, 역시 예상했던 반응이네. 대표 포함 1호부터 10호까지가 최고위층이고, 구체적으로 말하면 개새끼들이라 죽여도 상관없는 놈들이겠지."

 

 우현은 품속에서 자고 있던 미호를 내려놓으며 저쪽의 검은 옷을 입은 인원들을 가리켰다.

 

 "미호야, 저놈들 좀 혼내줘."

 

 미호는 앞발을 살짝 들어 허공을 후려갈겼다.

 

 10호는 우현의 태도에 인내심이 바닥난 듯, 살의를 담아 기운을 일으켰다. 순간, 그의 모습이 사라졌다.

 

 순식간에 퍼지는 청량한 대나무 향.

 

 그러나 우현은 함부로 숨을 들이마시지 않았다.

 

 공기 속에 미세한 입자가 섞여 있었다. 숨을 들이쉬는 순간, 몸이 마비될 것이다.

 

 "아, 이거 또 귀찮네."

 

 콰아아앙!

 

 우현은 이형환휘의 수법으로 한순간 자리를 바꿨다.

 

 그와 동시에, 원래 우현이 서 있던 자리에 10호가 강력한 기운을 두른 대나무를 내리쳤다.

 

 순간적으로 뻗어나온 예기가 공간을 갈랐다. 바닥이 쩍 갈라지며 금이 가고, 돌조각이 튀어올랐다.

 

 10호는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며 우현을 바라봤다.

 

 "···피했다고?"

 

 자신의 기술을 너무 손쉽게 피한 상대를 보며, 그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걸 피할 수 있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인데··· 게다가 이형환휘라니?"

 

 "뭘 그렇게 놀라고 그래? 굼벵이 기어가는 속도로 그걸 기습이라고 한 거야? 아니지, 나를 이형환휘까지 쓰게 만들었으니 조금 빨랐나? 그래, 조금 빨랐다고 해 줄게. 인정."

 

 우현이 박수를 치며 인정해줬다.

 

 한편, 미호는 이미 검은 무복을 입은 인원들을 쓰러뜨리고 기절한 그들 위에 앉아 있었다.

 

 우현은 나른해 보이는 미호를 보며 피식 웃었다.

 

 "가끔 잊어버린단 말이야 네가 너무 귀여워서. 너의 정체가 대 요괴라는 걸. 잘했어 미호야! 앞으로 나쁜 놈들 보이면 그냥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줘 패 버려!"

 

 "냐우우우우"

 

 "늑대도 아니고 녀석. 울음소리 한번 힘차구나. 구경하고 있어 금방 정리하고 안아줄게."

 

 "냥냥냥!"

 

 미호가 마치 고양이처럼 허공에 냥냥펀치를 날리며 응원했다. 미호는 기분에 따라 울음소리가 바뀐다. 지금 미호의 기분은 최상이었다.

 

 우현은 손가락을 까딱이며 10호를 도발했다.

 

 "다시 덤벼봐."

 

 10호가 이를 악물었다.

 

 "죽이겠다!"

 

 "할 수 있다면 해 봐."

 

 10호가 대나무를 들어 다시한번 수직으로 바닥을 내려찍었다.

 

 쿵!

 

 가공할 만한 힘이 담겨있었다. 그 충격으로 주변 공기가 진동했다.

 

 그는 자신의 절기인 구르기 기술을 발동했다.

 

 단순한 구르기가 아니었다.

 

 구를 때마다 주변의 공기 밀도가 요동쳤다. 어떤 순간에는 중력이 사라져 가볍게 부유하는 듯했으며, 또 어떤 순간에는 중력이 갑자기 증가해 땅으로 끌어당겨졌다.

 

 마치 공간 자체가 그를 중심으로 변형되는 듯했다.

 

 그의 움직임에는 단순한 회피 이상의 전략이 숨어 있었다. 접근하는 것조차 어리석어 보일 정도로, 변화무쌍한 성질의 기운이 공존했다.

