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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사계 (四界)
작가 : sd****
작품등록일 : 2025.2.23

아홉 번의 환생을 끝으로, 마지막 열 번째 삶은 빙의한 삶이었다.
이계에서 소드마스터로 군림했던 첫 번째 삶, 무림맹주로서 중원을 호령했던 아홉 번째 삶. 하지만 이번 생은 전혀 달랐다. 그는 더 이상 검 하나로 세계를 지배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지 않았다. 이번엔 대한민국, 즉 중간계에서 재벌가 사생아의 몸에 빙의했다. 몸에 깃든 기억은 자살 시도가 마지막이었다.게이트가 열리고, 마물이 출현하며, 세상의 판도가 바뀌자 그의 존재는 다시 의미를 갖기 시작했다.

네 개의 세계가 그를 중심으로 엮인다.
중간계(中間界)
이계(異界)
정령계(精靈界)
지옥계(地獄界)

 
2.시간을 거슬러
작성일 : 25-02-23 23:18     조회 : 1     추천 : 0     분량 : 4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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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련님, 식사하세요!”

 

 정오의 햇살이 가득한 마당. 여느 때처럼 앞마당에서 가부좌를 틀고 수련하던 우현은 유모의 부름에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썩어도 준치라고, 칠성 왕가에서 등급이 가장 낮은 저택이라 해도 앞마당이 있고, 정원에는 잔디와 나무, 꽃이 어우러져 있었다. 고급스러운 통유리를 통해 보이는 풍경 덕분에 내부 분위기 역시 근사했다.

 

 실내 규모만 해도 200평이 넘었다. 보통 사람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수준의 저택이었지만, 칠성 왕가에서는 그저 버려진 D급 섹터 에 불과했다.

 

 집 안으로 들어서자 탁수와 마윤, 그리고 유모가 식사를 준비하는 모습이 보였다. 우현은 자연스럽게 미소를 지었다. 그의 발걸음은 가벼웠다. 본래 몸 주인이라면 절대 보일 수 없는 경쾌함이었다.

 

 식탁에는 온통 우현이 좋아할 법한 메뉴들이 차려져 있었다. 원래 몸 주인의 식성이었지만, 신기하게도 빙의한 우현의 입맛과도 잘 맞았다.

 

 최근 들어 운동량이 급격히 늘어난 덕분에 식욕도 왕성했다. 이전과는 달리 능동적이고 긍정적인 삶을 살면서, 식탁 위의 음식들을 하나도 남기지 않고 깔끔하게 비웠다. 유모는 그런 우현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유모, 매 끼니 이렇게 화려하게 준비하면 힘들지 않아?”

 

 우현이 걱정스레 묻자, 유모는 손을 휘휘 저으며 말했다.

 

 “힘들긴요. 도련님이 맛있게 드셔 주시니 얼마나 뿌듯한데요. 그러니 제 걱정 말고 많이 드세요.”

 

 “맞아요, 도련님! 많이 드세요. 많이 드셔야 건강해지잖아요!”

 

 마윤이 눈을 반짝이며 대답했다.

 

 “잘 먹겠습니다.”

 

 탁수 역시 차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들의 반응에 우현도 기분 좋게 웃으며 식사를 마쳤다. 유모는 식탁을 정리하며 한숨을 돌렸다. 그 순간, 우현이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

 

 “내일 나갈 거야. 며칠 걸릴지도 모르니까, 내가 없는 동안 푹 쉬고 잘 먹고 있어.”

 

 유모가 커피 잔을 내려놓으며 깜짝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어디 가시게요? 혼자가 시려고요?”

 

 “응. 혼자 갈 거야. 원정 훈련을 좀 다녀 오려고.”

 

 “수나 윤이 중 한 명이라도 데려가시지...”

 

 “괜찮아. 애들이 따라오기엔 힘든 일정이야. 이참에 수랑 윤이 데리고 바람 좀 쐬러 가.”

 

 “어머, 무슨 말씀을! 도련님도 없는 저희가 어떻게 놀러 다니겠어요.”

 

 “맞아요. 도련님이 안 계시면 저희는 어디도 안 갈 거예요.”