 

 우현조차도 쉽게 예측할 수 없었다.

 

 재미있군.

 

 그는 아직 자신의 힘을 완전히 되찾지 못한 상태였다. 하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무리하지 않는 것이었다.

 

 무리하게 공격할 필요가 없었다.

 

 그냥 들어오는 상대를 받아치면 그만이었다.

 

 텀-텀-텀.

 

 공간을 일그러뜨리며 10호의 구르기가 몇 번 반복되자, 그가 품고 있던 대나무에서 날카로운 예기가 뿜어져 나왔다.

 

 예기는 마치 살아 있는 뱀처럼 꿈틀거리며 우현의 복부를 향해 날아왔다.

 

 "이제야 제대로 오네."

 

 우현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하지만.

 

 턱.

 

 "그거밖에 안 돼?"

 

 우현은 파리를 쫓는 듯 가볍게 손을 휘둘러 대나무를 튕겨냈다.

 

 10호는 곧바로 공중으로 도약해 내려찍는 베기를 시도했다.

 

 모든 힘이 응축된 횡단 베기.

 

 하지만 이번에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그 정도로 내 몸에 생채기라도 내겠어?"

 

 우현은 단 한 손으로 대나무를 가볍게 붙잡았다.

 

 10호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말도 안 돼···!"

 

 "왜 안돼? 견문을 좀 넓혀봐. 정말 말도 안되는건 이따위 잡기술이 아니야."

 

 자신에게 첫 번째 죽음을 선사했던 드래곤 로드. 자신에게 두 번째 죽음을 선사했던 마교의 천마. 놈들에 비해선 놈은 그저 조족지혈이었다.

 

 우현이 대나무를 자신의 쪽으로 강하게 끌어당겼다.

 

 그것은 단순한 힘이 아니었다.

 

 모든 관성과 물리 법칙을 무시하는 듯한 힘.

 

 중력조차도 그의 의지 아래 놓인 것처럼, 대나무를 붙잡은 10호의 몸이 순간적으로 붕 뜨며 무력하게 우현에게 끌려갔다.

 

 슉—!

 

 순간적으로 균형을 잃은 10호의 표정이 흔들렸다.

 

 "이게 뭐야...?"

 

 그러나 생각할 틈도 없이, 우현의 손이 그의 목을 단단히 붙잡았다.

 

 마치 당연한 일을 하는 사람처럼.

 

 그의 손아귀에 힘이 들어갔다.

 

 으드득!

 

 뼈가 비틀리는 불길한 소리가 퍼졌다.

 

 "컥."

 

 10호의 눈이 커지며, 허공에서 경직된 채 떨렸다.

 

 우현의 손이 기이하게 비틀리며, 마치 목을 압착하는 기계 장치처럼 움직였다.

 

 그 순간, 10호는 직감했다.

 

 ‘여기서 끝이구나···.’

 

 그 순간.

 

 으드득!

 

 날카로운 균열음과 함께 그의 목뼈가 완전히 박살났다.

 

 10호의 몸이 미세하게 경련을 일으키다, 이내 힘이 빠지며 축 늘어졌다.

 

 그의 생명은 소리 없이 사라졌다.

 

 우현은 무감한 표정으로 손을 풀었다.

 

 툭.

 

 힘을 잃은 10호의 시체가 바닥에 나뒹굴었다.

 

 "별거 아니었네."

 

 그는 묵묵히 10호의 목에서 카드키를 떼어냈다.

 

 그리고 곁에서 지켜보던 미호가 조용히 다가와, 당연한 결과라는 듯 우현의 어깨에 착지했다.

 

 우현은 피식 웃으며 중얼거렸다.

 

 "이 소란을 듣고도 아무도 안 내려와? 알아서 올라오라는 건가?"

 

 우현은 고개를 살래 살래 저으며 걸음을 옮겼다.

 

 9호가 있는 20층을 향해 걸으면서 생각했다. 조금 더 소란스럽게 패줘야 반응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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