 

 우현은 두 아이를 보며 씁쓸하게 웃었다. 열 살밖에 안 됐지만, 이미 철이 지나치게 들어버렸다.

 

 두 아이는 고아였다. 부모가 게이트 너머로 사라진 뒤, 몇 날 며칠을 그 앞에서 기다리던 아이들. 결국 부모는 돌아오지 않았고, 우현이 그들을 거두었다.

 

 세상에 버려진 자신과 너무 닮아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부모를 앗아간 마물들에게 복수하고 싶어 했지만, 안타깝게도 각성하지 못했다. 그리고 우현 역시 만년 F급. 재능 없는 그들에게 복수는 애초에 불가능한 꿈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이전의 삶에서 그는 희대의 강자였다. 이계에서는 검을 들었고, 무림에서는 맹주의 자리까지 올랐다. 스승 없이도 두 세계에서 정점에 올랐던 자.

 

 그리고 이제, 이번 생에서도 새로운 심법을 만들어가며 다시금 강해지고 있었다. 이번 원정 역시 더 강해지기 위한 과정이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그는 반드시 두 아이를 각성시켜, 그들이 품은 한을 풀어줄 것이다.

 

 고생만 해온 유모와 자신이 거둔 두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우현은 일정 경지 이상 올라가야만 했다.

 

 그리고 마물들에게 물들어 버린 지구는 처음 겪어보기에 더더욱 준비가 필요했다.

 

 

 #

 

 이튿날.

 

 백두산의 험한 산세를 헤매던 우현은 땅속에서 느껴지는 영험한 기운을 감지하고 걸음을 멈췄다. 마물들이 나타나고 세상이 혼란에 빠지면서, 북한 정권은 붕괴했다. 그로 인해 북쪽의 땅은 더 이상 금지된 구역이 아니었고, 완전한 무법지대로 변했다. 백두산뿐만 아니라 북한 전역을 자유롭게 탐사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 땅은 워낙 비밀스럽고 미지의 영역으로 여겨졌기에, 세계 각국의 강자들이 저 마다의 목적을 가지고 모여들었다.

 

 즉, 이곳은 힘없는 자가 살아남기 어려운 곳이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위험하다고 알려진 백두산에서, 우현은 귀한 것을 발견했다.

 

 “천 년 가까이 된 것 같은데.”

 

 그의 앞에는 천 년 묵은 산삼이 자라나고 있었다. 무림에서 경험했던 천년하수오와 유사한 기운이 감돌았다. 우현은 본능적으로 이 기운이 중원 무림과 이계에서 익힌 감각과 상당히 유사함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것은 거의 정확하게 들어맞았다.

 

 조심스럽게 접근하던 그는, 손을 뻗어 산삼을 뽑으려 했다.

 

 그러나 그 순간—

 

 강렬한 열기가 빠르게 다가왔다.

 

 우현은 즉시 허리를 펴며 정권을 내질렀다.

 

 —쏴아악!

 

 강력한 충돌음과 함께, 공중에 흩어지는 불꽃.

 

 우현의 주먹이 닿은 곳에서, 거대한 불덩어리가 소멸했다.

 

 그 뒤로, 전신이 불길에 휩싸인 한 남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호오? 내 폭열참을 주먹으로 상쇄시키다니.”

 

 우현은 입술을 비틀어 올리며 말했다.

 

 “뭐야 너는? 온몸이 불타고 있는데 안 뜨겁냐?”

 

 남자는 전신에서 은은한 불길을 뿜어내며 태연한 표정을 유지했다. 마치 불이 자신의 일부라도 되는 것처럼.

 

 우현은 혀를 차며 인상을 찌푸렸다.

 

 “이제 보니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 너였구나. 더워 죽겠네. 빨리 불 좀 꺼라 인마. 산불 나겠다!”

 

 그의 가벼운 조롱에 남자의 표정이 굳어졌다.

 

 “웃기는 놈이군. 나를 보고도 놀라기는커녕 농담이나 하다니. 겁대가리를 상실했나?”

 

 남자는 두 손을 펼쳐 거대한 불덩이를 만들었다. 그리고 순식간에 정권을 내질렀다.

 

 펑! 펑!

 

 거대한 불덩이가 우현을 향해 날아들었다.

 

 우현은 두 손을 가볍게 모아, 불덩이를 ‘착’ 하고 가둬버렸다.

 

 그리고 천천히 비벼 소멸시켰다.

 

 남자의 눈이 경악으로 뒤집혔다.

 

 “어... 어떻게 억 화의 불꽃을...?”

 

 우현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억화의 불꽃같은 소리 하고 있네. 아, 더워 죽겠어. 불 좀 끄라니까?"

 

 경지가 부족하니 온도가 느껴졌다. 맹주로 살던 시절에는 한서불침이 었기에 그는 근 백년만에 뜨겁다는 온도를 느껴보았다.

 

 너무도 태평한 우현의 모습에 남자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는 살다 살다 이런 유형의 놈은 처음겪어봤다.

 

 자신의 일격을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내는 것도 믿기지 않았지만 더 충격적인 것은, 절기 가 그저 조금 덥다는 수준에서 치부된다는 사실이었다.

 

 어떤 공격도 통하지 않으니 행동이 망설여졌다. 놈의 경지를 모르니 섣불리 나서지도 못했다.

 

 그게 가장 두려웠다.

 

 상대를 모르니 대응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 생각이 깊어지던 그때였다.

 

 우현은 그런 놈을 더는 기다려주지 않았다. 그는 신형을 번개처럼 쏘며 앞으로 돌진했다.

 

 탁!

 

 손끝에서 터져 나온 발경이 남자의 심장을 꿰뚫었다.

 

 —촤악!

 

 남자는 선 채로 굳었다. 아무런 저항도 해보지 못하고 우현의 일격을 허용했다. 알고 있어도 막기 어려운 그런 수법이었다.

 

 그의 불꽃은 심장이 멈추자마자 꺼져버렸다.

 

 우현은 손을 털며 중얼거렸다.

 

 “아직은 뜨겁네.”

 

 눈을 뜨고, 힘이 약해진 상태에서 처음 겪는 실전이었다. 이전 생의 경지였다면 손가락하나 퉁기는 것만으로도 제압했겠지만, 지금은 제법 많은 힘을 끌어모아야 했다.

 

 그가 약해진 것도 있었지만, 상대방이 강한 것도 한몫했다. 너무 쉽게 무너진 그는 대한민국 헌터화 시대에서 B급이라 불리는 인물이었다.

 

 우현은 그러한 사실은 모른채 다시 산을 올랐다.

 

 

 

 #

 

 한참을 걸어 백두산 정상에 다다른 우현은 웅장한 호수를 내려다보았다.

 

 불에타던 놈을 처치하고 산삼을 섭취해 운기 조식을 하려던 순간, 호수의 물이 심하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갑자기 호수 중앙이 갈라지며, 새하얀 털을 가진 한 생명체가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눈처럼 새하얀 털, 그리고 그 아래로 빛나는 푸른 눈동자.

 

 우현과 마주한 그것은 여우였다.

 

 여우, 그러니까, 미호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도도한 자세를 취했다. 하지만 그 눈빛은 경계를 넘어 분노를 담고 있었다.

 

 자신의 오랜 단잠을 방해한 존재에게 확실한 대가를 치르게 할 생각이었다. 그것은 완전한 소멸이었다

 

 결정한 미호는 기다리지 않았다. 그녀의 털이 바짝 선 채 거대한 파란빛 마력구가 두손을 주변으로 형성되기 시작했다.

 

 "900년 만이구나. 날 깨운 존재가."

 

 우현은 피식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사람의 말을 하는 여우.

 그것도 꼬리가 아홉 개나 달린 대요괴였다.

 

 900년 만에 어쩌다 깨어난 건지는 몰라도, 한 가지 확실한 건 지금 상황이 최악이라는 것이었다.

 여우에게서 풍기는 기운이 보통이 아니었다.

 

 전생의 힘을 7할이상은 회복해야 상대가 가능할것 같은 기운을 풍기고있었다.

 당연히 지금은 이길 가능성조차 없다. 필패다.

 

 거대한 존재를 마주한 우현은 낮게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곤란하다는 듯 혼잣말을 내뱉었다.

 

 “이거··· 귀찮게 됐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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